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스 게임
개빈 후드 감독, 벤 킹슬리 외 출연 / 데이지 앤 시너지(D&C) / 2014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1. 줄거리 。。。。。。。

     외계인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구. 가까스로 공격을 물리친 인류는 우주 함대를 만들어 적들의 본거지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해 나간다. 이 과정을 위해 많은 아이들이 훈련병이 되었고, 주인공 엔더 위긴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외계종족과 싸움을 할 병사들을 길러내는 줄로만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이 훈련 프로그램은 함대를 총 지휘할 사령관을 길러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짐작할 수 있듯 엔더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었고, 동료들과 함께 실전과 같은 모의 평가로 최종 테스트를 받게 된다.

     인접한 모든 것들을 분자부터 분열시켜 파괴해 버리는 가공할 무기를 끌고, 적의 행성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한 앤더의 함대. 큰 승리를 거둔 기쁨도 잠시, 앤더와 동료들은 그들이 모의전투가 아니라 실제 전투를 벌이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그들은 정말로 하나의 행성과 종족을 멸망시켜버렸던 것이다.

 

 

 

2. 감상평 。。。。 。。。

     작가는(이 영화도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왜 주인공으로 아이들을 내세웠을까? 사실 근력이나 지구력만 보면 성인들을 따라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영특함의 수준이라는 것도 분명한 한계가 있기 마련. 사실 전략 차원의 큰 그림은 애초부터 생각에 넣어야 할 자료가 워낙 방대하기에 영특함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현장의 흐름에 따라 임기응변의 상황대응력이 필요한 전술 쪽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진 다음에서다. 그리고 기본기는 어린 아이들이 몇 달 연습해서 갖춰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 속 어른들이 이 아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아이들은 조작하기 쉽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훈련 책임자 격으로 나오는 그라프 대령(해리슨 포드)은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고 있었고, 특히 앤더와 그의 동료들로 구성된 함대가 외계인들의 행성을 공격하는 실제 전투를 벌일 때도 그저 모의전투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들이 어떤 양심에 가책을 받지 않고, 적들을 끝까지 멸절시킬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차원에서 영화 속 어른들의 모습은 아이들을 열악한 아동노동에 내모는 탐욕스러운, 그리고 무책임한 현실 속 어른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럼 작가는 왜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작가 역시 아이들의 그 순진함에 주목한다. 비록 그들이 조작을 당하기 쉬울 정도로 순진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기괴하게 생긴 외계의 존재와 대화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선입관으로부터 자유롭다. 또 아이는 으로 규정된 이들의 고통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존재이기도 하다. 작가는 인류의 미래는 역시 그런 아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50년 전의 침략과 피해로 적들을 궤멸시켜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영화 속 군부의 모습은 딱 지금 이 나라의 자칭 보수 세력의 뇌구조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그들의 머릿속에는, 어쩌면 상대가 우리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엔더의 말은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극한의 대결구도의 사고방식, 자신의 도덕적 우월함에 대한 과도한 확신은 정신의 유연함을 잃어버리게 만들었고, 결국은 독재적인 행태로 치닫다가 몰락해버렸다. 핵무장 운운하는 자칭대안 보수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영 그런 대결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모두를 소진시키다가 끝나버릴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은 아이들과 같은 약자들이고. 아이들이 이용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간절히 필요하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함선들 사이의 대규모 전투신은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고,(물론 이 부분은 돈이 좀 많이 들 테니..) 영화 중반 훈련병들이 팀별로 각개전술을 훈련하는 장면도 그냥 아이들의 서바이벌 게임을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움직임에서 제대로 된 전술적 동작들이 나오기엔 무리.. 사실 이 부분은 그냥 끼워넣은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그리고 무엇보다 10대의 소년에게 인류의 운명이 달린 함대 운영의 전권을 쥐어준다는 설정 역시 무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개연성보다는 일종의 동화적(이상향에 관한) 메시지를 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 시는 시처럼 감상하면 되는 거다. 시에서 신문기사 수준의 상세함을 찾는 것 자체가 넌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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