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 29일(토)

누구와: 사촌 형들, 그리고 매제와

마신 양: 알라딘 번개에서 맥주--> 모임 가서 소주-->보드카--> 결국 맛이 갔다


노래방 도우미에 관한 얘기를 들은 것은 5년쯤 전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데 한 친구가 이런다.

“엊그제 TV를 봤는데, 강서구청 옆에 노래방 가면 도우미들이 나온데. 주부들인데 시간당 2만원이라나”

세상에, 건전하게 노래만 부르는 곳인 노래방에 도우미라니. 말세 아닌가. 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일제히 외쳤다.

“야, 오늘 한번 가보자!”

우리 넷은 TV에 나왔던 그곳을 찾아 헤맸고, 잘 모르겠다고 나자빠지는 친구 때문에 아무 곳이나 들어갔다. 난 거기서 처음으로 노래방 도우미와 조우했다. 그 당시의 나보다 서너살은 많아 보이는 그녀들, 미니스커트를 입는 등 나름의 노력은 했지만 그녀들을 보자 난 심장이 더 느리게 뛰는 듯했다. 내 파트너인 여자가 내 무릎에 올라앉았을 때, 난 이렇게 말했다.

“저기요, 그냥 마음만 받을께요”

도우미를 부르려면 양주를 시켜야 했고, 그녀들은 술을 마시는 척하면서 부지런히 쏟아버려 결코 적지 않은 술값이 나왔는데, 그 뒤로 난 다시는 강서구청 근처를 가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래방 도우미는 보편화되었다. 이제는 어느 노래방을 가도 도우미가 나온다. 근처에 대기하다가 손님들이 도우미를 부르면 잽싸게 온다. 단란한 곳보다 결코 싸지도 않은데 왜 그런 데를 가는 걸까. 블루스를 추고, 몸을 더듬고 하는 게 그리도 좋다면, 친구끼리 만날 이유가 뭐가 있담? 하지만 ‘그런 데 절대 안가겠다’고 선언한 후에도 피치 못하게 끌려갈 경우가 여러 번이다.


지난 토요일, 난 형들과 같이 소주를 마셨고, 카드를 집어 가장 낮은 숫자가 술을 마시는 게임을 하면서 보드카를 마셨다. 낮에 맥주까지 마신 터라 굉장히 취해 있었는데, 그 다음으로 간 곳이 노래방이었다. 다른 노래방에서는 볼 수 없는 미녀들이 우르르 들어왔다는 것만 기억할 뿐, 그 이후의 일은 기억에 없다. 내가 잠을 깼을 때는 매제가 날 부축해 자기 집으로 끌고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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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5-02-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그만 제 마음도 접수해주셔요 >_<
카드 집어 가장 낮은 숫자가 술을 마신다라..오오, 이거 다음에 친구들이랑 해봐야겠는데요? 우훗. 그런데 그 이후의 일은 전혀 기억에 없으시다니...음...기억하지 말아야할 일을 저지르신 거 아닙니까 -_-+

깍두기 2005-02-0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무릎에 앉았다던 파트너가 '마음만 받을게요'란 멘트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라나요? 하하하.
그리고 그 이후의 일은 기억에 없다니, 혹시 기억하고 싶지 않으신 건....?=3=3=3(메롱)

깍두기 2005-02-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혹시...기억을 못해서 아까워하고 계신지도...(메롱메롱)

미완성 2005-02-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깍두기님...풀썩. (__)

진/우맘 2005-02-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기억의 블랙홀......과연 무슨 짓을?!

하얀마녀 2005-02-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노래방에선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전 노래방에서 주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합니다.

줄리 2005-02-0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도우미가 무거우셔서 그냥 마음만 받으신거죠?

마태우스 2005-02-0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x님/네.................... 부끄러워요
마녀님/노래방, 자기 딱 좋죠. 어두운 실내에 긴 의자까지...
진우맘님/저 그냥 자는 거 모르세요? 억울해요!
사과님/저도 풀썩...
깍두기님/정말 예리하세요^^ 특히 두번째 댓글이요

플라시보 2005-02-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보면 싫다 하시면서도 은근히 저런곳에 자주 가는것 같아요. 호호. 아님 님이 다 솔직하게 말해서 많다 느끼는거지 보통 남자들은 더 많이 가나? ^^

드팀전 2005-02-0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노래 못해서 노래방가는거 무지 싫어하는데...노래방에 도우미아줌마들 나오는건 오래전에 알았지요.안그래도 싫은 노래방이 더 짱납니다.또 한편으로 좀 안됐기도 하구......

마태우스 2005-02-0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우리나라의 놀이문화는 꼭 퇴폐저질음란향락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플라시보님/아닙니다. 저 그런 데 싫어합니다. 정말입니다. 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maverick 2005-02-0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요 과장 차장들과 술먹고 노래방간것까진 좋았으나 이사람들이 도우미를 부르네요.. 그런데 아무리 적게 봐줘도 30대 중반 아줌마들이 우르르.. 차장은 선심쓴답시고 저에게 파트너 하라고.. - -;; 정말 술이 확 깨면서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럴거면 노래방을 왜 가냐고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