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영문법 100법칙 - 읽으면서 이해하고 암기 필요없는
도키요시 히데야 지음, 김의정 옮김 / 더북에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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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영문법 100법칙

 

이 책은 영어 문법을 공부하는 책인데. 영어에 관한 생각을 처음부터 바꾸어 놓는다.

이런 것, 먼저 알아두자.

더 나갈 필요없다. 1장부터 뭔가 보여준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

 

<1 , 영어 세계의 3가지 법칙>에서 뭔가 느낌이 번쩍이며 다가온다. 이거다!

 

그 하나, ‘여기가 어디지?’ 라는 말을 영어로 해보자.

 

저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거기서부터다.

 

여기가 어디지?’ 그 말을 영어로 하자면, 나 같은 경우는 먼저 주어 동사 찾아가면서 한참을 헤맨다.

그래서 영작을 다 마쳤을 때쯤이면 다음 장소로 넘어가버리고 이제 여기저기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영작하는데 한참 뇌에서 작업 아닌 작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방법을 제시한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바꿔라. (17)

 

한국어 : 자신이 카메라가 되어 바깥 풍경을 비추는 언어

영어 : 외부에서 또 다른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언어

 

쉽게 말하자면 영어는 외부에서 나를 바라보는 언어이다.

 

나로부터 나오는 말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는 이렇게 한다. Where is here?

나는 안 보이고, ‘여기자리만 보인다.

 

영어는 Where am I?‘

영어에서는 분명히 남의 눈에 보이는 I 가 문장에 나타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에 관한 생각을 바꾸는데, 그 방법은?

바로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그게 급선무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면 이런 문장도 우리가 뭣을 잘 못하고 있었는지 이해가 된다.

“~ 와 친구가 되다.”를 영어로 번역해보자.

나는 태국에서 온 그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make friend with 가 바로 나올 것이다.

그건, 그런데 그건 내 입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영어 뇌의 사고방식으로는, 외부에서 보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보이는 사람은 당연히 한 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다. 그렇다면 friend 가 단수가 돼서는 안 되고 복수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I made friends with a man from Thailand. (19)

 

그 두 번째, 하고 싶은 말부터 먼저하라.

 

영어 어순이 우리말 어순과 다르다고 몇 천번 들어 다알고 있는데, 바로 그게 문제다.

어순이 다르다고만 배웠지, 그 이유가 뭔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SVO SVOO SVC 이런 순서 따지느라고 영어 배우다 지쳐버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저자는 영어의 어순이 우리와 다른 것,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어 어순은 영어를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다. (20)

 

그 세 번째, 영어 어순은 이런 원칙에 따라 진행이 된다.

 

첫째,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기

둘째, 가벼운 정보를 먼저, 무거운 정보는 나중에 말하기. (22)

 

To finish this work in a day is difficult.

위의 문장을 가주어를 사용해서 바꿔보라는 문제,

이런 문장 변환 열심히 연습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모르고 가주어, 진주어 하는 식으로 배우지 않았던가?

 

다음과 같이 바꾸면 오케이!

It is difficult to finish this work in a day.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왜 가주어 진주어 따져야 하는가, 알려고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영어 문법은 일단 이유불문하고 외워야 한다, 고 우리 외우며 공부했다.

 

그 이유가 뭔가 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쉽게 이해하고 쉽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먼저 가벼운 것을 던지는 것이다. It 이 가벼운 것이고, To finish 는 무거운 것이다.

그러니 가주어를 사용해서 일단 가볍게 말문을 열어 놓고, 그 다음에 무거운 것을 던지게 하는 것이다. 그게 영어의 문법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것 외울 필요 없다는 게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읽으면서 이해하고 암기 필요 없는>이란 말이 바로 그것이다.

외울 필요도, 외울 겨를도 필요 없이 읽어가면 그 내용이 바로 머릿속에 박히는 것이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우리의 사고 방식을 흔들면서 영어식으로 뇌를 움직일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라는 가사가 떠오르는 것은 웬일일까? 이 책, 영어 문법책을 들고 책장을 열면서 말이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웬 영문법이냐고!

