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들 1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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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딸들두 권으로 번역 출판되었는데, 그중의 첫 번째 책이다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엘리자베스 M. 토마스(Elizabeth Mashall Thomas).

 

이 책의 내용은?

 

시대 배경은 구석기 시대.

이 소설의 후반부에 주인공 야난의 옷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요즘 같으면 가위, , 바늘 정도일텐데 이 소설에는 돌칼, 긁개, , 바늘, 돌송곳이다. (334,335)

물론 바늘이라는 말로 표현된 도구도 요즘 우리가 보는 바늘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화자인 주인공 야난은 아버지 아히, 어머니 래프윙의 딸로서 동생 메리가 있다.

줄거리는 주인공 야난의 가족이 살아남기 위하여 먹거리 - 하마터면 먹이라고 쓸 뻔 했다 - 를 찾아 여기저기로 이동하면서 벌어지는 사건, 그 사건들을 통해 여자가 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에서는 자세한 이야기가 밝혀지지 않지만 화자이기도 한 주인공 야난은 죽어 영혼이 되어, 이야기를 두 가지 시점에서 끌어나간다. 즉 산자의 시선으로, 또한 죽은 자의 시선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과연 이 책을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역자와 출판사는 이 책의 관점을 여자, 즉 딸로 강조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원제는 <Reindeer Moon>, 번역하자면 순록의 달인 것을 세상의 모든 딸들로 했고, 앞표지에 이런 문구도 적어 강조하고 있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세상의 모든 딸들이 눈물로 맹세하지만,

왜 끝내 엄마처럼 살게 되는 것일까?>

 

이런 문구로 이 소설의 성격을 규정해 놓았다. 과연 그럴까?

주인공 야난은 엄마의 모습, 엄마가 여자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심지어 엄마가 아이를 낳다가 죽는 모습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어느 장면에서도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고 외치는 장면이 없다.

 

야난은 엄마가 죽고 후에 아빠가 죽어가게 되자, 동생 메리를 데리고 살 길을 찾아 이동을 하는데, 딸로서가 아니라, 인간 자체로서, 또한 동생 - 여동생이다 - 을 책임지고 보호하기 위하여 그렇게 한다. 그렇게 살아나간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발견하는 야난의 매력은 인간 자체에서 느끼는 매력이지, 그녀가 여성으로서 뭔가를 주장해서나, 현재 페미니즘의 시점에서 돋보여서 매력이 있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자연과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 생존해야만 하는 시대, 구석기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자식을 낳고 돌보면서, 살아가는 게 지상목표가 아니었을까? 살아남는다는 것이 남녀 공동의 목표였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어서 영혼이 되면 가족들 주변을 맴돌면서, 그 가족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짐승들을 몰아 잡을 수 있도록, 같은 짐승이 되어 유인하기까지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이다.

 

살아있는 사람 틸이 애원한다.

순록을 데려와 주시오. 순록에게 강을 건너게 해주시오. 그러면 물에 빠트릴 수 있으니 우리가 쉽게 잡을 수 있답니다. 순록 말고도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이런 애원을 듣고 야난 - 영혼이 된 후, 즉 죽은 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암컷 순록의 모습으로.......> 변하여 순록들을 얕은 강물로 인도 - 유인 - 하려고 시도한다. (296)

 

그렇게 살아남기 위한 것이 사는 것의 목적이었던 시대를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물론 여자의 위치는 아무래도 연약함이라는 약점 때문에, 또한 출산이라는 숙명을 안고 있기에 갖는 또 하나의 짐, 그게 이 작품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화자가 일인칭 시점 -  즉 여성의 관점 - 에서 사건을 기록하고 있음으로 이 책이 여성주의 관점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전부인 것은 아니다.

 

짐승도 사람도 같은 생명체

 

나는 오히려 이 작품에서 저자의 경력 - <동물과 인간의 문화를 관찰하고 생각하고 쓰는데 평생을 보냈다. 1950년대 초 문화인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칼라하리사막으로 이주하여 원시 상태에 머물고 있던 그곳 사람들의 삶을 연구했고> - 이 이 소설에 녹아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자가 동물의 습성을 얼마나 세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야난이 죽어 영혼이 되어 순록으로 몸을 바꾼 후에 행동하는 모습이다.

