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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모리 준이치 감독, 마츠오카 마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전편에 이어 계속해서 시골마을에서 홀로 자급자족 프로젝트를 해 내고 있는 주인공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가을이 끝날 무렵, 집을 나간 어머니로부터의 편지가 도착한다. 하지만 편지 속에는 원이니 타원이니 하는 알 수 없는 이야기만 쓰여 있었다. 편지를 서랍장에 넣어둔 채 다시 일상을 시작하는 이치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겨울이지만 그녀가 할 일은 제법 많다.
겨울이 지나갈 즈음, 2년 후배인 유우타(미우라 타카히로)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고향에 머물고 있는 이유를 깨닫게 된 이치코. 어쩌면 그녀는 더 아래로 추락할 것이 두려워 발을 내딛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만 있었을 뿐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즈음 엄마가 보낸 편지 속 내용을 조금쯤 이해하게 된 이치코는 자신이 고향에 머물러야 하는 확실한 이유를 찾기 위해 잠시 그곳을 떠나기로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 속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요리들을 빼면 안 된다.

2. 감상평 。。。。 。。。
앞서 봤던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의 속편. 전편과 마찬가지로 역시 이번 편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화려하게 펼쳐지는 가정식 퍼레이드다. 물론 어느 정도 지도는 받았겠지만, 카메라 워크상 모든 요리에 주연배우인 하시모토 아이가 직접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이 부분은 요리만이 아니라 영화 속 다양한 작업들도 마찬가지) 가정식으로도 저런 것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보다 보면, 분명 조금 전 식사를 했는데도 뭔가 해 먹고 싶은 생각이 물씬물씬 든다.
자신이 먹을 쌀까지도 직접 농사를 지으며 거의 완전히 자급자족하는 모습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농사는 한 2년 텃밭에서 채소를 약간 키운 게 전부이지만, 어쩌면 내 안에도 이런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게 있었나 보다. 그리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아도 사는 덴 큰 지장이 없고(사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다 꼭 필요해서 만나는 건 아니니까), 내 작업을 누군가에게 팔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내 입으로 들어가는 걸 위해서 땀 흘리는 그런 삶에 대한.
딱히 많은 걸 말하지 않아도, 그냥 먹고 일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승부가 된다는 걸 보여준 영화. 하지만 그게 못내 아쉬웠는지 감독은 여기에 뭔가 ‘의미’를 담아내려고 시도하는데 개인적으론 딱히 잘 설명된 것 같지 않다. 여전히 엄마가 가출을 한 이유는 잘 모르겠고, 그걸 또 혼자 이해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도 엉뚱하긴 마찬가지. 결국 니 인생은 힘들어도 니가 직접 이겨나가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무슨 대단한 철학처럼 제시할 것까지 있을까 싶은.
결말부에서 영화 속 시간은 5년 후로 넘어간다. 이런 진행은 나름 주인공들의 ‘미래’까지 보여준다는 면에서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면이 있다. 마을 잔치를 준비하며 열심히 춤을 추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예쁘다. 어떤 일을 땀이 날 정도로 몰입하며 열심히 매진하는 모습은 늘 그렇다.(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영화 속 주인공이 가장 예뻐 보일 때가 낫질할 때, 쇠뜨기 껍질 벗길 때니.. ㅋ) 하지만 이런 전개가 설득력을 보여줄 때는 뭔가 답을 내 놓았을 때인데, 영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도 감독이 애써 제시했던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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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과 일본판의 주제나 결말은 사뭇 다르다. 한국판에서 주인공이 머무는 산 속 마을은 마음을 쉬어갈 수 있게 해 주는 휴식처의 의미지만, 일본판에서 숲속 마을은 돌아가야 할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이다. 양쪽 다 나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겠지만, 다시 숨 막히는 도시로 가야만 하는 한국판의 주인공 쪽이 좀 더 안쓰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