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을 읽어줄 때 주의점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목적으로 읽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읽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참 주말마다 어디를 데리고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얼마 전, 자주 가는 웹카페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키즈카페였는데,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다양한 활동(독후 활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키즈카페에서 신체활동을 하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지만, 놀이터를 실내로 들여온 것 외에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양한 독후 활동을 통해 책도 읽고 흥미도 느끼고, 작품도 만들 수 있어서 참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내년이면 학교에 입학하는 첫아이의 어린이집에서는 매달 2권의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한다. 한 권은 숫자 관련 동화고, 한 권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6살 때까지만 해도 책을 읽고, 같이 들어있는 학습지 같은 소책자 활동이 전부였는데, 7살이 되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독후감을 비롯한 책 읽기에 대한 부분의 비중이 상당히 커지기에 가정에서 매주 숙제 개념으로 독후 활동을 하도록 알림장이 나왔다. 책을 함께 읽을 수는 있지만, 사고를 확장해 무언가를 만들고 해보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특히 나는 미술 쪽과는 담을 쌓고 살고 있는 똥 손 엄마다.) 하지만, 확실히 아이가 책을 읽고 그 이후의 활동을 하는 경우 책에 대한 기억도 오래 하고 흥미롭게 책을 읽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었다.
이 책은 미술을 전공한 엄마가 경력단절 후, 사회의 복직으로 택했던 미술 교습소를 통해 그동안 느끼고 경험한 미술과 독서를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실제적으로 설명하고 기록한 책이다. 책의 상당수는 독후 활동에 다루기 좋은 책들에 대한 추천이다. 사실 엄마의 입장에서 중요성은 알지만,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데, 다양한 주제의 책을 소개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 어떤 식으로 미술을 접목하여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지에 대한 방법들 또한 소개하고 있다. 가령 유아기에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그리고 색감이나 촉감 등의 공감각과 오감을 이용할 수 있는 책이 나온다. 우리 집에도 있는 사과가 쿵! 을 비롯하여 아주아주 배고픈 애벌레나 곰 사냥을 떠나자 같은 책을 통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육아서인 동시에, 독서를 통해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손을 움직이고, 대화를 나누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 준다. 다양한 질감의 도구(화선지, OHP 필름, 사포 등)들을 선택해서 그 위에 다양한 것들을 표현해 보기도 하고, 추석과 관련된 책을 읽고 종이접기와 그림을 통해 나만의 액자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미술 전공자기에, 다루는 도구들이나 재료들을 구하기 어렵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와 함께 다양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사실 글로 봐서는 헷갈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되는 부분을 실제 사진과 설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어서 나도 한번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해봐야겠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가끔은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는 스스로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니까 책 읽어주는 것을 귀찮아했는데 10살 때까지는 엄마와 아빠(아빠의 목소리가 아이에게 더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한다.)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듯 읽어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질문을 줄이고, 책을 통해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생각 또한 조금 내려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