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의 자기 확신에 관하여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솝희 옮김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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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힘은 우리의 약점에서 자라난다.

감춰진 분노의 힘은 우리가 찔리고, 쏘이고, 심하게 공격받기 전에는 깨어나지 않는다.

위대한 사람은 기꺼이 겸손해진다. 유리한 입장에 있을 때 그는 잠든다.

떠밀리고 괴롭힘을 당하고 패배할 때 무언가를 배울 기회를 얻게 되며 지혜와 인간성을 발휘하게 된다.

가장 강한 힘은 약점에서 비롯된다 中

작년 말부터 올해는 유독 고전 에세이를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부턴 이 에세이를 즐기지 않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고전 에세이는 더 찾아서 읽게 된다. 물론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히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지만, 그의 책을 직접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안에는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주제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사랑과 우정을 비롯하여 신중함과 정신에 이르기까지 삶의 깊이를 위해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담겨있다. 마치 여러 단편집 가운데도 표제작이 있듯이, 랄프 왈도 에머슨의 이 작품에서도 가장 중요한 내용은 자기 확신이 아닐까 싶다. 책에 가장 앞 장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1장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주제들이 곁가지를 뻗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17세기를 살았던 그가 21세기인 현재에도 이해가 되는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다. 자기 PR 시대라고 일컫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실제 우리의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인 양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나를 맞춰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 요즘이다. 그런 면에서 350년 전 살았던 에머슨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부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타인이 아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내 삶의 주체가 내가 되기를 권한다. 무조건 굽히지 말고, 모든 잘못이 내게 있는 양하지 말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주문한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자존감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의 가치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근데 놀라운 것은, 나를 그런 가치로 생각하고 대접하면 남 또한 나를 그렇게 대접해 준다는 것과 자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그런 행동한다는 사실과 결을 같이 한다. 결국 내 삶의 영역은 내 것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면, 타인의 삶 또한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모든 것의 시작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생각보다 입에 맞는, 이해가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좀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에머슨의 다른 책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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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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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일상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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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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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그걸 의인화라고 불렀다.

투사. 그건 진짜 우정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의 장벽이 제거된 것,

더 큰 친밀감을 허용하는 친숙함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헷갈렸다. 그래서 다시 확인했다. 분명 장편소설인데, 저자와 똑같은 이름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래서 에세이 같은 느낌도 든다. 작품 안에 흐르는 분위기가 에세이를 담기도 했다. 제목과 표지의 앵무새가 매치되지 않았다. 물론 책을 읽다 보면, 표지에 담긴 앵무새가 금강앵무(보통의 금강앵무를 검색하면 빨간색 앵무새가 등장하는데, 책 표지에 있는 앵무는 초록금강앵무인 것 같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의 삶은 참 많이 바뀌었다. 거리 두기라는 이유로 만나거나 식사를 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지고, 대면으로 했던 일들이 전부 비대면으로 바뀌기도 했다. 증상이 조금만 나타나도 격리하거나 수시로 검사를 받아야 했고, 반강제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하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그 끔찍한 기억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우리의 기억에서 코로나가 생각보다 빨리 잊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 역시 한참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한 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주된 이야기는 여행을 떠난 아이리스 부부가 코로나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고, 지인에게 자신의 집에 있는 금강앵무 유레카를 보살펴달라는 부탁을 한다. 지능이 높은 금강앵무는 이틀 이상 혼자 두면 안 된다고 한다.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사실 아이리스 부부는 친구의 아들인 뉴욕대생 베치에게 유레카를 맡기지만, 베치는 약속을 저버린 것이었다. 머물 곳이 필요한 은퇴한 의사에게 자신의 집을 내준 작가는 그렇게 유레카를 돌보며 아이리스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근데, 떠났던 베치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미 타인에게 집을 내주고 돌아갈 곳이 없는 작가와 베치 그리고 유레카에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사실 나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릴리라는 인물에 장례식에 모인 친구들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았다. 릴리의 부고 소식에 친구들은 릴리의 장례식을 찾는다. 여러 특이한 전조가 있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휩싸인 가족들. 하지만 정말 극도로 예민하게 굴지 않은 한, 그 상황을 알아채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함께 모여 옛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은 릴리의 대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여러 남자와 문란한 관계를 즐기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떠난 아버지에 대한 릴리의 상처부터 시작해서, 그녀 또한 남편 외의 여러 남자와 관계를 가졌었다는 이야기, 릴리가 대학시절 만난 남자 올라프 이야기와 올라프와의 이별 후에 릴리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다행이라면, 릴리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같이 모여서 릴리를 추억할 수도, 장례식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코로나에 대한 기억은 참 씁쓸하다. 일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리고, 누구와도 가까이할 수 없는 장벽을 가진 시간이었다. 그런 면에서 그해 봄의 불확실성이라는 제목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과연 이 코로나가 언제 끝날까? 끝나긴 할까? 과연 예전처럼 마스크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등 코로나 안에서 다시금 과거의 일상을 되찾는 일은 기적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그런 코로나가 지금은 일상으로 스며들었고, 과거에 비해 중증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겪어보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금 꺼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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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푸드 트럭
박민희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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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키우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찾게 된다. 근데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는 것이 기왕이면 학습적이거나, 공부 혹은 상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찾게 된다. 그동안은 흥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에 만족했던 것에 비해,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고 나니 거기에 한 가지를 더 얹어 학습적 효과까지 거두길 바라는 일석삼조의 책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긴다.