그런 자조 섞인 푸념이 절로 나오는데, 그 가사도 절로 따라나오니 참 못말릴 일이다.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읽어볼까, 했는데 그게 참.... 이게 허실삼아 읽었던 책에서 그야말로 황금 광맥을 만난 격이다. 요즘 아이들 말로 대박이다.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왜 이런 것을 모르고 영어 한다고 머리를 싸매고 그 긴긴밤을 고민하며 지새웠던가?

이 책에서 배우는 영어는 지금까지 배웠던, 헤매게 했던 SVO 어쩌구 하는 영문법이 아닌 것이다. 영어와 한국어, 아예 생각을 바꿔놓은 획기적인 설명에 그만 넋이 나갈 정도로, 영어를 새로, 다시, 새삼스럽게 공부하게 만든다. 이 책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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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속사정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3
전건우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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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속사정

『빌런의 속사정』

제목을 보니 빌런도 나름 고충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빌런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스파이더맨>, <배트맨>에 등장하는 빌런을 말하는 것일까?

그런 빌런이 아니라,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이야기에 등장하는 빌런들이다.

<잭과 콩나무>, <사람이 된 쥐>, <헨젤과 그레텔>, <놀부전>

이렇게 네 편의 이야기중 빌런을 불러내,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보는 것이다.

인터뷰가 아니라,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원래의 이야기에서 나쁜 역할을 하는 빌런의 역을 이번에는 거꾸로 좋은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원래 이야기, <잭과 콩나무>에서 빌런인 거인의 모습을 살펴보자.

대체 왜 잭은 거인을 괴롭히는 것일까? 공연히 잘 지내고 있는 거인을 찾아가 물건을 훔치고 나중에는 거인이 살고 있는 나무를 베어버리기까지 해버리는, 이야기 속에서도 실상 거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이 당하기만 하는 역할이지 않는가?

해서 이번에는 그것을 속시원하게 까발리고 거인이 실상은 아주 좋은 역할이었음을 드러내자는 것이다. 작가 전건우가 그런 작품을 썼다. 거인은 원래 좋은 역이니 이번에는 그 거인의 속사정을 들어봅시다, 라고 외치는 것이다.

잘 썼다. 세상에 아무리 나쁜 자라 할지라도 나름 할 말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턱대고 한번 먹었던 생각을 고치려들지 않고, 그저 거인을 나쁘다고 욕을 해대고 있으니, 이번에는 거인의 입을 빌려, 하는 말을 들어보자는 것이다.

말을 들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거인이다. 그런 거인을 욕하고만 있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다른 세 편의 이야기 모두 다 그렇다.

<사람이 된 쥐>에서는 쥐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 가정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소녀, 주인공 연하는 나타난 쥐에게 밥을 먹인다. 밥을 얻어먹은 쥐는 그야말로 밥값을 톡톡히 해낸다. 연하가 어려울 때에 오빠의 모습으로 나타나 연하를 도와주는 것이다. 이야기의 결말은?

쥐는 다시 쥐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선한 역의 쥐는 원래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쥐와는 다르다. 착한 일을 하고도 쥐는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 다음에? 이런 문장을 만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쥐는 만족스런 찍소리를 내었다. (104쪽)

'찍소리를 내었다.'

쥐니까, 쥐가 내는 소리는 당연히 찍소리니까, 그 문장 하등 이상할 게 없지만 무엇인가 다른 느낌이 오지 않는가?

이런 문장은 아마 난생처음일 것이다. 찍소리는 그간 어떻게 쓰였던가?

찍소리, 우리말 사전에 의하면, 명사로 ‘아주 조금이라도 반대하거나 항의하려는 말이나 태도’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그 단어를 항상 ‘찍소리도 못한다’는 식으로 사용하지 않았던가? 해서 ‘찍소리’의 원래 의미가 ‘찍소리도 못한다’는 말인줄 알았던 게다.

‘찍소리’는 그간 ‘찍소리도 못한다’라는 말에 파묻혀있느라, 지금껏 아무런 찍소리도 못내고 있었던 것이다.

찍소리도 못한다.

