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초등신문으로 미리 보는 수능 어휘 일력 365+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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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나 역시 고민이 생겼다. 갈수록 이슈가 되는 문해력 때문이다. 문제를 이해해야 풀 수 있는 것은 국어 뿐이 아니다. 수학이나 과학도 문제를 이해해야 풀 수 있다. 수학공식이나 해당 내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닌 어휘력의 부족 때문이라면 정말 너무 속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무엇이든 단숨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는 것은 결국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도 깨닫게 하고 싶었다. 책을 소개하는 한 줄의 문구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10년 어휘 적금!


 당장은 얼마 안 돼 보이는 푼돈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차곡차곡 저금을 하다 보면 결국에 만기 때는 꽤 많이 불어난 금액을 받을 수 있듯이 어휘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매일 한 단어씩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해당 어휘는 실제 수능에 출제된 어휘다. 즉, 기출 어휘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우리 어휘의 대부분이 한자어이기 때문에 해당 단어의 한자와 을 뜻 그리고 뜻과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당 단어에 사요 된 한자 단어를 사용해서 좀 더 넓게 어휘력을 확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아이가 한자에 익숙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한자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별도로 한자 공부를 안 하고 이 책을 통해서 매일 등장하는 단어 두 개씩을 꾸준히 외우다 보면 문해력과 어휘력 그리고 한자 능력 시험 준비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와 집중력을 위해 중간중간(2주 단위, 한 달에 2번) 어휘 퀴즈도 등장한다. 2주 동안 배운 단어를 초성퀴즈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복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나름의 테스트도 될 것이다. 초등 저학년이 공부하기에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적금처럼 불어난 어휘력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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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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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명 기도하지 않아도 내일은 오겠죠.

하지만 세상에 내일이 오는 것과 저한테 내일이 있는 건 다르니까요.

