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김희정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평점 :

그러므로 우리는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을 참고 견뎌야 한다.
다소 불편이 따르겠지만, 현재 우리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은 신중함뿐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큰 파급력을 가지고 계속 양산되고 있다. 4월 22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10,694명이 확진되었고, 238명이 사망했다. 전보다 확진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로 눈을 돌리면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22일 기준으로 250만 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17만 명이 넘었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이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항할 백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때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비롯하여 손소독제 등의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었다. 마스크 5부제가 이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감염병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어느 곳에 가나 건물 안에서는 예방수칙에 대한 방송이 수시로 나오기도 한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겪은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작가인 파올로 조르다노가 현재의 상황에 대한 통찰을 적어낸 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월에 출판되었지만, 이 책은 3월 초 이탈리아의 상황과 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수치는 여전히 바뀌고 있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야기들은 결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과학을 전공한 저자답게, 수치로 표현하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전염병은 비선형적인 증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마스크나 개인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캠페인으로 전염 속도가 다소 둔화된 우리와 달리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마스크를 끼는 행위 자체가 환자를 뜻하는 인식이 큰 탓에 마스크를 끼지 않고 생활하는 문제로 더 급격히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염의 시대에 우리는 모두 자유이지만 가택 연금 상태이다...
전염의 시대에 우리는 단일 유기체의 일부다.
전염의 시대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원하고,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지만 현재의 상황은 내 욕구만을 주장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잠깐의 불편을 참지 못했을 때 우리가 겪을 파급력(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포함한)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이야기 속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친 시대를 돌아보고, 현재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새겨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누구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역시 확진자 수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오늘 아침 기사에서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곳저곳의 휴양지의 숙소가 만원이라고 한다. 제주도 렌터카나 비행기도 구하기 어렵다는 기사 또한 접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자 유기체이기에 나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꺼이 실천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