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올해는 유독 고전 에세이를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부턴 이 에세이를 즐기지 않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고전 에세이는 더 찾아서 읽게 된다. 물론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확실히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기억이 있지만, 그의 책을 직접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안에는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주제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사랑과 우정을 비롯하여 신중함과 정신에 이르기까지 삶의 깊이를 위해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담겨있다. 마치 여러 단편집 가운데도 표제작이 있듯이, 랄프 왈도 에머슨의 이 작품에서도 가장 중요한 내용은 자기 확신이 아닐까 싶다. 책에 가장 앞 장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1장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주제들이 곁가지를 뻗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17세기를 살았던 그가 21세기인 현재에도 이해가 되는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다. 자기 PR 시대라고 일컫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실제 우리의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인 양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나를 맞춰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 요즘이다. 그런 면에서 350년 전 살았던 에머슨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부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타인이 아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내 삶의 주체가 내가 되기를 권한다. 무조건 굽히지 말고, 모든 잘못이 내게 있는 양하지 말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주문한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자존감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의 가치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근데 놀라운 것은, 나를 그런 가치로 생각하고 대접하면 남 또한 나를 그렇게 대접해 준다는 것과 자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그런 행동한다는 사실과 결을 같이 한다. 결국 내 삶의 영역은 내 것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면, 타인의 삶 또한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모든 것의 시작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생각보다 입에 맞는, 이해가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좀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에머슨의 다른 책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