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10월 18일(화)
누구와: 조교 선생들과
마신 양: 소주--> 맥주...
정신을 차렸을 때 전 기차역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저를 보고 있구요. 의자에 앉아 책을 보다가 그만 굴러 떨어진 모양입니다. 무안해서 잽싸게 짐을 챙겨 빠져나왔습니다.
KTX가 생긴 뒤로는 기차 편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2차를 하다가 기차역에 왔을 때는 9시였고,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34분을 더 기다려야 했답니다. 그러다 잠이 든 거죠. 시계를 보니 10시 반이고, 다음 기차는 11시가 넘어야 되더라구요. 그때 가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역 근처 여관에 들어갔습니다.
어젠 원래 술마실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교선생이 저한테 술을 같이 마시자고 하네요. 잠시 고민하다가 그러자고 했습니다. 조교 선생들 몇몇이서 술을 마시는 자리에 저를 불러준 것은 저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우연히도 남녀 비율이 3대 3으로 조화를 이룬 그 모임은 무척이나 유쾌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신 것만 빼면요. 30분을 안자고 기다리기엔 제가 술에 너무도 취해 있었어요.
남들은 가을이 왔다지만 제게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 순간에도 저는 선풍기를 틀어놓고 있고, 집에서 잘 때도 늘 선풍기를 틀고 잡니다. 사실 남들 눈만 아니라면 전 지금도 반팔을 입고파요. 어제 들어간 낡은 여관엔 선풍기가 없더군요. 에어콘이라도 틀어야겠다 했는데, 에어콘의 코드(전깃줄?)를 꽁꽁 묶어놓은 겁니다. 그 줄을 푸느라고 어찌나 고생을 했는지, 플라스틱 같은 걸로 봉해 놔서 칼이 없으면 도저히 못뜯겠더군요. 술취한 김에 겨우 풀었지, 맨정신으로는 하지 못했을 겁니다. 시끄럽지만 그래도 찬 바람이 나오는 에어콘 덕분에 잘 잤습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가을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