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알라딘 4류소설 - 피의 수요일2

자정, 남산 타워 밑의 팔각정. 어둠에 눈이 좀 익자, 어슴푸레 한 달빛 아래로 몇몇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럼, 모두 모인거죠?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건....3류소설의 저자인 마태우스를 처단할 방법을 도모하기 위해서 입니다. 도대체 등장할 때마다 변비에 방귀에....겉으로는 안 그런 척 했지만 흑흑, 견딜 수가 없어요."
오늘 모임의 리더인 마냐가 말을 꺼냈다.
"그래도 저만큼 열 받지는 않을겁니다. 볼링공이라뇨! 아니 이 아리따운 팔 어디에 볼링공이 어울린단 말입니까! 적어도 은장도는 들려 줬어야지요!"
플라시보가 열변을 토했다.
"그래도....여러분은 속만 상하고 말았죠....저는 실생활에서도 어려움이 많아요."
머뭇거리며 말을 꺼낸 사람은 조선남자였다.
"지난 번 3류소설 <패왕별꼴>이 나온 이후로....여자친구의 질투가 너무 심해졌어요. 지나가는 남자에게 눈길만 줘도 무슨 생각하냐, 저 남자가 나보다 더 이쁘냐, 남자 반바지가 조금만 짧아지면 그렇게 침을 흘려도 되는거냐며 얼마나 구박하는지...어무이~~ 얼마만에 사귄 여자친구인데, 이렇게 싸우다 헤어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요~~~"
조선남자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곁에 있던 조선인이 조선남자를 다독여 주는 동안, 쌓였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말도 마요. 닉네임이 좀 어렵다고 출연도 안 시켜준다구요!"(책읽는 나무)
"졸지에 아버지가 되다니...게다가 미모의 파란여우님 남편역이라 부인의 눈길이 따가워요. 안 그래도 알라딘에 남편을 빼앗겼다며 이를 갈고 있었는데...!"(메시지)
그런데, 갑자기 팔각정 한 구석에서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흐으으으으~~~ㄱ. 아흐 아흐으으으으~~~ㄲ"
"당신은 누구시죠?"
눈물을 훔치며 밝은 곳으로 걸어나온 그를 보고,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 당신은!!!!!"
"네, 전 부리예요."
"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말 마세요. 제일 당하고 사는 건 저라구요. 맨날 독서내공이 짧다고 구박이나 당하고, 코멘트 늘리기 노역에 강제로 동원당하고....저도 제 서재를 멋지게 꾸미고 싶다구요! 그런데 마태우스 그 놈은...흑흑, 제가 코멘트를 300개 써야 페이퍼 한 개를 겨우 쓸 수 있도록 불공정 계약을 맺고 부려먹고 있어요. 제가 왜 <부리>인 줄 아세요? 사실은 <부리기 편한 놈>의 약자랍니다."
마태우스의 잔혹함에 모두들 치를 떨었다. 마냐가 자리를 정리했다.

"자, 이렇게 원성만 늘어놓고 있어서는 안 돼요. 그럼, 마태우스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멍든사과가 나섰다.
"연일 술을 마시니, 술에 취했을 때를 노려서 지갑과 핸드폰을 강탈하는 건 어떨까요? (샤방~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굳이 폭력이 아니어도, 제가 미인계를 쓸 수도 있는데."
수니나라가 나섰다.
"사과님, 비듬 떨어졌어요.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술 먹고 지갑과 핸드폰을 하도 많이 잃어버려서, 이젠 별로 안타까와 하지도 않아요."
연보라빛 우주가 말했다.
"그럼, 학장님께 전화를 해서 마태우스의 서재 주소를 일러바치는 것은 어떨까요?"
"앗, 그건 안 됩니다."
신밧드가  외쳤다.
"마태우스가 앙심을 품고 가지고 있던 주식 모두를 매각하면, 알라딘이 존폐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 부리가 조심스럽게 나섰다.
"사실...제게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모두의 눈길이 부리에게 쏠렸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마태우스는 진/우맘에게 심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전에 <벤지 똥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전쟁은 <누가 더 책 많이 읽나> <누구의 페이퍼가 더 참신한가> 등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마태우스가 제일 신경 쓰는 건 역시, 방문객 카운트 입니다. 그런데 요즘 진/우맘이 소재부족으로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어요. 이런 때 진/우맘의 방문객을 폭발적으로 늘려줄 수 있다면....그렇다면 마태우스에게는 굉장한 충격일 것입니다."
모두들 좋은 생각이라고 외쳤다. 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작전이 완성되었다.
"자....우선, 주요 포털 사이트 다섯 곳의 모든 카페와 블로그에 진/우맘의 서재 주소를 올리세요. 그리고 스윗매직과 조선인, 느림님, 폭스님은 직장의 컴 다섯 개를 확보해서 종일 켰다 껐다 하며 들락이시고, 컴이 한 개 이상 없는 깍두기, 비연, 털짱, 반딧불, 수암, 단비, 하얀마녀님은 각 동네 PC방을 점거 하고 작업을 하세요. PC방 팀의 팀장은 이따위가 맡아주시구요. 자, 모두 자기가 할 일을 알겠죠?"
"네!"
조용하지만 힘있는 대답이 팔각정을 울렸다. 밀키웨이가 물었다.
"작전명은....뭘로 하죠?"
책울타리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히....피의 수요일2 지. 으흐흐흐흐....."
모두들 작전명에 불만이 많았지만, 책울타리의 음산한 웃음소리에 질려 흩어지고 말았다.

