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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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인데, 부제로 그 내용이 명확해진다.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저자는 이희인, 카피라이터이자 여행작가이다.

 

이 책의 내용은?

 

톨스토이의 작품을 한데 모아, 그중 가장 감성적인 부분만 추출한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바로 이 책이 나올 것이다.

저자가 읽었던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서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말>을 골랐다.

저자는 전쟁과 평화를 빼고 다른 작품은 모두 읽었다.

 

먼저 그러한 고백, 반갑다.

전쟁과 평화를 읽지 못했다는 것, 몇 번을 시도했다가 결국 아직껏 읽지 못했다는 것, 그러한 고백, 반갑다.

 

이 책을 두 가지 방향으로 읽었다.

 

첫째는 톨스토이의 입문서로 읽었다. 톨스토이 작품을 읽는다 했지만 전부는 읽지 못했기에 저자가 전쟁과 평화를 아직 읽지 못했다는 고백이 남의 일 같지 않았던 것이다. 전쟁과 평화4권 중에서 첫권만 읽고 그 다음은 읽지 못했다. 또한 단편도 이것 저것 읽었는데, 가지고 있는 단편집에 빠진 작품이 있는 듯하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으로 소개한 크로이체르 소나타역시 읽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일별하면서 톨스토이 작품 세계를 조감할 수 있었고, 톨스토이 입문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톨스토이 작품을 종합적으로 심도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톨스토이의 작품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안나 카레니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체르 소나타

부활, 인생이란 무엇인가

단편 우화집에 실린 작품 중 소개된 것은 다음과 같다.

바보 이반,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하느님은 진실을 보지만 바로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저자는 안나 카레니나를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라는 입장권/브론스키를 위한 변명 : 사랑한단 말을 돌려서 말하려면/ 안나를 위한 변명 : 십자가를 질 수 있나?/ 카레닌을 위한 변명 : 사랑 좀 못 하기로서니/ 다시, 브론스키를 위한 변명 : 열흘 붉은 꽃이 없다/ 레빈을 위한 변명 : 톨스토이의 리틀 포레스트’/ 너무 많이 먹는 죄, 너무 좋은 것만 먹는 죄/ 최고의 복수는 그들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 톨스토이의 젠더 감성.

 

위의 항목들을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

저자는 단순히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저자의 감성을 얹어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교차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어떻게 톨스토이가 스며들어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예컨대, 제레드 다이야몬드의 총 균, 에서는 안나 카레니나 법칙으로 (총 균, , 234) 나타나고 있고,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는 안나 카레니나라는 입장권으로 드러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18)

 

덕분에 총 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다시 한번 훑어볼 수 있었다. 그 전에 읽을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을 읽고 다시 발견하게 된 것도 책 읽는 기쁨이다.

 

그런 식으로 안나 카레니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부활, 인생이란 무엇인가그리고 빼어난 단편들을 살펴볼 수 있었으니, 톨스토이를 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이런 기회 얻기 쉬운 일이 아닌 것, 분명하다.

 

이런 것 새롭게 알았다.

 

성경에 적힌 그대로 원시 기독교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 두로보르파라는 종교집단이 당시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있었는데, 그들은 정부 탄압을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이주하려고 하였다. 그들은 톨스토이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고, 톨스토이는 부활을 써서 그들을 도왔다.(168)

 

인간 본성이 갖고 있는 빛이 한꺼번에 응집되었던서구 문학의 위대한 승리기. - 조지 스타이너(영국 문학 비평가)

첫 승리기 -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같은 극작가와 플라톤 등이 활약한 아테네 시대.

두 번째 승리기 - 셰익스피어의 시대

마지막 -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가 활동한 시대. (246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정답은 물론, 재치있는 오답을 보내주신 분께도..."‘라고 말하는 라디오 DJ 들의 멘트에 마음이 열린다. 정확한 팩트나 사실 관계야 좀 틀려도 좋다. 분명하게 딱 떨어지는 지식보다 조금 어긋나더라도 즐겁고 유쾌한 상상을 끌어안을 만큼 세상의 품이 좀 더 넉넉해졌으면 좋겠다. (122)

 

광고란 당신이 이것을 갖지 못해 불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 (128)

 

다시, 이 책은?

 

모처럼 읽은 톨스토이 2차 저작물이다.

톨스토이 작품은 양적으로 압도되는 바람에 1차 저작물을 읽긴 읽었는데, 전체적인 갈무리가 안 되었다. 그런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그런 것을 알게 된 것도 나름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톨스토이를 이 책으로 다시 입문, 다시 종합해 보기도 했으니, 모처럼, 2차 저작물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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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글쓰기 수업
배학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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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글쓰기 수업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퇴근길 글쓰기 수업, 그러니까 글쓰기 책이다.

