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좋은지 몰라서 다 가 보기로 했다 - 버드모이의 2500일, 100개국 세계여행
버드모이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코로나를 지내며 한참 랜선 여행이 유행이었다. 이제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유튜브를 잘 보지 않지만, 가끔 보는 여행 프로그램에 패널로 여행 유튜브들이 많이 출연을 한다. 그들의 여행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여행이 직업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솔직히 '집 떠나면 고생인데, 낯선 곳을 다니며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돈까지 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다른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여행 유튜버라고 한다. 20대 중반 퇴사를 한 후, 한 달 정도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게 계기가 되어 조금 더 넓은 곳, 다양한 곳으로 여행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은 2천만 원이 전부였는데, 막상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 돈이면 1년 정도를 계속 여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날부터 세계여행을 꿈을 이루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여행은 닥쳐봐야 아는 법이다. 특히 젊은 여성 혼자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성 배낭여행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한비야 작가의 책을 읽었는데, 그래서 더 영향이 큰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내가 궁금했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었다. 우선 여행가도 매너리즘에 빠질까? 하는 생각이었다. 늘 새로운 곳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경험하니 늘 새롭고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내 생각과 달리 여행도 적응이라는 게 있나 보다. 많은 것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몇 달 동안 똑같은 일상(이동하고, 먹고, 자고, 누군가를 만나는 일련의 행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우리도 그러지 않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다 보면 지루해지고 재미도 없어지는 생활 말이다. 그럴 때 여행자들은 어떻게 할까? 


 저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하기 보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에서 한 달여를 지내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쉼을 얻는다고 한다. 그렇게 조지아를 찾아서 한 달여를 쉬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은 후 여행을 지속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 조차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곳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나 또한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소매치기를 당할 뻔하고, 기차나 버스에서조차 맘 편히 쉴 수 없는 상황들, 국경을 넘을 때마다 다른 온도차, 고산병에 시달리는 이야기들을 마주하면서 같이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하지만 K 팝의 위상을 피부로 체감하며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게 맞아주고, 전 여행지에서 만나 친구가 사람들을 우연히 다시 만나고, 누구도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마주했을 때의 기쁨은 내 마음까지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와 그 안으로 들어가 같이 생활했을 때 알게 되는 것은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만이 깨닫게 되는 것인가 보다. 


  해외와 국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여행을 글과 사진으로 마주하면서 부러운 마음이 커졌다. 당장 몇 주라도 떠나고 싶지만, 딸린 식구와 직장 때문에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물론 나는 겁도 많고, TJ라 절대 즉흥 여행은 할 수 없다.)


 물론 저자 역시 여행 후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경력단절의 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따른 부담감과 언어적인 문제들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을 하기도 한다. 물론 언어는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역시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용기가 중요한 거 같다.)으로 해결하고, 이제는 유튜버로 살고 있기에 전보다 직장에 대한 고민이 덜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도전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그 열매는 실행한 사람만이 느끼게 된다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