다음 날.....진/우맘의 서재는 평소 10배의 추세로 방문객 카운트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진/우맘은 당연히 버그라고 생각해 지기에게 신고했지만, 지기는 굉장히 현학적이고 논리적인 것 같은 길디 긴 답변으로 서버 버그 의혹을 일축했다. 마냐는 카운트를 보며 뿌듯해 했다.
"호호호호~~~ 역시, 알라딘 사람들은 대단해~"
그 때, 에너가 달려들어왔다.
"마냐님, 뭔가 이상해요!"
"무슨 일이죠?"
"어제의 작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답니다!"
"아니, 뭐라구요?"
"주요 포탈 사이트에 올렸던 주소는 등록 2분만에 모두 삭제되었답니다! 물만두님은 글 제목을 <초절정 섹쉬미녀 진/우맘의 밤의 비밀>이라고 올렸다가 사이버 경찰청에 단속되어 지금 유치장에 있구요, 실론티님 역시 <미시 얼짱 진/우맘부인 C컵이라네>라는 제목으로 인해 조사를 받고 있어요."
"아니...도대체 생각들이 어찌 모두 그모양이랍니까! 직장 팀은요?"
"폭스는 직장 컴의 서버가 다운되었고...나머지 세 명은 어제 뒤풀이 자리에서 과음을 해서 출근을 못 했다는데요.-.-;"
"이런....PC방 팀은요!!!"
"처음 두 세 대까지는 잘 진행이 되었지만....PC 이용료가 모자라서, 곧 중단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맙소사.....그런데 이상하잖아요, 이 폭발적인 카운트는 뭐죠? 모두들 실패했다는데, 도대체 어찌된 일이란 말예요?"
"저도...그 이유를 잘...."
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카운트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그 시각. 알라딘의 서버 점검실. 문 앞에는 해골 그림 밑에 빨간 글씨로 <바이러스 위험 관리자 지기외 접근 금지>라는 글씨가 씌여 있다. 서버실 안 네 벽은 A4용지로 빽빽하게 덮여 있었다. 2004-7-21 이 제목을 아시나요?, 2004-7-20 진/우맘's 카툰....모두 진/우맘의 페이퍼를 프린트 한 것들이었다. 서버에 연결된 메인 컴퓨터의 모니터 주변에는 이제껏 진/우맘이 올린 사진들이 모두 붙어있었다. 그 앞에 지기가 헤드셋을 끼고 앉아 있었다. 헤드셋에서는 철 지난 조관우의 '늪'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우맘....왜 그리 일찍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단 말이오....흑흑......이렇게 숨어서 그대의 행복을 빌어야 하다니....너무 괴로워요...."
지기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당신을 위한 내 선물이예요...."
지기가 엔터키를 누를 때마다 화면은 진/우맘의 얼굴로 가득차면서 방문객 카운트는 하나씩 올라갔다. 지기는 그날 늦은 밤까지 엔터키를 눌러댔다....

--------the end

헤헤헤, 찌리릿님 죄송....^^;;;  "왜 그리 일찍..." 부분을 치면서 저도 토할 뻔했답니다. 속이 안 좋으세요? 음...담에 만나면 꼭 겔포스라도 사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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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7-2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 엔터 그만 누르세요! 오늘도 350명을 넘겼더라구요!!!

sweetmagic 2004-07-2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아파서 그러시는 거죠 ?
서재 평정의 꿈은 달아나고..... 소재는 고갈되고...ㅎㅎㅎ

마태우스 2004-07-2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윗매직님/지금은 바빠서 그렇구요, 이따가 3시 반부터 글을 무더기로 양산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소재고갈이 아니라 시간고갈이었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하하하.

진/우맘 2004-07-2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지금 일박 이일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마태우스님을 뒤에 남겨두고 떠나려니, 왠지 뒤통수가 근질근질.^^;

ceylontea 2004-07-2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봤더니.. 500이더군요... ^^

가을산 2004-07-2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진우맘님! 그럼 이벤트는? 0.0

바람구두 2004-07-2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소외당한 거로군요. 흑흑...

sooninara 2004-07-22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언제까지 엔터 치실까요? 내일은..모레는? ^^ 궁금해요..

stella.K 2004-07-2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너무 겸손하시군요. 2류는 될텐데...

털짱 2004-07-2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제가...
진/우맘님의 미모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참지 못해서...
죄송해요.
흑, 너무 이뻐도 살기 힘들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