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좋은지 몰라서 다 가 보기로 했다 - 버드모이의 2500일, 100개국 세계여행
버드모이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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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코로나를 지내며 한참 랜선 여행이 유행이었다. 이제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유튜브를 잘 보지 않지만, 가끔 보는 여행 프로그램에 패널로 여행 유튜브들이 많이 출연을 한다. 그들의 여행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여행이 직업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솔직히 '집 떠나면 고생인데, 낯선 곳을 다니며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돈까지 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다른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여행 유튜버라고 한다. 20대 중반 퇴사를 한 후, 한 달 정도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게 계기가 되어 조금 더 넓은 곳, 다양한 곳으로 여행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은 2천만 원이 전부였는데, 막상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 돈이면 1년 정도를 계속 여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날부터 세계여행을 꿈을 이루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여행은 닥쳐봐야 아는 법이다. 특히 젊은 여성 혼자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성 배낭여행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한비야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그래서 더 영향이 큰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내가 궁금했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었다. 우선 여행가도 매너리즘에 빠질까? 하는 생각이었다. 늘 새로운 곳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경험하니 늘 새롭고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내 생각과 달리 여행도 적응이라는 게 있나 보다. 많은 것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몇 달 동안 똑같은 일상(이동하고, 먹고, 자고, 누군가를 만나는 일련의 행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러지 않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다 보면 지루해지고 재미도 없어지는 생활 말이다. 그럴 때 여행자들은 어떻게 할까? 


 저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하기 보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에서 한 달여를 지내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쉼을 얻는다고 한다. 그렇게 조지아를 찾아서 한 달여를 쉬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은 후 여행을 지속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 조차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곳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나 또한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소매치기를 당할 뻔하고, 기차나 버스에서조차 맘 편히 쉴 수 없는 상황들, 국경을 넘을 때마다 다른 온도차, 고산병에 시달리는 이야기들을 마주하면서 같이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하지만 K 팝의 위상을 피부로 체감하며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게 맞아주고, 전 여행지에서 만나 친구가 사람들을 우연히 다시 만나고, 누구도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마주했을 때의 기쁨은 내 마음까지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와 그 안으로 들어가 같이 생활했을 때 알게 되는 것은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만이 깨닫게 되는 것인가 보다. 


  해외와 국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여행을 글과 사진으로 마주하면서 부러운 마음이 커졌다. 당장 몇 주라도 떠나고 싶지만, 딸린 식구와 직장 때문에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물론 나는 겁도 많고, TJ라 절대 즉흥 여행은 할 수 없다.)


 물론 저자 역시 여행 후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경력단절의 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따른 부담감과 언어적인 문제들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을 하기도 한다. 물론 언어는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역시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용기가 중요한 거 같다.)으로 해결하고, 이제는 유튜버로 살고 있기에 전보다 직장에 대한 고민이 덜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도전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그 열매는 실행한 사람만이 느끼게 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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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물 최고의 선물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이랑 그림,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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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만났을 때, 가장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저자가 파울로 코엘료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오래전 그의 책이 한참 열풍인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탓에 아직도 파울로 코엘료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리버 보이와 연금술사, 내가 빛나는 순간 그리고 최고의 선물. 4번째 만나는 그의 책이다. 연금술사는 성인이 되어 한 번 더 읽어봤는데, 어린 시절의 감성과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나이가 들었듯이, 저자도 나이가 들었을 텐데 5년 만에 다시 마주하는 그의 책 가득히 담긴 예쁜 꽃을 보면서 적잖이 기대가 되었다.


 요즘은 워낙 불닭볶음면이나 마라탕처럼 자극적인 소재와 내용을 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은 터라, 슴슴한 집 된장 같은 맛의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심심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라탕을 매일 같이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은 따스하고 포근하다.


 이 책은 한 선교사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청중들은 연륜이 많고 유명한 설교자의 설교를 기대했지만, 그 설교자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설교를 할 힘이 없었다. 그를 대신해 젊은 선교사가 나왔다. 그의 모습을 보고 청중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그 젊은 선교사는 헨리 드러먼드였다. 그는 성경의 고린도전서 13장을 펼치고 성경을 읽기 시작한다. (사실 기독교인에게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장으로 유명하다.)  






