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마시는 새벽별
박도은 지음 / 델피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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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채색의 도시지? 내가 그래서 무채색을 입고 오라고 한 거야.

도시에 스며들려면 나의 컬러를 빼야 해.

외적이든 내적이든 말야."

계명성. 샛별. 금성. 우리에게는 금성이라는 이름이 익숙하겠지만, 계명성과 샛별 그리고 금성은 같은 별을 의미한다. 새벽녘 동쪽 하늘에 뜬다고 해서 샛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금성. 시작부터 계명성을 이야기 한 이유는, 이 책에 등장하는 나라의 이름이 바로 계명성국이기 때문이다.

세계정부로부터 독립된 유일한 국가인 계명성국. 세계정부라는 이름으로 세계가 하나로 뭉쳐진다. 좋은 말로 하나로 뭉쳐진 거지, 한 인물에 의해 먹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세계정부에 속한 나라들에게는 라우더라는 이름의 약이 강제로 복용되기 시작한다. 먹게 디면 인간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약. 덕분에 우울증이나 극단적인 생각이 사라지고, 소위 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모두의 표정이 사라진다. 어느 누구도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무채색 도시가 되어 버린다.

유일한 독립국가인 계명성국의 대통령 유일호. 그는 크리스마스 담화문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계명성국의 예술작품들이 현재 마피아의 뒷거래로 팔려나가는 사실을 막기 위해 마피아 거래를 막고 무역로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다. 물론 거기에는 자국 국민이라 할 수 있는 마피아들이 세계시장 카르텔 마피아와 거래 중 죽거나 부상을 입는 일이 계속 벌어지게 된 이유도 있다. 경찰 내에 마피아 수사과가 생기고, 대학 졸업반인 정수호와 나정신은 형사과로 지원을 하게 된다. 마피아 수사과 안에 대통령 경호팀이 된 수호와 정신 그리고 팀장인 최강찬과 차고은까지 4명은 대통령과 라우더의 개발자인 베어가 만나는 자리에 갔다가 베어 일당에게 납치된 대통령의 아들인 유희성을 보게 된다.

한편, 베어와의 사건에서 일락 카르텔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 희성은 일락 카르텔의 보스 레드캣의 제안으로 카르텔원 빅베이비가 된다. 사실 일락 카르텔은 마피아지만 나라의 안위를 위해 조심스럽게 뒷일을 도모하고 있다. 세계정부와 계명성국으로 나뉜 지 100년이 되는 해인지라, 다른 때 보다 더욱 계명성국을 먹기 위해 혈안이 된 세계정부의 베어는 계명성국의 일락 카르텔과 독점 거래를 하고 있는 헬렌 카르텔의 린을 협박하여 라우더를 풀게 하고, 미래를 볼 줄 아는 계명성국 출신 세세는 그런 베어의 속내를 캐내기 위해 베어를 지켜보는데...

일락 카르텔의 일원이 된 희성과 우연히 대화를 나눈 후 수호는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카르텔이 뒷거래를 하긴 하지만, 나라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상당하고, 대통령이 마피아 조직을 와해시키고자 하지만 힘의 우위로 볼 때 카르텔이 마피아 수사과 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얼마 전 어마어마한 양의 무기를 수입했던 이유 역시 계명성국과의 전쟁이 아닌, 세계정부로부터 계명성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수호는 결국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보통의 마피아와 다른 느낌이 카르텔의 등장이라서 나 역시 마음이 기울긴 했다. 악의 화신의 의미지보다는 의적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과연 수호. 희성과 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가족과 척지고, 함께 하기로 약속한 친구와 반대편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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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해방의 괴물 - 팬데믹, 종말, 그리고 유토피아에 대한 철학적 사유
김형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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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와 해방. 괴물. 뭔가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제목 가득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소제목인 팬데믹, 종말. 유토피아. 철학 역시 괴리감이 느껴진다. 좀처럼 좀비와 철학은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요 근래 좀비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책의 제목만 읽었을 때 장르를 도저히 예상할 수 없었다.

철학이 붙어있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흥미를 돋우는 내용들이 상당수 담겨있기도 하고, 저자의 글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빠져서 읽게 되었다. 물론 타 장르에 비해 진도가 좀 느리긴 하다. 읽다보면 쉽게 넘길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고, 특히 "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코로나19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수 등장한다. 아마도 좀비의 등장은 전염성에 착안해서 등장한 것은 아닐까 싶다. 코로나의 감염성은 우리가 익히 알듯이 어마어마 했으니 말이다. 책 속에서는 좀비와 함께 종말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5개의 차원에 따라 종말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우리가 종말 하면 떠올리는 인류 절명의 순간 뿐 아니라 민족적 종말(과거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한 것과 같은)에 대한 종말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사실 인류의 입장에서 종말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전 지구적 혹은 우주적 차원에서 인간의 종말은 그리 중요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자연과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인간의 여죄와 과욕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개념으로 의미를 확장시켜 나간다.

