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를 찾아서 - 글쓰기 다섯 길을 걷다
간호윤 지음 / 경진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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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코를 찾아서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저자 글의 특징은 엄청난 독서량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해서 종횡무진고전을 이용하여 글을 쓴다.

고전을 잘 엮어내어 현재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미래에 힘이 되는 결론을 만들어주고 있으니저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치열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넘쳐난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저자로부터 배운다글쓰기에 관한 가르침이다.

 

명색이 고전을 읽고 글을 쓰는 나이다몇 권 저서도 내었다그런데 그 책이아니 글이글은 있는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다나는 왜 쓰는가내 글은 내 삶에 무엇이고 나는 학자로서 치열하게 글을 쓰는 것일까? (16)

 

치열한 글이다저자가 보여주는 치열한 자기 성찰이 글을 쓰는데 필요한 자세임을 앍게 해준다.

 

구병성의(久病成醫 오랫동안 병을 앓다보면 자신이 의사가 된다)라는 말을 통해 저자는 끈기를 가지고 공부함을 가르친다.

 

나 역시 강산이 두서너번 바뀌도록 국문학이라는 병을 앓는다헌데 나는 의사가 못 되려는지병이 꽤 깊어 명치에 박혔는데도 도통 진척이 없다. (19)

 

그 다음이 중요하다저자는 그렇게 말한 다음 이렇게 글을 이어간다.

 

그래도 이 고질병을 자꾸만 더 앓으련다정성을 다해 오늘도 입을 앙다물고 당조짐을 해대며 끙끙 앓으련다.(19)

 

그런 저자의 자세가 공부에 필요함을또한 글쓰기에도 필요함을 새기게 된다.

 

이태준 선생 말씀대로 생명력이 있는 글을 만들려는 공부와 기술이 필요하다. (21)

 

이쯤 읽다보면저자가 이런 말을 했음이 기억난다.

 

인간 일생이 출생에서 죽음이라면 글쓰기 일생은 작가 의식에서 주제로 여행이다글쓰기 구성문체는 그 다음이다구성이니 문체문장문법 따위 여줄가리는 다른 글쓰기 책에 널려있다이 책에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5)

 

'여줄가리'라는 말을 여기서 처음 만난다.

여줄가리 :

1.원몸뚱이나 원줄기에 딸린 물건.

2.중요한 일에 곁달린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

 

그런 <구성이니 문체문장문법 따위>를 여줄가리로 여기는 저자에게 글쓰기에 있어 중요한 것을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을 다섯 가지 길로 보여준다.

 

심도(心道), 즉 마음 길.

관도(觀道), 즉 보는 길.

독도(讀道), 즉 읽는 길.

사도(思道), 즉 생각 길.

서도(書道), 즉 쓰는 길.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읽어보자.

 

첫 번째 길은 심도(心道), 즉 마음 길이다집을 짓기 전에 집터를 어디로 정할까를 찾는 시간이다. ‘마음 길은 작가로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글들로 구성했다.

 

두 번째 길은 관도(觀道), 즉 보는 길이다집터를 닦아보는 첫 번째 시간이다글쓰기는 사물을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보는 길은 사물 보기를 하는 글들로 구성했다.

 

세 번째 길은 독도(讀道), 즉 읽는 길이다. ‘읽는 길은 책 읽는 방법과 책을 읽으며 느낀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네 번째 길은 사도(思道), 즉 생각 길이다글쓰기를 하는 데(터 닦기어떠한 생각을 담아낼 것인가를 정하는 시간이다생각은 구슬을 꿰는 작업이요글에 대한 사랑이다.

 

다섯 번째 길은 서도(書道), 즉 쓰는 길이다집을 짓는 시간이다즉 글을 써보는 시간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보여주는 그 다섯 가지 길을 열심히 따라 가보았다.

길 따라 가며 가슴에 주워담은 글들이 가득이다일일이 소개할 수 없음이 유감일뿐이다.

 

출판하는 것에 대하여 :

우리 고전은 맥이 끊겼다한자 몇 자 보이면 눈길조차 안 준다. (37)

 

겨우 커피 2-3 잔 값이거늘 그것조차도 우리 삶우리 고전 사는 데는 돈을 쓰지 않는다.(37)

 

현실이 그렇다책 사는데특히 우리 고전 책 사는 데는 아까워하면서 커피는 호기롭게 마신다.