책 안에는 헨리 드러먼드의 설교가 가득 담겨있다. 이쯤 되면 이 책의 저자가 파울로 코엘료인지, 헨리 드러먼드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헨리 드러먼드의 책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을 읽고 영감을 얻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에세이다. 그의 책을 읽은 저자가 자신의 생각과 형태로 다시 표현해낸 책이라고 보면 좋겠다.


 종교적 색채가 담겨있어서, 타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조금은 부담스러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성경을 풀어낸 강해서가 아닌, 사랑의 의미를 성경에 비추어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설명해 준 책이다. 사랑을 4계절의 정원을 통해 표현해낸다. 그리고 같이 곁들여지는 정원의 꽃들은 저마다의 꽃말을 지니고 있다. 그 꽃말과 더불어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면 바울이 고린도전서를 통해 말한 사랑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마주할 수 있다.


 사실 나는 모태신앙으로 자랐기에, 성경에 대해 꽤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성경을 둘러싼 많은 말씀들을 꿰뚫는 단어를 찾자면 사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유대인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율법과 십계명에도 그 사랑의 모습이 깊이 드러나있다. 십계명의 어느 말씀을 보더라도, 사랑에서 벗어나는 말씀이 없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랑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사랑은 자선보다 크고, 사랑은 믿음보다 크다. 사랑의 아홉 가지 요소(열매)들은 여름의 정원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성경의 단어들을 좀 더 이해하기 편하게 풀어서 설명해 준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다. 사랑은 시기하거나 자랑하고 교만하지 않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다. 사랑은 성내지 않고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않고 진리와 기뻐한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의미는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우리는 사랑을 참 쉽게 입에 올린다. 하지만 사랑은 쉽지 않다. 사랑이 담긴 행위는 절대 가볍지 않다. 책을 읽으며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했던 행동들 중 일부는 위선이고,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 안에 담긴 사랑은 훨씬 이타적이고, 훨씬 깊이가 있다. 모든 행동에 사랑이 깃들여젔을 때 그 사랑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 사랑이 있을 때 영원을 논할 수 있다.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부족한 사랑을 채우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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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튜던트 - 배움의 재발견
마이클 S. 로스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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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사회생활에 뛰어들기 전에 진정한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교육은 젊은이들이 본연의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도록 끌어당기는 힘에 휘둘리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자신이 학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언제부터일까? 과거에 비해 현재의 아이들은 배움의 시작이 빨라졌다. 우리 아이들만 해도 큰 아이는 7개월에, 둘째 아이는 돌 무렵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맞벌이 엄마의 비애이자 미안함이다.) 그에 비해 자영업자였던 부모님 덕분에 나는 6살부터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기서의 배움은 "선생님"을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로 가정했는데, 그렇다면 과거에 비해 현재의 학생들의 역량이 훨씬 뛰어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물론 단편적인 지식의 수준만을 봤을 때, 과거의 전문가들에 비해서 현재의 비전문가인 우리들이 훨씬 뛰어난 지식을 가진 것을 확실히다. 과거에 연구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알려지면서, 상식으로 가지고 있는 지식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혜나 배움에 임하는 자세, 교사가 학생을 향해 가지는 교육의 목적과 깊이 등을 교육의 범주 안으로 넣었을 때도 과연 같은 답을 할 수 있을까?


 이 책 안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교육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선 스승으로 등장하는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와 그들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스승들의 모습을 통해 스승을 통해 교육을 받는 제자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공자는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바로 이 조화는 중용, 균형으로 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끊임없이 질문과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제자들을 교육했다. 예수는 가르침을 통해 과거와 다른 종교적인 사람, 하나님의 보낸 메시아를 따르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삶을 강조했다.


