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앨런의 이름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근데, 그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의 책을 통해 영향을 받은 인물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들이다. 시간관리의 대가인 데일 카네기를 비롯하여 교세라의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 오프라 윈프리 쇼의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등 소위 성공했다고 말하는 그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성공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나폴레온 힐 또한 제임스 앨런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성공철학의 조상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유명한 가수들의 보컬트레이너,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인물들과 같은 역할은 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그의 여러 저서 중 내가 만난 책은 부의 여덟 기둥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부제는 부의 잠재력을 깨우는 위대한 공식이다.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첫 번째 이유는 유명한 인물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에 나 역시 영향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바로 부제에 등장한 "부"의 잠재력을 깨우는 "공식"이 담겨있다는 제목 때문이었다.
우선, 나처럼 마치 부를 일구는 족집게 과외를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면 적잖이 실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족집게 과외가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하지만 단기간의 처세술이나 테크닉에만 집중한 책은 아니다. 책의 시작을 읽으며 좀 놀랐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단어를 고르자면 결단코 도덕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어떤가? 내가 더 갖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협과 눈감아줌과 찔러주기가 필요하지 않은가? 과거에 비해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자금이 오간다. 그런 사회 속에서 부를 이루어 내기 위해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책 안에 등장하는 부의 여덟 기둥은 바로 이 도덕성의 뿌리 아래에서 세워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부의 여덟 기둥은 과연 무엇일까?
에너지, 절약, 무결함, 체계, 공감 능력, 진실성, 정의로움, 자기신뢰가 바로 부의 여덟 기둥이다. 이 여덟 개의 기둥은 모두 도덕성을 뿌리로 가지고 있다. 특히 절약 파트를 읽다 보니 한 인물이 떠올랐다. 바로 시간관리의 대가인 데일 카네기였다. 여기서의 도덕은 단순히 물질의 절약만을 의미하지 않고, 시간의 절약, 정신의 절약도 의미한다. 이 절약에서는 동양 공자의 중용과 맥락을 같이 하는 부분도 발견해서 꽤나 흥미로웠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열심을 쏟고(에너지), 물질과 정신력을 최대한 아껴서 목표를 이룩하고(절약), 어떤 상황에서도 맺은 계약을 정직히 지켜내고(무결함), 주제를 중심으로 각 작업들을 제대로 정리하고(체계), 친절하고 유한 마음으로 이해력을 높이고(공감 능력),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를 속이지 않고(진실성), 공정한 태도를 견지하고(정의로움), 소위 빽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힘을 믿는 것(자기 신뢰)가 바로 제임스 앨런이 말하는 부의 여덟 가지 기둥이다. 좀 더 세부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은 책을 통해 만나보면 좋겠다.
사실 우리 사회의 성공은 늘 남보다 우위를 지키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무리를 하고, 정도를 걷지 않더라도 우위를 지키기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하고 그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기초(도덕성)가 튼튼하지 않은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어도, 위기 앞에서 무너진다고 말이다. 부의 여덟 가지 기둥 중 제대로 세운 기둥 두 세개면 그래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사실. 왜 그의 책을 성공철학의 바이블이라고 일컫는지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