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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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범죄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매체의 발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범죄에 노출되는 횟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과거 범죄에 대해 다룬 한 프로그램을 매주 시청했다. 당시 등장한 인물 중에 범죄학 교수가 있었고, 이 책의 저자인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한 사건의 패널로 등장했다.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 내심 궁금했는데, 그 프로를 보면서 놀라웠다. 경찰이지만, 심리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더 새롭다고 할까? 물론 저자는 우리 사회가 프로파일러에 관심을 갖는 현상이 달갑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심리 파악이 필요한 엽기적인 범죄가 늘어났기 때문이란다. 사실 프로파일러가 범죄현장에서 활약을 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시작은 지존파와 같은 연쇄살인 집단이 등장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범죄자와 사건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기에, 범죄자는 범죄를 저지를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범죄 역시 진화했다. 일명 묻지 마 범죄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런 원한이 없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향해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얼마 전 큰 사회적 문제가 된 n번방 사건에 대해 언급한다. 사실 나조차도 연쇄살인범의 사건보다 n번방 사건을 가볍게 여겼던 것 같다. 신체적인 위해를 입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이야기한다. n번방 사건 역시 연쇄살인범과 같은 성격의 사건이라고 말이다. CCTV나 블랙박스 등과 같이 도처의 카메라가 있기에 과거와 같은 연쇄살인이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범죄가 인터넷으로 교묘히 스며들었고 그 결과 n번방 사건이나, 가스라이팅,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그루밍 등이 나타났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n번방 사건과 같은 경우 디지털 범죄가 아닌 연쇄살인과 같은 깊이로 들여다보고 처벌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는 5가지 범죄 심리이론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논한다. 그뿐만 아니라 갈수록 악랄해지는 사이버범죄와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등장하는 데이트 폭력과 아동학대 등의 범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신체적인 위해를 겪고, 눈에 보이는 상처를 입는 것만 피해일까? 오히려 상처는 아물지만, 마음과 정신에 남은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짙어질 수 있지 않을까? 과거보다 눈에 드러나는 범죄가 줄었다고, 과연 우리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저자의 책을 읽고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범죄가 갈수록 만연해지고 있지만 우리의 위험 의식은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고, 사회를 지키는 일은 한두 사람의 수고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관계당국 또한 범죄의 진화에 발맞추어 법 개정 및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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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램프 군과 과학실 친구들
우에타니 부부 지음, 조은숙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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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과학실험실 도구들이 등장하는 책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마지막 초등학교 시절 1년간, 우리 반은 과학실을 비롯한 교구실 담당이었다. 교구실을 담당하던 선생님과 친해지다 보니, 한쪽에 모여 사발면을 끓여먹거나 떡볶이를 해먹는 등 나름 재미있는 추억이 많았다. 또한 당시 친구들과 과학실험도구들을 닦고(닦다가 특히 시험관을 많이 깨먹기도 했다.), 재미있는 실험은 한 번 더 해보기도 했다.(화산 폭발 같은...) 많은 것이 현대화되다 보니 책 속의 알코올램프를 비롯하여 뒷방으로 밀려나는 도구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알코올램프와 뚜껑도 조만간 과학실 한쪽에 있는 열리지 않는 선반으로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바로 가스레인지 군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다. 백엽상 두목의 처지는 더 비참하다. 사실 나조차 백엽상이 뭔지 잘 몰랐는데, 등장하는 실험기구들 소개에 보니 기온이나 습도를 재는 기구가 들어있는 상자라고 한다. 얼핏 본 기억이 있긴 하지만,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십여 년 전 단기 아르바이트로 고등학교 교실을 가본 적이 있는데, 우리 때와 같은 분필이 아닌 보드 마카 같은 물백묵으로 쓰는 칠판을 보고 놀라웠다. 요즘은 물백묵도 아닌 전자칠판을 쓴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할까? 그렇게 보면 과학실험실에서 자주 사용하던 기구들 역시 세대교체를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장단점이 있긴 하겠지만, 전보다 빠르게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현대 우리의 모습과 맥락을 같이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물론 옛것이 다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맞춰 변화를 이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빠르기 때문에 많은 장점을 가진 것조차 몰아내는 것은 안타깝기도 하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인 알코올램프와 가스레인지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실험실 선반으로 밀려난 물건들의 넋두리와 옛날의 기억들이 책 속에 어우러져서 사회를 향한 이야기를 내뿜는다.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효율성도 좋지만, 효율성만 따지기에 놓치게 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으니 말이다. 교훈을 주기 위한 그림책이기도 하고, 자녀와 함께 읽으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었기에 읽는 내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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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미스터리 - 어른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전래 미스터리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홍정기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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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흥미롭게 읽었던 공주 시리즈를 비롯한 동화들의 실제 원작이 잔혹하고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 원작을 접하고 나서의 감정은 정말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동화라고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반영된(때론 더욱 잔인한)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지켜주어야 할 아이들에게 차마 세상의 민낯을 보이는 게 걱정돼서였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이후에 이어지는 끔찍한 이야기는 어찌 보면 그렇게라도 해서 권선징악을 이루고 싶었던 바람이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우리의 전래동화는 어떨까 싶었다. 다행히 그 이후에 이어지는 끔찍한 이야기의 원작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결말들은 서양의 전래동화를 닮은 듯하다. 아마 서양과 비슷한 형식으로 우리의 전래동화가 남아있다면 이런 형식이었을까?

