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여행의 기술 - 평범한 여행을 특별한 여행으로 바꾸는 30가지 질문 오렌지디 인생학교
인생학교 지음, 케이채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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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집에 두고 온 이들에 대해 더 애틋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알프스 남쪽 지방이나 싱가포르 해협의 풍경에 비춰 보면 그들에게 화났던 이유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화내지 말고 더 따뜻한 모습을 보여 줘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더불어 함께 살고 있는 이 넓은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그들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비행기가 타고 싶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하늘길이 막히긴 했지만,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게 코로나 이전부터 여행을 갔던 게 언제인가 싶으니 말이다. 참 아이러니한 게, 집을 떠나면 고생길이 열린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어디보다 편한 게 내 집이라는 사실도, 여행지에서 뭔가 불편한 뭔가를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여행을 기대하는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주는 신선한 감정들이 기분의 전환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참 얇다. 그림도, 사진도 담겨있다. 그럼에도 쉽게 술술 읽히지 않았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이름 역시 그랬다. 저자가 그는 아님에도, 책 속에서 알랭 드 보통의 냄새가 담겨있었고, 생각할 여지도 많았다. 책 중간중간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쉽게 술술 읽히지 않았던 이유가...

이 책은 여행이라는 제목에 맞게 여행지를 고르고, 여행지로 향하는 곳(공항, 비행기 등)에서 느끼는 감정들, 여행지를 둘러보며 마주하는 감정들,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상황들, 그리고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왔을 때의 이야기 등 여행을 둘러싼 많은 시간들을 차례대로 담아냈다. 다른 점이라면 뻔하디 뻔한 여행의 이야기가 아니라, 색다른 눈으로 여행을 볼 수 있도록 주의 환기를 시켜준다는 것이다.

이국적인 여행지가 무엇일까? 내가 그동안 접해보지 않은 낯선 문화나 환경을 가리키는 말이 "이국적"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국적의 의미를 좀 더 확장시킨다. 낯선 문화에 동화되면 이국적이 아니게 되는 것처럼, 내 주변을 바라보는 눈 역시 다르게 보고자 하면 이국적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 밖에도 가족여행에 대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의 경우 조금만 커도 부모와의 여행보다는 친구와의 여행을 좋아한다. 그럴 때 부모는 실망한다. 하지만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아이들 역시 부모가 그랬듯이 자신의 가족을 만들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가족여행을 기피하는 자녀들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핸드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남기기보다는, 그 장소와 환경에 더 집중해 보는 것. 돌아온 일상의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 일상 속 주변을 여행지로 만드는 것. 여행은 거창하게 짐을 싸서 떠나는 것만이 아니었다. 일상 속에서도 매일의 여행을 꿈꿀 수 있으니 말이다. 상상을 토대로 여행의 시간을 확장해 보자. 분명 여행이 주는 특별한 감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집에 두고 온 이들에 대해 더 애틋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알프스 남쪽 지방이나 싱가포르 해협의 풍경에 비춰 보면 그들에게 화났던 이유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화내지 말고 더 따뜻한 모습을 보여 줘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더불어 함께 살고 있는 이 넓은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그들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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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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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변화와 기술혁신은 인구를 증가시켰고, 달라진 거주지와 새로운 도구에 적응하도록 인류를 자극했다.

그렇게 인류는 환경을 다루고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능력을 더욱 키웠다.

제목을 읽으며 세계사에 관한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작은 소제목을 읽으며 '세계사를 넘어선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인 오데드 갤로어의 인류의 미래를 향한 시선이 놀라웠다. 상당한 책들이 비관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3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다. 인류사에서는 그때부터 틀 인류의 시작으로 설명한다. 아프리카 지역에 몰려살던 인류는 조금씩 이동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점점 지구상에 인류가 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200년 전 인류는 급격한 기술의 진보를 이룬다. 29만 년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티도 안나는 짧디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200년 전 모든 지역이 소위 먹고살게 된 것은 아니다. 왜 기술의 진보가 퍼져나갔음에도 부의 불평등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200년 전에는 비슷한 삶을 영위했다고는 하지만, 부의 불평등 문제가 없었을까?