  근대 이전에는 자신이 속한 가족, 마을, 도시 등의 공동체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기 위한 주체성을 기르는 것을 교육으로 삼았다. 즉, 도제 교육이나 가정 교육처럼 후계자를 키워내어 장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교육이었다. 그렇기에 도제 교육을 위해 어린 나이의 아이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노동에 노출되기도 했고, 평생 직업을 가지는 실생활의 교육을 중시했기에 지금의 의무교육과 같은 기본적인 상식과 지식을 배우는 교육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중세를 지나면서 대학이나 학교라는 교육기관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실 처음의 대학은 종교와 깊은 연관이 있었지만,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육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교육은 시대상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교육은 일정하지 않다. 강조점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는 스승과 제자가 있다는 것은 변함없다. 단, 스승이 제자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어떤 것을 가르쳐서 어떤 목표로 제자를 길러낼 것인가에 따라서 교육의 질과 양은 달라진다.


 사실 별 기대 없이 읽었던 책이었는데, 나 역시 내가 받은 교육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단지, 학교나 학원 같은 교육기관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일어나는 것만 교육이 아니라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배움 모두 교육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교육기관에만 맡기는 교육이 아닌, 삶의 많은 시간들을 교육으로 여기고 자유롭게 교육받고, 교육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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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 돌아온 바람의 딸 한비야의 떠나며, 배우며, 나누는 삶에 대하여
한비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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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한비야 작가의 책인지라, 무척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처음 한비야라는 이름을 만난 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책을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한 달 혹은 두 달에 한 번씩 서점 나들이를 했다. 책보다도 선물 받는 느낌이, 부모님과 서점으로 놀러 간다는 느낌이 더 좋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여전히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서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겨서 인 것 같다.) 내가 산 책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빠가 구입했던 책 두 권은 여전히 떠오른다. 한 권이 『태양의 아들 잉카』라는 책이었고, 또 한 권은 바로 한비야 작가의 책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1』 이었다. 바람의 딸이라는 제목이 어린 내게도 흥미롭게 여겨졌던 것 같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책의 글 밥이 너무 많아서 사진만 좀 봤던 것 같지만...


 그러고 보니 바람의 딸 시리즈를 제외하고 한비야 작가의 책을 여러 권 만났던 것 같다. 1그램의 용기도 읽었는데, 그게 벌써 5년 전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싶다.



알다시피 한비야 작가는 여성 배낭여행 1세대로 불린다. 그녀 덕분에 배낭여행뿐 아니라 세계여행에 대한 관심이 올라간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바람의 딸이라는 이미지를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우고 싶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제는 오지 여행가 보다는 국제구호가 주 업이 되었기에 과거의 이미지가 구호활동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까 봐 걱정이 되어서 일부러 더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여행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바람이 딸이 있었기에 지금의 국제구호가도 교수도 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역시 국제구호가 답에 책 안에는 다양한 도움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러워진 것은, 나는 움켜지는 것은 잘하지만 나누는 건 잘 못하는 사람이어서다. 물론 나 역시 십수 년 전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에 있는 한마을을 다녀온 후로, 그곳에서 만난 선교사님의 강의를 들은 후로, 그때부터 계속 매달 여러 단체를 통해 후원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내 주머니 안에 있는 것을 저자처럼 나누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덜먹고, 좋지 않은 곳에서 자고, 편하게 가기 보다 걸어가는 것을 택하면서 모은 돈으로 나눈다는 사실이 내겐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비야 식의 다양한 모금과 구호, 후원활동이 책 여기저기에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아이에 이야기가 있다. 남수단에서 구호 활동을 할 때의 일이다. 부모가 일하러 나가는 낮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는 7살 미만의 아이 100명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공책과 색연필을 나누어 주었단다. 시각장애가 있는 동생에게 받은 색연필과 공책을 만져보게 하는 7살 아프리카 꼬마 아이를 본 저자는 그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남은 2세트를 더 챙겨주려고 했단다. 그때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보통은 선물을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했을 텐데, 이 아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걸로 만족하며 하는 이 한마디가 저자는 물론 내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꼬마 덕분에 그날 새삼 깨달았다. 