책 속에는 여러 편의 전래동화가 등장한다. 한 편의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하고, 여러 전래동화가 믹스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두 번째 등장하는 "나무꾼의 대위기"라는 작품이었다. 익히 알고 있는 나무꾼 이야기에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 그리고 토끼의 꾀가 섞여있다. 아마 두 이야기 전부 다 나무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적절히 이어지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물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느 누구도 정상적이지 않다. 나무꾼은 관음증이 있고, 사슴과 사냥꾼은 짜고 나무꾼에게 누명을 씌운다. 사망하지 않은 선녀와 산신령은 부적절한 관계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한 토끼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 있다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관음증이라는 나무꾼의 치부를 먼저 드러내서 그런지, 선녀 살인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상상을 못했는데 사실이 하나하나 풀려갈수록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다.

콩쥐팥쥐, 나무꾼과 선녀, 해와 달, 여우누이, 혹부리 영감 등 5개의 작품이라지만, 한 작품에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기도 하다. 읽다 보니 이 밖에도 우리 전래동화가 참 많은데... 후속편이 등장했으면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책 속에 담겨있는 어떤 이야기를 읽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와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으니, 옛이야기에 대한 추억일랑 접어두고 읽어보면 좋겠다. 잔혹하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 또 교훈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선택은 독자의 역할이다.

p. s 작가의 이름 옆에 괄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익숙한 닉네임의...^^ 작가님이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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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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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전 2권). 문명(전 2권)에 이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의 제목은 행성이다. 전 작부 터 이어서 읽어왔기에, 이제는 낯설지 않은 쥐들과의 전쟁은 갈수록 더 참혹해진다. 고양이의 모습을 한 여신의 이름을 따온 고양이 바스테트는 프랑스에서의 쥐 티무르를 피해 강력한 쥐약이 개발되었다는 미국으로 배를 타고 건너온다. 247명이 타고 있는 배 희망호에는 고양이를 비롯한 인간, 돼지, 개, 앵무새가 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리더라고 생각하는 고양이 바스테트는 딱히 세워진 계획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그들의 무리가 늘어놓는 계획을 짜깁기 해서 늘어놓는다. 그러 던 중, 갑자기 비상 사이렌이 울리고 미국 쥐들이 배를 향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시작한다. 망루에 올라있던 바스테트를 공격하는 쥐들 때문에 결국 바스테트는 바다에 빠지게 되고, 고양이 에스메랄다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쥐 떼 공격에 247명 중 7명만 살아남게 된다. 배 위에서 조난 신호를 보냈을 때 한 건물 꼭대기에서 대답이 온다. 모스부호 덕분에 희망호에 남은 고양이들(바스테트, 피타고라스, 에스메랄다, 안젤로), 인간(나탈리, 로망 웰즈), 앵무새(샹폴리옹)는 건물에 꼭대기로 로프를 연결하여 집라인처럼 타고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는 이동 중 떨어지게 된다. 맨해튼 빌딩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부코스키에 의해 샹폴리옹마저 잡아먹히고 만다. 심기가 안 좋은 바스테트. 졸지에 동료 둘까지 잃게 된다. 건물 안에서 만나게 된 과학자 이디스로부터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듣게 되는 일행은 미국 역시 프랑스와 그리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에 좌절한다. 쥐를 피해 각 건물 꼭대기에 기거하고 있는 인원들 간에 교류를 위해 사용하는 드론이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던 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붕괴된다. 쥐들의 앞니 공격에 골재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쥐 떼들은 인간들이 기거하는 각 건물을 긁어내기 시작한다. 결국 바스테트 일행이 머물고 있는 건물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현재 가장 튼튼한 건물이자, 9.11테러 후에 지어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이동을 결심하고 다른 건물에 있던 인원들이 다 모이게 된다. 순식간에 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거주 인원이 늘고 공동체(국적, 종교 등)에 따라 나누어진 사람들 속에서 69층에 프랑스인들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에 바스테트 일행은 69층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열린 101인의 부족 대표단 회의의 의장은 익히 알 만한 인물이었다. 바로 클린턴 힐러리. 과거 영부인이자 국무장관인 그녀는 회의를 연다. 제시카 넬슨이라는 과학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공격으로 마비된 인터넷을 되살릴 새로운 백신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 사용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상당한데...