 

저자의 눈에 뜨여 여기에 올라오게 된 책들영화들, 모두다 진지하게 새겨볼 필요가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39)

레이 브래드버리 <화씨 451>(48)

에드워드 윌슨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100)

쇼펜하우어 <문장론> (117)

줄리언 반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124)

 

더 이상 일일이 옮기지 못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글쓰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글쓰기에 관한 귀한 가르침을 얻게 된다.

 

글 잘 짓는 묘리는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하는 데 있지 않다. (56)

 

추사 김정희의 글에 보이는 글이다.

 

글쓰기의 묘방(妙方)은 무방(無方)이다.

글쓰기는 글쓰는 것에서가 아니라글 쓰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68)

 

저자가 전해주는 글쓰기에 대한 무방 아닌 묘방은? (68-83)

첫 번째글은 마음이다.

두 번째글은 소박하고 깨끗한 마음이다.

세 번째글은 벌레 수염과 꽃 잎사귀이다.

 

저자의 글은 길다만연체다그래서 읽다가 길을 헤맬 수도 있다,

(68-83)에서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가르침을 읽다가 조금 헤맸다그래도 잘 헤쳐 나오기는 했다.

 

글은 벌레 수염과 꽃 잎사귀이다라는 글에서 벌레 수염과 꽃 잎사귀는 그 뒤로도 계속해서 화두가 된다이런 식이다연암 박지원의 글에서 찾아보자.

 

벌레 수염과 꽃 잎사귀에 관심이 없음은 문심이 없다는 말이다작용하는 제 형상을 세심하게 따지지 않는 사람은 글자 한자를 제대로 모른다고 일러도 괜찮다. (87)

 

그래서 통찰이란 게 등장한다본질을 보는 눈이 필요한 것이다.

 

원근법과 역원근법 (102)

 

원근법에 대한 귀한 가르침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원근법이 사물 표현으로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그렇지 않다.

역원근법이란 게 있다배경의 입체를 전경의 입체보다 크게 그리거나화면의 중심을 향하여 집중하여야 할 선대로 확산하여 그리는 방법이다.

 

역원근법은 고정된 시각으로 보는 원근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다.

 

이 항목 글에서 배운 지혜가 참으로 크다.

 

다시이 책은?

 

글 쓰는 마음이 생겼으면 고전을 찾아 읽었으면 한다. (67)

 

거기에 덧붙인 저자의 고전이란 말의 풀이는?

10대를 전함직한 글이기에 책상에 올려놓고 소중하게 다룬다,는 의미이다. (67)

 

그래서 글을 쓸 일이 있거든이 책을 읽어볼 일이다.

저자가 고르고 골라낸 고전의 글에서 글쓰기에 뜻밖의 영감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퍼내도 퍼내도 줄어들지 않는 화수분 같은 책이다. 곁에 두고 계속 읽어가면서 길어내는 물로 수시로 목을 축이며, 글쓰는 길에 들어서 참고할만한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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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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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고전과 낭만주의에서는 손에 잡히던 것들이 시간이 조금 지나모더니즘이란 말이 나올쯤이면 어지러워진다..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연해지는 것이다,

인상주의는 무엇이며야수주의입체주의라는 말도용어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데 더 나가면 이제 추상화가 등장한다아무리 보아도 그림같지 않은데무언가 있다고들 하니답답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그렇게 애를 먹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한 가닥 불빛이 되어줄 게 분명하다.

 

일단 이 책은 미술 사조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높이 살만하다.

<모더니즘 회화 연대 정리>라는 도표를 제시하고 있어미술사의 흐름을 잡아볼 수 있다.

 

 

 

인상주의의 탄생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후 미술계에 나타난 변화이다인상주의는 수백 년간 이어져온 견고한 고전 회화의 벽에 균열을 일으켰다그리고 금이 간 벽이 결국 부서져 폭포수가 쏟아지듯이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그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57)

 

그런 흐름을 일단 익혀놓은 다음에 각각의 주의와 거기에 속한 화가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그런 화가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전시실 고전의 끝새로운 시작

[인상주의모네르누아르드가

 

2전시실 인상주의의 세 갈림길

[후기 인상주의고흐고갱세잔

 

3전시실 색과 형태의 붕괴

[표현주의죽음과 맞닿은 사랑을 표현하다에드바르트 뭉크

[야수주의야수처럼 자유롭게 날뛰는 색앙리 마티스

[입체주의창조적 붕괴와 새로운 미술파블로 피카소

 

4전시실 돋아난 새싹새로운 미술의 탄생

[추상미술칸딘스키몬드리안

 

5전시실 모더니즘 회화의 종말

[추상표현주의잭슨 폴록바넷 뉴먼 마크 로스코

 

고흐의 그림은 어디에서 왔으며어디로 가는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지만그의 그림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고 있었다.