저자는 배학수, 현재 경성대학교에서 철학, 글쓰기, 정신분석을 가르치며, 하이데거와 헤겔의 미학을 토대로 예술 잡지에 무용 평론을 발표하고 있다.

저서로는 프로이트의 문명변증법: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투쟁』『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글쓰기 교실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글쓰기는 별거 아니다라고 시작한다.

프롤로그에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저자가 다독이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서, 그것을 세 가지로 짚어낸다.

글쓰기를 재능으로 여긴다.

글을 잘 쓰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혹독한 연습을 거쳐야만 글을 잘 쓸 수 있다, 는 오해를 한다는 것이다.

 

맞다. 글쓰기를 특별한 사람만이 마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야 하는 것마냥, 또는 글쓰기를 위해서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하는 노력을 강조하는 글쓰기 교재가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서 이 책은 일단 그러한 오해를 불식하고, 글쓰기에 쉽게 다가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제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1장 글쓰기 공부의 새로운 방법

2장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가?

3장 창조적 논픽션을 어떻게 쓰는가?

에필로그_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공개하자

 

목차에서 보는 것처럼, 이 책은 글쓰기를 포괄적인 글쓰기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종류를 세분화해서 방법을 다르게 하고 있다.

 

저자가 분류해 놓은 글이 어떤 종류가 있나, 살펴보자.

 

설명 에세이, 비교 에세이, 원인-결과 에세이, 문제-해결 에세이

묘사문, 설득 에세이, 영화 비평, 무용 비평, 서사 에세이 등등 다양한 글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글의 종류에 무용 비평이 있어 왜 그런가 했더니 저자가 <하이데거와 헤겔의 미학을 토대로 예술 잡지에 무용 평론을 발표하고 있다> 는 것. 저자가 하이데거와 헤겔의 미학을 무용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저자의 무용평론이 궁금하다.

, 다행하게도 저자의 무용평론이 실려 있다. 머스 커닝햄 무용단 50주년 축하 공연을 미국에서 보고 온 저자가 쓴 무용평론이 163-167쪽에 실려 있다. (무용평론 읽기는 처음이다!)

 

그렇듯 이 책은 다양한 글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경우에 알맞은 글쓰기를 유도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제목은 <퇴근길 글쓰기 수업>인 이 책은 제목처럼 퇴근 후에 배울 수 있는 책이 아니다.

그 깊이가 보통이 아니다. 이건 그저 글쓰기 차원이 아니라, 전문가를 위한 글쓰기 강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담고 있는 내용이 방대하다. 저자의 친절로 이해해야 되겠지만, 어떤 경우는 너무 많은 양의 예문을 제시하는 바람에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 짚고 싶다. 특히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제시한 예문이 있는데 255- 278쪽으로 무려 24쪽에 이른다. 이런 글을 읽고 분석해야 하니, 아무래도 이 책은 전문가용 글쓰기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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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100 - 알수록 다시 보는
토마스 불핀치 지음, 최희성 옮김 / 미래타임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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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다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00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알수록 다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00>,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토머스 불핀치가 쓴 원전을 최희성이 엮어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체계화와 예술적 형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시중에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기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책을 펴내려면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이 책은 몇가지 면에서 돋보이는 점이 있다.

 

첫째, 그리스 로마 신화의 본령인 신들의 모습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저자들이 '이야기 꼬아 만들기'를 자제해야 한다. 다른 책들과 차별화를 기한다고 이야기를 꼬아버리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신들의 모습이 감춰지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과도한 스토리텔링에 의존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주 담백하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이 책은 그리스의 신들과 로마의 신들부터 차분하게 소개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신이 어떻게 등장하며,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말해 주고 있다.

 

둘째,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또 다른 점은 한 명 한 명 신들을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다른 책들의 경우에는 주요한 신을 설명하는 가운에 곁다리로 같이 등장하는 신들도 있어, 독자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는 신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100가지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빠진 신들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셋째, 목차에 100가지 이야기 목록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참고하고자 하는 신의 이야기 꼭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예컨대, 헤라클레스의 경우, 다른 책에서는 헤라클레스 라는 단일 항목으로 관련 이야기를 모두 모아 놓았기에 ' 노예가 된 헤라클레스'라는 이야기 항목을 찾으려면 다시 그 속으로 들어가 찾아야되는데, 이 책은 바로 목차만 보고도 해당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으니 매우 편리하게 편집이 되어 있다.

 

다시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으로 예술적 형상화를 이루어낸 점이다.

