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페인팅북 : 동화 스티커 페인팅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 키즈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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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좀 크니, 스스로 뭔가를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이는 것 같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공룡시리즈를 하면서 생긴 자신감 덕분에 또 다른 페인팅 북을 요구하는 걸 보면 말이다. 평소 책에 관심이 많은 아이인지라, 아는 동화가 하나 둘 생기다 보니 아이와 함께 나 역시 추억에 빠져서 옛 동화들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스티커 자체가 큼직하기 때문에, 5살인 우리 꼬마도 어렵지 않게 붙일 수 있었다. 보통 60여 개의 스티커만 있으면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지도 않고 적은 개수로 만들 수 있기에 가볍게 만들기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와 색감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가정 보육이 늘어나고, 집에서 뭔가를 하고 싶지만 딱히 놀이가 생각나지 않을 때 활용하기 정말 좋다.

무엇보다 (스티커와 그림의 숫자를 매치시켜서) 숫자 공부를 하기 좋고, 잘못 붙였더라도 쉽게 떼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구성이다.(여러 번 떼어내는 경우 접착력이 떨어지므로 그럴 경우 풀을 이용하면 좋다.) 또한 스티커지를 떼어 낼 수 있도록 커팅 되어 있기 때문에 바탕지와 스티커지를 함께 펼쳐놓고 작업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다 만든 후에는 바탕지를 떼어서 액자에 넣어서 활용할 수 있어서 아이에게 완성의 기쁨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또한 스티커지 귀퉁이에 원 그림에 대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스티커지를 떼어내더라도 헷갈리지 않고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처음 선택한 작품은 백설 공주였다. 전에 공룡의 경우 색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어려워하더니, 여러 번 해봤다고 비슷한 색상을 찾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인지 시간이 갈수록 숫자를 빠르게 찾아내서 완성했다. 대략 한 작품 완성하는데 3~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사실 그 시간을 집중하는 게 쉽지 않은 아이인데,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집중력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전체 배경까지 다하면 시간이 상당히 걸리겠지만, 주된 그림만 작업하면 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너무 오래 걸리면 금방 지루해할 수 있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책이라 그런 지 핵심 부분만 만들면 되기에 하나하나 완성되어가는 그림을 보며 즐거웠다.

부모와 같이 스티커를 붙이면서 아이와 이야기도 하고, 책을 다시금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기에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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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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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가 접하는 참으로 기묘한 장면이 하나 있다. 감옥에 수감되는 재계 인물들이나 정치인들이 들어가기 전에는 멀쩡하다가, 감옥에만 들어가면 급 휠체어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마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처럼 혼자 거동을 할 수 없는 지경의 모습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풀려나면 다시 원래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함이란... ㅎ

 오랜만에 속이 뻥~뚫리는 사회파소설을 만났다. 사실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들이기에 소설 속 상황으로 대리만족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만약 소설 속 상황이 실제로 한두 개만이라도 벌어진다면, 사회의 악들이 눈치를 조금은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역사학 교수인 최주호는 25년 전 동창인 허동식의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는다. 갑작스러운 만남에 허동식은 최주호가 쓴 칼럼들을 언급하며 생존하고 있는 유일한 친일파 노창룡에 대한 자료들을 요청한다. 결국 최주호는 우편으로 허동식이 요구한 자료를 보낸다. 얼마 후 노창룡이 급거 귀국했다가 살해당했다는 뉴스가 1면을 장식한다. 기사를 읽은 최주호는 자신이 허동식에게 보낸 자료가 노창룡을 살해하는 데 쓰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고, 허동식을 찾아 나서게 된다.

 윗선에 의해 노창룡 살해의 주범에 대한 수사를 지시받은 검사 우경준은 노창룡의 시신에 새겨진 두 개의 숫자를 보고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숫자의 비밀을 알게 된 우경준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아직 범인이 누군지 감도 안 잡힌 상태에서 집행관들에 의한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하는데...