 

<나도 그곳- 소나무-에 코 한쪽을 열심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눈 주위의 살갗을 부드럽게 문질러 간질이자 소나무에 나처럼 하면서 문지르던 다른 순록들의 냄새가 내 머릿속에 가득 들어찼다

다시 눈을 뜨기 전, 나는 이마를 위아래로 문질렀다. 그러자 기분이 매우 좋아져서 양쪽 귀 뒤를 신경 써서 문지르고, 귀가 접히는 부분을 나무에 대고 정확히 구부러진 부분도 마저 문질렀다. 머리 쪽에 상쾌함을 느끼면서, 나는 목을 강하게 문지를 수 있었다.>(294)

 

이런 묘사는 저자가 순록이 되어(?) 관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오두막에서 어미 늑대, 새끼 늑대와 같이 지내면서 늑대와 교감하는 야난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나는 곧 집에 돌아오면 메리가 새끼 늑대가 껴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자 어미 늑대도 메리와 자신의 새끼가 함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29)

 

<늑대가 쫓아가자 곰은 잽싸게 달아났다. 그러자 문득 내가 늑대의 도움을 받고 있다면, 늑대도 나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239)

 

여기에서 야난과 동생 메리는 늑대 모자와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는 가운데, 서로 서로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인간인 화자의 말을 통해서지만.

 

저자가 이런 장면을 도처에 배치하고 있는 것은 여자가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지상의 또다른 생명체인 짐승과도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사람은 죽어 영혼이 된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사람이 죽은 후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다.

 

<내가 살아있는 자들의 세계를 떠나 죽어서 영혼이 되었을 때, 나는 아직 젊은 나이였다.>(8)

<영혼이 되던 해, 나는 밤낮 없이 .....>(194)

<영혼이 된 뒤에 그런 일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266)

 

사람은 죽어서 영혼이 된다고 표현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되다, 된다는 것은 결과적 상태를 의미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사람이 육신을 가지고 살아 있는 동안은 아직 영혼이 되지 못한 시점이다. 그래서 사람은 육신의 상태에서 벗어나 죽어서 영혼의 상태로 되어야 한다는 것, 이게 저자의 생사관이 아닐까. 영혼의 상태가 인간의 궁극의 지점이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특별히 저자의 경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소설 속에는 저자가 온 생애에 걸쳐 얻어낸 생각이 도처에 들어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저자 소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논픽션과 소설을 넘나들며 동물과 인간의 문화를 관찰하고 생각하고 쓰는 데 평생을 보냈다.

1950년대 초 문화인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칼라하리사막으로 이주하여 원시 상태에 머물고 있던 그곳 사람들의 삶을 연구했고, 그곳 원주민 인 부시먼을 주인공으로 무해한 사람들(The Harmless People)을 발표하여 소수인종에 대한 관심을 일깨웠다.

그 뒤 문화인류학적 관점에 기초한 여러 권의 논픽션을 출간하다가 부시먼들과 함께 살며 체험한 깨달음을 시베리아 공간에 투영시켜 소설 세상의 모든 딸들(원제; Reindeer Moon)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문화인류학, 동물과 인간의 문화, 소수 인종이란 개념에 밑줄 긋고 새기면서 읽으면, 이 책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눈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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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키우는 이야기 사서 -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서 찾은 동방의 지혜
장스완 지음 / 유아이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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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키우는 이야기 사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생각을 키우는 이야기 사서, 부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서 찾은 동방의 지혜>이다.

 

저자는 장스완 (張石萬),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문화 교류에 힘쓰고 있는 고전 연구가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중국 청도국기외국어학교 중어중문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서 찾은 동방의 지혜>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서(四書)’란 중국의 고전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말한다.

 

물론 이 책에서 '사서' 전부를 다루는 게 아니다. 그 중의 일부분만 다룬다.

또 '사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정도의 구절을 다루고 있으니, 중국 고전을 잘 모른다 할지라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중국의 고전이라고 해도 한문 때문에 지레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저자는 한문에 독음을 달아 놓아 읽고, 해석을 해 놓았으니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야기, 이야기는 다름 아니라 중국 역사 속의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논어편에서는 왕충의 이야기가 맨 먼저 소개되고 있다.

