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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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힐링 소설을 생각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그 반전을 맛보기 전에는 따뜻했던 것은 맞다. 아니 반전이 있다고 해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했었으니 그럼 힐링 소설인 건가?

주인공 찬휘(류용찬)는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다. 늦은 시간까지 일에 몰두하는 그녀는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조만간 죽을 예정이다. 계획은 변함이 없지만, 그럼에도 일주일간 일어난 일은 그녀의 마지막을 위한 작은 배려이자 선물이라고 느꼈다.

사실 찬휘는 5살에 보육원 앞에서 발견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다. 첫 기억이 보육원에서의 일이니 말이다. 그런 찬휘에게는 버려졌다는 것 말고 또 하나의 상처가 있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한쪽 눈의 색이 다른 일명 오드아이다. 푸른 색인 그녀의 눈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따돌림을 받았다. 눈을 가리기 위해 끼기 시작한 서클렌즈 때문에 눈은 큰 상처를 입었고 결국 실명되기 직전인 상황이 되었다. 찬휘는 그랬기에 누군가와 어울리는 게 힘들다. 뛰어난 두뇌를 가진 덕에 그나마 밥벌이는 하고 살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심심 포차라는 가게의 전단지를 발견하게 된다. 폐업을 일주일 앞두었다는 그 가게로 발길이 옮겨진 것 역시 일주일이라는 기간이 남았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60대 여 주인이 그녀를 반갑게 맞이한다. 가게 안에는 먼저 온 손님들로 떠들썩하다. 서로 안면이 있는 것일까? 홍과장, 한실장, 서프로라는 호칭을 주고받으며 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알법한 중견 연기자의 이혼에 대한 이야기였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사건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엄마의 손길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찬휘를 향한 따뜻한 손길에 매일같이 심심 포차를 찾는다.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사생팬 이야기를 비롯하여 티켓 거래 사기 사건 등이 연거푸 등장한다. 그리고 심심 포차의 주인인 서프로 가 과거 검사 출신이라는 것과 심심 포차에 손님으로 오는 인물들 역시 경찰이나 검사 등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당에 갈 때도 늘 텀블러와 수저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결벽증이 심한 찬휘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과연 무엇일까? 앞서 말한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열쇠를 거머쥐고 있는 서프로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까?

삶을 포기하고자 했던 찬휘가 따뜻한 서프로의 손길에 생각을 바꿀 것이라는 내 예상은 마지막 장에서 무참히(?) 빗나갔다. 과연 그 어마어마한 반전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아무 의미 없이 흥미로운 사건의 뒷얘기를 다룬 작품일 거라 생각했는데 말미에 가서 이 모든 게 계획(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럼에도 크게 보면 삶을 바로잡아주는 선배이자 부모의 역할을 한 게 서프로 였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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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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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안개가 내려오면......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차원이 열려......

이계의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선택된 자들만이......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눈을 뜨니 모든 게 어둡다. 이 공간이 어딘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와중에 사람의 소리가 들린다. 하나 둘 사람의 소리가 들리고, 기계음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들은 예상치 못한 게임 속으로 초대된다.

안개 미궁이라는 제목은 과거 유행했던 게임의 이름이다. 일명 딥 게임이라고 일컫는 게임으로, 한동안 입소문이 났지만 안 좋은 소문들(플레이어가 자살했다는 등의)에 휩싸이고 현재는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 되었다.

