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마의 영문법 100법칙 - 읽으면서 이해하고 암기 필요없는
도키요시 히데야 지음, 김의정 옮김 / 더북에듀 / 2024년 6월
평점 :
악마의 영문법 100법칙
이 책은 영어 문법을 공부하는 책인데. 영어에 관한 생각을 처음부터 바꾸어 놓는다.
이런 것, 먼저 알아두자.
더 나갈 필요없다. 1장부터 뭔가 보여준다. 그것도 아주 확실하게.
<제 1 장, 영어 세계의 3가지 법칙>에서 뭔가 느낌이 번쩍이며 다가온다. 이거다!
그 하나, ‘여기가 어디지?’ 라는 말을 영어로 해보자.
저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거기서부터다.
‘여기가 어디지?’ 그 말을 영어로 하자면, 나 같은 경우는 먼저 주어 동사 찾아가면서 한참을 헤맨다.
그래서 영작을 다 마쳤을 때쯤이면 다음 장소로 넘어가버리고 이제 ‘여기’는 ‘저기’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영작하는데 한참 뇌에서 작업 아닌 작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방법을 제시한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바꿔라. (17쪽)
한국어 : 자신이 카메라가 되어 바깥 풍경을 비추는 언어
영어 : 외부에서 또 다른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언어
쉽게 말하자면 영어는 외부에서 나를 바라보는 언어이다.
나로부터 나오는 말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는 이렇게 한다. Where is here?
나는 안 보이고, ‘여기’ 자리만 보인다.
영어는 Where am I?‘
영어에서는 분명히 남의 눈에 보이는 I 가 문장에 나타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에 관한 생각을 바꾸는데, 그 방법은?
바로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그게 급선무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면 이런 문장도 우리가 뭣을 잘 못하고 있었는지 이해가 된다.
“~ 와 친구가 되다.”를 영어로 번역해보자.
“나는 태국에서 온 그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make friend with 가 바로 나올 것이다.
그건, 그런데 그건 내 입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영어 뇌의 사고방식으로는, 외부에서 보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보이는 사람은 당연히 한 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다. 그렇다면 friend 가 단수가 돼서는 안 되고 복수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I made friends with a man from Thailand. (19쪽)
그 두 번째, 하고 싶은 말부터 먼저하라.
영어 어순이 우리말 어순과 다르다고 몇 천번 들어 다알고 있는데, 바로 그게 문제다.
어순이 다르다고만 배웠지, 그 이유가 뭔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SVO SVOO SVC 이런 순서 따지느라고 영어 배우다 지쳐버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저자는 영어의 어순이 우리와 다른 것,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어 어순은 영어를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다. (20쪽)
그 세 번째, 영어 어순은 이런 원칙에 따라 진행이 된다.
첫째,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하기
둘째, 가벼운 정보를 먼저, 무거운 정보는 나중에 말하기. (22쪽)
To finish this work in a day is difficult.
위의 문장을 가주어를 사용해서 바꿔보라는 문제,
이런 문장 변환 열심히 연습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모르고 가주어, 진주어 하는 식으로 배우지 않았던가?
다음과 같이 바꾸면 오케이!
It is difficult to finish this work in a day.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왜 가주어 진주어 따져야 하는가, 알려고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영어 문법은 일단 이유불문하고 외워야 한다, 고 우리 외우며 공부했다.
그 이유가 뭔가 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쉽게 이해하고 쉽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먼저 가벼운 것을 던지는 것이다. It 이 가벼운 것이고, To finish 는 무거운 것이다.
그러니 가주어를 사용해서 일단 가볍게 말문을 열어 놓고, 그 다음에 무거운 것을 던지게 하는 것이다. 그게 영어의 문법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것 외울 필요 없다는 게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읽으면서 이해하고 암기 필요 없는>이란 말이 바로 그것이다.
외울 필요도, 외울 겨를도 필요 없이 읽어가면 그 내용이 바로 머릿속에 박히는 것이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하나 하나 짚어가면서 우리의 사고 방식을 흔들면서 영어식으로 뇌를 움직일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 중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라는 가사가 떠오르는 것은 웬일일까? 이 책, 영어 문법책을 들고 책장을 열면서 말이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웬 영문법이냐고!
그런 자조 섞인 푸념이 절로 나오는데, 그 가사도 절로 따라나오니 참 못말릴 일이다.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읽어볼까, 했는데 그게 참.... 이게 허실삼아 읽었던 책에서 그야말로 황금 광맥을 만난 격이다. 요즘 아이들 말로 대박이다.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왜 이런 것을 모르고 영어 한다고 머리를 싸매고 그 긴긴밤을 고민하며 지새웠던가?
이 책에서 배우는 영어는 지금까지 배웠던, 헤매게 했던 SVO 어쩌구 하는 영문법이 아닌 것이다. 영어와 한국어, 아예 생각을 바꿔놓은 획기적인 설명에 그만 넋이 나갈 정도로, 영어를 새로, 다시, 새삼스럽게 공부하게 만든다. 이 책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