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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해 소중해 너의 마음도 - 5-7세를 위한 첫 회복탄력성 그림책 ㅣ 첫 그림책
아다치 히로미 지음, 가와하라 미즈마루 그림, 권남희 옮김, 최성애 해설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2월
평점 :
학창 시절 왕따를 겪고 나서 부쩍 내향적이 되었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었고,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누군가의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20대가 되어서부터 현재까지 "자존감"에 대한 책을 참 많이 찾고 읽었던 것 같다. 문제는 내 낮은 자존감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치려고 하지만 여전히 내 말 중 상당수가 "**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친구(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네 말이다. 육아와 직장 생활 그리고 살림의 3마리 토끼를 다잡기에는 체력도, 머리도 안되는 하루살이 워킹맘인지라 별것 아닌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낼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큰 아이에게 퍼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턴가 엄마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던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보며 나쁜 꿈을 꾸었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기분을 가라앉힌 후 물어보니, 몇 시간 전 일어난 일이 갑자기 떠올라 기분이 나빠졌다고 했다. 또 한 번은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화를 내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당혹스러운 대답이 나왔다. "그럼 화나는데 누구한테 풀어?"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를 믿기 때문에 하는 말이겠지만, 그 말 역시 당황스러웠다. 그런 경험을 하던 터였던지라 이 책의 이야기가 아이의 기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내고, 다시금 원래의 마음으로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 속 이야기는 5-7세의 아이들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지만 눈높이를 조금만 달리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할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화의 감정들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책은 그 감정을 묵히지 말고 표현하라고 이야기한다. 분노와 같은 감정에 "울컥이", "훌쩍이"등의 이름을 붙여주고 그런 감정을 어떻게 수용하고 표출해야 할지를 아이의 눈높이로 설명한다. 소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도 다루고 있다. 가령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무언가를 통해 감정을 치환하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었고, 이런 방법을 사용해 봐야겠다! 싶은 것도 있었다. 문제는 여러 울컥이를 만났을 때, 이 방법이 즉각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러 번에 걸쳐 책을 읽고 또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은 내 감정만큼 타인의 감정의 중요성도 설명해 준다. 친구와 싸웠을 때 어떻게 해야 좋을까라는 질문에 책은 "마법의 안경"을 이야기한다. 당장 내가 기분이 나빴던 이유를 설명하며 내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조금 가라앉은 마음에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의 표지에는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자존감 관련 책을 여럿 접했으면 아마 익숙한 단어일 듯싶다. 상처 입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다시 원래의 몸과 마음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아이들로 하여금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려준다. 실제 대입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기에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이런 감정이 들 때 이런 방법으로 우리의 울컥이를 작게 만들어보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아이 보다 우선은 내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