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6월 1일(화)
누구랑: 모교 사람들과
마신 양: 1차에서 소주 한병 반, 그리고...
제목은 '화해'라고 썼지만, 사실은 '투항'이 더 어울린다. 모교 선생님들한테 삐진지 거의 석달이 다되어 가는 어제, 난 그분들과 술을 마시면서 모든 감정을 풀었다. 화해라는 것은 쌍방이 아쉬웠던 마음을 푸는 것일진대, 내가 알기에 모교 측에서는 내가 삐진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나 혼자 "나 삐졌어!"라고 씩씩거리고 있었을 뿐. 물론 그동안 내가 보고 싶다고, 술이나 같이 하자고 하는 제의가 몇차례 있었지만, 안간다고 했을 때 내 기대와는 달리 별로 붙잡지도 않았다. 그런 판국이니, '화해'는 결코 아니다.
그 술자리에 가게 된 계기는 참으로 황당했다. 그저께 오후, 매우 중요한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심복한테서 전화가 여러번 걸려온다. 할수없이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술마시러 오라는 거다. 빨리 전화를 끊을 생각에 "알았어요!"라고 대답한 것. 그렇게 했으니 술자리에 가야지 별 수 있겠는가.
아무리 박대해도 친정은 친정, 오랜만에 갔지만 마음은 편했고, 내 지도교수는 날 아주 반갑게 맞아 주셨다.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 좋은 것은 집에도 아주 빨리 갔다는 거다. 이유는 선생님께서 <불새>를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린 9시 10분에 노래방에서 나왔는데, 전철을 타고 집에 가니 열시도 안됐다. 내가 좋아하는 이은주가 주연한 그 드라마가 고맙게 느껴졌다.
애매하게 취하면 잠을 제대로 못자는 나,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맥주 세캔을 사왔고, 그걸 마시면서 인터넷으로 일요일날 아침에 했던 '이슈& 이슈'를 봤다. 전여옥이 나온다는 걸 원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어떤 인간형인지도 잘 알았지만, 역시나 짜증이 났다. 걸핏하면 끼어들고, "외국 같으면 국회가 의결하면 대통령은 물러납니다!"라는 말을 당당히 하는 전여옥, 그녀와 토론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전 대변인은 “(그동안) 나만 나온다면 여당에서 불참하겠다고 해 토론을 할 기회가 없었다”며 “계속 이러면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말했다. 그는 “(여당 단골 TV토론 출연자인) 유시민 의원과도 꼭 한번 토론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다”고 밝히고 “박영선 대변인에게도 수차 토론을 제의했으나, 서면 인터뷰 등 15번이나 ‘바람’ 맞았다”고 구체적인 케이스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당사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전 대변인과 토론을 거부한 김현미 대변인은 “전 대변인은 억지가 심하고 도발적인데다, 남이 말할 때 끼어드는 등 토론 질서를 안 지키는 편이라 같이 토론하기 싫다”고 말했고, 유시민 의원은 “대답할만한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은 “전 대변인과 토론하다보면 감정적인 말싸움을 하는 일이 잦은 편이라 다들 토론하기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ㅈ 일보 김민철 기자]
이에 대해 전여옥이 한 말은 그녀가 개그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준다.
"궁색한 변명이다. 내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지만, 토론에서 밀릴 것 같아 그런 것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할 것...참고로, 일선 PD들은 토론 프로그램에 가장 나왔으면 하는 토론자로 나를 꼽고 있다"
그 프로를 봐서인지 난 악몽을 꿨으며, 아침에 일어나니 무지하게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