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 공부 - 현직 초등 교사가 들려주는 아이가 기적처럼 바뀌는 대화법
김민지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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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우리 엄마도 워킹맘이었기에, 나 역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삶이 내 생각대로 안된다는 것을 또 경험하게 되었다. 둘째가 태어난 후, 부쩍 큰 아이에게 이상행동이 감지되었다. 산후우울증의 독박 육아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였기에, 아이의 반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나조차 매일같이 당황스러웠다. 시간이 지나고 복직을 했다.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매일이 살얼음판인 이유를 책을 읽으며 발견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나는 자존감이 낮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생활이 힘들 정도로 가난한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이른 나이부터 동생을 챙기고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하긴 했다. 그래도 내가 사고 싶거나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에 큰 제약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 스스로를 그리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다. 낮은 자존감에는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한 기억도 자리하고 있겠지만, 엄마의 낮은 자존감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참 많이도 자존감 관련 책을 찾아보았다. 책을 막 읽었을 때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10년 차 교사인 이 책의 저자는 첫 장에서 육아가 힘든 부모들을 향해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당신은 괜찮은 부모입니다.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실수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으니까요. 몇 번의 실패에 낙심하지 마세요.

당신의 아이는 건강하게 잘 성장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언어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하... 책에 등장한 부정적인 예시가 모두 내 얘기였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내 말을 그대로 옮기다니...;;; 우선 저자는 내 모든 것을 그대로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현재에 충실하게, 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를 먼저 안아주고 칭찬해 주고, 여유를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부모의 말 습관, 부모의 기분에 아이들은 온전히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책 안에 담긴 예를 보면, 나 역시도 그렇게 반응하겠다 싶을 정도로 두 예는 현저히 달랐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책 안에서 내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와의 관계, 자존감 키우는 말, 자율성을 높이는 말뿐 아니라 워킹맘을 위한 하루 10분 대화법이나 화의 표현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고 알기 쉽게 쓰인 글을 읽으며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실천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이와의 대화에도 낄끼빠빠가 필요하다. 있어 보이는 말로 표현하자면 중용이라고 할까? 꼭 필요한 때에만 TMI를 사용하자. 칭찬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해야 하지만, 조언이나 훈계는 간략하고 짧게 해야 한다. 반대로 하면 역효과가 나니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칭찬 90에 훈계 10이 적절하다고 이야기한다. (내 경우는 반대일 때가 더 많다.) 칭찬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되는 칭찬도 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 밖에도 관찰- 감정- 욕구- 부탁의 단계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안돼"라는 말을 사용하는 방법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의 행동에 평가 내리기보다 부모가 느낀 고마운 감정, 행복한 감정을 말해주는 게 좋다.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준 긍정적인 영향력도 표현해 준다.

아이가 한 행동을 그대로 언급하고, 부모가 느낀 욕구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는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게 되어 자존감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의 작은 변화는 아이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아이에게 화를 안 내고 등원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예상보다 5분 정도 늦긴 했지만, 화를 냈다고 5분 일찍 준비했을 것 같지 않다. 손에서 가까운 곳에 책을 두어야겠다. 조금 지나면 잊힐 수 있으니 말이다.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 특히 우리 모두 부모가 처음인지라, 살아오면서 내가 듣고 겪었던 말들을 자연스레 뱉어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말을 좀 바꿔보자. 책을 통해 들은 아이를 살리고 키우는 말들을 통해 내 아이의 자존감도, 꿈도, 학업도, 자율성도, 관계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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