찍소리를 내었다.

찍소리, ‘아주 조금이라도 반대하거나 항의하려는 말이나 태도

그래서 ‘찍소리도 못한다’라고 사용하며, 찍소리라는 단어를 아예 처음부터 부정적인 의미로 여겼던 것은 아닐까? 그러니 이 글을 쓴 작가 배명은은 ‘만족스런 찍소리를 내었다’는 말로 찍소리의 원래 의미를 찾아낸 것이다.

이제 연하네 집에서 연하도 제법 찍소리를 내면서 살아갈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작가 배명은이 쥐로 하여금 ‘찍소리’의 본래 의미를 찾아주게 했으니.

다시, 이 책은?

<헨젤과 그레텔>, <놀부전>

두 개의 다른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우리 인식의 저 깊은 곳에는 항상 이야기의 빌런, 나쁘다고 여겨온 사람 측에 온갖 비난을 서슴치 않고 빌런 짓을 자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4명의 저자는 이야기 속 빌런의 속사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업을 통해,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해준다. 우리는 착한 빌런에게 아무렇게나 막말을 퍼부은 나쁜 빌런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모르겠다는 말로 어물쩡 빠져나가려는, 나쁜 빌런이다.

생각하게 만들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지어낸 네 명의 이야기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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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 - 베테랑 조종사가 들려주는 아찔하고 디테일한 비행기 세계
신지수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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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

 

그간 궁금했었다.

비행기에 오를 때, 왜 신을 벗어들고 타는지.

그런 농담조차 진짜로 여길만큼 신기한 비행기. 정말 그런 것들도 궁금할 정도로 많은 게 바로 비행기와 관련된 궁금증이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면, 그 무엇이든 신기한 법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만큼 경험한 것들이 쌓이면 궁금증 차츰 차츰 해소될 만도 한데, 비행기에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 그것 또한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책으로 그런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전부다는 아니지만.

저자도 그걸 인정한다. 해서 책 제목이 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이다. ‘모든이 아니다.

 

하여튼 이 책, 반갑게 그래서 그런지 재미나게 읽었다.

 

이런 궁금증 먼저 풀어본다.

 

얼마 전인가 이런 비행기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조종사가 잠깐 나간 틈에 부조종사가 조종실 문을 잠그고 혼자 비행하면서 비행기를 일부러 추락시킨 사건. 그 사건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조종실은 밖에서 열 수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찾아보았다. 그 이유를,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까?

 

있다. <비행중 조종사는 어떻게 화장실에 가나요?>라는 항목에 그 답이 들어있다.

 

조종사도 인간인지라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하는데, 조종실 안에는 변기가 없으니 부득이 밖으로 나가 화장실로 가야한다. 이런 경우 조종실에는 한 명만 남아있게 되는데, 그렇게 한 명만 남기고 화장실에 가도 괜찮은가?

 

이때, 이런 룰을 따라야 한다.

 

비행 중에는 조종실에 최소 두 명의 승무원이 있어야 한다는 룰, Two Crew Cockpit Rule 이다. (328)

 

이 원칙에 따르면 조종사 한 명이 조종실을 나갈 경우 승무원 한 명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 이 승무원의 역할은 혹시라도 나머지 한 명의 조종사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반역자가 되어 항공기를 조종 불능 상태로 빠뜨리지 않는지 지켜보기 위함이다.

 

예컨대 한 명의 조종사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 경우 지상의 다른 곳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비행기에서는 복잡한 절차가 요구된다. 바로 다른 한 명의 승무원을 반드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물기에서는 다르다. (335)

화물 전용기에는 대체로 조종실 출입문이 없다. 그렇다. 화물기에는 일반 승객이 타질 않으니 조종실에 굳이 출입문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두 명의 조종사가 조종실에 있다가 한 명이 자리를 비워도, 나머지 한 명이 문을 잠그고 반역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문이 없으니 문을 잠글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조종실에 문이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때에도 보통 한 사람이 나오면 그냥 문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337)

 

그런 것들이 궁금했는데, 그게 풀렸다. 그런데 이어지는 궁금증.

