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을 하려면 뭔가 관심을 딴곳에 집중시킬 매체가 필요하다. 예컨대 메이져리그서 뛰는 서재응의 선발경기를 보며 달리기를 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아니 내가 벌써 7킬로나 뛰다니!"

어제 아침엔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볼만한 게 없고, 우울과 몽상님의 말씀도 있었던지라, OCN에서 해주는 '섹스 & 시티'를 보며 뛰었다. 짜하게 인기있는 그 드라마를 조금이라도 본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독신녀 넷의 얘기인데, 드라마를 보다보면 독신여성들은 맨날 남자 생각만 하는 존재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파티에 간 그녀들은 커플이 아니어서 상처를 받고, 멋지게 생긴 '신부'를 유혹하려다 "하느님과 결혼했다"는 말을 듣고 쓸쓸히 돌아선다. 만나서 하는 얘기도 순 그런거다.
여1: 너흰 누구 생각하며 자위하니?
여2 & 여3: (동시에) 러셀 크로우! (서로 쳐다봄)
여1: 그 전엔?
여2 & 여3: 조지 클루니(또 쳐다보고). 넌!
여1: 나에게 험악하게 굴었던 식당 보이!

여자들이 늘 섹스만 생각한다는 말도 안되는 설정은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 성욕이 더 강하다고 믿는 남자애들도 그렇게 살지는 않는다. 도대체 이렇게 말이 안되는 드라마가 인기 최고라니, 미국 여자들은 자존심도 없는지. "펄펄나는 저꾀꼬리 암수서로 정답구나. 외로워라 이내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라는 노래에서 보듯, 남자에 연연해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여자보다는 당당히 서는 여자가 훨씬 멋진 법이다. 남자랑 오지 못했다는 걸 약점으로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거면 파티엔 뭐하러 갔는지 모르겠다.

<섹스 & 시티>를 본떠서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드라마가 방영된다. 따라할 게 없어 그런 걸 따라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왕 하는 거, 독신녀들의 삶을 제대로 그려주었으면 좋겠다. 그 드라마를 통해 독신여성들의 삶과 꿈, 성공에의 욕망, 취미생활 등을 알게 된다면, 나도 작업을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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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0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마지막 한 줄에 모든 것을 거시는군요. 내가 독신 때는 어쨌나? 생각하다 보니, 쩝, <애인이 없던 독신시기>가 거의 전무합니다 그려. -.-; 너무 빨리 갔어....아까워....(뭐가?)

갈대 2004-05-0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마지막 한 줄에 압축되어 있네요^^

연우주 2004-05-0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의외로 마태우스님도 보수적인 구석이 있네요. 전, 여성들의 성담론을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있어서 좋던데. 성에 대한 얘기만 나오는 것도 아니예요.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죠...^^

panda78 2004-05-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참 재밌게 봤는데.. 커플이 우글우글한 곳에 혼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 받을 거 같은데요? ^^:;; 섹스 & 시티라, 섹스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밖에 인간 대 인간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구요..
우리나라 판인 싱글즈 인 서울은 정말 유치의 극치를 달리더랍니다.
잘 나가는 여성 4명이 모여서 '너는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해? 난 있다고 생각해."
"언니는 그래? 난 없다고 생각해" 수준의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게 독신녀들의 진정한 생활인지 원..

겨울 2004-05-0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섹스&시티'에서 보여지는 남자들은 거의가 우스꽝스럽죠. 이왕 여자들의 내밀한 판타지를 보여주자는 의도이니 오버가 심하다고는 해도 그런대로 재밌는데^^ 역시, 남자들의 반응은 다르네요. 비슷한 설정으로 남자 넷에 여자를 상대로 한 음담패설이 계속되는 드라마가 있다면 아마도 여자들이 들고 일어날 듯^^

2004-05-06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5-0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코멘트의 방향이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나가는 듯하네요? 제 글의 요지는, 여자들을 남자 생각만 하는 한심한 사람들로 그려놓았다는 것이 유감이라는 뜻이거든요. 실제 여자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드라마 때문에 남자들이 독신녀들을 못건드려 안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근데 왜 남자인 저만 흥분하는 걸까요???

