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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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러구트 님의 꿈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 강조하시죠.

시간의 신이 세 번째 제자에게 바란 것도 딱 그 정도일 거예요.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p.33)

잠이 들어야 갈 수 있는 백화점이라...! 소재가 무척 참신하다. 꿈을 사고 판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원하는 꿈을 주문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꿈 백화점의 이름도, 일하는 직원들도 외국스럽다. 근데, 등장하는 고객들은 한국인(?)!이다. 꿈 백화점이기에,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서 누구나 방문할 수도, 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페니의 나라에서 꿈의 직장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 급여뿐 아니라 복지도 우수해서 누구나 탐을 내는 직장이다. 면접을 앞두고 페니는 각종 꿈 백화점 관련 자료들을 모아 암기하던 중, 녹틸루카인 아쌈(아쌈은 잠든 사람들이 나체가 되지 않도록 옷을 입혀주는 일을 한다.)으로부터 면접에 중요한 기출문제이자 꿈 백화점의 대표인 달러구트가 모든 직원들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는 책을 정독하기를 권유받게 된다. 그렇게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업하게 된다. 1층 매니저 웨더 아주머니, 2층 매니저 비고 마이어스, 3층 매니저 모그베리, 4층 매니저 스피도, 5층 직원이자 동창인 모태일에 이르기까지 만나고 왔지만, 자신이 일해야 할 곳을 찾지 못한 페니는 웨더와 달러구트의 이야기를 듣다 1층 프런트 자리가 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1층 프런트에서 근무하게 된다.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페니는 각 층마다 판매하는 꿈이 다르다는 사실과 함께, 꿈 백화점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거래처 직원 현종석을 짝사랑하고 있는 201번 고객인 정아영. 그녀는 꿈 백화점의 단골 고객이다. 꿈은 꿈일 뿐, 일상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페니는 아영에게 꿈을 파는 웨더가 이해되지 않는다. 의문을 가지고 달러구트를 만난 페니는, 달러구트에게 꿈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과연 아영은 꿈이 아닌 현실에서 짝사랑하는 종석과 실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 안에는 여러 가지 꿈에 얽힌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랑 이야기도 있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프롤로그이자 아쌈이 페니에게 알려준 동화 속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꿈 백화점 속 이야기에 깊이 들어가면 조금씩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맛이죠.(p.114)

물건을 비싼 가격으로 파는 것에만 집중하는 우리의 가게들과 달리,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꿈을 비싼 값에 파는 데(꿈 백화점은 후불요금을 받는다. 꿈을 꾼 사람이 만족하는 감정들이 생기면, 그것이 요금이 된다.) 혈안이 되지 않는다. 물론 후불로 돈을 받기 때문도 있지만,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꿈을 팔기 원하는 달러구트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철학은 달러구트의 조상이자, 프롤로그 이야기 속 세 번째 제자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꿈을 사려는 사람은 가득하지만, 달러구트는 꿈이 꼭 필요한 사람을 골라서(때론 테스트를 하기도 하고), 꿈을 판매한다.

꿈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자신이 꿈 백화점에서 꿈을 샀다는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설정이 신기하다. 혹시 우리 역시 꿈 백화점에서 꿈을 사 오는 것은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신비한 이야기가 가득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 후속편도 만나보면 좋겠다.

항상 꿈의 가치는 손님에게 달려 있다고 하셨는데...,

아하, 그렇군요. 손님이 직접 깨닫느냐 마느냐의 차이예요.

직접 알려 주는 것 보다 소님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꿈이 좋은 꿈이에요.(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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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오물 풀 먹는 동물 네버랜드 동물원
에버랜드 동물원 지음, 윤보원 그림 / 시공주니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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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생긴 후로 다른 때 보다 동물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집안 곳곳에 책과 인형들이 빼곡하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호랑이 그리고 얼룩말!

자라다 보니 과거에는 이름 정도에만 머물러 있던 지식의 수준이 조금씩 깊어진다. 언젠가부터 동물이 어디 사는지, 무엇을 먹고사는지 등을 물어올 때가 많아지던 차에 초식동물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오물오물 풀 먹는 동물들이라는 이름의 이 책 안에는 여러 종의 초식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어린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함께 접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 담겨있다. 어른인 나 역시 동물의 습성이나 특징들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각 동물들의 특징이나 생김새, 행동에 담긴 뜻과 같이 여러 부분의 지식을 그림으로 설명해놨기에 함께 읽으며 설명해 주기 편했다. 또한 그저 이름과 생김새 정도의 영아적 지식에서 벗어나, 조금 더 확장된 지식을 만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좋았다. "아기 기린은 태어났을 때 키가 180cm래!" " 낙타는 위협을 느끼거나 화가 나면 침을 뱉는데, 냄새가 아주 고약하대!"처럼 아이가 듣고 흥미를 느낄만한 소스들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에, 함께 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현재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도 책에 담겨있다. 어른의 입장에서도 함께 책을 읽으며, 환경 오염과 동물들의 생명권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서 좋았다. 물론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을 위해 작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세계지도를 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마지막 페이지에 앞에서 만났던 동물들이 실제 살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지도를 함께 접할 수 있었다. 아이가 동물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인데, 왜 다른 나라에 사는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역시 또 하나의 교훈점인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 또한 나눌 수 있었다. 또한 동물들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실제 동물들의 고향(아프리카 등)에 가서, 동물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세계여행(?)의 꿈까지 이야기할 수 있었다.