저자의 개념을 확장시켜나가는 방법들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것들이 자연스레 연결되며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 처럼 좀비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 조차 마치 영화를 본 것 처럼 이해되도록 요약을 해주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설득력 있는 논지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한 가지 저자의 당부처럼 발췌보다는 차례대로 읽는 것이 이해가 편하다. 연결되지 않는 주제 같지만, 다음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에 책 안에 한 챕터만 읽고 이해하기에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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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1 -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진시황제의 통일 제국 벌거벗은 세계사 1
신동민 그림, 이현희 글, 김헌 외 감수,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기획 / 아울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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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역사를 좋아한다. 연애 때 자주 했던 데이트 중 하나가 고궁 데이트였을 정도다.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를 종종 보는데, 문제는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내용이 많이 어렵다는 데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내용이 깊이가 있다 보니 아쉬움이 늘 남았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마 벌거벗은 세계사를 만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책 속에는 벌거벗은 세계사의 두 편이 담겨있다. 초등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의 글과 사진, 내용이 담겨 있기에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겠다 싶다. 히스토리 에어 라인에 탑승한 4명의 초등생(공차연. 강하군. 왕봉구. 니코스)과 역사학 교수 2명(오신화. 나황제)이 알렉산드로스대왕이 활약했던 그리스와 진시황제가 살았던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두 황제의 공통점이라면 세계 최대의 통일 제국을 이뤘다는 데 있다.

타고난 능력도 뛰어났지만, 그들은 어떻게 통일왕국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일까?

우선 알렉산드로스는 탄생부터 비범하다. 알렉산드로스의 어머니인 올림피아스가 번개가 배로 들어오고, 그 번개가 큰 불로 번지는 태몽을 꾼다. 당시 번개는 제우스 신을 상징했기에, 알렉산드로스는 신의 아들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로스는 당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철학과 지식에 대한 수업을 받았다. 그로부터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눈을 배웠던 것이다. 아버지 필리포스 2세를 따라 더 넓은 지역을 점령하고자 하는 큰 꿈을 키웠다. 그가 광활한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렉산드로스는 정복지에 대해 다른 정책을 편다. 저항하는 경우는 끝까지 맞서서 항복을 받아내지만, 저항 없이 정복되는 경우 정복지 통치자의 지배권 인정뿐 아니라 전통과 관습도 인정해 주는 유화정책을 펼친다. 그뿐만 아니라 정복지마다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하여 그리스의 문화를 보급한다. 알렉산드로스는 그리스 문화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진시황제는 어떤 정책을 통해 통일왕국을 이루었을까? 시황제라고 자신을 일컫기 전에 진시황의 이름은 영정이었다. 영정이 왕위에 올랐을 당시 중국은 한, 조, 위, 초, 연, 제라는 나라들이 각자의 패권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선 영정은 이 6개국이 연합하지 못하도록 각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는다. 그뿐만 아니라 당근과 채찍의 융합책을 사용하여 6개국을 차례차례 복속시킨다. 그렇게 정권을 잡은 영정은 진나라의 첫 번째 황제라는 뜻의 시황제로 자신을 부른다. 진시황 하면 떠오르는 것은 토목과 건축 그리고 불로초다. 만리장성을 비롯하여 아방궁, 병마용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위용을 나타내기 위한 건축에 무리하게 백성들을 동원했기에 당시 백성들의 삶은 너무 피폐해지기도 한다. 탁월한 리더십과 함께 기존 체제를 없애고 군현제를 실시하여 중앙집권제를 이루었으며, 도로망과 화폐, 도량형, 문자를 통일하기도 한다.

최초의 통일왕국을 이룬 그들이지만, 그 끝은 찬란하지 않았다. 둘 다 후계 구도의 문제가 생겨 나라가 길게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 안에는 실제 벌거벗은 세계사 속 퀴즈와 함께 중간중간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덕분에 한결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가 함께 읽고 내용을 설명해 줄 수 있도록 주제 마인드맵이나 현재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의 역사 정보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기에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다. 2권에서는 어떤 세계사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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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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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24번째 책의 주인공은 에리히 프롬이다. 다행이라면, 에리히 프롬이라는 이름이 낯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을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책을 선물해 준 지인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보기에도 딱딱하고 재미없게 생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읽혀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 역시 에리히 프롬의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을 책 속에 담아낸다. 너무 흥미로워서 일과 중 시간이 남을 때마다 책을 손에 들고 일주일을 보냈다고 하니 말이다.

