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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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 24번째 책의 주인공은 에리히 프롬이다. 다행이라면, 에리히 프롬이라는 이름이 낯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을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책을 선물해 준 지인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보기에도 딱딱하고 재미없게 생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읽혀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 역시 에리히 프롬의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을 책 속에 담아낸다. 너무 흥미로워서 일과 중 시간이 남을 때마다 책을 손에 들고 일주일을 보냈다고 하니 말이다.

사실 서가명강 시리즈를 좋아하다 보니,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흥미를 가지고(때론 반신반의하면서) 읽게 되는데, 유독 철학과 교수 진의 책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찾아보니 현재까지 등장한 철학과 교수의 책은 총 3권이었다. 물론 타 과 중에도 같은 과 교수들의 책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썬 철학과가 단연 으뜸이다.

저자는 에리히 프롬의 이론과 더불어 그의 일생을 함께 아울러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리히 프롬이 철학적 주장을 한 이유를 좀 더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인간의 삶은, 약화된 본능 대신에 이성과 상상력을 갖기 때문에 사로잡힐 수 있는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 대신에

연대감과 활기와 의미로 충만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이 점에서 프롬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식욕이나 성욕과 같은 본능적인 욕망뿐 아니라 인간에게만 특유한 욕망들이라고 본다.

인간과 자유의 관계는 어떨까? 저자는 프롬의 주장대로 동물과 인간의 삶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인간 역시 동물의 해당하지만, 동물과의 다른 점이라면 본능만을 가지고 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그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불안 역시 그런 인간의 성향 속에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일 수 있다. 동물처럼 그저 식욕과 성욕 등의 본능에만 집중하며 산다면 그 밖의 자아의 발전이나 이성과 상상력 등의 영역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한결 걱정과 불안 등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인간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또한 인간의 고독감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인간이 자유로 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을 각 시기별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왜 자유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자유로 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런 자유로 부터의 도피는 어떤 형태로 보였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3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불안함에 자유로 부터 도피하고 싶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책임감이다. 4장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철학 하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다행히 이번 책에서는 비껴갔다고 해야겠다. 에리히 프롬 역시 자신의 저서를 쓸 때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쓰인 책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이 책 속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나 역시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요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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