왕충은 어린 시절에 아이들과 같이 뛰어 노는 대신에 책을 읽었다 한다. 그래서 쉬지 않고 공부한 결과 15세에 최고 학부인 태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런 일화를 소개한 다음에 그 이야기와 연결되는 논어의 구절을 소개한다.

 

논어의 학이편, 논어를 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구절이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논어의 소개하는 부분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논어 원문인 한자를 독음과 함께 소개한 다음에 그 뜻을 해석하고, 결론으로 그 구절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그런 식으로 사서 - 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서 중요한 구절을 발췌하여 재미있는 중국의 일화와 엮어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은?

 

논어편에서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책 읽기가 제일 좋아, 왕충 일화 (12)

웃음 속에 칼을 품은 자, 이임보의 교언영색 (15)

그대의 호화로운 마차 나는 부럽지 않소, 공자의 제자 원헌의 일화 (21)

쓴 소리를 단 소리로 받았더니, 살도랄의 일화 (49)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두 가지 용도로 읽을 수 있겠다.

 

하나는 이야기로 말하고자 하는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사서를 해설해 놓은 부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지식과 지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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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와 있다 - 기술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피터 루빈 지음, 이한음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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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래는 와 있다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미래는 와 있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말을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해서 표지를 다시 살펴보니, 이런 부제가 보인다.

<기술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인간관계를 바꾼다는 기술은 어떤 기술일까?

이 시점에 나오는 책이니만큼 그저 일반적인 기술은 아닐 것이다.

어떤 기술? 그게 궁금한데. 그렇다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자. 저자를 알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라도 짐작할 수 있을 테니까.

 

저자는 피터 루빈 Peter Rubin.

<세계적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문화 부문을 총괄하는 편집장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관한 사설을 쓰고 있다. 20146월호에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기기 전문 자회사 오큘러스에 관한 표지 기사를 쓴 것을 비롯하여 가상현실 문제를 폭넓게 다루어왔다.>

 

가상현실 문제를 폭넓게 다루어왔다는 저자, 그러면 여기에서 말하는 기술이란? 가상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해서 부제는 이렇게 읽을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이 책의 내용은?

 

먼저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가상현실 (VR, Virtual Reality, 假想現實)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가상현실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지나도 한참 철지난 것이지만 그래도 저자는 가상현실에 대한 충실한 개념 정리를 하고 넘어간다. (44- 48)

 

간단히 정리하면, <가상현실은 합성 환경의 일종으로서 충분히 몰입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실제로 그 안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일단 헤드셋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을 가상현실이라 생각하고 읽어보면 어떨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 가상현실의 짧은 역사 _ 현존감 속으로

2장 산꼭대기에 홀로 _ 여기와 저 바깥의 공존

3장 고슴도치의 사랑 _ 사회적 현존감과 공유 경험의 씨앗

4장 좋은 이야기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한 이유 _ 공감과 친밀감의 차이

5장 무엇을 하고 누구와 하는가 _ 함께함, 상호작용, 소셜 VR의 부상

6장 거기에 없는 별이 빛나는 밤 _ 소셜미디어, 익명성, 경험의 기억

7장 새로운 만남을 찾아서 _ 연애 가능성과 우정의 진화

8장 손을 뻗어 누군가를 만지다 _ 햅틱, 촉각, 신체 접촉의 시작

9장 포르노를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다 _ 인간관계, 공감, 성의 인간화

10장 헤드셋이 필요 없는 곳으로 _ 증강된 세계와 미래 예측

 

저자는 1장에서 가상현실 기술의 발전사를 간략하게 살펴본 다음에, 2장부터는 이 기술이 이 세상에 미칠 영향과 파장, 그리고 가상현실 기술이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할 때,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감정들은 무엇일까?

 

현존감. 개인적 현존감, 환경 현존감, 사회적 현존감, 시각화, 유도 명상, 친밀감(intimacy), 공감, .

 

VR 기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실제적으로 위에 말한 감정을 조성하고 창조하고 촉진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다시, 이 책은?

 

그런데, 아직 저자가 말하는 가상현실 기술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감정 중 현존감은 이해가 되는데, 아직 그 너머는 현실로 와 닿지 않는다. 물론 언젠가 가상현실이 한 걸음 더 발전되어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이해가 되겠지만.