고흐의 그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니 분명 그 위의 어딘가에서 비롯되었을 것인데그게 어디일까?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에 속한다.

고흐의 표현방식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사람의 감정이 거칠게 나타나는 표현적 아름다움이다과거의 그림들은 항상 눈에 보이는 대상을 그렸고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그려졌을 때 느끼는 시각적 쾌감을 추구한다그러나 고흐는 보이지 않는 감정을 보이는 그림으로 그려서 이전 미술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창조한다그렇게 고흐는 모더니즘 회화에서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102)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이자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을 개척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116)

 

그래서 고흐의 위치를 살펴보면다음과 같다.

후기 인상주의 -  빈센트 반 고흐 -  표현주의 -  뜨거운 추상

 

벨 에포크의 명()과 암()

 

여기에는 르누아르와 드가를 예로 들 수 있다.

르누아르는 벨 에포크의 밝음을 드가는 벨 에포크의 어두움을 그려낸 것인데이 책을 읽기 전에는 드가의 그림에서 어두움을 발견하지 못하고그저 밝은 그림만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드가의 그림 속에 어두움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어디에?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무대위의 댄서>

 


 

그림의 왼쪽 배경에 검은 옷을 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보인다. 여태까지는 드가의 그림에서 보지 못한던 존재다이 책을 읽으니까 비로소 그 남자가 발레 공연의 스폰서라는 것이고드가는 그런 스폰서가 있는 어두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벨 에포크 시대의 어둠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세잔에 대한 새로운 이해

 

세잔을 그저 사과를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다물론 사과를 형태만으로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니라사과를 색으로 새롭게 보고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는데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세잔은 이렇다,

 

세잔의 그림은 미술사에서 대상을 도형으로 분해해서 그린 최초의 그림이다. (147)

 

세잔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연을 원통그리고 원뿔로 이해하려고 했다.”

 

세잔의 그림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대상의 기본 구조를 도형으로 이해한다.

2) 이집트 벽화처럼 각 대상의 특징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초점을 선택한다.

3) 각 대상을 따로 사진 찍듯이 그려서 왜곡을 최소화한다. (155)

 

마티스그리고 피카소는 왜?

 

마티스는 어떤 일을 했을까그의 어떤 점이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인가?

 

마티스는 색을 대상과 분리해서 마치 주인공처럼 만들어놓았다한마디로 색을 독립시킨 것이다이것은 회화에서 의 전통적인 역할이 붕괴된 것을 의미한다기초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98)

 

고흐는 원래 색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색을 마음대로 칠했다이것을 두고 후대의 평론가들은 그림에서 색을 해방시켰다고 평가한다. (202-203)

 

그 다음 피카소는?

 

마티스는 색을 붕괴시켰지만 형태는 남겨두고 있었다그런데 피카소는 색은 물론 형태마져 붕괴시켜버렸다그의 그림을 보면 외곽선이 붕괴되면서 무엇을 그렸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 것이다그렇게 마티스와 피카소는 색과 형태를 차례로 탈피하면서 고전회화라는 오래된 옷을 벗어던진 것이다.

 

다시이 책은?

 

모더니즘 회화를 이해하고 싶다면모네르누아르드가에 관한 책을 개별적으로 따로 읽는 것도 좋지만이 책으로 우선 그 흐름을 잡아보면 더 좋을 것이다또한 이 책은 전체적인 흐름뿐만 아니라 개별 화가에 대한 설명 자체도 유익하며 더 나아가 같은 흐름에 속한 화가들을 비교할 수 있어서 모더니즘 회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더 나아가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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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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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블라디미르 푸틴현재 러시아의 대통령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지금 전범으로 수배중이라는 사실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023년 3) 17(현지시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푸틴이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불법 이주시켰다는 점에 주목했다. ICC는 지난해 2월 2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이러한 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러시아 정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영장 발부 사실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다만 ICC가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많지 않다. ICC는 용의자를 체포할 권한이 없고 회원국 사이에서만 사법권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러시아는 ICC 회원국이 아니다.

(2023년 3월 18https://www.bbc.com/korean/news-6499819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공식적인 의견을 말하는 자리가 아닌보통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때이런 말들이 오간다.

푸틴이 죽어야 그 전쟁이 끝날 거야아니면 쫒겨나거나.”

 

그런 생각을 이 소설의 저자인 김진명도 했던가 보다.

