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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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미미여사는 수많은 책을 내면서도 늘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마술같은 작가였다.


예컨대 3권으로 된 <솔로몬의 위증>은 정말 정성스럽게 쓴 책이 


이런 거구나, 라는 걸 여실히 보여줬고,


시시때때로 쓰는 시대물을 읽고 나면 


미미여사가 희대의 천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음의 방정식>은 좀 의외였다.


일단 분량.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난 다른 책을 사면 딸려오는 부록인 줄 알았다.


내가 요시모토 바나나를 싫어하는 이유가 그 얄팍한 분량 때문인데,


이 책의 분량은 오히려 바나나에 미치지 못했다.


책표지에 어떻게 장편소설이라고 쓸 수 있는지, 내가 저자였다면 지우자고 했을 것 같다.


둘째, 사건.


꼭 사람이 죽어야만 좋은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음의 방정식>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몰입하기엔 너무 경미했다.


책을 덮고 난 뒤 ‘이게 뭐야?’는 반발심이 일어난 건,


미미여사 책으로는 처음이었다. 


차라리 사립탐정과 변호사가 섬이라도 탔다면 덜 아쉬웠을 것 같다. 



그래도 난 미미여사를 좋아하니, 이 상황에 대해 변명을 하고 싶어졌다.


교보에서 미미여사 책을 쌓아놓고 파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미미여사가 준 재벌은 될 거라고 생각하며,


<음의 방정식> 같은 책을 내는 걸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책을 많이 판다고 해서 꼭 부자는 아니다. 


<부자아빠>라는 책으로 대박을 친 로버트 기요사키를 보라.


비슷한 내용을 계속 우려먹으며 책을 계속 내다가 결국 파산을 했다!



존 그레이는 어떤가.


<화성남자> 첫 번째 책만 가지고도 평생 먹고살 것 같았지만,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


돈독이 어지간히 오른 걸 보면 사업하다가 크게 망하기라도 한 건가보다. 


미미여사도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무슨 이유든 돈이 급히 필요했고,


그래서 이 책을 낸 것이리라.


누구나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고, 미미여사는 그 누군가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미미여사의 팬이라면 이해해 주자.


보증을 서서 망했을 수도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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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3-03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땅투기 한건 아니고...보증요?^^
코난도일은 쓰기 귀찮아 ..하는데 터무니없는 액수를 불러도 자꾸 응해줘서 (그만큼 인기있어서)할 수없이 썼다고 하던데...
뒷사연이 그럴까요? ^^
전 아직 안 읽어서..기대중인데 다들 그런분위기
얼마나 망쳤나..봐야 겠어요.ㅎㅎ
재미있는 얘기 잘 읽고 갑니다.
그러고 보면 믿고 보는 ㅡ이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부담스런 말인지..실감을 합니다.
좋은밤 되세요. ^^

마태우스 2016-03-04 00:10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잠깐 땅투기 생각했는데 요즘 일본에서 땅투기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코난도일이 그랬던 건 미처 몰랐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님도 좋은 밤 되시길.

[그장소] 2016-03-04 00:13   좋아요 0 | URL
부동산 ㅡ투기 ..정도 ..뭐 모르죠 저 먼 이국의땅을 사고 파는지 ㅡ미미여사가 그렇단건 아니고..일본의 경우...ㅎㅎㅎ
예 마태우스님도 달달한 밤 되세요!^^

diletant 2016-03-0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의 방정식>은 독립적인 장편으로 나온 작품이 아니고요.
<솔로몬의 위증>이 처음에 양장본으로 나오고
몇 년 지난 뒤에 문고본으로 나오면서 거기에 새로 들어간 중편이더군요.
일종의 부록이랄까? 번외편인 셈이지요.

저도 처음에 <음의 방정식> 받고 잠시 당황했다가 찾아보니 저렇게 된 이야기길래
미미 여사의 잘못이 아니라
마치 신간 장편처럼 선전 문구를 뽑아놓은 출판사가 오버했다고 생각했어요.

마태우스 2016-03-06 12:17   좋아요 0 | URL
아 출판사의 오버군요. 이런 뒷얘기 유용하고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nomadology 2016-03-04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사장님이 보증을 서신걸까요?

마태우스 2016-03-06 12:17   좋아요 0 | URL
글게요 그렇게 되는군요^^

다락방 2016-03-04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그레이.. 저렇게 많은 책을 냈는지 몰랐네요. 그것도 저런 식으로요. 하핫

마태우스 2016-03-06 12:17   좋아요 0 | URL
사골도 아니고 우려먹기 정말 쩔지요. 저도 찾다가 놀랐다는...

푸른희망 2016-03-0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우리 출판사의 과욕이 아닐까싶습니다만~~

마태우스 2016-03-06 12:17   좋아요 0 | URL
뭐 좋아서 그런 것보다 어려워서 그랬다, 라고 이해하려고요. 요즘 다 어렵잖습니까.

책한엄마 2016-03-0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별로인 책인가봐요.솔로몬 위증조고 빠지면 이 책을 봐야겠습니다.

마태우스 2016-03-06 12:18   좋아요 1 | URL
결론이 별로라기보다, 그냥 좀 밋밋하다고나 할까요. 갈비탕에 갈비가 없는 그런 느낌...?

moonnight 2016-03-0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증^^;;; 그렇군요. 저는 괴물 읽다가 접었어요.ㅜㅜ 왜이리 안 읽히는지ㅠㅠ 아무래도 미미여사와는 잠시 이별해야할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6-03-06 12:18   좋아요 0 | URL
아 죄송합니다. 괴물이 별로였군요ㅠㅠ 저도 사실 미미여사의 현대물을 더 좋아해요. 미미여사는 제가 잘 돌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