요즘 이런저런 사고의 소식이 많이 전해진다. 또한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와 촉법소년의 문제 등 과거에 비해 문제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렸을 때는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지나갈 수 있었던 문제들이 요즘은 수면에 드러나기도 하고, 아직 어린 나이지만 오히려 그런 지식을 가지고 알면서도 일어나는 일들도 왕왕 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도 법률상식을 통해 여러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친구를 배려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책 안에는 다양한 상황들이 등장한다. 친구와 구두로 한 약속(계약)도 지켜야 한다는 것, 타인이 좋아하지 않는 문자를 계속 보내는 것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교통사고에 대한 처리 등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노출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법적으로 알아보고, 그에 대한 이해는 물론 동일한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화를 통해 깨달을 수 있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예쁜 말 가득 푸딩이라는 제목의 이야기였는데, 요즘 특히 악플과 그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매체에 등장하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이런 부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할 것 같다. 얼굴이 보이지 않기에 타인에게 욕이나 나쁜 말을 건네기도 하고, 책 안에는 게임을 하다가 일부러 타인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서 욕설을 내뱉도록 상황을 만들어가기도 한다.(이를 악용해서 벌금이나 합의금을 뜯기 위해서다.)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떤 조언이 필요할까?

마법의 푸드트럭의 리더인 록스와 살림 담당 로냥, 보고서를 담당하는 로지와 함께 푸드트럭을 타고 다니며 위기나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의 고민을 법적으로 풀어주고, 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푸드트럭의 음식을 제공해 주는 모습이 꽤 신선했다. 물론 아이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황이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지(?) 살짝 걱정되긴 하지만(아이들 모두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푸드트럭 직원들 때문에 깜짝 놀란다.), 실제로 이런 경우는 없긴 하니까...^^;;

책을 읽으며 실제 상황을 통해 아이들의 법률 상식과 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앞으로도 후속편이 계속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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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그 깊은 독백 - 익숙했던 것과의 결별 바람이 지구를 흔든다
박갑성 지음 / 예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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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정된 직장 생활이 행복을 이루는 전제 조건이라는 사고방식을 나는 언제부터 가졌던 것일까?

평생직장이라는 용어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 1998년 IMF를 맞으면서일 것이다.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이, 한 은행의 여직원들이 퇴직을 앞두고 눈물의 영상을 찍었던 것이다. 하지만 IMF가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평생직장과 정년퇴직은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서 희귀생물 혹은 멸종 위기종과 같은 용어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30년 직장을 마무리하기 1년 전부터 쓰기 시작한 이 책을 읽으며 그 어떤 책보다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평생을 다닌 직장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삶에서 직장이 지워진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와 걱정 등이 담겨있었는데,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식으로 써나가기만 한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쓴 시나 사진이 어우러지니 또 다른 깊이를 주는 작품이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재작년에 14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었다. 개인적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정말 쉽지 않았던 터라, 서운함보다는 시원함이 컸던 것 같다. 대부분의 직장이 정년까지 다니기 힘든 이유는 여럿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기대하는 것만큼의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급여나, 복지의 수준이 내가 하는 업무수준을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정년 전에 직장을 그만둔다. 물론 회사가 내가 정년이 될 때까지 존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백세시대라고 하면서, 왜 50 언저리에서 60대에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로부터 로그아웃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업무에 따라서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처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노하우를 쌓으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매년 반복되는 업무를 익숙하게 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의 경우도, 물론 법령이나 규칙이 새롭게 추가되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패턴이나 날짜 등은 정해져 있다. 그렇기에 매년 그 시기에 기본 포맷을 가지고 업무를 채워나가고, 마무리한다. 바뀌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년 체크하고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느 직장에 신입사원 때 배운 기술을 가지고 평생을 사용할 수 있을까? 당장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일 년에 여러 번 업그레이드를 해주는데, 우리의 기술 역시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할 터이니 직장 생활은 물론 사회생활과 인생에서도 공부로부터 해방될 수는 없다. 저자 역시 그렇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신이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무려 30년 동안 해왔다. 정년을 1년 남기고 이 책의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도 저자는 무척 바빴다. 새벽에 출근하는 이야기가 책에 상당히 담겨있다. 내일모레면 짐을 싸가지고 나가야 하는 형편인데도 업무의 양은 줄지 않는다. 그런 저자에게 정년이 되었으니 나가라고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이제는 조금씩 회사가 지워진 삶의 궤도를 짜야 하는 상황인지라, 여행이나 글쓰기, 구순의 노모를 찾는 일 등의 그동안과 다른 일상의 이야기도 채워져있었다. 책 속의 저자는 나와는 달리 시원함 보다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회사와 저자는 참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작년 6월 저자는 30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8개월 여가 흐른 지금 저자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걷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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