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늪
안원근 지음 / 문이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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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늪 

 

몇몇 눈여겨 봐야 할 인물들이 있다.

 

먼저 정교술이란 인물이 있다.

 

정교술은 시대를 읽는 탁월한 재주를 가졌다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냄새를 잘 맡는다. 어떤 것이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잘 맡아서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헤쳐 나가면서자기 입맛에 맞게 맛있게도 해쳐 먹는다.

 

저자는 그를 이렇게 묘사한다.

 

<어느 시대건 비열한 저류 인생들은 시대를 읽어가는 기술자답게 자신의 탐욕을 채워 나갔다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 속에서 이들은 기민한 촉수를 세워서 자신의 영달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예사로 알았다.>(<작가의 말중에서)

 

그래서 그런 자들의 행동 동기를 욕망으로 파악하고욕망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한다.

<욕망은 인간을 성자로 만드는 원천이며인간을 탕자로 만드는 본원이다.> (<작가의 말중에서)

 

[이건 본론과 관련이 없는 말이지만간혹 책 페이지 매기면서 앞부분 예컨대 <작가의 말>이라든가에 페이지를 매겨 놓지 않는 책이 있는데그건 왜 그런 것일까?]

 

그렇다정교술그는 저류 인생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잘 산다잘 살아간다다른 사람들을 밑에 거느리고 떵떵거리면서 살아간다그에게 당한 사람들은찍소리도 못하고 그저 눈치만 보면서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저류 인생이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줄거리로 삼아우리 시대를 그려낸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해방좌우 대립전쟁그리고 현재까지

저류 인생이 오히려 잘 먹고 잘 산다

 

그의 아들 연호는?

 

그런 시대의 패륜아인 정교술에게 아들이 있다연호.

연호은 아버지인 정교술과는 딴 판이다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고자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정교술이란 사람에게서 어떻게 연호라는 아들이 나온 것일까?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연호에게 출생의 곡절이 있는 것이다.

 

여기 리뷰를 쓰면서 대뜸 연호가 정교술의 아들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은 어찌보면 스포일러에 해당하는지도 모른다저자는 연호를 지칭할 때 성을 붙여 말하지 않는다그저 연호라 부른다. 그래서 독자들은 정교술과 연호가 부자관계라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지나가다가어느 순간에서야 비로소 눈치를 채게 된다.

 

저류 인간 정교술이 시대를 헤쳐 나가는 모습과 더불어 그의 아들 연호가 시대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이 책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무대는 전라북도 전주

 

이 소설의 배경은 전주다전라북도 전주.

해서 전주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거나 전주에 살고 있는 독자들은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마치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을 해당 지역에 사는 독자들이 읽을 때와 같이 피부로 느껴가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물론 대부분은 슬픈 역사이긴 하다만.....

 

승암산중바우를 무대로 사는 거지들

아중 저수지,

한벽루,

노송천,

미원탑

 

전주역 앞에서 벌어진 처녀 납치 사건

그리고 그 근처의 창녀촌

 

따뜻한 해장국물 냄새가 인정으로 풍겨나는 남부 시장.

그리고 이웃 지역인 소양까지 저자는 사람 사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런 지명이 등장하면서 각개인의 역사가 이루어지니우리나라 역사의 미시사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인간 특히 폭력적 인간들은 자신이 저지른 비행을 숨기기 위해서 굳고 강하게 엮어진 울타리를 치려고 하거든. (39) 

타민족은 이 땅에서 몰아냈는데 내 민족이 두 패로 나뉘고 내 땅이 두 쪽으로 갈라져 버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땅을 치고 발을 굴러 통곡해도 조상님들께 무어라 할 말이 업었다. (206)

 

다시이 책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연호에게는 연화라는 연인이 있다.

연화는 남부시장 청과점의 딸이다.

 

(연화의아버지나 어머니는 지금까지 살아 온대로 큰 욕심 없이 남부시장에 작은 청과점을 차려놓고 .....시장에서 집으로 왔다갔다 하는 게 하루의 전부였다손님이 없는 시간이면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전주천을 바라보며 한벽루까지 산책하는 것을 가장 뜻있고 즐거워했다. (243)

 

연화의 연인 연호그의 아버지인 정교술은?

 

해방을 맞아 일본이 달아나자 정교술은 맹렬한 우익 전사가 되었다. (259)

 

우리가 살펴볼 대목은 이 부분이다두 남녀의 아버지어머니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과연 정교술은 그다음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가?