 소설이지만, 실제 우리 삶의 모습을 교묘히 담고 있다. 집행관들에 의해 형이 집행되는 인물들은 누가 봐도 죽을 만한!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미꾸라지처럼 자신이 가진 힘과 뒷배를 통해 빠져나온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아마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 사회의 소설 속 집행당한 인물들과 같은 일을 저지른 인물들이 이 소설을 읽게 된다면 밤잠을 설치지 않을까?

 집행관이라는 사람들에 의해서 처벌을 받는 현실이 참 씁쓸하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배우지만,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사실과 다른 현실을 우리는 참 많이 경험하지 않는가? 물론 그 배경에는 돈과 인맥, 권력 등이 담겨있지만 말이다. 그나마 소설 속에서라도 현실과 달리 갑질러들이 처벌을 받게 되어서 속이 시원하다. 그저 살해만 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자신이 했던 방식으로 돌려받게 되어서 더욱 사이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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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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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어렸을 때 키운 기억이 있다. 동네 도둑고양이였는데, 멸치나 좋아하는 음식을 주러 다가갈 때마다 특유의 위협을 해서 한 번도 제대로 쓰다듬어 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당시 고양이 이름은 왜 대부분 나비였을까?ㅎ)

동생은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다. 사실 가끔 갈 때 본 적이 있어서 생태나 습성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끔 동생이 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애완견과 애완묘는 확실히 성격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작가 역시 그런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교훈을 만나게 된 것 같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게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아이를 넘어 동물에게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책 속 고양이의 모습은 저자의 말대로 인생고수의 모습 같다. 고민하지 않고, 재지 않고, 그저 느낀 대로 행동한다. 그래서 우리보다 더 행복해 보이고, 덜 고민스러워 보인다. 사실 어쩌면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굳이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 단순한 사실조차 우리는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으니 말이다. 어쩌면 생각이 많아서 일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그런 자유와 편안함을 선사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 수도 있겠다.

저자 역시 이 사실을 길게 쓰지 않았다. 그림과 짧은 글로 명확하게, 그래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책 속에 상당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지만 그중 몇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위로가 되기도 하고, 사람보다 더한 지혜를 가진 거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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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고스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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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든 빡빡하든 시도하지 않으면 미래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도전만 있을 뿐이다.

이케이도 준 작가의 신작 변두리 로켓이 벌써 3번째다. 2권에서 3권을 만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쓰쿠다제작소 입장에서는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주인공인 스쿠다가 50대의 중년이 되었으니 말이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쓰쿠다제작소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물론 그 모험을 해 나가면서 생각보다 많은 시련을 겪긴 하지만, 역시나 쓰쿠다제작소의 저력은 어려움을 통해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