같은 공간에 있던 다이버 유민욱, 방과 후 교사 이수영, 재벌 3세 나도열과 그의 애인 하민영, 교수 이부국과 그의 아내 허양자, 피자 배달원 현상철, 트럭 운전사 박광현 그리고 학생인 박영민. 9인은 두 번째 스테이지까지 살아남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는 게임의 내용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늑대 인간으로부터 도망치기, 두 개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하기(선택하지 않았을 때 하늘에서 큰 돌이 내려와서 압사당할 뻔했다.), 식인 나방의 먹이로 한 사람을 버리기 등 갈수록 난도가 높고, 타인의 희생을 얻어내야 하는 게임들이 등장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이들은 하나씩 기억을 찾게 된다. 전체적으로 안개 미궁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격인 유민욱은 자신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몸이 기억하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무슨 이유로 안개 미궁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일까?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한 사건이 일어난 날 공교롭게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들과 같은 자리에 있지 않았던 유일한 인물은 유민욱 뿐이다. 그저 방 탈출 게임이나 밀실 살인사건 등을 생각하고 책을 읽었는데, 그 이상의 어떤 새로운 개념이 작품을 이끌어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개념은 무의식 전의라는 것인데, 의식 불명의 환자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치료법으로 책에 소개된다. 서로의 뇌파를 연결해 숙련된 기술자인 다이버가 적법한 과정 속에서 환자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서 의식을 바깥으로 꺼내는 치료법인데,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안개 미궁 역시 바로 이 무의식 전의로부터 시작되는 게임이자, 복수를 위한 게임이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부국. 허양자 부부와 현상철의 실종을 시작으로 이들의 소재를 찾는 가족들이 전직 형사출신인 나도희를 찾는다. 이들을 조사하다 도희는 "안개"라는 키워드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던 중, 재벌 3세인 나도열과 하민영이 실종된 시기도 같다는 사실 속에서 도열과 민영이 실종되던 날 "안개 미궁"이라는 게임 이야기를 오래 했다는 운전기사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시작해간다. 도희는 일주일 전 자신의 핸드폰에 민욱이 남긴 음성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고, 그가 남긴 단서를 토대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게임은 누가 만들었고, 무엇을 위해 만든 것일까? 오징어 게임처럼 목숨을 건 플레이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그리고 게임의 제작자의 의도를 과연 알아맞힐 수 있을까?

두 세계(현실과 의식 속 세계)가 교차하며 사건을 이끌고 가는 부분이 신선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그저 뻔한 밀실 탈출 게임이 아니다.)였어서 그런지, 흥미로웠다. 마치 헝거 게임 같은 느낌도 들었다. 추리소설답게 원인을 비롯한 이야기들이 하나 둘 드러나는 것을 마주하며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갑자기 끝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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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읽고 책을 그리는 아이는 다르다 - 독서와 미술을 통한 인성교육
김승희 지음 / 라온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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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어줄 때 주의점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목적으로 읽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읽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참 주말마다 어디를 데리고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얼마 전, 자주 가는 웹카페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키즈카페였는데,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다양한 활동(독후 활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키즈카페에서 신체활동을 하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지만, 놀이터를 실내로 들여온 것 외에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책도 읽고 흥미도 느끼고, 작품도 만들 수 있어서 참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내년이면 학교에 입학하는 첫아이의 어린이집에서는 매달 2권의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한다. 한 권은 숫자 관련 동화고, 한 권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6살 때까지만 해도 책을 읽고, 같이 들어있는 학습지 같은 소책자 활동이 전부였는데, 7살이 되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독후감을 비롯한 책 읽기에 대한 부분의 비중이 상당히 커지기에 가정에서 매주 숙제 개념으로 독후 활동을 하도록 알림장이 나왔다. 책을 함께 읽을 수는 있지만, 사고를 확장해 무언가를 만들고 해보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특히 나는 미술 쪽과는 담을 쌓고 살고 있는 똥 손 엄마다.) 하지만, 확실히 아이가 책을 읽고 그 이후의 활동을 하는 경우 책에 대한 기억도 오래 하고 흥미롭게 책을 읽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었다.

이 책은 미술을 전공한 엄마가 경력단절 후, 사회의 복직으로 택했던 미술 교습소를 통해 그동안 느끼고 경험한 미술과 독서를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실제적으로 설명하고 기록한 책이다. 책의 상당수는 독후 활동에 다루기 좋은 책들에 대한 추천이다. 사실 엄마의 입장에서 중요성은 알지만,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데, 다양한 주제의 책을 소개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 어떤 식으로 미술을 접목하여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지에 대한 방법들 또한 소개하고 있다. 가령 유아기에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그리고 색감이나 촉감 등의 공감각과 오감을 이용할 수 있는 책이 나온다. 우리 집에도 있는 사과가 쿵! 을 비롯하여 아주아주 배고픈 애벌레나 곰 사냥을 떠나자 같은 책을 통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육아서인 동시에, 독서를 통해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손을 움직이고, 대화를 나누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 준다. 다양한 질감의 도구(화선지, OHP 필름, 사포 등)들을 선택해서 그 위에 다양한 것들을 표현해 보기도 하고, 추석과 관련된 책을 읽고 종이접기와 그림을 통해 나만의 액자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미술 전공자기에, 다루는 도구들이나 재료들을 구하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와 함께 다양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사실 글로 봐서는 헷갈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되는 부분을 실제 사진과 설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어서 나도 한번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해봐야겠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가끔은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는 스스로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니까 책 읽어주는 것을 귀찮아했는데 10살 때까지는 엄마와 아빠(아빠의 목소리가 아이에게 더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한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듯 읽어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질문을 줄이고, 책을 통해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생각 또한 조금 내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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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아주 작은 영양소가 촉발한 미스터리하고 아슬아슬한 500년
스티븐 M. 사가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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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노란색과 신맛이다. 지금이야 필수 영양소가 된 비타민C에 대한 흥미로운 책을 마주했다. 책의 표지 역시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같은 밝고 강렬한 노란색이다.

