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 일이 내가 잘 하는 일이라면 어떨까? 이 책의 저자들은 아찔(art +zzizle)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디자이너 팀이다. 아찔의 뜻이 궁금했는데, 풀어쓰면 그렇고 저자들이 생각하는 팀 이름의 뜻은 갑자기 정신이 아득하고 조금 어지러운 그림이라고 한다. 막 예쁜 그림체는 아니고 나는 게 귀찮아진 오리가 펭귄인 척하는 캐릭터로 현대인과 닮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림체가 순정만화 급이었다면, 실제 책 내용과 동떨어졌을 거 같다. 그런 면에서 요즘 MZ들이 좋아하는 막 그린 듯한 그림체가 은근히 정이 간다. 아마도 실제 작가진이 3명인지라, 캐릭터도 3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은 두껍지도, 크지도 않다. 한 손에 딱 들어오는 정사각에 가까운 사이즈다. 전체가 그림으로 이루어진 에세이는 아니고, 한 페이지에는 그림이 그리고 이어지는 글이 1~2페이지 정도 된다.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일상의 위로(특히 직장인에 대한 위로)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와닿는 부분이 상당수 있었는데, 저자 중 한 명이 나와 같은 완벽주의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뭔가 완벽하게 해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 직장에 14년 있었던 이유는, 지금 생각해 보면 낮은 자존감+가스라이팅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애 둘 딸린 아줌마(?)를 받아줄 직장이 없다는 말로 대표는 내 커리어와 경력을 매도하면서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최저임금으로 내리쳤다. 하하하... 근데도 나는 그 상황에서도 몇 달을 더 꿋꿋하게 다녔다.(지금 생각하면 미친 것 같다.) 그때 한 계기가 없었다면 여전히 나는 말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각종 스트레스와 잡무를 하며 회사를 다녔겠지...!(참고로 전 회사 대표의 말과 달리 나는 더 좋은 조건과 연봉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또 딴소리했지만, 그때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내 선택이 좀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여기저기에서 했다. 다시 말하자면 색다른 위로였다. 그저 다독임이 아닌, 현실 속에서의 다독임이라고 할까? 제목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힘들어?(위로)+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현실과의 적절한 타협)이라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한 문장! 완전 무릎을 쳤던 그 문장만 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