그 인생이 편하게 살아지는가아닌가?

 

저자는 이 책의 마무리에 정교술이 남의 손에 칼 맞는 것으로 했지만,

어디 인생이 그리 만만하던가?
우리 역사가 그런 식으로 정리가 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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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에 귀 기울일 때 푸르른 숲 43
안드리 바친스키 지음,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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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에 귀 기울일 때

 

주인공 세르히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평범한 소년이었다그날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아버지는 클라리넷 연주자어머니는 바이올린 교사였다거기에 여동생까지 있는 아주 단란한 가정에서 자라나피아노 연주로 이제 폴란드에서 열리는 콩쿠르를 앞두고 있었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콩쿠르라면 당연히 쇼팽 피아노 콩쿠르일 텐데거기 나갈 정도면 그야말로 장래가 촉망되는 인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가 나서세르히를 제외한 모든 식구가 죽었다그리고 세르히의 청력도 죽었다사고로 목소리와 청력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세상은 갑자기 적막한 세상이 된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적막에 귀 기울일 때이다.

 

그런 사고를 당하여 사고무친이 된 데다가 청력까지 읽게 된 세르히는 특수 학교에 보내져서 생활하게 된다거기에서 만난 선생님이 미콜라 선생님이다연구 책임자이자 청각 전문가이다그 선생님은 세르히를 잘 보살펴준다.

 

불안해하지마시간이 지나면 적막의 세계도 소리의 세계 못지않게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될거야. (23)

 

그러나 그런 희망적인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고어려운 일이 계속 일어나는데그래서 올리버 트위스트가 연상되는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 주인공을 괴롭히게 된다.

 

이 소설에서 극적인 장치를 작가가 배치해 놓는데어느날 그 학교에 야린카라는 아이가 들어온다그 아이 역시 청력과 말에 문제가 있는데 아버지가 폭력을 쓰는 문제 가정에서 지내다가 결국 그 학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야린카는 다른 아이들과 전혀 소통하지 못하고 혼자 지내는데어느날 세르히와 접점이 생기게 된다바로 피아노다.

 

피아노와 세르히의 다시 만남

 

세르히는 강당 한 구석에 방치되다 시피 놓여있는 피아노를 발견하고그 피아노를 쳐본다비록 청력은 잃었을지라도 예전의 손놀림은 계속해서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다음 눈을 감고 연주를 시작했다피아노 선율이 퍼지면서 텅 빈 강당을 가득 채웠다세르히는 폴란드 콩쿠르를 위해 연습했던 쇼팽의 왈츠를 연주했다. (48)

 

그러자 뜻밖에도 야린카가 피아노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피아노를 등지고 무심히 앉아있던 야린카가 갑자기 긴장했다그러고는 뒤를 돌아 천천히 피아노 쪽으로 걸어가더니 피아노 몸체에 귀를 바짝 붙였다잠시 후에는 아예 두 팔을 벌려 피아노를 온몸으로 감쌌다야린카의 두 눈이 낯선 빛으로 반짝였고입술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49)

 

기적이 일어나려는 걸까?

소설은 그렇게 무언가 적막이란 공간에 피아노 선율이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만들어놓는다.

 

세르히와 야린카는 피아노로 우정을 쌓게 되고서서히 피아노와 춤으로 연결이 되어 세상을 소통하게 된다.

 

피아노와 야린카와의 만남

 

야린카의 뇌는 세르히가 연주하는 피아노 음악만 인식할 수 있는 것 같았다. (54)

 

야린카와 세르히에겐 공통의 언어가 있었고말이 필요 없었다. (55)

 

세르히가 연주한 곡들

 

쇼팽의 왈츠 (48)

 

쇼팽은 모두 19개의 왈츠를 작곡했는데왈츠 리듬이 경쾌하게 적막한 그곳에서 어둠을 뚫고 울려나왔을 것을 생각하면 저자가 왈츠 곡을 선정한 게 의미가 있다 하겠다.

 

에드바르 그리그의 <노르웨이 무곡> (64)

 

그리그의 무곡즉 춤곡은 모두 4개가 있는데이 역시 왈츠처럼 춤곡이라 세르히의 이런 경우에 알맞은 곡이다게다가 야린카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고 있으니 더더욱 알맞은 선곡이다.

