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서울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책은 <공중그네>라고 한다. 나 또한 그 책을 통해 오쿠다 히데오를 알았고, 뭐 재미있는 책이 없냐고 묻는 이들에게 <공중그네>를 추천했다. 그 책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어서, 재미와 더불어 내 삶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책이 너무 갑자기 쏟아지면서, 이젠 슬슬 질리는 느낌이다. 어떤 작가든지 여러 권 읽다보면 식상할 수 있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경우엔 그게 좀 빨리 온 듯하다. <공중그네> 이후 읽은 어떤 책에서도 첫 책만큼의 포스를 느낀 적이 없고, 요즘엔 그의 책을 읽는 게 지겹기까지 하니 말이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는 그가 마흔의 나이에 소설가로 데뷔한 첫 번째 작품으로, 한국에서 그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서둘러 번역된 듯하다. 여기서 팝스타 존은 오노 요코와 결혼한 존 레논인데, 참고로 말하면 존은 1980년 활동을 재개하기 전 4년간을 은둔 상태에서 보낸다. 소설가의 상상력이 작동하는 건 이 대목으로, 저자는 그 4년간 존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구성해 낸다.


이 책이 아주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아쉬운 건, 내가 이 책에서 기대한 게 <공중그네>류의 재미였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분신인 이라부가 나오지 않을까, 혹시 마유미짱은 나오나 이런 걸 기대했지만, 소설은 내 기대를 저버린 채 끝나 버린다. 이런 걸 보고 네이버에서는 '낚였다'는 표현을 쓴다. 맞다. 난 낚였다. 그런 정도의 상상력을 보기 위해 이 책을 고른 건 아니니까. 그러고보면 이 책은 나같은 사람을 낚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 '오쿠다 히데오 장편소설'이라는 걸 붉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썼고, 원제인 <우람바나의 숲> 대신 <수상한 휴가>라는 걸 제목으로 붙였다. '수상한 휴가', 왠지 이라부 의사가 존을 괴롭히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가?


뭐, 그럭저럭 읽을만은 했으니 '낚였다'는 표현은 심한 건지도 모른다. 갑자기 존 레논이 일찍 죽은 게 아쉽다. 그가 죽었을 때, 그리고 많은 여성 팬들이 따라 죽었을 때, 난 "존 레논이 대체 누군데 그래?"라고 했으니 말이다. 리뷰를 쓰면서 네이버에서 그의 노래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imagine'을 계속 들었다. 들을수록 명작이다, 이매진은.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천자문 2008-07-0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레논이 죽었다는 얘기는 언감생심, 아니, 금시초문인데요? 어제 우리 동네 화상경마 성인오락실에서 우연히 마주쳐가지고 싸인까지 받았는데.

인터라겐 2008-07-0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오쿠다 히데오를 버렸어요.. ㅋㅋㅋ 잘 지내고 계시지요...

참이슬 후레쉬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락방 2008-07-0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걸]을 읽으면서부터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멈췄어요. 왜 인기있다 싶으면 그렇게 와장창 쏟아져 나오는건지.


저는 요즘 처음처럼을 마십니다.

최상의발명품 2008-07-0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공중그네를 읽었어요.ㅎㅎ
책 많이 안 읽는 제가 읽은 책이름이 나와서 무지 반갑네요.
이라부도 반갑구!
팝스타존의 수상한 휴가라는 제목이 참 끌리긴 하는데요.
저는 이상하게 일본 작가들은 빨리 질리는 거 같아요.
오랜만에 뉴가 뜨니 참 반가워요 마태님!

순오기 2008-07-03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까지는 괜찮았죠?ㅎㅎ

무스탕 2008-07-0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중그네'만' 읽었어요..
더 이상 손이 안뻗치더라구요..

진/우맘 2008-07-0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 읽었는데...ㅎㅎㅎ
그래도 이 책 속 의사는 어쩐지 이라부의 전신이 아닐까 싶어서 정겹게 느껴지던걸요?
청초한 아테나 간호사도 그렇고...

오랜만입니다~^^ 저는 종종 마태님 생각을 하는데, 마태님은 까맣게 절 잊고 사십죠?

비로그인 2008-07-03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를테면 이런 제목 있죠, 탐 크루즈의 ***, 내지는 존 트라볼타의 ***, 이런 영화는 보지 않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한 배우의 유명세에 의존해서 영화 하나 팔아보려는 의도가 다분하고, 정작 그 배우는 단역으로 출연하든지, 혹은 영화 전체도 그 배우의 얼굴 잠시 나오는 것 제외하고는 볼 게 없다든지, 하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출판계에서도 종종 이런 경우가 있나 봐요.

다락방 2008-07-03 23:19   좋아요 0 | URL
아 십년도 훨씬 전에요, Jude님.

탐크루즈와 브룩쉴즈의 영원한 사랑, 이라고 광고를 하길래 얼씨구나 봤어요. 당연히 탐크루즈랑 브룩쉴즈가 사랑하는 연인사이일 줄 알았지요. 영원한 사랑을 하는 연인이요. 그런데 탐크루즈는 브룩쉴즈의 오빠더군요. 영원한 사랑을 하는 남자주인공은 따로 있고! 윽.

비로그인 2008-07-0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관한 이야기말고 오늘은 그냥 인사할게요.
안녕하세요?

2008-07-12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7-13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안녕하셨어요?
비밀글님/어...사정이 많이 어려웠어요. 나중에 전화드릴께요
주드님/어..맞습니다. 특정 배우를 내세우는 영화는 대개 서사가 없기 마련이고, 그래서 그런 제목을 붙이는 거겠지요.
진우맘님/어...안녕하세요 전 그런 사람이 아니어요 사실 진우맘님 생각 많이 하는데요, 저희를 버리신 건 진우맘님이잖아요!!!! 그렇게 돌아오라고 해도 외면하셔놓고선!!!
무스탕님/잘하신 것 같습니다..
순오기님/어...저 그거 안읽었는데요 남쪽으로 한번 가봐야겠군요^^
최상의발명품님/안녕하셨어요 답변이 너무 늦었지요? 일본 작가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울나라에 소개되는 작가들 중 좀 가벼운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요시모토 바나나랄지....
다락방님/어..처음처럼을 드시는군요! 일행 중 한명만 처음처럼을 마시면, 결국 모두가 처음처럼을 마시게 되지요^^ 어 근데 전 <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리뷰 쓰려고 해요 지금.
인터라겐님/앗 미모의 인터라겐님이닷! 그간 안녕하셨나요? 흐음, 님은 진작에 오쿠다 히데오를 버리셨군요. 전 아직도 완전히 버리진 않았다는...
백설기리더탱님/안녕하세요. 역시나 님의 촌철살인은...^^ 너무 오랜만이라 가슴이 다 뛰네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