 

당분간은 다음과 같은 상황 정도는 이해가 된다.

 

VR 시스템에서 컨트롤러가 완전히 사라짐으로써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린 미래가 마침내 실현될 것이다. (109)

 

모든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이미 가상현실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들은 <인터스텔라>, <공각 기동대> 등 자사 영화를 토대로 한 VR 기업들에도 투자하고 있다. (112)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본 적이 있다. 장대한 스토리에 압도당하는 배경 화면 등 한마디로 매력 있는, 그래서 빠져드는 드라마다. 그런 <왕좌의 게임>이 이 책에 등장한다.

 

HBO<왕좌의 게임> 다음 시즌을 홍보하기 위해 VR 설비를 설치했다. 진동하는 공중전화 박스라고 할 만한 곳에 관객이 들어가 경험하는 형태였다. 일단 그 안에서 헤드셋을 쓰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때문에 <왕좌의 게임> 에 나오는 높이 210 미터의 까마득히 솟은 얼음벽을 오르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에 저절로 빠져들었다. (128)

 

왕좌의 게임에 공감 현상을 보이고 있는 나로서는 이 글을 읽으면서 '높이 210 미터의 까마득히 솟은 얼음벽을 오르고 있는 중이라는 글에 이르러서는 헤드셋을 쓰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 느낌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니 이 책에서 말하는 바, VR의 시대라는 말을 이 정도, 실감하면서 읽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미래, 가상현실이 인간관계까지 바꾼다는 그 미래는 나에게(만) 아직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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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 도시의 풍경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
백종옥 지음 / 반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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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 ‘베를린기념 조형물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베를린, 기억의 예술관, 부제는 <도시의 풍경에 스며든 10가지 기념조형물>이다.

 

저자는 백종옥, <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예술대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했다. 귀국 후 미술계 현장에서 10여 년간 기획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최근 2018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일했다.

현재는 미술생태연구소를 운영하며 전시기획,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오래 묵혀두었던 미술에 관한 생각들을 풀어내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잠과 관련된 작품들을 엮은 잠에 취한 미술사를 펴냈다. >

 

베를린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저자이기에 베를린의 기념조형물을 소개할 수 있었으리라.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키워드는 세 개, ‘베를린(Berlin)기념 조형물’, 그리고 스며들기이다.

 

먼저 베를린(Berlin)’, 독일에 있는 도시 이름이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까지는 동독의 수도였다. 현재 독일의 수도.

<1989년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은 해체되고, 1990년 독일이 전격적으로 통일되면서 통일 이전부터 동서독 모두의 수도였기에 별다른 이견 없이 1991년에 수도로 확정되었다.>

 

기념 조형물의 의미는?

저자는 기념 조형물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과거가 남긴 기억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뒤섞여 있다.

개인의 기억이라면 좋은 기억만 남기고 나쁜 기억은 잊으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동체에 깊이 각인된 역사의 기억이라면 그것이 좋든 싫든 전부 되새겨야 한다.

모든 과거의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11)

 

<그러한 거울 같은 역할을 하는 기념조형물에는 기념비, 기념탑, 기념상, 기념관, 기념공원, 기념 장소 등이 포함된다. ....이 책에서는 예술적인 조형작업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기념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기념조형물로 통칭한다.> (11)

 

그 다음 키워드, ‘스며들기

이 말을 조금 풀어쓰자면 도시의 피부에 스며드는 형식이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베를린 기념조형물들의 공통된 특성에 주목했다. 그 기념조형물은 대부분 역사적인 기억을 품은 장소에 밀착된 느낌을 준다. 광장의 지하에 숨은 듯이 설치되어 있거나, 광고판, 버스 정류장, 기차 승강장, 보도블록 등 도시의 일상을 구성하는 요소처럼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또 공원처럼 조성되어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체험하고 머무를 수도 있으며, 베를린장벽처럼 동서 분단의 유산이지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된 곳도 있다. 이처럼 일상적인 풍경과 단절되지 않도록 제작, 설치된 방식을 나는 도시의 피부에 스며드는 형식이라고 오래전부터 정의해왔다. 이런 형식이야말로 기념조형물이라는 예술이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적절하다.>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연결하여, 이 책을 설명하자면 다음 문장으로 요약된다.