그 둘은 한 학기의 끝날에 학부모를 초청하는 자리에서 피아노와 춤을 선보이기로 하고연습에 열중하는데문제가 생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르히는 죽을 힘을 다하는데과연 그 둘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다시이 책은?

 

이 작품의 배경은 우크라이나이다.

해서 등장인물들의 동선에 우리 귀에 익숙한 지명이 등장한다이건 안타까운 일이다우리가 언제 우크라이나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가다 푸틴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도시 이름들이 낯설지 않게 된 것이다.

예컨대키이우(52, 54), 르비우(71), 프란키우스크 (71)

이 작품에서 키이우는 우크라이나의 수도르비우는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최대도시라고 소개되고 있다지금은 전쟁의 참화로 얼마나 망가지고 있을까?

 

그렇게 우크라이나를 무대로 하는 이 소설은 찰스 디킨슨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연상된다.

어린아이들을 욕망의 도구로 사용하는 소매치기 일당의 모습들을 보면서 특히 더 그랬다. 

이 책은 그런 올리버 트위스트의 우크라이나 판인데 거기에 음악이 더해졌다고나 할까.

 

어서 빨리 전쟁이 끝이 나고 세르히 같은 아이야린카 같은 아이가 음악으로 앞날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란다.

 

음악으로 치자면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같이 고통을 이겨내려는 세르히의 모습이 잘 그려진한편의 서사시라 할 수 있다.

그들이 적막을 뚫고 피아노의 선율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처럼 독자들은 이 책에서 베토벤과 쇼팽그리고 그리그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아름다운, 그리고 힘찬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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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쓸모 - 귀하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어도 중요한 유용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금속의 세계사
표트르 발치트 지음,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 기도현 옮김, 김경숙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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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쓸모

 

역사 공부를 하면서 신구석기 시대와 청동기철기 시대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물질이 있는데바로 금속의 유무다.

금속즉 철을 가지고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 철이 없던 시대가 바로 구신석기인데이 책에서는 도입부에 재미난 가정을 제시하고 있다바로 철금속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가정이다.

 

금속이 없으면애시당초 우리 지구가 존재할 수가 없다. (10) 

왜냐하면?

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지구의 핵이 텅 빌테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칼슘이 없어져 치아와 뼈는 부서져 가루가 되고철분이 없으면 혈액이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10)

 

그러니까 금속이 없다는 생각은 가정일지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금속은 우리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금속을 주제로 하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장 금속이란 무엇일까?

2장 금속을 어떻게 찾아낼까?

3장 금속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4장 금속을 어떻게 얻을까?

5장 금속을 어떻게 활용할까?

6장 금속을 어떻게 보호할까?

7장 금속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책에서 인류 역사의 주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마다 금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저자는 금속과 관련아주 흥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놓았다그중 몇 가지만 적어본다.

 

헤파이스토스가 비소 중독(?)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다리를 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이를 금속과 연관시켜 본다면? (49)

 

아마 비소중독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비소에 중독되면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비소는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비소가 녹은 물에 오래 노출되거나 비소 가스를 마신 대장장이는 비소 중독 증세를 흔히 겪는다.

 

이런 사실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리스 신화에서는 헤파이스토스가 절름발이가 된 것은 그를 낳은 헤라가 그의 생김새를 보고 땅으로 내던져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이렇게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추리를 해보니신화를 과학으로 해석할 수가 있겠다이런 논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언급

 

후기 청동기 시대에 철기를 가진 민족이 다른 민족을 침략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히타이트 족이 바로 그런 민족인데그런 히타이트 민족도 다른 민족 -  이 책에서는 해양민족이라 나온다 - 에게 멸망한다. (62)

고대 국가중 이집트만이 바다의 침략자로부터 살아남았다이 당시 일어났던 전쟁중 하나가 아카이아인에 의해 트로이가 함락된 사건인데이 전쟁은 신화로 다뤄지기도 한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트로이 전쟁은 실제 있었던 것이라는 말이 된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 때문에 로마가 쇠퇴했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은 여러 가지로 유명한데그 수도관이 문제가 되었다는 기록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다.

 

로마 시대에 로마 시민의 목욕탕 문화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 수도관그것은 또한 멀리서부터 물을 끌어오는데 아주 정교하게 설계 제작되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게 문제?