동물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해, 동물들의 습성과 특징 그리고 더 나아가 멸종 위기 동물들을 지키기 위한 이야기까지 폭넓게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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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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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떨어진 이야기 같은 건 없다.

인생사는 베틀에 걸린 실처럼 얽혀서 우리도 모르는 방식으로 짜인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인 미치 앨봄의 신작 소설이다.

죽음만큼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지만, 막상 경험을 들을 수 없는 게 또 있을까? 천국이라는 단어는 내게 이질적인 두 개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어다. 첫째는 안전하다는 느낌이고, 둘째는 이별이라는 느낌이다. 왠지 천국은 위험하지 않아서 안전이 지켜질 것 같지만 천국은 사후세계, 즉 죽어야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이따 보니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 생애 마지막 가장 행복하던 때에 죽음을 경험한 한 여인이 있다. 애니는 서른 살의 간호사로 죽기 전 초등학교 동창인 파울로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 애니에게는 큰 상처가 있다. 8살이던 그날, 애니는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와 루비 가든이라는 놀이공원에서 사고를 당한다. 프레디 낙하라는 놀이공원 카트가 지상 60미터에서 끊어진다. 애니는 그 근처에 있었는데, 관리자인 에디가 애니를 밀치는 바람에 애니는 목숨을 건진다. 물론 애니를 구해준 에디는 사망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사고로 애니는 왼손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게 되지만, 봉합수술을 받고 회복된다. 애니는 참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몸의 상처만큼 마음의 상처가 깊다. 책 중간중간에 담겨있는 애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을 만나면 왜 애니가 그런 생각 속에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된다. 아버지 제리로부터, 친구들로부터, 인생의 순간순간 상처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니는 그 모든 것에 잘못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니는 그런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조금씩 불안과 상처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되고 만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던 중, 펑크 난 차를 발견한 애니 부부. 파울로는 내려서 펑크 난 차를 도와준다. 파울로가 도움을 주고 있을 때, 열기구 업체를 운영하던 상대편 차의 주인인 톨버트의 명함을 받아든 애니는 호텔로 향하고, 타이어 펑크 때문에 톨버트는 보조 조종사인 테디에게 정오까지의 일을 맡긴다. 호텔로 돌아온 애니는 갑자기 열기구 생각이 나면서 파울로를 설득한다. 그리고 보조 조종사 테디의 조종으로 신혼부부는 열기구를 타게 된다. 문제는... 테디가 유능한 조종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러운 돌풍에 테디는 우왕좌왕 하게 되고, 송전선에 바구니가 걸리는 사고를 당해 열기구가 추락하게 된다. 그렇게 파울로는 큰 부상을 입게 된다. 병원으로 이송된 애니는 파울로의 폐가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폐를 이식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애니는 뭔가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애니는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이 있는 5명의 사람을 차례대로 만나게 된다. 그중 첫 번째 사람인 사미르. 사미르는 1961년 소년 시절 달리는 기차에 의해 한쪽 팔이 절단되는 사고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은 훗날 애니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게 애니는 자신에게 영향을 준 5명의 사람과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애니의 일생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왠지 모를 다독임이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경험을 한다. 그 안에는 인생을 바꿔놓을 순간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가장 행복했을 시간에 이별을 경험한 애니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마지막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그저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고 즐겁게 보내야 한다는 것과 함께 사람들의 그 모든 선택에는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선택의 이유들이 있다는 것 또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선택 또한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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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배신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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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리소설 중 심리 스릴러 장르가 주는 유독 진한 여운가 긴장감이 있다.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독자 역시 주인공과 같은 시각에서 감정을 전달받으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깊숙이 빠져들게 되고,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는데 완벽한 배신도 그런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만큼 큰 패닉이 과연 세상에 있을까? 앞으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렵다. 그게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배우자라면,(전에 충격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배우자의 사망이 주는 충격이 상당히 윗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떨까?

이 소설 속 첫 장면은 배에 큰 부상을 입은 주인공 테스가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근데 그녀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그녀를 찾아온 한 여성에게 테스는 분노와 함께 두려움을 느낀다. 그녀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테스는 한 달 전에 남편인 마크를 비행기 사고로 잃었다. 독일로 출장을 간 마크가 탄 비행기가 조종사의 자살테러로 추락했고, 마크를 비롯한 모든 탑승자가 사망한다. 한 달여가 지났지만, 테스는 마크의 부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고 있지만, 유일한 버팀목이라면 아들 제이미다. 마크를 떠나보내고 한 달여가 지난 어느 날, 마크의 형인 이안이 테스를 찾아온다. 그리고 이안은 마크가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이야기한다. 이안은 마크의 장례식 날에도 테스에게 유산집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동생의 죽음 앞에 고통스러워하는 제수씨에게 그런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문제는, 집안의 모든 재정관리는 마크가 했고, 상당히 큰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마크는 테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주일 후 월요일이자 마크가 떠난 지 5주가 된 날은 테스의 생일이다. 생일이지만 마크에 대한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와중에 누군가가 테스를 찾아온다. 셸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사별 전문 상담사로, 테스의 엄마가 상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 역시 4년 전 4살 된 아들을 백혈병으로 먼저 떠나보낸 사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테스는 셸리의 도움으로 조금씩 일상을 되찾게 된다.