아쉽게도 불평등의 문제는 인류의 시작과 결을 같이한다. 아니 기술의 진보와 결을 같이 한다는 표현이 더 합당할 것이다. 신석기 혁명이라고 불리는 농업기술의 발달은 인류를 한곳에 정착하게 만들었고, 인구를 증가시켰다. 고대 문명이 발전한(비옥한 땅과 풍부한 수력을 가진) 지역을 중심으로 말이다. 결국 시작점이 다르다. 그렇게 늘어난 생산량은 또 다른 기술의 진보와 소득 증가, 의학 기술의 발달, 기대 수명의 증가로 이어졌고 결국 부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사실 많은 생물군 중에서 가장 생존능력이 떨어지는 생물은 인간일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발로 일어서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스스로 무엇도 할 수 없는 존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독 인류만 부를 창출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타 생물에 비해 크고 주름진 뇌와 손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뇌와 손을 이용해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고 그 생각대로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구체적인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2부 초반에는 세계지도가 등장하는데, 누리는 지역만 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부유한 나라라고 불리는 유럽과 아메리카는 기대수명도, 전기 사용 도도, 교육기간도, 인터넷 사용도 월등히 높고 유아 사망률은 현저히 낮다. 지역의 차이라고만 여기기에는 타당치 않은 게, 구체적인 예로 등장한 한국과 북한이었다. 제2차대전과 전쟁으로 남과 북이 나누기 전에는 차이가 없었던 두 나라가 현재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왜일까? 왜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소득이 24배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 되었던 것일까?

저자는 부의 불평등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접근한다. 시작은 지역이었고, 그렇게 늘어난 소득이 마중물이 되어 연쇄적인 부를 일으킨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사상 등도 부의 불평등을 일으키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탄나섬 이야기는 또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선진국의 모든 체계가 부를 일으킬 수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불평등의 문제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인류의 미래는 파멸밖에 남지 않는 것일까? 다행이라면 저자는 인류의 미래의 낙관적 시선을 보낸다. 그의 해답은 교육 그리고 생각이다. 평등에 대한 인류의 시선, 그리고 그에 대한 교육은 인류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지 않을 테니 말이다.

