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와 같은 나이의 연예인을 보면 슬플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랑 같은 나이의 누군가가 화려하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줄 때 나는 아무것도 아닌 소시민으로 하루하루 재미없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싫었던 것 같다. -LAYLA님의 글 중-]
노래는 늘 언니, 오빠들이 부르는 줄 알았던 내게 나보다 어린 가수들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변진섭이 등장할 때만 해도 그건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어린 가수의 등장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그들을 과연 “오빠!” 대신 뭐라고 불러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난 그냥 조용히 가요계를 떠나 버렸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내가 흥얼거리는 노래는 여전히 이문세 시절의 노래다.
노래를 통해 겪은 일이어서 그런지 나보다 젊은 작가가 쓴 책을 읽는 건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30대의 김종철 씨를 내세웠을 때, 언타이틀이나 서태지가 등장했을 때의 충격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의 당선 여부에 무관하게, 이러다 나보다 어린 대통령이 나올 날이 멀지 않았구나 싶어서다. 즉 정치는, 내 마지노선이었던 거다. 김종철 씨가 좀 많이 젊지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강금실 씨나 오세훈 씨 역시 나와 특별히 나이 차이가 많지는 않다. 평소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고 얘기하고 다니지만, 조만간 나보다 어린 사람이 시장이 되어 우리 삶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니 다소 얼떨떨하다.
비슷한 연배의 연예인이 등장한다면 슬플 것 같다던 라일라님은 ‘동방신기’를 보고나서는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단다. 왜?
[내가 느낀 건 영웅재중이란 저 남자의 피부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나랑 같은 나이인데..나보다 생일도 늦은데
전.혀. 슬프지가 않다.
이젠 삶의 가치를 알고 내가 가야할 길을 알기에.
동갑내기 남자 연예인 피부를 보며 침이나 흘리는걸 보니 나도 이제 소녀가 아니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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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김종철 씨의 출마에, 그리고 강금실, 오세훈이 그와 경합을 벌인다는 사실에 마음 착잡해 한다. 지난날의 삶에서 내가 지향했던 가치들에 자신이 없어지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잘 보이지 않기에. 지하철역을 오갈 때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걸 보면, 나도 이제 영락없는 중년의 아저씨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