 

글자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얼마든지 나타낼 수 있지만, 그렇게 문자로만 구성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은 아무래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인류 역사에 등장한 후에 많은 화가들이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지로 형상화 시켜놓았다. 그런 그림은 어느 덧 명화의 반열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그림 한폭이 스토리 대신 신화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도 생기게 된 것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은 정도로 거장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매료되어 신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창조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글에 이미지가 어울려야만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제대로 보이게 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런 이미지를 어떻게 글과 조화시키느냐가 차별화의 주요 포인트가 되는데, 이 책은 일단 판형을 크게 하여 그림들을 담아내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해 놓았다. 또한 그림들을 조각내어 부분만 소개하기 보다는 전체를 보여주는 식으로 한 면 전체를 할애하는 등, 독자들이 보기에 편하도록 편집을 해 놓았으니, 이 책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으로 수준급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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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평평했을 때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과학의 모든것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한혁섭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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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평평했을 때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지구가 평평했을 때인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 내용을 부제가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과학의 모든 것>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에 대하여 잘 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살펴보는 내용이다.

 

저자는 그레이엄 도널드. 저자 소개를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보인다.

더 구체적인 소개가 없어 안타까운데, 그는 <대중의 오해단어의 의미를 소재로 아홉 권의 책을 썼다>한다. 대중이 오해하고 있는 것, 그러니 잘못 알려진 것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저자의 이 책, 분야는 과학이다. 과학에 대하여 잘 못 알려진 것들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한 때 상식으로 알려진 것들, 그래서 모두들 그 효과를 맹신하면서 달려들어 함께했던 것들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어떤 마음이 들까?

지금껏 책을 읽으면서 진리, 아니 진리까지는 아닐지라도 옳다고 여긴 것들이 알고 보니 거짓, 엉터리라는 게 밝혀지면 어떤 기분이 들까?

 

허탈한 마음, 배신당한 기분, 그런 상태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그런 마음, 그런 기분이 들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스컴을 장식했던 사건들인데, 모두들 그런 주장이 맞는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군인의 행군으로 현수교가 무너질 수 있다.

잠재의식 메시지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아이가 똑똑해 진다.

아프리카와 폴리네시아에 식인종이 있었다.

 

군인들이 발을 맞추어 행진하면서 다리를 건너면 공진현상이 일어나 다리가 붕괴되는 일이 벌어진다는데, 이는 얼마전에도 매스컴을 통해 들었던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사실일까?

이 책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다.

 

<다리 붕괴는 강풍이 부는 동안 발생한 다양한 진동으로 도로가 극단적으로 뒤틀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다리가 바람에 출렁이면서 현수 케이블에 너무 큰 압력이 작용한 것도 다리의 붕괴를 초래했을 거라고 덧붙였다.>(20)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들이 발맞추어 행진하면 다리가 무너진다는 오류는 지금도 미신처럼 남아 병사들이 다리를 건널 때, 발맞춤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20)

 

하기야 다리를 건널 때에 발을 맞춰 걸을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렇게 걷지 않는 이유가 잘못된 과학상식 때문이라면 문제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어떤 심리학책에는 그릇된 실험 결과 하나가 버젓이 진실인양 실려 있기도 한다.

바로 잠재의식 메시지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 실험 결과 내용.

영화관에서 아주 짧은 순간 이미지를 보여주는 순간노출기를 이용하여 관객에게 콜라를 마셔라, 팝콘을 먹어라, 라고 지시하는 플래시 이미지를 사용한 결과, 휴게실의 콜라와 팝콘 판매가 증가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 결과 발표 이후, 잠재적 메시지의 효과는 그야말로 날개단 듯 증폭되어 각종 분야에 활용되기에 이른다. 그 중에 하나 모차르트 효과도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아이들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거의다 모차르트 음악 CD를 사거나 선물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결과는 초라했다.

실험을 했다는 극장을 방문해 본 결과, 그 극장의 크기에 놀랐다는 것. 실험자가 주장한 기간에 실험인원을 다 수용하기에는 너무 작은 극장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은 그것이 허위로 밝혀져도 여전히 믿는다.

아마 지금도 어디선가는 위의 내용을 진실로 믿고 생활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모차르트 효과는 여전히 성업중(?)이다.

 

다시 이 책은?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내용만 숙지하고 있어도몰상식 수준은 면할 것인데,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목차를 통해서 살펴보자.

 

- 두개골 측정으로 개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 군인의 행군으로 현수교가 무너질 수 있다.

- 모든 비금속은 금으로 바꿀 수 있다.

- 히스테리는 여성에게만 나타나며, 생식기 자극으로만 완화할 수 있다.

- 담배로 병을 고칠 수 있다.

- 원숭이 고환으로 정력을 회복할 수 있다.

- 인간의 번식 선택으로 사회에서 약자를 걸러 낼 수 있다.