세계사, 지리사, 경제사를 비롯한 방대한 내용만큼이나 저자의 지적 통찰력이 깊이 드러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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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해 소중해 너의 마음도 - 5-7세를 위한 첫 회복탄력성 그림책 소중해 소중해 시리즈
아다치 히로미 지음, 가와하라 미즈마루 그림, 권남희 옮김, 최성애 해설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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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왕따를 겪고 나서 부쩍 내향적이 되었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었고,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누군가의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20대가 되어서부터 현재까지 "자존감"에 대한 책을 참 많이 찾고 읽었던 것 같다. 문제는 내 낮은 자존감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치려고 하지만 여전히 내 말 중 상당수가 "**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친구(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네 말이다. 육아와 직장 생활 그리고 살림의 3마리 토끼를 다잡기에는 체력도, 머리도 안되는 하루살이 워킹맘인지라 별것 아닌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큰 아이에게 퍼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턴가 엄마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던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보며 나쁜 꿈을 꾸었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기분을 가라앉힌 후 물어보니, 몇 시간 전 일어난 일이 갑자기 떠올라 기분이 나빠졌다고 했다. 또 한 번은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화를 내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당혹스러운 대답이 나왔다. "그럼 화나는데 누구한테 풀어?"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를 믿기 때문에 하는 말이겠지만, 그 말 역시 당황스러웠다. 그런 경험을 하던 터였던지라 이 책의 이야기가 아이의 기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내고, 다시금 원래의 마음으로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 속 이야기는 5-7세의 아이들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지만 눈높이를 조금만 달리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할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화의 감정들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책은 그 감정을 묵히지 말고 표현하라고 이야기한다. 분노와 같은 감정에 "울컥이", "훌쩍이"등의 이름을 붙여주고 그런 감정을 어떻게 수용하고 표출해야 할지를 아이의 눈높이로 설명한다. 소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도 다루고 있다. 가령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무언가를 통해 감정을 치환하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었고, 이런 방법을 사용해 봐야겠다! 싶은 것도 있었다. 문제는 여러 울컥이를 만났을 때, 이 방법이 즉각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러 번에 걸쳐 책을 읽고 또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은 내 감정만큼 타인의 감정의 중요성도 설명해 준다. 친구와 싸웠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을까라는 질문에 책은 "마법의 안경"을 이야기한다. 당장 내가 기분이 나빴던 이유를 설명하며 내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조금 가라앉은 마음에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의 표지에는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자존감 관련 책을 여럿 접했으면 아마 익숙한 단어일 듯싶다. 상처 입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다시 원래의 몸과 마음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아이들로 하여금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려준다. 실제 대입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기에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런 감정이 들 때 이런 방법으로 우리의 울컥이를 작게 만들어보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아이 보다 우선은 내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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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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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김미경 강사의 신작. 10여 년 전 30대에 들어서며 그녀가 쓴 두 권의 책 "언니의 독설"을 접했다. 독설이라는 제목이 솔직히 부담스러웠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십여 권의 "서른"이 들어가는 책을 읽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혼도 많이 나고, 독설이라는 말답게 욕(?)도 먹긴 했지만 마치 욕쟁이 할머니 같은(여전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욕쟁이 할머니 욕 먹으러 간다는 게... ㅎ)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 이후 그녀의 책은 꼭 챙겨 읽게 되었다. 강의도 강의지만, 여전히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우고 해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나는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 주는 압박을 나 역시 가지고 있다.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았고 서른에도 느꼈지만, 마흔에는 정말 많은 것이 준비되고 갖추어져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20대 초반 대학 재학 시절 만들었던 인생설계도에 분명 서른에는 결혼을 해서 아이가 몇 있는 공직생활을 하는 워킹맘이고, 40대에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삶의 여유와 함께 자기 계발도 게으르지 않은 성공한 여성이 돼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처음 그녀의 책을 마주한 30대 때 아직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보고, 공시도 접고 정말 작디작은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해내야 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흔 수업을 읽는 지금은 어떨까? 삶의 여유는커녕, 매일 하루를 버티는 하루살이 같은 워킹맘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마흔이 반갑지 않았다. 아직 갖추고 있는 게 없는데 무슨 마흔이란 말인가?

다행이라면, 그녀의 책에는 그런 내 상황을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 적절한 표현과 안내가 담겨있었다. 우선 마흔에 대한 생각부터 다시 재정립하라고 이야기한다. 기대수명이 80에 못 미쳤을 때와 40대와, 100세 시대를 앞둔 현재의 40대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의 설명을 끌어와 다시 인생을 24시간 시계에 비유했을 때, 40대는 아직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40대는 하루의 계획을 세워서 앞으로의 시간을 조금씩 성취해가는 시간이라고 설명하며, 무언가를 거두는 때가 아니라 퍼스트 라이프(20~40대)를 보내며 준비해서 만들어낸 꿈들을 위해 뛰는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벌써 좌절은 금물이다. 이제 삶의 궤도를 정하고 그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할 시기에, 무엇을 거두고, 무엇을 준비한다는 것인가?

그동안의 우리 삶의 주기로 보자면, 50대에 퇴직을 준비하고, 60대의 내려놓는 삶을 산다고 한다. 근데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를 살면서 과연 50대에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게 과연 맞을까? 남은 50년은 무엇을 하고 보내야 하는 걸까? 저자는 40대를 이미 거치고, 50대를 마무리하면서 40대 때의 노력의 성과를 이제서야 맛볼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40대에 무언가를 거두려는 욕심은 내려놓고, 앞으로 이루어갈 삶을 기대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기를 조언한다.