그 사고난 비행기는 왜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룰을 지키지 않았을까? 아니, 그 룰이 그 사건이 난 다음에 부랴부랴 만들어진 것일까?

 

그렇게 비행기에 관한 궁금증은 이어진다.

비행기 재난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이런 궁금증도 있다.

 

비행기에 구멍이 나면? 영화에서는 비행기에 구멍이 나면 사람들이 빨려 나가는 장면들이 연출되던데, 실제에서도 과연 그럴까?

그리고 그렇게 되는 구멍은 어느 정도의 크기여야만 하는 것일까?

 

아주 작은 구멍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비행기 안에서 총을 쏘아 동체에 총알구멍이 생겨도 비행기에는 문제가 없다. (201)

 

하여간, 별 쓸데 없는 궁금증에 쓸데 없는 걱정.

 

바로 이런 장면이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비행기 안에서 총을 쏘면 동체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통해서 안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점점 구멍은 커지게 되고.....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그걸 걱정할 필요 없단다. 구멍이 창문만큼 크다면 모를까, 총알구멍 정도야 괜찮다고 하니, 걱정 내려놓자.

 

그래서 이 책에 담겨있는 궁금증 사례들은 모두다 승객인 우리로 하여금 쓸데없는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용도에 대하여

 

저자가 예시로 들어둔 궁금증 리스트가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비행기가 고장 나면 어떡해요?’ (17)

비행기 엔진이 모두 꺼져버린다면?’ (51)

비행중 두 명의 조종사가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80)

 

그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경우, 그런 경우가 상상이 되는 때가 있다.

다른 때말고 비행기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고 이제 마악 이륙하려는 순간, 그런 생각이 떠오르고 몸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온다. 그래서 점점 그런 경우가 실제 일어날 것같은 아찔한 상상으로 연결이 된다면?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이 책을 휴대하면 어떨까?

공연히 알지도 못하면서 나름 상상의 날개를 펴고 비행기에 앉아 걱정하고 있다면, 즐거워야 할 여행만 잡치는 것 아닌가? 그럴 때 해당 항목을 찾아 읽으면 좋을 것이다. , 아무런 문제 없는데. 있어도 다 해결이 가능하다지 않는가? 그러니, 이제 나는 맛있는 기내식 먹고 잠이나 한숨 자둘까? 이 책은 그렇게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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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9
안정애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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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다이제스트 100

 

이웃 나라 중국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나라다.

중국은 과거부터 우리와 많은 교류가 있었고, 그 교류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해서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았던 것이다. 공자 맹자를 말하지 않아도 중국의 역사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관심거리였고 또한 거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중국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중국은 우리가 잘 알아야 할 나라중 몇 위 안에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이 책의 중요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역사를 100가지 항목으로 추려서 보여주고 있다.

먼저 말해둔다. 책 제목이 다이제스트라고 해서 내용이 간단하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단한 게 아니라 요점을 적어 놓은 것이다, 그것도 충분하게 말이다. 그러니 오히려 잡다한 이야기를 늘어놓아 어느 것이 중요한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 책보다 훨씬 더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중국의 시대 구분을 살펴보자,

 

예전에 중국 역사를 배울 때에는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청나라 이런 식으로 왕조의 변천을 중심으로 하여 중국 역사를 배웠는데, 이 책은 그런 분류에서 벗어나, 고대 중세, 근대 전기, 이런 식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1. 선사

2. 고대

3. 중세

4. 근세 전기

5. 근세 후기

6. 근대

7. 현대

 

그런데 이 책의 이런 분류로서는 중국 역사가 손에 잡히지 않는듯하여, 불가피 예전에 배웠던 왕조 변천의 중국 역사를 다시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단 이 책의 분류에 다시 그런 왕조 변천의 역사를 같이 붙여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 이런 분류가 가능해진다.

 

1. 선사

2. 고대 , , , 춘추시대, ,

3. 중세 삼국시대, , ,

4. 근세 전기 , 몽고, ,

5. 근세 후기 , 후금,

6. 근대 청나라 말기, 아편전쟁, 열강의 침략.

