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1월 8일(토)
누구와: 알라딘 번개
마신 양: 소주 몇잔--> 맥주, 그리고...
올해 술 목표를 난 50번으로 잡았다. 주위에서는 그게 되겠냐, 는 반응을 보였지만 난 할 수 있다고, 반드시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월 8일까지 마신 횟수는 무려 4번, 이틀에 한번 꼴이다. 게다가 다음 주에도 세 번의 술약속이 있다.
일년에 50번의 쿼터가 주어졌다면, 한달에 네장씩 써야 한다. 그런데 난 1월분 쿼터 4장을 지난주에 다 써버리고, 다음주에는 2월달 쿼터를 당겨써야 할 형편이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3월달 것을?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3월도 되기 전에 50장의 쿼터를 다 쓰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지인들의 우려대로 50번은 좀 무리한 계획이 아니었는가 하는, 뒤늦은 후회감이 든다. 술이란 게 원래 관성이 있어, 갑자기 끊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조직을 정리한다 해도,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번씩은 술을 마셔줘야지 않겠는가?
술은 갑자기 끊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 그리고 ‘50번으로 잡아야 60-70번 마시지, 100번으로 하면 120-130번 마시잖냐’는 게 목표를 다소 높게 잡은 이유였지만, 너무 목표가 높으면 포기하게 되고, 50번을 넘긴 후부터 막나갈 위험이 있다는 것도 생각했어야 했다. 어찌되었건 한번 세운 목표를 1월 9일에 바꾼다는 것은 너무도 한심한 일이니, 당분간은 술을 마시면서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하는지 곰곰이 분석을 해봐야겠다. 치밀한 분석만이 목표 달성의 지름길이 아닐까.
참고로 어제는 알라딘 분들과 술을 마셨는데, 모인 여덟분 중 나만 빼고는 모두 여자분이었다. 모임 내내 난 ‘술로 한판 붙자’며 여기저기 집적거렸는데, 우주님은 내가 무서웠는지 갑자기 도망가고, 벨님도 ‘헌책방에 가야 한다’며 사라져 버려 할수없이 사자머리가 탐스러운 따우님, 그리고 숨은아이님과 대결을 하게 되었다. 따우님의 말씀, “나는 아직까지 한번도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적이 없어” 마음 속으로 난 이랬다. “저는 술 먹고 제정신으로 들어간 적이 몇 번 없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12시가 막 넘었을 때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 가야 합니다. 그리고 갈 겁니다!”
따우님이 물었다. “왜, 어째서 가야 하는데?”
난 “벤지를 돌봐야 한다”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더 마시면 죽을까봐 그런 거였다. 그들이 보내준 덕분에 난 죽지 않았고, 오늘 아침 테니스를 멋들어지게 칠 수 있었다. 내가 오늘 얼마나 잘 쳤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따우님, 제가 몸 만들고 나서 다시한번 붙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