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필요한 인터넷 자제, 이런 공문이 몇번 나돌더니, 오늘 11시를 기해 갑자기 인터넷이 안된다. 그렇다고 내가 일을 할 사람인가. 한글로 글 두개를 써가지고 디스켓에 저장한 뒤, 집에 와서 올린다. 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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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지하철 손잡이에 관한 3류 소설을 쓴 적이 있다. 요충에 걸린 여자가 사회에 대한 복수를 위해 요충알을 손잡이에 잔뜩 묻혀놓고 다닌다는 내용이었다. 그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이랬다. 지하철 3호선에서 목격한 건데, 어떤 여자(20대 중반으로 보였다)가 손가락을 입속에 넣는다. 아마도 이빨에 낀 뭔가를 끄집어 내려는 것 같았다. 잘 빠지지 않는지 여자는 연방 손가락을 입에 쑤셔넣는다. 그 손으로 다시 손잡이를 잡고, 그래도 찝찝한지 다시 손을 넣고, 자기도 미안한지 옷에다 문지르기도 하고... 이 광경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저 손잡이를 잡겠구나'는 생각을 했고, '저게 다른 것, 예컨대 요충알 같은 거라면 감염이 될 수도 있겠구나' 는 데 착안, 소설을 쓴 거다. 참고로 그날 이후 난 지하철에 타면 손잡이를 잡지 않는다.
사람의 눈에는 눈꼽, 귀에는 귓밥, 입에는 침이, 코에는 코딱지, 머리엔 비듬이 있다. 이것들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서 그런지 공공장소에서 이런 것들을 제거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이 세상 전체가 더러워 보이고, 나 혼자 다른 곳에 가서 살고픈 마음이 든다. 귓밥이나 비듬은 그래도 참아줄 만 하다. 어떻게 남들이 보는 앞에서 코를 후비고, 이빨에 낀 무엇을 꺼낼 생각을 할까? 하도 뱉는 사람이 많아서 자연스러 보이기까지 하지만, 침을 뱉는 것도 무진장 짜증나는 행위다. 내가 길바닥을 보면서 걷는 게 이런 것들이 무서워서 그러는 게 아니겠는가. 버스 정류장처럼 사람이 오래 서있는 곳은 거의 지뢰밭에 가깝다. 침과 담배꽁초가 한데 어울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오늘 아침 기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내 옆에 앉은 사람이 계속 코를 후벼댄다. 집에서 좀 파고오면 좋으련만, 속이 미식거려 죽는 줄 알았다. 판 코딱지는 손가락을 비벼 의자에 뿌리는 듯, 그래서 난 최대한 밖으로 몸을 밀착시켜야 했다. 그런데 그놈이 수원에서 내린다. 신난다고 좋아했다. 그러자 웬 아저씨가 그 자리에 앉는다. 앉은지 얼마 안되어, 이빨에서 뭔가를 꺼내기 시작한다. 차라리 코후비는 게 낫다. 이빨을 계속 긁는데, 아침을 안먹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행위가 남에게 불쾌감을 줄 거라는 생각을 전혀 안하는 걸까?
나도 인간이니 남들 있을 건 다 있고, 이빨에 뭐가 끼기도 한다. 하지만 난 남들 안볼 때 그런 걸 해결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다른 이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는 안해야 하는 게 상식이니까. 한가지 위안이라면 그 남자가 이를 파던 손을 의자에다 스윽 닦곤 했다는 것. 그 의자는 전에 있던 남자가 코딱지를 떨어뜨린 곳, 그 손으로 다시 이를 팠으니...후후. 이렇게 위안을 하자. 오염시키고자 하는 놈은 결국 자신도 오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