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젠 지도학생을 만나는 날이었다. 지도학생 모임을 ‘학생들을 잘먹이는 날’로 알고 있는 나, 어제도 당연히 많이 먹었다. 배가 불러 소주를 못먹을 정도로. 그래서.... 2차로 간 중국집에서부터 먹기 내기를 했다. 먹기내기는 무식한 거라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해서 먹을 사람을 정한다면 나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처음에 했던 건 이름대기였다. ‘4글자로 된 나라이름’ ‘희귀한 성을 가진 연예인’ ‘세글자로 된 차이름’ 등, 몇바퀴 안에 걸리는 사람이 나올만한 걸로 이름대기를 했다. 남이 말한 걸 또 말하면 무조건 걸리고, 걸리는 사람이 다음 게임의 주제를 정하게 함으로써 공정성을 담보했다. 난 한번도 걸린 적이 없었는데, 그건 학생들이 날 봐준 거라기보다는 내가 그런 게임을 워낙 많이 해서 도사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맥주집에 가서까지 이름대기를 하자니 식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위바위보 풀리그’. 거기 있던 다섯명이 일대일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꼴등이 맥주 한컵을 마셨다. 우르르 하면 재미가 없으니 한 사람씩 차례로 한바퀴를 돌았는데, 환호와 웃음이 어우러진,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난 원래 가위바위보를 잘했기에 처음엔 승률이 꽤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실력차가 없어져 4전전패를 하기도 했다.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한 건 내가 벌칙을 받기 전까지고, 두 번을 연속해서 맥주를 마셨더니 거의 죽을 것 같았다.
너무 힘이 들자 종목을 바꿨다. 팀을 짜서 묵찌빠를 한 뒤 진팀이 맥주 한잔을 나눠마시는 것. 남는 한명은 첫판은 이쪽, 둘째판은 저쪽편에 소속되어 경기를 했는데, 이것 역시 대단히 재미있었다는 것만 말씀드린다.
우리 학교는 지도학생과 상담을 하고나면 컴퓨터에 입력을 하게 되어 있다. 난 과연 어제 모임을 뭐라고 기술할까. 농담따먹기와 게임으로 점철된 하루였지만, 지금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내일도 난 이렇게 쓸 것 같다.
-중간고사 대비, 학업철저
-지나친 음주 자제
-위생 청결에 힘쓸 것
학생들이 내가 입력한 걸 보면 뭐라고 할까? 그저 웃지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