제목이 신기했다. 근데 내용은 더 신기했다. 차례만 훑어봐도 궁금증이 생길 지경이니 내용은 말해봤자 입만 아플 정도다. 매미, 염낭거미, 딱 정벌에... 소제목에는 꼭 곤충이 한 마리씩 등장한다. 그리고 제일 처음 만난 표제작의 제목 역시 매미 돌아오다다. 보통 단편소설의 경우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을 쓰는 편이고, 작품의 표지를 보기에도 소설이라고 적힌 걸 보고 단편소설집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단편소설집은 맞다. 근데 등장하는 인물 중 접점이 있다. 그렇게 보자면 연작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제목에 등장하는 곤충은 해당 작품 속에서 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곤충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사건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지만 해당 사건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곤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긴 하다. 일반인이 곤충의 습성을 알기는 쉽지 않을 터. 그래서 필요한 인물이 곤충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인데, 각 작품에 등장해 사건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주는 곤충 애호가 에리사와 센이 바로 그 인물이다.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상황뿐 아니라,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과 친분이 있기도 한 이 인물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건 하나는 정확하게 잘 풀어낸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중동의 여행객인 한 남자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으로, 해당 이야기에 등장하는 곤충은 쇠똥구리(딱정벌레)다. 지인인 마루에의 초청으로 구네토무라의 습원의 펜션에 다니러 온 에리사와. 그날 예약되어 있는 인물은 아사르 와그디라는 이름의 외국인이었다. 고무보트 급류 타기 예약을 위해 길을 나선 에리사와와 마루에는 길에서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이들을 도와준 사람이 바로 아사르였다. 이들은 급류타 기를 하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마루에가 그동안 펜션에 머무는 손님들에게 이곳을 많이 소개해 주었지만 본인은 해본 적이 없어서 체험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알바를 하는 가키모토가 오늘까지만 일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마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체험 전에 핸드폰이나 귀중품은 카운터에 맡기라는 가키모토의 말에 아사르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펜턴트를 맡긴다. 급류타 기를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온 이들. 아사르와 이야기를 나누다 그가 태양을 섬기는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 해가 지기 전에 태양이 뜨는 쪽을 향해 기도를 올린다는 말과 함께 그가 소중히 여기는 펜던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쇠똥구리 모양의 펜던트는 친구들이 아사르를 위해 주문 제작해 준 소중한 물건이었다. 여기에 지식을 얹는 에리사와. 쇠똥구리가 똥을 발견한 곳에서 자신의 집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연구자들은 쇠똥구리의 몸속에 천체의 빛을 이용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아사르 역시 기도 시간을 비롯해서 목욕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펜던트를 몸에서 떼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다음 날 아침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각자 방으로 흩어진다. 아침에 아사르를 찾는 마루에는 그가 방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사르가 해가 뜨기 전 일찍 나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사르를 찾던 중, 같이 일하는 사에키로 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 마루에. 외국인 손님을 가려 받으라는 그의 말이 괜한 오해를 낳게 된다. 얼마 후 경찰로부터 아사르가 절벽에서 떨어진 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위에 작품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사건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문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건실한 청년으로 보였던 가키모토가 사실 외국인에 대한 악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등장하면서 해당 사건의 접점이 풀린다. 소중한 펜던트 안에는 사실 기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침반이 들어있었는데, 급류타 기를 하고 온 사이 일부러 가키모토가 그 나침반을 고장 낸 것이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체크아웃을 한 후에 시계가 고장 났다는 등의 클레임을 걸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었다. 결국 가키모토는 이 사건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기한 곤충들의 습성과 사건이 겹쳐지면서 해당 사건들의 뜻이 풀린다. 그 어떤 작품보다 신선했던 것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곤충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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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여성 운전 독립 가이드북
이연지 지음 / 들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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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허증을 두 번 갱신했다. 어렵게 따놓고는 장롱행이었던 면허증을, 운전도 안 하고 두 번이나 말이다. 20대 중반에 면허를 땄는데, 이유는 하나였다. 퇴근길 아이 셋과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탄 아이 엄마를 봤기 때문이다. 당시 결혼은커녕 남자친구도 없던 때였음에도, 그 모습은 상당히 충격이었다. 미래를 위해 동네에 있던 운전면허학원에 등록을 했다. 타고난 겁쟁이인지라, 역시나 면허를 취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회사에 시험 때마다 반차를 낼 수 없어서, 늘 새벽 첫 타임에 시험을 보았다. 눈이 엄청 내리던 날, 그렇게 몇 수를 거듭하고 드디어 면허증을 받았다. 만약 그때 바로 운전을 시작했다면 좋았을 것을 두 번의 면허증을 갱신하고, 눈치 보여 반차도 못 내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야 마음이 동했다. 이미 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된 후였다. 지인이 소개해 준 운전 연수 강사로부터 연수를 받은 첫날, 다리가 후들거려서 수업이 마친 후 차에서 내리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수업을 마친 후, 겨우 차를 끌고 나갔다. 물론 그것도 다시 도로 아미타불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친정과 교회는 갈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엄마의 SOS나, 남편의 출타 시 한 번씩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나름 뿌듯함이 있었다. 물론 차를 몰고 가는 게 딱 그 두 군데라는 사실이 안타깝긴 했지만, 그럼에도 운전을 하는 게 이렇게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운전 연수 첫날, 선생님은 차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계기판 보는 법, 오른쪽 왼쪽 레버, 사이드 미러 맞추는 법 등에 대한 설명이었고 한 번씩 해보긴 했지만 도무지 뭐가 뭔지... 배우긴 배웠는데, 기억이 1도 안 났다. 이후 운전을 할 때 대부분 남편이 옆좌석에 타고 있었기에, 남편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아직도 밤에 운전을 하게 된다면 무슨 등을 켜야 하는 건지 헷갈리고, 비가 올 때 와이퍼를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 지도 헷갈린다. 여성 운전 독립 가이드북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생각보다 묵직하고 두껍다. 350페이지 가량 되는 두께인지라, 웬만한 소설책 버금간다. 여성이 혼자서 운전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책이기에 좀 더 디테일한 지식들이 담겨있다. 가령 자동차의 각 명칭이라던가, 내가 어려워하는 등화에 관한 것들, 표지판과 운전 시 주의사항들이 꼼꼼하게 담겨있다. 기본적인 사항을 숙지했다면, 본격적인 운전을 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실례가 나온다.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나 자동차 보험에 대한 것, 사고 유형별 과실이나 과태료, 여러 차량의 이상 증상 등 한 번 이상은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책 안에 담긴 모든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운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여성 운전자를 돕기 위한 책이지 두려움을 주기 위한 책은 아니라는 사실. 전부를 다 알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알고 나면 도움이 되는 지식들이다. 원래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이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사실 운전을 안한 지 2~3개월이 되었다. 주된 이유는 차를 몰고 나가서 발생하게 될 다양한 상황들에 내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크다. 그럼에도 운전을 해야 할 이유는 참 많은데 말이다. 