 

<‘베를린에 설치되어 있는 기념조형물’은 일상적이 풍경과 단절되지 않도록 제작 설치되어 있어, 마치 도시의 피부에 스며들어 있는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베를린의 기념조형물은 다음과 같다.

 

1. 전쟁의 비극을 묵상하는 신위병소

2. 분서의 흔적, 텅 빈 도서관

3. 홀로코스트를 추모하는 풍경

4. 죽음으로 가는 역에 각인된 역사

5. 작은 역사들을 위한 길바닥 추모석

6. 히틀러에 대한 저항을 기억하라

7. 버스 정류장에 새겨진 악의 평범성

8. 냉전의 추억, 체크포인트 찰리의 빛상자들

9. 추모공원이 된 베를린장벽 지역

10. 벽화들의 축제,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피에타 (Pieta)

피에타는 고유명사로서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가 오직 한 개 피에타인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비로소 그 의미를 알게 된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죽은 예수를 무릎에 안은 채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주제인 만큼 미술사에서도 많은 예술가들이 이 주제를 조각과 회화 등으로 표현하였다. 대표적으로 르네상스 시기에 미켈란젤로가 제작한 산피에트로 대성당의 피에타가 유명하다.> (31)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라는 말을 싫어한다.(67)

홀로코스트는 원래 그리스어로 짐승을 불태워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의식인데 후에 대량학살이라는 뜻이 더해졌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나치의 만행이 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치는 행위로 비유될 수 있기에 유대인들은 그 말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나치 정권하 주요 사건 일지

 

이 책에서 언급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된 사건 일지를 정리해 본다.

 

193341: 유대인 상점에 대한 불매운동 (105)

           47: 유대인 공공기관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법 제정.

1935915: 유대인들 시민권 박탈, 뉴른베르크 법

1938119: 수정의 밤 (109)

1944720: 히틀러 암살 시도(130)

19455: 독일 항복 (164)

 

1949523: 서독 - 독일 연방공화국 (164)

1949107: 동베를린을 수도로 하는 독일민주공화국 (164)

1961813: 동서 베를린 사이에 철조망이 세워지고 이어서 장벽이 세워짐.(165)

1990103: 동독과 서독 재통일 됨. (212)

 

더불어 읽고, 봐야 할 책, 영화

 

죽음의 수용소빅토어 프랭클 (113)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한나 아렌트 (153)

 

<마지막 열차>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악몽같은 열차. (83)

<작전명 발키리> 히틀러 암살을 소재로 하는 영화. (122

      발퀴레(Walkure) :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여전사의 이름.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2부 제목이기도 하다. (125)

<터널(Der Tunnel)>(2001)

          터널을 통해 서 베를린으로 탈출한 사건을 영화화. (203)

<굿바이 레닌>(2003) 동독과 서독의 통일을 코믹하고 아이러니하게 그려낸 영화. (220)

 

다시, 이 책은?

 

저자는 말한다.

<역사적인 기억을 매개하는 예술 작품으로서 하나의 기념조형물을 경험한다는 것은 미적인 체험과 더불어 역사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역사 속의 인간들이 겪었던 아픔과 기쁨까지 모두 공감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념조형물은 역사의 교훈뿐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하도록 만든다. 결국 기념조형물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11)

 

이 책을 통하여 무엇보다도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여러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말, 가슴에 새겨본다.

구원의 비밀은 기억 속에 있다.” (158)

 

저자가 이러한 기념조형물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 접목하고자 하는 생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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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 12개 나라 여권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
이청훈 지음 / 웨일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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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비행하는 세계사』, 언뜻 들으면 무슨 내용인가 의아해 할 것인데 부제인 <12개 나라 여권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을 읽는 순간 그 의미가 명확하게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해서 책의 제목을 풀이하자면, ‘각 나라 여권을 통해 살펴보는 나라별 역사와 문화정도가 되겠다.

 

저자는 이청훈, 출입국 관리 공무원으로 20여 년 동안 일하는 동안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여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각 나라 여권이 담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 놓았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모두 12개 나라의 여권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고 있다.

