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 사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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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병원에서 수십 년간 정신의학 자문의로 근무한 뒤 이 책을 썼습니다. 자문의로 근무하면서?1차 진료 의사와 내과 전문의, 외과 의사와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저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사회적 맥락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깨달았을 뿐 아니라 환자의 질병 경험이 대부분 그들의 의식 밖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질병 경험은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말하는 ‘무의식’ 때문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거나 심지어 개인이 인지할 수도 없습니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만성통증은 전 세계를 막론하고 인간의 질병 경험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과정을 포함하는데, 나는 이를 우아하진 않지만 흥미로운 이름인 ‘신체화somatization’로 부를 것이다. 신체화는 생물의학적 원인이 없는데도 개인적이고 인간관계에 관련된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 고통이나 내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창피 아니면 겁을 주는 상사에게 시달리며 절박한 심정으로 겨우 버티며 살다 보니 그의 따뜻하고 매력적인 성격이 그의 삶을 지배하는 가혹한 ‘자기혐오’ 안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복부 통증이 가벼이 넘길 만한 주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통증은 루돌프의 집중력을 방해하거나 그만의 고립된 세계에 침투해 그가 다시 현실을 직시하도록 했다. 게다가 통증을 매개로 그는 도시에서 유일하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과 연락하며 인간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의사와 간호사이며, 현재는 통증 연구자들이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비서 일은 그녀의 직업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보수도 좋지 않았지만 그녀가 독립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직장에서 대우받지 못하고 소외당한다고 느꼈다. 그녀는 에너지가 부족해서 더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나마 가진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서실에 급여 인상이나 근무 시간 단축을 협의하는 것조차 망설였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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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황상익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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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 강령과 헬싱키 선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탈리도마이드 사례와 같은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 의학 연구 과정의 절차와 정당성이 확립된다. 오늘날 의학 지식과 기술이 놀랍게 발전하게 된 것은 이런 윤리적인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나치나 일본군의 생체 실험을 통해서 의학이 발전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런 것들을 통해 의학이 발전한 것이라곤 거의 없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만행일 뿐으로, 연구의 기본 원칙도 지키지 않은, 실험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절차의 정당성과 윤리적인 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연구 성과도 거둘 수 없다는 점을 나치와 731부대의 경우가 잘 보여 준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정식 명칭은 ‘노벨 생리의학상’이다. ‘생리학’과 ‘의학’ 모두를 포괄하고 있는 상이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집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서양식 국립 병원이 되었으니 드라마 같은 운명이다. 그 제중원이 있었던 재동 자리에 지금은 헌법재판소가 자리잡고 있다. 헌법 재판소 건물 위치에는 외아문, 지금의 외교통상부에 해당하는 기관이 있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북쪽 뜰 위치에 홍영식의 집, 즉 제중원이 있었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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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 사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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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21세기 들어 몇몇 사건들이 큰 주목을 받게 되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을 의미하게 되었다. 오늘날 관료주의와 상업주의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미국의 의료 서비스가 심각하게 불안정해졌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우리 시대에 돌봄이 왜 이렇게 위협받고 있는지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는 통증과 고통이라는 개인의 심층적 경험, 돌봄의 기본 및 의미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 따라서 마지막 장들은?30년 전보다 오히려 현시대에 더 적합한 교육과 의료 관행 개혁에 대한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이 책에서 저자는 질병과 질환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질환은 환자의 신체 기능 장애나 생물학적 변화만을 일컫는다. 즉 우리의 신체를 생물의학이라는 특정한 이론적 관점에서만 관찰한다. 반면 질병은 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자 환자와 그 가족, 더 넓게는 사회가 환자의 증상과 장애를 어떻게 인지하며, 어떻게 이에 대응하며 살아가는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질병 경험은 병리학적이고 생리학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의 형태를 사회 집단 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표현으로 설명하고 분류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질병의 문제를 ‘좁은 범위의 기술적 문제’, 즉 질환의 문제로 치환한다.(15장 참조)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제가 알고 싶었던 이면의 경험은 바로 편협한 직업적 및 제도적 역할 때문에 정신의학과 의료 윤리가 종종 놓치는 환자 개인의 인생에 대한 깊은 수준의 정서적 및 도덕적 ‘공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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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콜럼버스의 교환: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 문명이 만든 질병, 질병이 만든 문명
황상익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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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생리학자 베르나르는 실험 의학의 원리, 연구 방법, 철학 같은 것을 확립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 윤리에 대해서도 아주 중요한 원칙을 세웠다. 지금부터 150년 전에 연구 윤리의 기본적인 원칙을 이미 세웠던 것이다 - <콜럼버스의 교환>

설령 과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피검자에게 조금이라도 해로움을 줄 수 있는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뉘른베르크 강령을 만든 사람들은 이성을 상실한 국가의 폭력에 대항해서 개인이 저항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마찬가지로 이러한 폭력에 어쩔 수 없이 동조하는 의사들 역시 위로부터의 지시를 거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그들은 이 문제를 보다 본질적으로 파헤쳐 들어가 본 결과 결국 피검자의 동의 여부가 핵심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피검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정말로 의학 실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렇듯 뉘른베르크 강령은 피험자의 동의를 통해야만 실험의 윤리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베르나르 때에 이미 천명되었던 원칙인데 이런 원칙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 한국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았던 ‘복제 배아 줄기세포 사기 사건’도 이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 <콜럼버스의 교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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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하여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 사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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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녀가 만성적으로 매독을 앓는 과정에서 서서히 퍼져나간 합병증과, 그녀의 질병이 가차없이 할퀴고 간 ‘삶의 궤적’이었다. 게다가 의학 교육이 합병증에 관해서는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지만, 환자의 삶의 궤적에 관해서는 무시하고 심지어 어떻게 보면 이 문제를 아예 덮어 버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앞에서 언급한?7살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이 부인 역시 ‘환자의 질병 경험’과 ‘의사의 질환에 대한 관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걸 내게 가르쳐주었다. 이 책에서 나는 이 중요한 차이에 관해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알라딘 eBook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아서 클라인먼 지음, 이애리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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