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강 허리를 막아 만든 댐과 호수, 그리고 그 안에 수몰된 마을이라는 뭔가 묘한 느낌을 주는 배경 위에서 벌어진 사건.

     댐의 새 관리팀장으로 부임하게 된 최현수(류승룡)는 사택을 보고 오라는 아내의 성화에 쫓기듯 마을로 향한다. 그러나 한 밤중, 그것도 안개가 잔뜩 낀 초행길에서 그는 큰 사고를 내고 말았다.

     그날 밤 딸 세령을 쫓아 밖으로 나갔던 오영제(장동건). 지독한 지배욕의 화신 같은 그에게, 집을 나간 아내와 그런 아내를 꼭 닮은 딸의 존재는 늘 화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이었다. 집을 뛰쳐나간 어린 딸이 죽은 채로 돌아오자 그의 분노는 또 다른 대상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서서히 조여들어오는 오영제의 수사망, 격렬한 그 날 밤, 그리고 7년 후까지 이어지는 그 날의 그림자.

 

 


 

2. 감상평 。。。。 。。。

     원작이 있는 작품을 다시 선택하는 데에는 어떤 심리가 담겨 있는 걸까. 원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떤 형태로든 그것을 다시 접하고 싶다는 생각일 수도 있고, 익숙함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원작이 마음에 드는 경우일 것이다.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을 반복해서 보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영화를 예매한 걸까. 마침 시간이 맞기도 했지만, 거의 비슷한 시간에 다른 영화도 있었다. 아마 예매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익숙함에 표를 주었던 게 아닐까 싶었지만, 정작 영화관에 들어가고 나서야 앞서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고 말았다. 시종 일관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으스스함에, 찜찜한 결말, 그리고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 등장인물들...

 

 

     사실 소설은 꽤나 몰입도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소설 속 묘사가 그림처럼 떠오르면서 상상하게 만들었고, 다음 장면은 무엇일지, 무엇보다 결말이 어떻게 맺어질지 궁금함이 가시지 않았으니까. 배경을 만들고, 그 안에 인물을 배치하는 작가의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다만 문제는 역시, 작품을 보면서 좀처럼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 사실 영화 속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오영제와 최현수 모두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괴물 같은 인물들이었다.

 

     ​원작에서 현수는 자신이 술만 마시면 어린 시절의 기억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많은 핑계를 대며 술자리를 피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또 다시 아내를 이유로 음주운전에 나서 어린 생명을 살해한 현수는 누가 뭐래도 변호의 여지가 없다. (사실 소설에서는 질리도록 현수를 몰아세우는 아내를 묘사하는 장면도 적지 않은데, 영화에서는 거의 삭제되어 문정희는 특별출현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아들을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그가 저지른 범죄는 최악이다.

     한편 사이코패스의 전형처럼 등장하는 오영제도 당연히 호감을 주는 인물은 아니다. 비록 딸을 잃었지만, 그의 이런 성격 때문에 순수한 부성애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들지 않았고, 그저 자신의 소유욕, 지배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분노의 대상을 찾고 있을 뿐으로만 보일 뿐이니까.

 

     ​그러면 영화는 우직함을 넘어 미련할 정도로 자기 제어가 안 되는 두 사람이 벌이는 끔찍한 사건, 사고를 그리고 있다고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오영제든, 최현수든 괴물이긴 마찬가지였고, 한 쪽이 얼굴에 웃음을 띤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평가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은 역시 장동건이라는 배우. 사실 대사나 음성은 좀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 외모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어필해 냈다. , 물안개 가득한 호수와 수몰된 마을 같은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내긴 했다. 하지만 소설의 복잡한 구성을 충분히 살려내지는 못한 것 같고, 여기엔 몇몇 인물들(위에서 언급한 현수의 아내를 포함해서)의 행동과 그 여파가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이유가 커 보인다.

     비주얼과 분위기에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이야기의 짜임새에 충분히 힘을 기울이지 못한 영화.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생각은, 원작이 있는 작품은, 그리고 그 원작을 이미 읽어본 경우라면 좀 더 신중하게 볼지 결정해야겠다는 것.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04-03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3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