7. 현대 중화인민공화국, 대만, 천안문 사태

 

그렇게 분류를 하고 보니, 오히려 이런 시대 분류가 중국의 오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예전에 왕조 중심으로 중국 역사를 살펴볼 때에는 그 왕조가 어느 시대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그 왕조의 왕 중심으로 역사를 살펴보았던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장점이 있겠지만, 이 책은 중국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에컨대 청나라를 살펴보자.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바는 청나라가 근세 후기에서 근대에 걸쳐 있는 나라다. 그런 청나라가 근세 초기에는 잘 유지되는가 싶더니 근대에 들어서서 열강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근대로 들어오면서 아시아의 나라들이 열강의 침략에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보여주는 샘플이 되는 것이다. 청나라, 조선 그리고 일본까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역사를 큰 안목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청나라 말기의 혼란 상황에서 조선의 모습이 보인다.

 

6 장 근대 항목에 들어서면, 중국 청나라는 그야말로 종이호랑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 나라 운영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누가 황제고, 누가 신하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중구난방의 나라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서구 열강의 인면수심 같은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런 위중한 시기에 등장한 서태후는 청나라를 빠르게 멸망의 길로 가게 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그런 점들이 우리 조선이 열강의 개항 압력에 굴복하고 서서히 멸망의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근대라는 역사적 격변기에 중국과 조선의 위정자들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저 한숨만 나온다.

 

베트남과 중국간의 관계

 

또한 세부적으로도 역사를 볼 수 있게 만드는데, 예컨대 관련국가인 베트남의 경우다.

 

얼마 전 베트남의 관한 책을 읽었다. 그 책을 통해 베트남과 중국간의 관련된 역사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렇게 알고 나니 이 책에서 베트남에 대한 설명 부분을 새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예컨대 이런 부분이다.

 

<49. 원의 침입과 고려, 일본, 베트남: 2차 일본원정> (224-227)

원나라는 고려를 복속시켰고, 고려를 이용하여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일본 정벌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베트남은?

 

일본에 대한 두 번째의 원정도 실패하고 세 번째 원정을 준비하는 때, 이때 일본을 구해준 것은 뜻밖에도 베트남, 자바 등지에서 벌어진 끈질긴 대몽항쟁이었다. 3차 원정을 준비하고 있던 쿠빌라이는 일본으로 향할 병력을 이쪽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원나라는 1284년부터 4년간 계속하여 대군을 증파하여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점령했다. 그러나 몽고의 날랜 기병도 동남아의 저습지에서 무더위와 악전고투하는 일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반면 베트남인은 고향의 익숙한 산천지리를 적절히 이용하여 끈질긴 저항을 펼친 끝에 마침내 원군을 격퇴시켰다. (227)


<56. 베트남의 선택, 조공의 역사: 중국의 베트남 정복> (256-259)

중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10세기까지 중국의 지배를 받았고, 조공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는데, 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의 침력에 단호하게 대응하여 그들을 격퇴한 다음,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서 조공관계를 열어 그들의 독립성을 확보하면서 평화를 유지했다. (258)

 

다시, 이 책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인데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발언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역사 또한 그렇게 보아야 한다. 때로는 가까이, 때로는 멀리에서 바라보아야 역사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역사를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면서 구체적으로 들어가 세세하게 살펴보기도 하는, 그런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 절실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안목을 심어준 저자에게 감사하면서 이 책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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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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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소설이다. 미스터리 소설.

이에 대하여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눈다.

 

주인공 로맨스물만 쓰던 유명 극작가 오하타가 그녀의 새끼 작가와 나누는 대화다.

 

오하타 선생도 요즘 들어서는 은근슬쩍 이런 말을 내비치곤 한다.

추리물중에서 뭔가 좀 흥미로운 원작이 없으려나.”(43)

 

등장 인물

 

오하타 린코 : 극작가

가이 치히로 : 새끼 작가, 본명 가이 마히로

가이 치히로의 언니 (가이 치호), 아빠, 이모

하세베 가오리 : 영화 감독

하세베 가오리의 엄마, 아빠. 할머니

 

다테이시 사라 : 사고의 희생자

다테이시 사라의 오빠, 엄마, 아빠

 

그 중 중요인물은 가이 치히로와 하세베 가오리다.