 

어떤 사연인가 

고대 로마가 쇠퇴한 이유 중 하나가 납으로 만든 수도관 때문일 수 있다수돗물에 녹아 있던 소량의 납이 로마 시민에게 납 중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다른 중금속과 마찬가지로 납 역시 유독성 물질이다. (79)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고대 로마에서는 식수를 얻기 위해 칼슘염이 풍부한 물즉 경수를 수도관으로 끌어왔다그리고 경수는 납으로 된 수도관에서는 경수가 생명의 은인이 된다. 흰색 침전물이 층층이 쌓여 파이프 내부 벽을 뒤덮음으로써 납 성분이 수도관의 물에 녹는 것을 막아줘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납으로 만든 식기류 때문에 로마인은 자연스레 독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림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이 것 역시 관심이 있던 사항이다그림의 색은 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예컨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색이 변색되어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왜 그련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내 생각으로는 물감과 금속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실상은 이렇다.

그림의 색이 어두워진 이유는? (177)

첫째그림을 덮고 있는 광택제가 산화되어 어두워진 것이다.

둘째물감 성분인 안료가 공기 중에서 황화 수소와 반응한 것이다.

이런 화학 반응은 급속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이 된다오래된 그림 중에 어두운 색을 띠는 그림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복원을 할까?

과산화 수소를 이용해서 어둡게 변했던 색을 다시 흰색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178)

 

은으로 화산 폭발 예측할 수 있다.

 

화산은 분출되기 며칠 전부터 황화 수소나 기타 가스를 방출하기 시작하는데, 사람의 후각으로는 이 가스를 감지하기 어렵다은은 농도가 낮은 가스에도 무조건 반응한다그래서 화산 근처에 은 포크를 가져다 놓으면 화산 분출을 예측할 수 있다. (189)

 

다시이 책은?

 

위에 기록한 것처럼금속의 쓸모는 다양하다.

이 책에 언급된 금속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대인은 금속에 대한 지식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금속을 쓸모있고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여러분이 금속과 금속 화합물의 특성을 얼마나 아는지에 달려있다. (221쪽)

 

그렇다금속이 다양한 쓸모가 있지만그것을 알지 못하면 써먹지 못할 것 아닌가?

예컨대 위에 예를 든 화산 근처에 은수저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화산 분출시 은수저가 반응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그 은주저를 차라리 엿바꿔 먹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이처럼 금속의 쓸모를 알려주는 이 책참으로 쓸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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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워커스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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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워커스

 

먼저 책 제목에 대해 생각해보자,

르네상스 워커스’, 즉 르네상스 시대에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인데그게 무슨 의미일까?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저자는 2010년부터 직장인 인문학 연구모임인 르네상스 워커스를 공동 설립해서 운영중이다그렇다면 르네상스 워커스는 예전의 르네상스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현재 이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르네상스 워커스라는 말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예전의 르네상스 시대를 살아갔던 워커스(일꾼들장인들)를 본받아 현재에 르네상스 정신을 구현하려는 사람들장인들일꾼들.

 

그런데 왜 거기에 르네상스 시대가 나오게 되는가?

예전의 르네상스는 페스트라는 미증유의 재앙이 일어난 다음에 찾아온 시기를 슬기롭게 겪어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겪었던 팬데믹은 페스트에 버금가는 재앙이니과거의 르네상스처럼 지금 현재에 다시 르네상스를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페스트 팬데믹 이후인류 최고의 황금기를 만든 사람들처럼지금 우리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2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살펴봐야 할 인물들이 많다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간 사람들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106)

 

단테 알리기에리 (131)

 

도나텔로 (162)

 

<닌자 터틀> (161)

이 영화를 이 책에서 알게 된다.

주인공인 닌자 터틀의 이름이 르네상스의 주역들 이름을 따라했다는 것흥미롭다.

레오나르도라파엘미켈란젤로도나텔로.

해서다른 인물들은 다른 책에서 많이 들은 인물이지만 도나텔로에 대해셔는 이 책으로 좀더 자세히 알게 된다.

 

알브레히트 뒤러 (177)

 

산드로 보티첼리 (202)

 

이런 얘기는 여기서 처음 듣게 된다.

그의 성씨가 원래는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술을 많이 먹고 다니는 바람에 그의 별명이 작은 술통이 되었는데결국 그의 성이 작은 술통이라는 뜻의 보티첼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205)

 

코시모 데 메디치 (227)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265)

 

안코라 임파로 (Ancora Imparo) (279)

우리말 번역은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이다.