여전히 바스테트는 자신의 리더십을 인간들에게도 발휘하고 싶어 한다. 로망 웰즈가 이식해 준 제3의 눈(정수리에 달린 usb 포트) 덕분에 인간들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바스테트. 미국 쥐들의 우두머리인 알 카포네는 어마어마한 조직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 설상가상 프랑스에서 바스테트의 USB를 빼앗기 위해 티무르가 넘어오고, 티무르와 알 카포네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커다란 위기에서 바스테트는 여왕의 자격을 지켜낼 수 있을까?

책 안에는 바스테트의 일행이 쥐 군단에 대항하는 이야기와 함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USB를 통해 백과사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바스테트와 역시 USB를 달고 있는 쥐 티무르.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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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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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둘째 아이 예방접종을 하고 왔다. 예방접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해야 할 접종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매년 맞는 인플루엔자를 비롯하여 태어나서 4주 안에 맞춰야 한다는 결핵부터 3차에 거쳐 맞추는 주사들까지... 이 많은 예방주사들은 그만큼 병에 취약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책 속에는 흥미로운 약의 역사가 담겨있다. 약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명을 빼앗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된다. 어찌 보면 약은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총 12개의 역사 속 약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의 역사도 들어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필요한 성분만 추출하는 기술이 미약했기에, 약초 중 독초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를 보면 사약을 마시자마자 피를 토하고 죽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는 어땠을까? 드라마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렇게 그린 것일 뿐 실제는 마시자마자 사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우암 송시열의 경우 사약 2사발을 마셔도 죽지 않아 연달아 3사발을 마시게 했다고 하며, 조선 중기 문신 임형수는 사약 18사발을 마시고도 죽지 않아 결국 교살형으로 죽였다고 한다. 당시는 식물의 즙으로 사약을 만들었는데, 식물의 다른 성분도 포함되기에 순도가 높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약의 사자가 죽을 사(死)가 아닌 하사할 사(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약은 죽음에도 임금의 배려 차원에서 특권층에게만 내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할 여지가 남았던 부분은 3장에 담긴 약초 만드라고라와 프랑스의 잔 다르크 이야기였다. 만드라고라라는 이름이 참 흥미로웠는데, 여러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약초였다. 내 기억 속 만드라고라는 해리 포터에 등장했는데, 들어 올리면 아이 같은 얼굴에 뿌리가 드러나면서 소리를 지르는 약초라서 놀라웠다. 물론 실존하는 약초지만 실제로 역사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늘날에도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른바 정의 구현이라는 명목하에 벌어지는

현대판 마녀사냥이 즐비하고 있다.

그 역사 속에서 만드라고라는 마녀의 약초로서 과거 유럽 사람들의 '근시안'을 가져오는 원인이 됐고,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에는 '근시안'을 치료하는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영국군은 프랑스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잔 다르크에게 마녀라는 명목하에 70가지 죄목을 얹어 화형에 처한다. 그중 7조에서 잔 다르크가 만드라고라의 힘으로 부와 행복을 얻으려 했다는 항목이 등장한다. 만드라고라가 마법의 약초라는 것이다. 물론 만드라고라에는 8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들어있고, 과거 마취제로도 사용되었지만 주된 역할은 환각제나 독이었다고 한다. 이름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성경 속 합환채나 맨드레이크도 같은 약초였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 만드라고라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현대에서는 근시안 치료제(안약)로 사용되고 있지만, 역시 중독의 위험 때문에 안약으로 사용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만드라고라와 함께 저자는 잔 다르크의 마녀사냥이 현대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당시처럼 화형에 처하지만 않았지,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한 마녀사냥으로 한 사람의 일생을 화형에 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며 과거를 통해 현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마치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처럼 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이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살상 무기가 된 것 같은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약의 역사를 통해 인류는 생명을 연장하며 죽음을 유예시키기도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약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아무쪼록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살리는 약이 많이 등장하고, 쓰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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