행복의 조건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가진 것에 감사하며 지금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책에는 무국적자 취급을 받고 난민으로 살아가는 로힝야족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북서쪽과 방글라데시의 국경 지역에 사는 무슬림으로 150만 명의 소수민족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아랍.벵골계 무슬림이라 주장하는데 비해, 미얀마 군부는 이들을 영국 식민지 시절 방글라데시에서 이주한 불법 이민자로 간주하고 많은 차별과 박해를 받으며 살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저자는 2024년 난민촌이 있는 곳으로 떠났는데, 책 안에는 이들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얀마로 갈 수도 없고, 제3국으로 가기도 힘들고(이들은 무슬림이다 보니 테러 등을 우려하는 제3국에서 이들을 반기지 않는다.), 방글라데시에서 제공하는 지역으로 가기도 싫어한다.(방글라데시에서 제공하는 곳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거주이전의 자유 자체가 허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교육시키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역할을 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앞에서 십여 년 전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대 여행을 갔던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만난 사람들은  메솟에서 사는 카렌족이었다. 이들 역시 군부정권의 가혹한 탄압을 견디다 못해 도망쳐 나온 난민들이었는데,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염소를 지원해 주고 공부를 시켜주는 학교를 다녀온 적이 있다. 나무로 얽기 설기  지은 나무 집에서 이들은 새벽마다 자신의 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알고, 가진 것조차 나누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불평불만만 쏟아내던 나 자신을 많이 반성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옛 기억이 살포시 떠올랐다. 누구도 로힝야족 같은 상황에서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추운 날씨에도 따뜻하게 입을 옷도, 머무를 집도, 식당에 가서 사 먹을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불평이 터져 나왔다. 오늘도 나는 출근길 갑자기 밀면서 들어온 한 남자에게 눈을 흘기고 속으로 많은 욕을 삼켰고,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서 걸어가야 했던 것도 불만이었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내가 가진 감사할 것들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사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불만투성이지만, 서평을 쓰면서 오늘 하루를 또 돌아보게 된다. 내일은 좀 더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비교하고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도, 오늘도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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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기분파 나무의사 필기 심화모의고사 Point Summary 625제 - <2023년~2025년 기출반영>=특별부록 : OX문제로 기출 체크하기 2026 기분파 시리즈
박범수.㈜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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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의 저자가 나무의사로 유명한 분이었는데, 그 책 덕분에 나무의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무의사라는 이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격 수험서를 통해 만나니 또 색다른 느낌이다. 


 나 역시 이름만 들어봤던 나무의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책의 시작부에 해당 내용이 나온다. 나무의사는 산림청에서 시행하는 시험으로 생활권 수목의 진료 및 치료의 전문성을 확보하여 생활권 수목을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역시 전문가를 검증하는 시험이기에 응시자격이 있다. 수목학과의 석사나 박사학위 취득자부터 해서 관련 직무에 대한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4페이지의 시험 개요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필기시험은 총 5개의 과목에서 각 25문제씩 출제되는데(총 125문항), 각 과목별 과락이 있다. 4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하고, 전 과목 평균이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한다. 시험 시간은 125분이다.


 특이사항이라면, 1차 시험 접수 시 응시 자격에 따른 경력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단, 처음 응시 때에만 접수하면 되고, 불합격하여 재 응시할 경우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의 강점이라면, 각 과목의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구성하여 수험생이 해당 내용을 쉽게 파악하고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또 꼭 알아두어야 하는 부분은 음영처리(형광펜)를 통해 한 번 더 강조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꼭 기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암기가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체크되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암기하면서 해당 내용을 이해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다른 수험서와의 차별점이라면, 각 과목별 내용에 대한 정리가 앞에 중점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분철해서 이론과 기출문제로 나누어서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개 과목에 대한 요점정리를 통해 내용을 기억했다면, 심화 모의고사를 통해 앞에서 공부한 부분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모의고사는 실전처럼 각 과목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당 문제의 해설이 같이 수록되어 있기에, 별도로 요점 정리를 찾지 않아도 되기에 편리하다. 모의고사는 총 5회가 수록되어 있다.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OX 문제를 통해 핵심 내용을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는 부록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시험 전 해당 내용을 확실히 점검하는 식으로 활용하도록 하자! 마지막 장에는 최근 기출문제(8~11회)의 문제를 OX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최신 기출문제 625문을 통해 실전 감각을 꼭 기르도록 하자!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파악하여 합격으로 인도하는 기분파 나무의사 필기 심화 모의고사 수험서를 통해 나무의사 합격의 기쁨을 누려보자. 수험생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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