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이래 ‘콘서트’는 내게 재미와 유익함을 보증해 주는 제목이 되어 버렸다. 무슨무슨 콘서트라고 하니,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다음으로 접한 <경제학 콘서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며, 이번에 읽은 <철학 콘서트>도 마찬가지였다. 공자와 마르크스, 노자 등 어렵다고 생각해 온 분들의 사상을 쉽고도 간결하게 정리해 준 이 책 덕분에 장마비 때문에 비워졌던 머리가 다시금 가득 찬 느낌이다.


아담 스미스는 이기적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공익을 창출해 낸다고 했다. 이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오래 전, 한비자라는 사람이 이기심의 역할에 대해 얘기한 바가 있다는 건 이 책 덕분에 알았다. “장의사는 사람이 많이 죽길 바란다. 이는...장의사가 잔인하기 때문이 아니다...사람이 죽어야만 그에게 이익이 있기 때문에..”

홉스 역시 비슷한 말을 스미스에 앞서서 했다. 그럼에도 스미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앞의 두 사람이 “이기적 본성을 전제로 한 전제군주의 강력한 통치를 역설”한 반면 스미스는 정부의 자유방임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내공이란 무엇일까? 내게 묻는다면 여러 부문의 것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능력이라고 말하겠다. 아담 스미스에 대해 책을 쓰라면 나도 쓸 수는 있다. 한 3년 정도 스미스에 관한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쓰면 되지 않는가?(물론 그런 책을 내줄 출판사는 없을 것이지만). 하지만 그 책에다 한비자와 홉스 얘기를 써넣을 능력이 내겐 없다. 그건 내가 스미스와 연관된 다른 사람이나 사상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황광우는 그런 내공을 가진 분이기에, 여러 악기를 잘 조화시키듯 철학에 관한 멋진 콘서트를 이루어 냈다. 민주노동당과 관련해서만 존함을 뵌 분인지라 좀 뜻밖이다 싶었고, 그분의 둘째 형이 그 유명한 황지우 시인이란 걸 알았을 땐 더더욱 놀랐지만 말이다.


너무 칭찬만 하면 안되니 한가지 딴지를 걸자. 274쪽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소나기야, 네가 내리쳐보아야 하루 종일 쏟아 붓느냐?” 이번 수해를 몸으로, 또는 눈으로 체험한 사람들에게 이 말이 어떻게 들리겠는가? <도덕경>에 나온 말을 인용한 거지만, 인용은 곧 동의가 아닌가?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지식은 곧 권력이고 권력은 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아담 스미스와 한비자 얘기를 다른 사람 앞에서 했더니 날 보는 눈빛이 달라지더라.


* <의학 콘서트>라는 책을 써보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콘서트’로 검색해보니 63권의 책이 나온다. 다른 제목을 생각해 봐야겠다. <의학 심포니>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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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7-2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의학 오케스트라는 어때요? --;;

마태우스 2006-07-2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루님. 이리도 멋진 제목을 지어주시다니!!!!! 댓글에 추천합니다!

마노아 2006-07-2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을 읽으면 그 책이 읽고 싶어져요. 잘 읽었습니다.^^

2006-07-21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6-07-2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게 접근하는 책들은 일단 좋아요.관심을 끄는 일이 가장 먼저 필요하니까요.단점은 어쩔 수 없는 단순화가 종종 발생한다는 건데...이런 책을 읽고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가면 좋을텐데...자꾸 쉬운 것만 찾다보니 단순화한 논리의 총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늘 늘 아쉽습니다.한 권의 책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는 없으니 나머진 독자의 노력 여부겠지요.아담 스미스가 정부의 자유방임만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 ....아담 스미스 그 후도 한번 검색해 보세요.

비로그인 2006-07-2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쩍..기생충 콘서트는 어떻습니까?

Mephistopheles 2006-07-2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 챔피언스 리그...가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시는 마태님께 어울리지 않을까요..^^

건우와 연우 2006-07-2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광우씨라, 정말 반가운 이름이네요. 요즘 통 그분 책을 읽은 기억이 없는데...
제가 한때 팬이었거든요..좋은책 알려주셔서 감사^^
담아갑니다.

비자림 2006-07-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stella.K 2006-07-2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어 보지도 않고 이런 글 쓰는 게 좀 그렇긴 하는데, 이런 책들이 대중서로는 좋긴 하지만 또 그 때문에 여전히 철학을 언저리에서만 접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도 되요. 걱정도 팔자죠? 하지만 마태님이 <의학 콘서트>를 쓰시겠다면 적극 찬성입니다!!

마태우스 2006-07-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언저리라도 접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철학이 저평가되는 시대잖습니까...글구 부끄럽습니다
비자림님/잼없으면 어쩌죠...
건우님/아 그러혔군요 요즘은 광주에서 서당 차리고 계시더이다. 정과리가 쓴 서문 보니까 글을 엄청 잘쓰는 학생이 있는데 그가 바로 황광우님의 제자였다는 걸 알고서 그렇구나 했다더군요
메피님/호호 챔피언스리그라..고려해 보겠습니다
주드님/좋습니다^^
드팀전님/말씀 감사합니다. 서문에서도 저자가 다음 단계 얘기를 하더라구요. 플라톤과 막스는 어렵지만 다른 사상가들은 찾아서 공부를 하면 재밌다구요. 저도 그러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책을 덮고 나서 실제 그렇게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아요....
속삭이신 분/아 그게 그렇군요! 말씀대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노아님/헤헤, 열시미 할께요.^^

타지마할 2006-07-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to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