그 두 명이 예전에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자신들도 모르게 서로 협력하게 되면서 서서히 그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며, 또한 거기에 얽혀있는 자신들의 가족들 사연도 알게 된다.

 

그 두 사람의 접점이 되는 인물과 지역이 있다,

 

유명 감독인 하세베 가오리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가이 치히로는 의아해한다. 자기와 아무런 접점이 없는 것이다,


아무런 접점도 없는데..

그래서 그녀는 하세베 가오리를 검색해본다. 그래도 어떤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48)

 

아무런 접점도 없다고 생각하고 만난 가이 치히로와 하세베 가오리, 알고 보니 자라난 곳이 사사즈카츠로 같은 지역이고, 영화 감독 하세베 가오리는 가이 치히로의 언니와 사촌 오빠와는 유치원,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이 있었다


또하나 얽히고설킨 게 있는데,  사사즈카츠애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당사자들과도 이런 저런 인연이 있다.

사사즈카츠 일가족 살해 사건이란, 히키코모리인 오빠가 고 3 여동생을 찔러죽인후 집에 불을 질러서 그 부모마저 사망한 사건 (61)이다.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그 사건에 대하여 무언가 석연찮은 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걸 찾아보기 시작한다.

 

알고 싶은 것들은 있었어. 그걸 모르고서는 앞으로 긴긴 인생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어, (237)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을, 나처럼 알고 싶어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218)

 

질문을 한다. 벽 너머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것을 더듬듯이. (226) 

 

왜 제목이 일몰일까?

 

위에서 주인공 두 사람의 접점은 사사즈카츠이고 더해서 사사즈카츠 일가족 살해 사건이라고 했는데, 보다 더 깊게 자리잡고 있는 접점이 하나 더 있다. 그게 바로 일몰이다. 해가 지는 것, 일몰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 일몰을 바라보는 어떤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가이 치히로의 언니 가이 치호 :

 

저녁 해를 바라보면 싫은 일들을 잊을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소년에게 그녀는 아주 좋은 장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 동네 산 중턱에 있는 철탑이다. (455)

 

하세베 가오리의 아버지(히로다카) :

하세베 가오리는 아버지의 과거 행적을 수소문하다가, 이런 증언을 듣게 된다.

 

어느날, 히로다카 씨가 일몰이 아름다운 장소, 혹시 있습니까? 하고 물었어요.

그런 물음에 여기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줬다는 것이다.

해안을 쭉 걸어가다 보면 그 끄트머리에, 썰물때만 얼굴을 내미는 바위가 있다고 하면서, 거기에서 보는 일몰은 두 손을 뻗으면 자기 손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것 같아, 지는 해를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단 혹시라도 혼자서 갔다가 혹시라도 발이 미끄러지면 위험하니 다음에 뜻이 있는 사람을 모라 함께 가자고 했는데......(470)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자기가 보고 싶은 세계만 써서는 안돼. 사람들이 외면하는 세계를 그려서 그들의 눈 앞에 들이대야지. (82)

 

부모들이란 없는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들이야. 자기 자식에게 아무리 뛰어난 면이 있어도 다른 아이보다 열등한 부분이 보이면 이번에는 그부분을 잘하라고 요구한다. (150

 

가네토의 무표정과 무반응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갑옷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304)

 

사람은 두 번 죽는다. 첫 번째는 육체의 죽음, 두 번째는 존재가 사라져버리는 죽음. (336)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을 문장 두 개로 표현한다면, 그것도 소설 속에 있는 말로 하자면 이거다.

 

질문을 한다. 벽 너머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것을 더듬듯이.

처음에는 작은 돌을 던진다. (226)

 

그렇게 던진 작은 돌이 멀리 멀리 파문을 일으키며, 서서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며,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그 진실은? 그것을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물이다.

 

지금까지 너무 뻔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220)을 찾아가는 미스터리물,

미스터리 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곳곳에서 탄복을 하면서 읽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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