그러던 테스 앞에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오기 시작한다. 한밤중에 걸려온 이상한 전화, 테스를 미행하는 사내까지...

과연 불안한 그림자 앞에서 테스는 제이미와 마크의 유산을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스릴러 소설의 강점은 반전! 이 아닐까 싶다. 사실 배신 앞에 "완벽한"이 붙은 이 소설이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내심 궁금했다. 반전을 접한 후에 역시!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주인공 테스의 감정을 따라 읽다 보면 긴장감과 함께 소름 끼치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 역시...^^

여름에 읽어보면 특히 더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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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수사단
주영하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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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그림을 보자마자 생각난 작품이 있다. 얼마 전 읽었던 주부 탐정단의 이야기가 담긴 전건우 작가의 담긴 살롱 드 홈즈. 당시 광선 아파트 주민인 4인방은 쥐방울이라는 변태를 잡기 위해 더운 날 바바리코트를 맞춰 입고 수사를 했었다. 표지 가득 4명의 주인공이 바바리코트를 입고 등장하니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겼다. (물론 이들과 주부 탐정단의 차이라면 피로 맺어진 가족 탐정단이라는 사실!)

촘촘하게 짜인 추리소설도 좋지만, 우리의 정서에 맞는 추리소설도 참 좋아한다. 한국형 추리소설이라고 하는 우리만의 느낌을 듬뿍 담은 소설 말이다. 역시나 콩가루 수사단이라는 이름처럼 이 소설 역시 한국형 추리소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가득하니 말이다.

그렇담 콩가루 가족 수사단의 일원들을 알아볼까?

우선 엄마인 오희례. 남편을 일찍 여의고, 아이 셋을 버리고 한 남자를 따라 가출했다 돌아온 전적이 있는 동네 오지라퍼. 오희례의 장녀이자 소설가 지망생으로 나름 뛰어난 머리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금은 10년째 은둔형 백수로 지내는 백진주. 뛰어난 외모로 동네 여신이었으나, 이른 나이 결혼 후 남편인 송지석과 이혼한 두 아이의 엄마 백현주. 그리고 청일점으로 형사이자 앞에 말한 세 여자를 부양하고(실제로는 강제로 쳐들어와 살고 있는 거지만) 있는 막내 백현호. 갑자기 쳐들어온 세 여자 덕분에 이 집안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콩가루 집안에 대한 강렬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현호는 콩이 들어간 음식은 죽어도 먹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 콩가루 집안에 큰 사건이 터진다. 바로 현주의 둘째이자, 14개월 된 지우가 어린이집에서 실종된 것이다. 그날은 지우가 처음 어린이집에 등원한 날이었다. 현주의 손을 잡고 등원한 지 오래지 않아 집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지우가 등원을 안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범인의 전화가 걸려온다. 5천만 원의 현금을 들고 범인이 지정한 어린이집 교사 3명이 돈을 가방에 넣어서 범인이 말한 장소에 와야 한다는 것 말이다. 물론 경찰에 신고하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소식에 현주는 전 남편인 송지석에게 연락해 5천만 원을 구한다. 그리고 범인이 요구했듯이 3명의 교사들에게 돈을 들려보낸다. 시간과 장소를 바꿔가면서 범인은 계속 이런저런 요구를 하던 중, 갑자기 전화를 끊는 범인. 현주는 그제서야 동생 현호에게 전화를 걸고, 이미 사건 발생 후 9시간이 지난 경찰은 빠른 속도로 수사를 시작한다. 물론 가족인 현호는 수사팀에서 배제된다. 이런저런 증거를 추적하는 현호와 가족들. 오랜 시간 추리소설을 읽어온 진주와 현호는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범인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은행을 방문해 넋두리를 하던 희례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지우는 콩가루 수사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연작소설 느낌이 강하다. 콩가루 수사단에 의해 펼쳐지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첫 번째 사건을 해결한 콩가루 수사단은 점점 동네의 사건들로 발을 넓혀나간다. 그 안에는 물론 살인사건도 있다.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지만 읽다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빠져드는 이야기라고 할까? 생활밀착형 추리소설이라는 설명답게 우리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콩가루 가족의 추리 속에 빠져 이따 보면 나도 모르게 수사단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무리 콩가루라고 해도 가족은 참 소중하다. 아웅다웅하고, 때론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싸우지만, 돌아서면 또 궁금하고 찾게 되니 말이다. 서로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이 가족 또한 그런 사랑이 좀 격하게 표현돼서 그렇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교훈 아닌 교훈을 드문드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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