 

소개되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일본, 한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스, 태국, 인도. 아시아에서는 일본, 한국, 중국, 태국, 인도, 모두 5개국이다.

 

먼저 여권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알아보자.

 

사증(VISA) 면의 구성 도안

 

사증 면에는 삽화가 배경으로 인쇄되어 있다. 여권을 위조하기 어렵게 하기 위한 보안 차원의 그림이지만 미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나라에 따라서는 그 배경 그림을 하나만 쓰는 곳이 있고 페이지마다 달리하는 나라도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전자이지만, 미국의 경우처럼 달리 하는 나라도 있다.(95)

우리나라 여권은 남대문과 다보탑이라는 이미지만 반복해놓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새삼 여권을 확인해 보았다. 여권을 한두 번 사용한 것이 아닌데도 여권에 남대문, 다보탑이 있는 줄을 몰랐다니! )

 

여권(passport)의 번역

 

중국의 경우, ‘호조(護照’)라 쓰고 후자오라 발음한다.

호조(護照’)는 지킬 호()와 비출 조(), 해서 지키고 비쳐준다는 의미이다.

이 표현은 여권의 소지자에 대하여 본국이 외교적 보호권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두드러진 번역이다,

이 호조라는 단어는 중화권에서 모두 쓰이고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모두 여권을 호조라고 표현한다. (93-94)

 

우리나라는 여권(旅券)이라 번역했는데, 이는 여행할 때 쓰는 신분증이라는 측면이 부각되는 표현이다. (94)

 

여권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

 

영국 여권에 등장하는 인물은 셰익스피어를 비롯하여 모두다 남성이라는 것, 그래서 여성이 없다고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는 왜 빠졌는가 항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152)

 

영국 여권에는 여성이 등장하지 않아 비판받았는데, 아이러니하게 프랑스 여권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것은 마리안이라는 가상의 여성이다.

마리안이 탄생한 것은 프랑스 혁명 때, 국가의 상징을 바꾸게 되었는데, 바로 마리안이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바꾼 것이다. 프랑스 혁명이 갖는 대중성을 살리는 이름으로, 들라클로아의 유명한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도 등장한다. 그 여인 마리안이 여권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162쪽 이하)

 

이 책엔 여권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 책의 부제가 <12개 나라 여권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이라고 해서 꼭 여권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다. 그 외에도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연가(戀歌)는 마오리 족의 노래.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이란 가사로 잘 알려진 노래, 연가는 마오리족의 민요다.

한국 전쟁 동안에 뉴질랜드가 파병한 군사 속에 마오리족 병사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참전하는 동안에 그 노래를 한국의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것, (55)

 

우편요금을 수취인이 낸다면?

 

1840년 이전에는 우편요금을 수취인이 냈다. 해서 아무리 먼 길도 수취인을 만나지 못하거나 수취인이 돈을 내지 않으면 도로 가지고 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자연 이용자가 적었는데, 1840년 영국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바로 발신인이 요금을 먼저 지불하는 방법. 그러자 이용자가 많아지게 되었다.

 

다시, 이 책은?

 

실상 일반인들은 다른 나라의 여권을 볼 기회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여권 하면 우리나라 것만 생각했지, 다른 나라 여권을 알아보거나, 비교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 들어 있는 다른 나라의 여권은 모두다 보기 드문 자료가 되는 것이다.

 

12개 나라의 여권 내용을 살펴보게 되니, 자연 비교가 된다.

우리나라 여권이 그래도 남에게 빠지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우리 여권 확실히 알아두도록 하자.

 

우리 여권에 들어있는 우리 문화재 이미지.

 

<5장 한국> 편을 읽고 여권을 꺼내 새삼 살펴보았다.

여권에 들어있는 우리 문화 이미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여권이 있으면 꺼내 확인해 보도록 하자.

 

무궁화, 남대문(숭례문), 다보탑, 거북선, 훈민정음 세종대왕의 서문, 수원 화성, 창덕궁, 종묘의 영녕전, 당초무늬. 삼태극 무늬.

 

이상이 우리 여권에 담겨있는 것들이다. 그런 이미지에 담겨진 우리 문화의 뜻을 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 해외여행 시에.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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