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 - 베테랑 조종사가 들려주는 아찔하고 디테일한 비행기 세계
신지수 지음 / 책으로여는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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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

 

그간 궁금했었다.

비행기에 오를 때, 왜 신을 벗어들고 타는지.

그런 농담조차 진짜로 여길만큼 신기한 비행기. 정말 그런 것들도 궁금할 정도로 많은 게 바로 비행기와 관련된 궁금증이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면, 그 무엇이든 신기한 법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만큼 경험한 것들이 쌓이면 궁금증 차츰 차츰 해소될 만도 한데, 비행기에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 그것 또한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이 책으로 그런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전부다는 아니지만.

저자도 그걸 인정한다. 해서 책 제목이 비행기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이다. ‘모든이 아니다.

 

하여튼 이 책, 반갑게 그래서 그런지 재미나게 읽었다.

 

이런 궁금증 먼저 풀어본다.

 

얼마 전인가 이런 비행기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조종사가 잠깐 나간 틈에 부조종사가 조종실 문을 잠그고 혼자 비행하면서 비행기를 일부러 추락시킨 사건. 그 사건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조종실은 밖에서 열 수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찾아보았다. 그 이유를,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까?

 

있다. <비행중 조종사는 어떻게 화장실에 가나요?>라는 항목에 그 답이 들어있다.

 

조종사도 인간인지라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하는데, 조종실 안에는 변기가 없으니 부득이 밖으로 나가 화장실로 가야한다. 이런 경우 조종실에는 한 명만 남아있게 되는데, 그렇게 한 명만 남기고 화장실에 가도 괜찮은가?

 

이때, 이런 룰을 따라야 한다.

 

비행 중에는 조종실에 최소 두 명의 승무원이 있어야 한다는 룰, Two Crew Cockpit Rule 이다. (328)

 

이 원칙에 따르면 조종사 한 명이 조종실을 나갈 경우 승무원 한 명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 이 승무원의 역할은 혹시라도 나머지 한 명의 조종사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반역자가 되어 항공기를 조종 불능 상태로 빠뜨리지 않는지 지켜보기 위함이다.

 

예컨대 한 명의 조종사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 경우 지상의 다른 곳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비행기에서는 복잡한 절차가 요구된다. 바로 다른 한 명의 승무원을 반드시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물기에서는 다르다. (335)

화물 전용기에는 대체로 조종실 출입문이 없다. 그렇다. 화물기에는 일반 승객이 타질 않으니 조종실에 굳이 출입문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두 명의 조종사가 조종실에 있다가 한 명이 자리를 비워도, 나머지 한 명이 문을 잠그고 반역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문이 없으니 문을 잠글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조종실에 문이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때에도 보통 한 사람이 나오면 그냥 문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337)

 

그런 것들이 궁금했는데, 그게 풀렸다. 그런데 이어지는 궁금증.

그 사고난 비행기는 왜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룰을 지키지 않았을까? 아니, 그 룰이 그 사건이 난 다음에 부랴부랴 만들어진 것일까?

 

그렇게 비행기에 관한 궁금증은 이어진다.

비행기 재난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이런 궁금증도 있다.

 

비행기에 구멍이 나면? 영화에서는 비행기에 구멍이 나면 사람들이 빨려 나가는 장면들이 연출되던데, 실제에서도 과연 그럴까?

그리고 그렇게 되는 구멍은 어느 정도의 크기여야만 하는 것일까?

 

아주 작은 구멍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비행기 안에서 총을 쏘아 동체에 총알구멍이 생겨도 비행기에는 문제가 없다. (201)

 

하여간, 별 쓸데 없는 궁금증에 쓸데 없는 걱정.

 

바로 이런 장면이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비행기 안에서 총을 쏘면 동체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통해서 안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점점 구멍은 커지게 되고.....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그걸 걱정할 필요 없단다. 구멍이 창문만큼 크다면 모를까, 총알구멍 정도야 괜찮다고 하니, 걱정 내려놓자.

 

그래서 이 책에 담겨있는 궁금증 사례들은 모두다 승객인 우리로 하여금 쓸데없는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용도에 대하여

 

저자가 예시로 들어둔 궁금증 리스트가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비행기가 고장 나면 어떡해요?’ (17)

비행기 엔진이 모두 꺼져버린다면?’ (51)

비행중 두 명의 조종사가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80)

 

그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경우, 그런 경우가 상상이 되는 때가 있다.

다른 때말고 비행기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고 이제 마악 이륙하려는 순간, 그런 생각이 떠오르고 몸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온다. 그래서 점점 그런 경우가 실제 일어날 것같은 아찔한 상상으로 연결이 된다면?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이 책을 휴대하면 어떨까?

공연히 알지도 못하면서 나름 상상의 날개를 펴고 비행기에 앉아 걱정하고 있다면, 즐거워야 할 여행만 잡치는 것 아닌가? 그럴 때 해당 항목을 찾아 읽으면 좋을 것이다. , 아무런 문제 없는데. 있어도 다 해결이 가능하다지 않는가? 그러니, 이제 나는 맛있는 기내식 먹고 잠이나 한숨 자둘까? 이 책은 그렇게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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