- 지구는 평평하다.

- 잠재의식 메시지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

- 코카인과 헤로인으로 많은 병을 고칠 수 있다.

- 악취와 비위생적인 몸 때문에 병이 생긴다.

- 인류의 진화 과정에 잃어버린 고리가 있다.

- 아프리카와 폴리네시아에 식인종이 있었다.

- 중세의 흑사병은 가래톳 페스트이고 쥐벼룩이 전염시켰다.

- 어머니 옛 애인의 유전자를 아이가 가졌을지도 모른다.

- 지하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

- 외부 자기력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생명 에너지를 동물은 가지고 있다.

- 몸은 네 개의 체액으로 이루어졌다.

 

이 책을 읽고 세 가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과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진리 아닌 진리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것,

그리고 그런 허위는 허위로 밝혀져도 여전히 사실로, 진실의 가면을 벗기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이런 책을 부지런히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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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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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바벨탑 공화국』, 부제는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저자는 강준만,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논객이다.

그는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살피고 드러내며, 우리의 대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저자의 묵직한 울림이 있는 글들로 가득하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제목부터 짚어보자.

바벨탑하면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건축물, 탑이다.

구약 성서 창세기 11장에 나오는데, 그야말로 인간의 욕망으로 지어진 탑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성경 해당 부분을 인용한다.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 ",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자는 마음으로 올린 탑이기 때문에 욕망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바벨탑에 우리 현실을 투영해본다.

우리나라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바벨탑을 쌓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전제하에 여려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 목차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머리말 : 왜 한국은 바벨탑 공화국인가?

1장 왜 고시원은 타워팰리스보다 비싼가? : 초집중화

2장 왜 지주들의 소작농 수탈은 여전히 건재한가? : 부드러운 약탈

3장 왜 조물주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하는가? : 젠트리피케이션

4장 왜 사회는 없고 내 집만 있는가? : 게이티드 커뮤니티

5장 왜 휴거라는 말이 생겨났는가? : 소셜 믹스

6장 왜 한국은 야비하고 잔인한 갑질 공화국이 되었나? : 전위된 공격

7장 왜 무릎 꿇리기라는 엽기 만행이 유행하는가? : 학습된 무력감

8장 왜 지방민은 지방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를 하는가? : 소용돌이 정치

9장 왜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파멸인가? : 지방 소멸론

10장 왜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치는가? : 지방분권의 함정

 

이 책은 많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분석해 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분석해 낸 것은 무엇일까?

바로 바벨탑 멘탈리티.

우리 사회가 바벨탑을 쌓아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그 무엇보다도 바벨탑 멘탈리티인 것이다. 그 멘탈리티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가 여기저기 불쑥불쑥 그 발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말로 바벨탑을 근본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악마의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는 없고 오직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는 바벨탑 멘털리티에 근본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83)

 

이 책을 읽는 방법 중 하나

 

<바벨탑을 도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가능하겠지만 나는 바벨탑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그것이 나오게 된 맥락에 주목함으로서 세상 모든 일의 명암을 동시에 보려는,,,,,,>(19)

 

반갑다, 이런 책 소개

 

<미국 정치학자 버트럼 그로스(Bertram Gross 1912-1997)는 고전적 파시즘 체제가 보여주던 외양은 사라졌지만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대기업의 지배와 정경 유착 구조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민주적 권리가 억압받는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부드러운 파시즘(friendly fascism)’이라는 말을 썼다.>(66)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언가 떠오른 게 있었다. ‘부드러운 파시즘’, 아니 그 뒤의 영어 표시 friendly fascism. 어디서 봤더라? 얼마 전에 읽은 책 친절한 파시즘그 책의 영어 원제가 바로 friendly fascism였던 것이다. 그 책을 한 문단으로 정리한다면 바로 위에 인용한 내용이 되겠다.

 

그 책을 읽으면서 의아했던 것, 바로 그 책의 우리말 제목. 친절한 파시즘

억압하는데 친절하다, 는 말보다는 부드럽게 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소환하여 재음미해보는, 책으로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어, 기뻤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일상이야말로 그 모든 혁명이 실패하는 원인. - 앙리 르페브르, (74)

 

정의를 이룰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불의를 저지르려는 인간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필요하다. - 라인홀드 니부어 (100)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다른 각도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우리 사회를 비쳐주는 거울로 읽어보면 어떨까?

 

또한 저자가 보여주는 사례들은 옆집 이야기,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읽어야 한다.

'나의 이야기'로 읽기가 두렵거든, 최소한 '우리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이 책이 말하는 약발이 먹히는 것이다.

 

더하나, 이 책은 바로 나의 자화상이다, 라는 고백도 이 책을 읽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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