이번에 쓰쿠다제작소가 도전하는 분야는 무려 농업이다. 사실 사장인 쓰쿠다 고헤이는 우주과학 개발 기구의 연구원으로 일했던 전적이 있다. 근데 생뚱맞게 농업 분야라니...? 사실 그에는 로켓 분야에서 사업을 같이했던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에 로켓엔진 밸브를 공급하던 일이 사장 교체와 함께 백지화되고 신형 엔진 의뢰를 받았던 야마타니 기업의 신형 엔진 의뢰 업무가 저품질 대량생산을 하는 업체에 밀리는 등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한편, 경리부 장인 도노무라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 이상으로 쓰러지게 된다. 상당한 양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 도노무라의 아버지였기에, 도노무라는 아버지가 회복될 때까지 농사를 맡아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 도노무라를 찾아갔다가 농업기계에 들어갈 트랜스미션에 대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관련해서 업체를 소개받던 중 이타미 사장이 운영하는 기어 고스트라는 업체를 알게 된 쓰쿠다는 기어 고스트에 납품할 밸브에 대한 경쟁입찰을 제안한다.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대기업의 횡포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쓰쿠다제작소와 기어 고스트. 특히 기어 고스트의 개발자와 사장은 과거 데이코쿠 중공업의 개발자였다. 젊은 포부로 어려움을 맞서는 기어 고스트가 당한 일은 과거 쓰쿠다제작소가 당했던 사건과 그리 다르지 않은데... 과연 두 기업은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좋아한다. 사실 결론은 이미 책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이끌어가면서 이케이도 준 특유의 사이다 사건 해결이 뒷받침되기에 그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한자와 나오키만큼이나 변두리 로켓도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제 마지막 한 권을 남겨놓고 있는 변두리 로켓. 마지막 권이 기다려지면서도, 마지막이기에 밀려올 아쉬움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기업은 결국 승리한다는 진리가 가득한 작품인지라 읽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를 수밖에 없다. 쉬운 길을 선택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가 어떻게 되는지에는 관심 없는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쓰쿠다제작소와 쓰쿠다 고헤이를 비롯한 직원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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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가, 나의 악마
조예 스테이지 지음, 이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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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접하며 떠올랐던 두 개의 그리스 로마신화 인물에서 나온 심리학 용어가 생각났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과 엘렉트라 컴플렉스. 전자는 아들이 엄마에게 집착을 보이고 아빠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지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반대다. 7살 해나가 엄마인 수제트에게는 반감 이상의 공격적 성향을, 아빠 알렉스에게는 사랑의 감정을 내뿜는 것을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나 역시 딸을 키우고 있고, 조만간 만나게 둘째 역시 딸이다. 물론 소설 속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 소름 끼치게 다가왔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10달 동안 고생하며 힘들게 품고 목숨을 걸고 낳은 내 아이가 내게 반감을 넘어 살의까지 느끼는 것을 과연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하면 좋을까? 쉽지 않은 상황과 감정이기 때문에 더 몰입되기도, 더 안타깝기도 했던 작품이었다.

7살 해나는 모든 기능이 정상적이지만 유독 엄마한테는 말을 하지 않는다. 걱정이 된 수제트는 해나를 병원에 데려가 검사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것 외에는 다른 이상이 없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이가 걱정될 수밖에...

문제는 딸의 이상적 반응이 오롯이 엄마에게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저 말을 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좀 더 끔찍하고 대범하고 무서운 방식으로 발현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왜 하필? 엄마에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느끼는 힘듦을 수제트 역시 느끼고 있다. 유치원에서 이상행동으로 쫓겨나고, 결국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되면서 육아에 대한 고통은 더 여실히 쌓인다. 그렇다고 수제트가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유년기에 상처 때문에 해나에게는, 가족에게는 같은 상처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더 헌신적인 엄마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볼 때는 너무 사랑스러운 세 가족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소름 끼치게 무섭다. 사실 겪어보지 않아서 이해할 수 없는 아빠 알렉스의 입장과 자신에게 그런 끔찍한 행동을 하는 딸을 바라보며 그럼에도 엄마라는 이유로 무 자르듯 내칠 수 없는 수제트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긴 하지만, 해나의 감정이나 행동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이 소설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딸 해나에게 있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7살의 해나에게 이런 악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이 그 어떤 범죄 스릴러나 살인마보다 더 소름 끼치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나가 상처받거나, 소위 학대를 당한 집안에서 자란 것도 아니다. 그저 타고난 성향(사이코패스)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어떤 인과관계도 없다. 그래서 답을 찾을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진다. 엄마와 아빠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극단적인 아이. 그리고 그 아이의 최종 목표는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힘들다. 아이가 이렇게까지 악할 수 있다니... 정말 독보적인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딸 해나와 엄마 수제트의 시선이 번갈아 등장하며, 둘의 심리와 상황들이 묘사된다. 너무 사랑하는 딸이지만... 상상하고 싶지 않다. 아니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 충격적인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줄. 정말 소름 끼쳤다. 마지막 한 줄은 앞의 이야기를 읽은 후에 읽어야 배가되니, 꼭 놓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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