우리 집 두 꼬마가 좋아하고 자주 먹는 간식 중 하나는 비타민 사탕이다.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작은 비닐을 벗기면 동전보다 작은 크기에 하얀색 비타민이 들어있다. 맛도, 모양도 같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때문에 종류별로 구비하고 있다. 이 사탕을 먹기 시작한 것도, 병원 진료를 마치고 약 조제를 위해 약국에 갔을 때였다. 약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건네는 비타민 2~3개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띤다. 약국에서 주는 비타민은 개수가 정해져있기에, 결국 500정이 담긴 비타민 사탕을 주문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엄마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아무 영양소가 안 들어있는 것보다는 비타민C나 D가 들어있는 간식이 낫겠다 싶다 보니 하루에 1개는 자연스레 먹이게 되었다.

1. 몇 달 전 심한 목감기로 엄청 고생을 했다. 당시 피부과 약을 먹고 있었기에, 약봉지를 본 의사는 겹치는 약을 제외하고 목감기 약과 비타민C를 함께 처방해 주었다. 나 역시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물과 함께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들(오렌지, 귤, 레몬 등)을 더 챙겨서 먹인다. 근데 비타민C가 정말 감기를 치료하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

2.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당뇨환자다. 몇 년 전 아버지가 고함량의 비타민을 구입해달라고 하셨다. 한 알로도 이미 하루 섭취 비타민을 과다하게 넘어서는데, 매 끼니마다 2알씩 먹으면 당뇨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를 접하셨다고 하셨다. 과연 비타민C가 혈당관리에도 도움이 될까?

비타민C의 효과에 대해 처음 접했던 것은 교과서를 통해서였다. 구루병, 각기병, 괴혈병...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해 보이는 이 병들은 바로 비타민C가 부족해서 생긴 병이라고 한다. 물론 실제로 걸린 사람을 본 적은 없다. 그 이후로 내 잇몸에서 양치하다 피가 조금만 나도 혹시 내가 괴혈병...?하는 두려움 속에 몇 년을 살았다. 책 속에는 총 3분으로 나누어 비타민C를 다루고 있다. 1부는 비타민C의 효과를 알기 전의 이야기다. 교과서에서 봤던 그 질병들이 많이 걸렸던 사람들은 선원들이었다. 장기간 배를 타게 되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5C 항해했던 배들의 선원 상당수는 원인도 모른 체 사망한다. 우연히 오렌지를 섭취한 후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본 후, 기회가 될 때마다 오렌지를 배에 실었다고 하지만 그게 비타민C 부족이 아닌 배 아예 더러워진 공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2부에서는 비타민C 발견에 대한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비타민의 발견에 영향을 미친 여러 과학자들이 등장한다.

자바 섬에서 실험을 하게 된 생리학자 크리스티안 에이크만은 각기병을 미생물에 의해 생긴 병이라 생각했다. 우연히 마주한 닭에게서 각기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가 치료되는 걸 본 에이크만은 동물 실험(닭)을 통해 음식 속에 있는 비타민C(당시에는 비타민C로 불리기 전임)의 효과를 알았지만, 자신이 고수하고 있던 미생물에 의한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추후 다른 생리학자인 헤릿 흐레이스는 에이크만을 설득해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제출하도록 요청한다. 그 일로 에이크만은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다.(하지만 수상소감에 흐레이스에 대한 인사는 1도 없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저자는 비타민C 발견의 가장 큰 공을 세운 한 명을 꼽자면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연구한 러시아 출신 의대생 니콜라이 루닌을 꼽는다. 그가 비타민C를 발견한 것은 아니지만, 쥐 실험을 통해 우유 속에 녹아있는 필수 영양소에 대한 지평을 넓혔기 때문이다.