사실 서가명강 시리즈를 좋아하다 보니,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흥미를 가지고(때론 반신반의하면서) 읽게 되는데, 유독 철학과 교수 진의 책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찾아보니 현재까지 등장한 철학과 교수의 책은 총 3권이었다. 물론 타 과 중에도 같은 과 교수들의 책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썬 철학과가 단연 으뜸이다.

저자는 에리히 프롬의 이론과 더불어 그의 일생을 함께 아울러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리히 프롬이 철학적 주장을 한 이유를 좀 더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인간의 삶은, 약화된 본능 대신에 이성과 상상력을 갖기 때문에 사로잡힐 수 있는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 대신에

연대감과 활기와 의미로 충만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이 점에서 프롬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식욕이나 성욕과 같은 본능적인 욕망뿐 아니라 인간에게만 특유한 욕망들이라고 본다.

인간과 자유의 관계는 어떨까? 저자는 프롬의 주장대로 동물과 인간의 삶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인간 역시 동물의 해당하지만, 동물과의 다른 점이라면 본능만을 가지고 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그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불안 역시 그런 인간의 성향 속에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일 수 있다. 동물처럼 그저 식욕과 성욕 등의 본능에만 집중하며 산다면 그 밖의 자아의 발전이나 이성과 상상력 등의 영역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한결 걱정과 불안 등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인간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또한 인간의 고독감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로 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을 각 시기별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왜 자유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자유로 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런 자유로 부터의 도피는 어떤 형태로 보였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3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불안함에 자유로 부터 도피하고 싶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책임감이다. 4장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철학 하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다행히 이번 책에서는 비껴갔다고 해야겠다. 에리히 프롬 역시 자신의 저서를 쓸 때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쓰인 책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이 책 속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나 역시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요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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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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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모두 소중한 마음을 갖고 있는 똑같은 생명들이라는 가르침이라고 할아버지는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벌레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단다.

어때, 그렇게 생각하면 즐겁지 않니?

친구들이 많이 생겨 마음이 아주 풍요로워질 거다."

11번째 생일, 엄마로부터 "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떨까? 후지와라 아스카가 그 말의 주인공이었다. 잔뜩 기다린 생일날 엄마는 야근으로 늦게 들어왔다. 딸의 생일을 잊은 것은 물론, 딸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엄마 호리 시즈요. 그렇게 아스카는 마음의 문을 닫는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을 때마다 스스로 목을 누르는 자해를 하는 아스카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실어증에 걸린다. 그나마 아스카를 이해했던 담임 하시모토가 엄마에게 알리지만, 바쁜데 불렀다는 이유로 엄마는 화를 낸다. 다행히 오빠인 후지와라 나오토는 아스카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스카를 지키기 위해 나오토는 아스카를 외갓집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아스카는 상처받은 마음을 가지고 외갓집에 도착한다. 다행히 그런 아스카의 마음을 아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아스카를 마음으로 안아준다. 시골의 풍경과 자연 속에서 조금씩 치유되는 아스카. 할아버지와 나눈 대화 속에서 아스카가 얼마나 귀중한 존재라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스카야,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면 사물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한단다.

상대를 믿는 것, 용서하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기도 해."

그러던 중, 이사로 전학을 하게 된 아스카. 아이들의 왕따를 방관하기만 하는 담임 구로사와 오사무는 처음 등교하는 아스카에게 선입관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 6학년 2반이 된 아스카는 짝이 된 가나자와 쥰코가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아이들은 아스카에게 나서게 되면 오히려 너 또한 왕따를 당하게 된다고 방관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쥰코를 방에서 내쫓게 되고, 상처를 받은 쥰코가 사라지게 되는데...

책 속에는 아스카를 둘러싼 가족과 학교의 이야기가 나온다. 엄마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상처투성이인 아스카가 자연과 다른 가족들의 사랑으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그를 통해 또 다른 상처 받은 아이들을 보듬아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 아스카 역시 상처를 받았었기에 상처받은 친구를 돌아볼 마음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상처받은 치유자. 아스카의 이야기를 통해 회복이 주는 영향력을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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