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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이 책에 "너"는 독자라는 것을...!
누마지리 다카요는 딸 아야나를 키우고 있다. 학창 시절 테니스 선수로, 테니스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막상 테니스를 그만두고 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연히 만난 남자가 테니스로 유명한 학교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말에 급 관심이 생겼던 다카요는 그의 언변에 넘어가 결국 그와 연인이 된다. 그리고 예정에 없던 임신으로 결혼까지 하고 만다. 언변이 뛰어났던 남편은 다카요의 부모를 포섭하여 레스토랑 투자금을 받지만, 사업은 실패하게 되고 그 일로 다카요의 아버지는 충격을 받고 사망한다. 아버지의 사망에 어머니 역시 치매를 앓게 된다. 남편은 사업 실패 이후, 가정폭력이 날로 심해지고 결국 다카요는 남편 몰래 아야나를 데리고 도쿄로 도망을 친다. 도쿄에서 콜센터 일을 하며 딸을 양육하지만, 막말을 내뱉는 고객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되지만, 딸과 생활할 자금이 없던 터라 연체금은 계속 쌓이고 결국은 거리에 나앉을 지경이 되고 만다. 주변에 돈을 빌릴만한 곳이 없는 다카요는 결국 여기저기 금융권에 손을 벌리지만, 현재 직업이 없는 다카요에게 돈을 대출해 줄 곳은 없다. 사채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불법 개인 사채를 알아보던 다카요는 돈을 빌려주겠다는 남자에게 강간을 당할 뻔하지만 겨우 모면하고 도망친다. 돈을 갚아야 할 마지막 날, 오누마 미나미라는 사채업자와 연락이 된 다카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라는 다카요에게 유난히 친절했던 미나미의 도움으로 겨우 자금을 마련해서 한숨을 돌린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미나미로부터 빌린 돈은 점점 늘어난다. 결국 큰돈을 갚지 못한 다카요는 딜리버리 헬스케어라고 하는 성매매 업소까지 소개받게 되는데...
결국 그동안 돈을 빌려줬던 사부와 일을 같이 하게 되는 누마지리는, 사부로부터 돈뿐 아니라 채권자들을 관리하는 방법 등의 노하우를 배우며 겨우 사채 일을 해나간다. 하지만 불법 사채업자 중에서도 이자를 덜 받는 편인지라, 남는 돈이 많지 않다. 겨우 사부에게 빌린 돈을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을 뿐이다. 사실 사부라 불리는 인물은, 불법 사채업 외에도 딜리버리 헬스케어도 여러 개 하고 있다. 누마지리의 고객 중 50만 엔 이상 대출금이 불어난 사람들에게 이곳을 소개하여 겨우 빌려준 돈을 받기도 한다. 역시 경험이 없던 터라, 남자 손님들에게 큰돈을 떼이는 일이 발생하자 결국 누마지리는 타깃을 바꾸기로 한다. 전부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싱글맘들에게 마음이 쓰이는 누마지리. 결국 그녀들을 중심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사부님에게 돈을 더 많이 빌리게 된다. 점점 사업이 커지고, 관리해야 할 고객(?)들이 많아지자 사부는 함께 할 동업자를 구해보라고 하는데...
책을 읽고 난 후, 나도 모르게 주위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대출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참고로 나처럼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는 독자들이 많을 거라 예상된다. 물론 나 혼자만의 착각 때문에 벌어진 일일 테지만,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책을 읽다가 혼자 멘붕이 왔다. 결국 옮긴이의 글을 읽고 나서...;;;;;; 사태를 제대로 파악했다. 그만큼 몰입도가 좋다는 뜻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