 답답할 때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든든한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쫄지 말고 당당하게 멋진 드라이버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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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논어
공자 원저, 심범섭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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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과목 중 한자가 있었다. 당시는 너무 싫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덕분에 한자가 조금은 익숙해졌고, 여러 유명한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중 논어는 여러 버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책이다. 논어를 알려면, 공자에 삶이나 시대적 배경 들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논어는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제자 혹은 제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가르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논어를 읽어 나가는 데 가장 큰 장벽이라면 바로 한자다. 한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문장의 뜻이 바뀔 수 있기에, 제대로 된 판본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성인들도 쉽지 않은 터라 논어를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쓴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다행히 있었다. 참고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초한지도 먼저 읽었는데, 재미있게 술술 익혔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우선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논어라고 하지만 성인이 읽어도 무방하다. 오히려 실제 우리의 상황이나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예로 담겨있기에 논어 입문서로 읽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우선 논어의 원문이 한자와 음으로 삽입되어 있다. 해당 내용이 논어 중 어디에 속한 내용인 지도 들어있기에, 논어의 실제 문장들을 마주할 수 있다. 보통의 논어의 경우 실려있는 순서대로 저술되는 데 비해, 이 책은 논어 안에서도 소주제에 맞춰서 배치를 달리하고 있다. 덕분에 맥락을 파악하기에 아주 용이하다. (논어에 해당 문장은 다른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각주를 통해 해당 내용 중 조금 더 심화해서 알아야 할 배경지식에 대해서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중간중간 삽화를 통해 재미를 곁들여 주고 있어서 만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청소년을 위한 책임에도 실제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 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논어가 아니라 자기 계발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삶의 다양한 조언들이 담겨있기에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때 도움이 될만한 문장들이 많이 담겨있다.

가령 예의에 대한 부분을 보자면 예의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지켜야 할 만한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친구 사이에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꾸준히 성실한 행동을 하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데, 성실한 생활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허물이다.

유익한 벗이란 물질적 이로움을 주는 친구가 아니라, 부족하고 잘못된 점을 알게 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를 말한다.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논어를 청소년기부터 이해하고 체득한다면, 미래의 삶이 얼마나 윤택해질까? 편자의 말처럼 청소년을 위한 논어를 통해 앞으로의 삶의 깊이가 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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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 관계의 분리수거 - 잘 지내려 애쓸수록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김경일 외 지음, 최설민 엮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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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각해 보면 나와 타인에 대한 개념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절친인 친구와 사이가 벌어진 적이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재미있게 놀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찬바람이 쌩~불어서 당황스러웠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어린 마음에 참 고민이 많았다. 친구와의 관계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나는 말을 예쁘게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감이 큰 편이다. 나름 신경을 써서 잘 지내려고 애를 쓰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참 속도 많이 끌었다. 물론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도 인간관계가 쉽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아주 오래 한 회사를 다녔다. 오래 다닌 것에 비해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급여는 다양한 이유로 더 내렸다. (경기가 좋지 않다, 회사 상황이 어렵다 등의 이유로 연봉은 늘 통보였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늘 대표가 나한테 한 말이 있었다. 애가 둘인 엄마를 어느 회사에서 받아주냐는 것이었다. 그나마 20대 때부터 너를 봐왔기에 그 정으로 너를 쓰는 거라는 말을 들었다. 아이를 낳고 출휴와 짧은 육휴를 보내고 복직했지만, 아이가 아플 때마다 늘 죄인이 되었고,(출산 당일에 진통하는 데 전화를 받고, 조리원에 들어가서도 일을 했다. 백일도 안된 아이를 데리고 남편에게 부탁해서 회사에 출근한 적도 있었다.)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늘 내게 돌아오는 말은 그런 말뿐이었다. 어느 순간 그 말이 내 안에 박혀서 정말 나는 이 회사 말고 다른 곳에는 갈 능력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이직을 하게 되었다. 현 회사는 내 경력과 능력을 인정해 주어서 과거에 받는 연봉 이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아이들이 아플 때는 대표가 먼저 재택근무를 이야기할 정도 내 상황을 이해해 주었다. 지나고 보니, 십수 년 동안 나는 전 직장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것이었다. 



이 책 안에는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우리들에게 심리 전문가들이 주는 조언들이 담겨있다. 앞에서 말한 내 사례처럼 타인의 말에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스스로 위축되고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빠지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참 와닿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중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한마디로 제압하는 법이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내 경우도 회사 대표가 지속적으로 내게 그런 말을 건네고, 다른 직원이 너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는 식으로 말을 와전시켜서(내가 이 말을 듣고 그 직원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을 것이다. 나중에 그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자신은 대표랑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나를 조종했는데, 그에 대해 내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았기에 지속적으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그 관계에서는 완전히 벗어났지만, 앞으로도 그런 사람이 없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야기한다. 나를 무시하는 말을 받아치지 않음 결국 그 안에 묶이게 된다고 말이다. 이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들은 말을 상대에게 다시금 돌려준다. 그리고 그 뜻의 의미를 되묻는다. 내가 할 수 없는 부탁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거절을 표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모든 관계에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버리기, 모든 관계를 내 뜻대로 조정하려 하지 않기, 상처받는 관계는 정리하기 등 우리가 관계에서 필요한 조언들을 통해 내 인간관계를 점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관계는 늘 피해자만 있지 않다. 내가 어느 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선 내 인간관계를 잘 살펴보자. 그리고 저자들의 조언에 따라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어가자. 내가 맺는 관계의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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