이 책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은 제목부터 그걸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니 저자는 소설을 구상하면서 푸틴을 죽이는 방법을 여러 가지 생각하다가가장 확실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아놓았다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푸틴을 죽이라는 지령을 담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그저 상상으로 엮어본 소설이겠다. 그래도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마음이 든다. 

 

줄거리에 저자의 고뇌가 담겨있다.

어떻게 하면여러 나라 속 썩이지 않고 푸틴을 제대로 죽일 수 있을까하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고뇌가 보인다.

 

먼저 사건 하나를 멋지게의외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케빈이란 인물을 서두에 소개하고 있다.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여성을 납치한 자들로부터 아주 경제적시간적으로 아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그래서 그가 앞으로 어떻게 활약을 할 것인가 암시한다.

아주 멋진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그러니까 푸틴을 죽일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소설의 중반아니 거의 끝날 때까지도 그럴싸한 장면이 나타나지 않는다사건이 있긴 한데 푸틴과는 관련이 없는 사건만 일어난다그러다가 .......역시 김진명이구나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런 결말을 보면서중간 핵폭탄이 발사되고 우크라이나에 떨어진다는 것만 제외하고 모두다 그대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기대 아닌 생각도 하게 된다.

그야말로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이 제시되고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줄거리를 읽어가는데여러 가지 장치들이 등장한다.

 

나토 (NATO)

현재 나토의 회원국과 회원국 간의 역학관계가 잘 설명되고 있다.

해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약간의 국제 정세에 관한 지식도 얻게 된다.

예컨대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등을 알 수 있다.

 

잠수함,

외부와의 통신수단 (312쪽 이하)

초저주파로 전략 사령부와 통신소나안테나 기능을 하는 통신 부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와 중국의 베이징은 자매도시인가? (318)

그렇다.

1992년에는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키이우와 베이징은 자매 도시이기도 하다.

 

다시이 책은?

 

세상 돌아가는 것이 정말 수상하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여러 가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특히 전쟁에 관하여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상황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지 않은가해서 우크라이나가 어떤 형편인지 뻔히 알고 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란 말이 너무 쉽게 거론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무섭기까지 하다.

 

이 소설에서 작가가 묘사하는 우크라이나의 모습을 보면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설령 국지전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 게 전쟁이니절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니 푸틴 같은 지도자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는 소설에서 당연히 죽어야 하는 것이다그러면 실제는?

 

저자는 전 세계인이 힘을 합쳐 푸틴의 핵 협박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 한다그 신념에 독자들은 응원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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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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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추리소설탐정 소설?

그런 것을 뛰어넘는 소설이다.

 

일단주무대는 카레 로즈다.

그 카페를 중심으로 해서주인공 에이코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일상을 좀먹어들어가는 사건들을 풀어나간다그래서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탐정 소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사건들을 풀어나가게 되는 소재가 음식이다그게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나라 에이코 히노조명이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여성

구즈이 마도카 히노조명에 다니다가 퇴직후 카페 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토요일 에이코는 산책을 나가기로 했는데멀리 나가볼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동네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카페 루즈라는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거기에서 에이코는 6년 전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마도카를 만난다마도카는 퇴직후 그 카페 로즈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 카페가 에이코의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카페 루즈의 메뉴에는 커다란 특징이 있다마도카가 여행지에서 만난 먹거리들을 재현하거나식재 등을 공수해 오거나 하는 것이다먹어본 적도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과 음료가 메뉴를 가득 채우고 있다. (41)

 

카페를 운영하는 마도카가 종종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중 먹어본 것들을 메뉴로 올린다는 설정인데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가 된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거기 등장하는 음식과 사건들이 기가 막히게 연결이 되면서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어떤 음식들이 있을까?

 

차갑고 농밀한 봄의 향기 딸기수프

러시아풍 치즈케이크 추프쿠헨

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월병

층층이 둘러싸인 마음 도보스 토르타

고통을 딛고 피어난 꽃처럼 세라두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 원앙차

생크림이 전하는 말 자허 토르테

식도락가들을 위한 플레이트 카페 구르망 ·

다시 만난 세상 바클라바

마지막 이야기 아로스 콘 레체

 

풀어나간 사건중 하나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월병]

 

월병은 중국의 음식이다화과자처럼  생긴 맛있는 음식인데그것을 둘러싸고 문제가 생긴다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이 사온 월병을 회사로 가져온 사람이 있는데사무실에 두었던 월병을 누군가 몇 개 훔쳐가버린 것이다,

분명 상자에는 월병 8개가 들어있었다는데나중에 보니 4개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월병 4개를 훔쳐갔다는 것.

우연히 그걸 듣게 된 에이코가 그것에 대한 추리를 시작하는데.....