미켈란젤로의 유언이 바로 이 말인데이 말은 그가 죽을 때까지도 무언가 배우고 익히는 자세로 살았다는 것이다.

 

파우스토 베란치오 (289)

 

파우스토 베란치오에 대하여는 이 책에서 처음 만난다.

다른 책에서는 듣지 못했는데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새로운 인물을 알게 되니 기쁜 일이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의 메모에서 발견한 낙하산 스케치를 실제로 만들어본 사람이다. 그는 낙하산을 만들어서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의 종탑에서 뛰어내렸다 .(292)

그게 1617년의 일인데그렇게 뛰어내려서 죽었다는 말은 없는 것보니 성공한 것이다.

그 높이가 무려 98미터라 한다.

 

이 밖에도 그는 다양한 직업을 거쳤는데 거기에 박식가라는 직업도 갖게 되었으니 진정한 르네상스맨이라 하겠다.

 

조르조 바사리 (314)

 

안드레아 팔라디오 (340)

 

그는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가 쓴 <건축술에 대하여>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그 책을 읽고 건축이 단지 돌덩이만 다루는 일이 아니고건축은 인간이 활용하는 공간을 더 아름답고 편리하게 가꾸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건축물이라는 대상 혹은 돌이라는 재료 중심으로 해왔던 생각이 건축물 안에서 사는 사람 중심으로 큰 변화를 하게 된 것이다.

 

괴테는 팔라디오가 설계한 건축물을 두고

그의 건축물은 돌로 쌓은 그리스의 꿈이다라고 했다. (344)

아마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인물중 가장 특기할만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특히 설계 도면에 대한 그의 생각은 더 놀랍다. (350)

그는 설계 도면을 그릴 때자신이 그리기 편하게 그리기보다는 실제 건물을 짓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설계 도면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생각했고설계 도면에 자신의 건축 철학과 설계 방향을 담아 보다 정확하게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필리프 멜란히톤 (367)

 

비텐베르크 대학에 관한 기록 (369)

이 대학에 대한 기록도 기록해둘만 하다비텐베르크 대학에서 마틴 루터와 멜란히톤이 같이 교수로 일을 했으며여담이지만 셰익스피어도 이 대학에 대한 기록을 남겼는데 바로 그의 작품 햄릿에서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다니는 대학으로 비텐베르크 대학을 정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394)

 

다시이 책은?

 

이상은 이 책에서 뽑아낸 예전의 르네상스와 관련된 인물들만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다만 그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르네상스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실제 경영 현장에서 굵직한 흔적을 남긴 사람들에 오히려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위에 기록한 사람들 이외에도 그런 사람들의 기록 또한 이 책에 풍성하게 실려 있으니경영 일선에서 르네상스 정신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르네상스 워커스라고 이 책을 이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르네상스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이어가는 작업을 아주 충실하게 해 놓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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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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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이 책 사이언스 원더랜드는 동물행동학자인 저자 두 사람이 앨리스의 나라에 숨겨진 과학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는 책이다 

앨리스가 맨 처음 만나는 흰토끼의 비밀그리고 앨리스의 몸이 변하는 것을 통해 변신과 변태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등장하는 다른 동물과 곤충들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루이스 캐럴이 쓴 두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루이스 캐럴의 두 작품 이외에 영화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는 것참고로 하기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

 

먼저변태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변태변태(變態)가 아니라 변태(變態).

나쁜 의미의 변태가 아니라 몸의 형태가 변하는 변태라는 말이다.

생물 과목을 학창시절에만 배우고 만 탓에동물과 곤충의 세계에 변태가 이리 많을 줄 생각하지 못했다.