연우주 2004-05-0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군요. 흐흐흐. 남자이기 때문이겠지요? ^^

플라시보 2004-05-0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섹스&시티를 보기는 봅니다만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무뎌져서 그냥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지만요. 처음에는 저도 님처럼 독신여성을 오로지 섹스만 생각하고 섹스를 위해 살며 섹스로 인해서만 기뻐지는 존재로 그린 그 드라마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더랬습니다. 모두 재밌게 읽었다는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를 보고 '이 여자는 살빼기와 남자 외에는 관심이 없는 멍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것 처럼 말입니다.(허나 영화는 재밌더군요) 저는 지금은 섹스&시티가 제목에 충실한 드라마라는 생각을 합니다. 주인공 캐리는 섹스칼럼니스트 (우리나라의 유밀레가 떠오르는군요) 이며 그녀의 친구들도 잘 나가는, 또 섹스에 관심이 많은 독신녀들이니. 물론 다른 부분에도 할애를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오로지 남자와 섹스와 사랑이 관심사의 전부인 것이 안타깝습니다.

Fox in the snow 2004-05-0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서재를 자주 들랑거리긴 하지만 글은 처음남기네요.
SATC의 주인공들은 님이 생각하시는 것 처럼 "남자 생각만 하는 한심한 사람들"은 아니랍니다. 오로지 섹스는 탐닉의 대상이라고 여기는 사만다같은 주인공에게서조차 눈물샘을 자극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게 이 시리즈의 매력이죠. 그러고보니 남자들은 이런 여자들을 싫어할만도 하군요.

waho 2004-05-06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프로 재미는 있는데 그걸 보다 보면 제가 불감증 환자로 느껴지더군요. ㅎㅎ
요즘 온스타일에서 이런 프로를 하던데 거기 나오는 여자들이 너무나 가식적이고 형편 없어 보여서 그 프로는 안 본답니다. 전 보수적인 편이라 마태우스님 의견에 동감이에요

비로그인 2004-05-0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을 잘 안 봐서 모르겠지만 마태우스님은 여성을 평가절하하는 시각으로 글을 쓰신 건 아닌 거 같은데요. 오히려, 드라마 컨셉이 성에 관한 부분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드라마의 편협된 설정에 관한 부분을 꼬집으신 거 같아요. 아마 연출자는 상황을 좀 코믹하게 그리려 한 거 같은데 그걸 보신 마태우스님께서 '왜 진정한 여성성을 왜곡하느냐' 하고 마뜩챦으셨던 모냥입니다. 근데 얼핏 글의 외피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겠어요. 전체 여성을 비난하시는 거 같아서요. 여성 여러분, 마태우스님은 우리들의 좋은 동지입니다!

비로그인 2004-05-0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좋은동지!!

비로그인 2004-05-0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마태우스님 알바!

책읽는나무 2004-05-0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님의 의견에 동감!!
저도 한보수 하는듯 합니다......^^
근데 저런 드라마도 있어야....마태님과 같은 남성들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물론....가끔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표현도 있긴 하지만....마태님과 같은 의견을 확고하게 굳힐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 드라마를 통해 독신여성들의 삶과 꿈, 성공에의 욕망, 취미생활 등을 알게 된다면, 나도 작업을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마지막 글을 보면서 생각했답니다..ㅎㅎ



Fox in the snow 2004-05-0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자꾸 딴지 거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오로지 남자에만 연연해하는 여자들이라서 SATC여자들이 싫다는건 어패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겠죠. 섹스란 남자의 전유물이며 여자들은 남자와 사랑에 연연해야 하는데, 이 주인공들은 섹스를 마치 '남자처럼' 즐기고 주도하려하기 때문에 많은 남성저널리스트들이 이 시리즈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거죠. 예를 들면, 가장 극단적인 인물인 사만다는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진 상대를 발견했지만, 점점 그 남자에 집착하면서 질투심에 피폐해가는 자신을 깨닫고 과감하게 그남자와 헤어집니다. 그리곤 이렇게 얘기하죠. I love myself more~
미국내에서도 논란이 있던 시리즈이니, 이해안가는것도 아니지만 마태우스님뿐 아니라 많은 여성분들조차 자신이 보수적이라서 SATC가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게 좀 놀라워서 사족을 붙여보았습니다. 제가 SATC 빅팬이다보니 말이 늘어진 점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길..^^

연우주 2004-05-0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좋은 동지죠...^^ 그 사실은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