내가 앞에서 궁금했던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3부에서 다뤄진다. 지금처럼 비타민C가 대중화되는데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면 단연 라이너스 폴링을 꼽을 수 있다. 2번의 노벨상 수상 중 하나(노벨평화상)가 비타민C 때문이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가 주장한 것은 바로 비타민C 메가도스였다. 비타민C를 과다하게 섭취하는 게 질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이론이다. 라이너스 폴링은 비타민이 감기와 독감 더 나아가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과연 정말 진실일까?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비타민C의 효능을 아는 연구는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타민C는 알약 형태뿐 아니라 우리가 섭취하는 각종 채소와 과일 등에도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효과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비교 군을 만들어야 하는데, 비교 군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비타민은 항생제 만큼이나 많은 인류를 구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유불급. 적당한 섭취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으로도 하루 섭취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고, 흡수되지 않은 과량의 비타민은 소변 등으로 배출된다고 하니 지혜로운 섭취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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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 공부 - 현직 초등 교사가 들려주는 아이가 기적처럼 바뀌는 대화법
김민지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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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우리 엄마도 워킹맘이었기에, 나 역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삶이 내 생각대로 안된다는 것을 또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가 태어난 후, 부쩍 큰 아이에게 이상행동이 감지되었다. 산후우울증의 독박 육아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였기에, 아이의 반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나조차 매일같이 당황스러웠다. 시간이 지나고 복직을 했다.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일이 살얼음판인 이유를 책을 읽으며 발견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자존감이 낮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생활이 힘들 정도로 가난한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이른 나이부터 동생을 챙기고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하긴 했다. 그래도 내가 사고 싶거나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큰 제약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 스스로를 그리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다. 낮은 자존감에는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한 기억도 자리하고 있겠지만, 엄마의 낮은 자존감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참 많이도 자존감 관련 책을 찾아보았다. 책을 막 읽었을 때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10년 차 교사인 이 책의 저자는 첫 장에서 육아가 힘든 부모들을 향해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당신은 괜찮은 부모입니다.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실수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으니까요. 몇 번의 실패에 낙심하지 마세요.

당신의 아이는 건강하게 잘 성장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언어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하... 책에 등장한 부정적인 예시가 모두 내 얘기였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내 말을 그대로 옮기다니...;;; 우선 저자는 내 모든 것을 그대로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현재에 충실하게, 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를 먼저 안아주고 칭찬해 주고, 여유를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부모의 말 습관, 부모의 기분에 아이들은 온전히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책 안에 담긴 예를 보면, 나 역시도 그렇게 반응하겠다 싶을 정도로 두 예는 현저히 달랐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책 안에서 내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와의 관계, 자존감 키우는 말, 자율성을 높이는 말뿐 아니라 워킹맘을 위한 하루 10분 대화법이나 화의 표현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고 알기 쉽게 쓰인 글을 읽으며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실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이와의 대화에도 낄끼빠빠가 필요하다. 있어 보이는 말로 표현하자면 중용이라고 할까? 꼭 필요한 때에만 TMI를 사용하자. 칭찬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해야 하지만, 조언이나 훈계는 간략하고 짧게 해야 한다. 반대로 하면 역효과가 나니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칭찬 90에 훈계 10이 적절하다고 이야기한다. (내 경우는 반대일 때가 더 많다.) 칭찬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되는 칭찬도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 밖에도 관찰- 감정- 욕구- 부탁의 단계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안돼"라는 말을 사용하는 방법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의 행동에 평가 내리기보다 부모가 느낀 고마운 감정, 행복한 감정을 말해주는 게 좋다.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준 긍정적인 영향력도 표현해 준다.

아이가 한 행동을 그대로 언급하고, 부모가 느낀 욕구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는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게 되어 자존감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의 작은 변화는 아이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아이에게 화를 안 내고 등원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예상보다 5분 정도 늦긴 했지만, 화를 냈다고 5분 일찍 준비했을 것 같지 않다. 손에서 가까운 곳에 책을 두어야겠다. 조금 지나면 잊힐 수 있으니 말이다.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 특히 우리 모두 부모가 처음인지라, 살아오면서 내가 듣고 겪었던 말들을 자연스레 뱉어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말을 좀 바꿔보자. 책을 통해 들은 아이를 살리고 키우는 말들을 통해 내 아이의 자존감도, 꿈도, 학업도, 자율성도, 관계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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