 

개구리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개구리는 올챙이 적 달고 다니던 꼬리를 개구리가 되면 떼어버린다이런 경우를 무미류(無尾類)라 한다고 한다꼬리가 없는 무미(無尾)이에 비하여 도롱뇽은 성장한 후에도 꼬리가 남아 유미류(有尾類)라 한다.(28)

 

올챙이는 자라나면서 놀라운 변화를 보인다다리와 혀가 생기고초식에서 육식으로 변하는 탓에 장의 모양도 바뀌고 아가미가 사라진다이런 변화가 단 두세달 만에 나타난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29)

 

곤충에서는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앨리스의 변태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 속에서 앨리스는 몸의 크기가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데그런 변태가 과연 가능한 것일까가능하다물론 사람 얘기가 아니라동물들곤충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어떤 동물들은 적이나 잠재적 천적을 위축시키려고 몸을 크게 만들 수 있다스핑크스 나방의 경우가 그렇다애벌레가 위협을 느끼는 순간머리와 발을 집어넣고 가슴을 부풀린 다음 몸의 앞 부분을 뒤집어서 완벽하게 뱀머리 모양을 만들어낸다. (36) 

이런 식으로 이 책은 앨리스가 만나는 동물들곤충들에 대한 학문적 해설을 하고 있다그래서 작품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그런 거였어이 말이 그렇다는 말이구나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체셔 고양이와 만나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여기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 아닐까?

그림으로또 웃음과 관련해서 유명해진 체셔 고양이. 그 고양이는 몇 번의 등장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되었다. 

체셔 고양이는 엘리스에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드디어 미소만 남기고 몸통은 다 사라지더니 이윽고 그 미소마져 사라져우리들에게 존재감을 오히려 나타내고 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입술을 움직이고 웃는 표정을 만드는 데 여러 근육이 관여한다. ‘대관골근이라는 특수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입술 가장자리를 귀까지 들어올리는 것은 ‘AU12’라는 기호로 표시한다그런데 사실 고양이의 입술 가장자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게다가 고양이는 돌출악이라서 사람보다 턱이 상당히 두드러진 데다가 털이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가린다결국 고양이도 웃을 수 있지만그 웃음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고양이의 근육 움직임이 사람의 근육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해도과연 그 표현이 사람과 고양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일까? (47) 

이 책에서는 그렇게 체셔 고양이의 미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고 있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앨리스 나라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Part 1.기상천외한 환상 동물 

1. 변태와 변화

2. 현실의 존재와 어색한 미소

3. 환상의 존재 모음

4. 거울 나라의 곤충들

5. 해변 산책

6. 앨리스와 동물들 

Part 2.이상한 나라의 다과회 

1. 정신 나간 손님들

2. 목을 쳐야 하는 것들

3. 끝이 없는 차 마시기

4. 말하는 꽃

5. 제자리에 있기 위한 경주

 

몇 가지 더 기록으로 남긴다.

 

길에 대하여 생각하다.

 

인생의 길, 가야할 길에 대한 이런 대화, 대단한 아포리즘이 아닐까.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건지에 달렸어. (이상한 나라, 91)

 

아무리 어린 꼬마라도

자기가 가는 길은 똑바로 알고 있어야지. (거울 나라, 64)

 

그리고 <붉은 여왕 가설>이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같은 자리에 있고 싶으면 아까처럼 빨리 달려야 한단다

만약 저만치 멀리 가고 싶다면 아까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해. (거울 나라, 55) 

Now, here, you see, it takes all the running you can do, to keep in the same place. If you want to get somewhere else, you must run at least twice as fast as that!

 

이것을 진화생물학에서 가져다가 유용하게 사용한다그리고 경영학에서 가져다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기록해두고 싶은 것

 

모차르텔라베토베니 (Mozartellabeethoveni) (102) 

새로 발견된 식물의 이름을 정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그중 유명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로 위의 이름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그게 어떤 식물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고또한 인터넷에서도 다른 자료가 보이지 않아이름만 소개할 수밖에 없다.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한다. (104) 

일본의 마카크 원숭이를 관찰한 결과젊은 암컷 원숭이 이모(Imo)가 해변의 해안가에서 고구마를 씻어 먹은 후 무리의 다른 암컷 원숭이들이 이 행동을 따라했다는 것인데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물종에서도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로서 밝혀졌다.

 

다시이 책은?

 

지금껏 읽어온 책중 변신을 다룬 책들이 몇 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헤아려 보니 다음과 같은 책들이 보인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카프카의 변신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렇게 변신을 다룬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름 다양한 시각을 접해왔는데이 책으로 다시 한번 변신에 대한 총체적인 생각을 가다듬어 볼 수 있었다. 

더하여 루이스 캐럴의 작품 두 권을 과학적으로 체계를 갖춰가면서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말해두고 싶다어린이용 동화 차원이 아니라그간 우리가 보이지 않던 것에는 무심했던 그 시각을 고쳐야 한다는 것그래야 세상을 바로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역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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