 

과연 누가 월병 4개를 훔쳐갔을까?

여기에 숨겨 놓은 트릭이 들어있다그 트릭을 알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에이코기지에 새삼 놀라게 된다그래서 재미있다.

 

이런 사건 풀이가 음식마다 펼쳐진다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과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보는 재미도 음식 맛만큼 맛이 있다.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드는 음식은?

 

에이코는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들어내는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맛에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마도카가 만드는 것은 그저 맛있는 것으로 머물지 않는다.

거기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세계가 느껴진다. (224)

 

그래서 에이코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카페 루즈에 오면 가고 싶은 나라가 늘어난다. (104)

여기는 입구인 셈이다해외에는 쉽게 갈 수 없을지언정세상은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공간. (229)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에이코는 알고 있었다.

신경을 팽팽하게 곤두세우고 있을 때누군가가 손내미는 친절에 긴장의 끈이 확 풀려버리는 그 마음을. (63)

 

여행을 떠나면그런 생각을 종종해요,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내가 상식이라고 여겨온 것들이 다른 어딘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81)

 

유사체험에 불과하지만자신의 눈에 보이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매번 실감한다. (82)

 

삶이란 결국눈앞의 아픔과 계속해서 마주해야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112쪽)

 

해보지 않으면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아닌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166)

 

지금까지 에이코가 무심히 지나친 많은 것들도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175)

 

스스로 상식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한정된 장소에서만 통용되는 룰에 불과함을 에이코는 종종 느낀다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197)

 

다시이 책은?

 

차분하게 읽히는 소설이다.

읽다가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카페 루즈 안에 들어가 앉아에이코와 마도카 두 사람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다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마치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어가며 그 맛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가는 그 맛책을 읽어가는 게 이처럼 맛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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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종교 간 갈등의 원인과 한국형 종교분쟁의 실태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8
최준식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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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종교분쟁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그 목차를 먼저 살펴보자.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1부 인류는 현재 어떤 종교를 믿고 있을까?

2부 세계의 주요 종교 분쟁 지역은?

3부 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4부 우리나라는 왜 종교분쟁이 없을까?

 

결론부터 알아보자

우리나라에는 왜 종교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종교분쟁은 보도가 되지 않고 있어 그렇지 자그마한 사건들은 많이 있다는 것을 먼저 전제로 하고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종단들이 평화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한국 종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세 개의 종단 가운데 2개 종단이 포괄주의적인 진리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개신교불교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개신교가 아무리 배타적인 태도로 다른 종교를 대할지라도 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173)

 

여기서 몇 가지 강조해두자.

 

첫째개신교불교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

둘째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

 

그러니 안타까운 현실이지만우리나라의 개신교는 배타적이라 얼마든지 다른 종교와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나 다행스럽게도 다른 두 종단 즉 불교와 천주교가 포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가 왜 배타적이며불교와 천주교는 왜 포괄주의적인가를 알아야 한다.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

 

그것을 이 책 <3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이유>에서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라는 항목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배타주의포괄주의종교다원주의

 

배타주의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고 믿고 다른 종교는 배척하는 주의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이에 해당한다.

포괄주의 다른 종교를 포용하기는 하지만다른 종교를 자신이 믿는 종교보다는 하급으로 보는 주의불교나 천주교(1960년대 이후)가 이에 해당한다.

종교다원주의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여기는 주의종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배타주의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는 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유일신 신앙이기에 그렇다그런 종교에서는 자기들이 믿고 있는 신이 오직 한 분이기 때문에 다른 신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다른 종교에는 자연스럽게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천주교는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데왜 포괄주의일까?

이 책에서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살펴볼 수 있다.

천주교가 1960년대에 열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주교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리를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111쪽 이하)

 

다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종교분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이 세계 곳곳에는 종교로 인한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분쟁은 다음 표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이 책은?

 

평화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겠다.

종교를 가지고신을 믿을 때에는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 그렇게 한다.

그렇게 개인의 평안평화를 누리기 위하여는 그 사람이 속한 사회 또한 그런 평안함이 있어야 한다그게 사람이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종교의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면개인의 평화도 사회의 평화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된다그래야만 모두다 평안을평화를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눈을 돌려 세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들의 가장 큰 원인이 종교때문이기에 그렇다. 

 

이 책은 종교간의 분쟁 현황과 그 원인, 그리고 분쟁의 원인과 종교의 본령이 상충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그래서 종교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런 분쟁의 원인이 종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서 이 책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싸우려고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것을 확실하게 새기고 살아가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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