한편으로는 꿈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40대를 위해 냉철한 조언을 한다. 40대에 기반을 마련하여 50대에 거두어야 앞으로의 노년의 시기를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다고 말이다. 우선은 늦다 생각하지 말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준비하라고 말한다. 다양하고 많은 구슬을 가지고 있다면, 목걸이를 꿸 때 좀 더 내가 원하는 목걸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다양한 경험과 꿈을 가져보자.

아직 늦지 않은 40대. 오전 9시 37분이라는 40대. 나는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물론 여전히 매일의 삶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꿈을 생각해 봐야겠다. 근사한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롭게 시작하고자 늘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캘리그래피를 배워보고 싶다. 언젠가 필요한 구슬이 될 거라 생각하고 말이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40대 친구들아! 우리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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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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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겠다고 너를 힘들게 하지 마.

너를 지켜 줄 가장 첫 번째 사람은 너야.

네가 힘든 건 힘들다고 하고 화가 나는 건 화가 난다고 말해. 그래도 돼.

모든 걸 널 위주로 생각해. 이기적으로 되라는 말이 아냐.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넌 뭘 하고 싶은지 항상 너한테 묻고 널 위주로 행동해.

넌 당당한 한 사람이야. 한 존재라고."

이 책을 접하기 얼마 전에 정해연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너여야만 해"를 읽었다. 그래서일까?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 궁금했다. 이번에는 어떤 생각 할 여지를 담고 있을까 싶어서였다. 장편소설이라지만 두껍지 않다. SF보다는 우리나라 특유의 동양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는 성장소설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연예인 학폭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후보자가 낙마했고, 학폭을 당한 여주인공이 복수하는 드라마가 한참 이슈가 되고 있어서일까? 주인공이자 여고생인 이은아의 상황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

낯을 많이 가리는 은아는 매일 아침이 고문이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켜 나오자마자 유튜버인 언니 은진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사실 은아는 친구가 없다. 누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너무 힘들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혼자 지내게 되었다. 반면, 언니인 은진은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를 시작으로 70만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다. 언제부턴가 언니가 집 수입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대에 다니는 은진은 성적도 좋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모님도 은아보다는 은진에게 관심을 쏟고, 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은아는 마음껏 투정도, 짜증도, 화도 내지 못한다.

은아의 반에 교생선생님이 찾아온다. 근데, 은아와 이름이 같다. 이은아. 너무 예쁘고 근사한 그녀는 자꾸 은아에게 관심을 갖는다. 식당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는 은아를 찾아오는 선생님. 근데, 은아가 감자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은아가 좋아하는 신상 음료수도, 교생과 마주치기 싫어서 옥상에 혼자 앉아서 빵과 우유를 먹는 걸 알고 은아가 좋아하는 초밥 도시락을 들고 찾아온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귀가하는 은아를 집까지 태워다 주기도 한다.

교생 은아를 만난 후, 학생 은아는 수진 무리의 괴롭힘을 당한다. 학생 은아에게는 친절하지만, 수진에게는 냉랭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수진 무리에게 폭행을 당하고 부모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얼른 집으로 들어가려는 은아를 막하서는 교생 은아. 그녀의 손에는 교복이 들려있었다. 아무리 선생이라 하지만, 은아의 집 주소도, 은아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까지 어떻게 알고 있을 수 있을까? 도대체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결국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교생 은아. 교생 은아를 만난 뒤, 학생 은아는 조금씩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교생 은아는 조만간 은아에게 친구가 생길 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교생실습이 끝난 다음 날, 채신화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그리고 둘은 절친이 된다. 하지만 둘의 우정은 얼마 가지 못하는데...

첫 장면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책의 말미의 그 궁금증이 풀린다. 그리고 당연히 은아라고 생각했던 교생의 정체는 생각지 못한 반전이었다. 그녀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소원을 정말 요긴한 순간에 사용했던 은진. 그리고 그 소원 덕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상에 나를 믿어 줄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따뜻한 책. 소설처럼 이어진 이 이야기가 세상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단 한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아에게 온, 은아를 믿어 준 그 단 한 사람처럼 말이다.

"괜찮아. 너의 한 사람은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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