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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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과거 이미 두 번이나 출간된 책이었다. 2001년에 일본에서 단행본이 나왔다니 무려 20년이 넘은 소설임에도, 요즘의 이야기처럼 와닿는 것은 왜일까? 물론 작가가 그린 소설 속 세계가 현실과 맞닿아있는 것도 그렇지만,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만큼의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의 생각은 여전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책 속에서 다루는 문제는 여전히 쉽지 않다. 만약 외사랑이 아닌 2006년 출간된 제목 "아내를 사랑한 여자"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면 섣부르게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옳다 그르다는 판단을 내리기엔 이 문제는 지극히 개인의 생각과 가치관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커밍아웃. 동성애. 트레스젠더.

데이토 대학 미식축구부원으로 함께 학창 시절을 보낸 그들은 매년 11월 셋째 주 금요일이면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모여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그날의 경기를 곱씹는다. 무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이다. 당시 쿼터백이자 현재 스포츠 작가로 활동 중인 니시와키 데쓰로를 비롯하여 쇼와 신문사 기자인 하야타, 스가이, 마쓰자키는 이번에도 그날의 이야기를 하며 헤어진다. 몇 년째 얼굴을 못 본 나카오 고스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데쓰로의 아내가 된 여자 매니저 출신 다카쿠라 리사코 그리고 자신들 보다 더 열정적이었던 또 다른 매니저 히우라 미쓰키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던 중, 미쓰키를 닮은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에게 다가온 그녀는 한눈에 보기에도 괴상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옷뿐 아니라 화장도 엉망인 그녀는 그들에게 필담을 건넨다. 조용히 이야기할 장소를 찾던 중 가까이 있는 데쓰로의 집으로 향하는 그들. 미쓰키로 부터 들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자신은 태어났을 때부터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미쓰키. 평범한 여성이 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출산했지만, 그의 마음은 늘 괴롭기만 했다. 결국 가출을 하고 남성호르몬을 맞으며 남자의 몸을 가지고 살게 된 미쓰키는 일하던 바의 사에키 가오리를 스토킹하던 도쿠라 아키오를 살해하고 도망 중이었다. 자수를 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이 그동안 살았던 남자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미쓰키에게 리사코는 도움을 주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남자의 몸으로 살고 싶은 미쓰키에게 안전을 위해 당분간은 여성으로 살기를 권한다.

사실 리사코와 데쓰로는 부부지만, 과거 임신으로 인한 사건으로 사이가 크게 틀어져서 지금은 남처럼 지내는 사이다.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남성 호르몬을 투여받고 있지만 과거 데쓰로와 미쓰키는 함께 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변화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데쓰로. 리사코와 데쓰로가 자신 때문에 크게 충돌하자, 그들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미쓰키를 좇아가는 데쓰로는 그녀로부터 또 한 번의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는데...

물론 책의 주된 포커스는 여성이지만, 남성이 되고자 하고 남성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미쓰키지만, 그 안을 파고들어가면 소수자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사회 속에 편견으로 굳어진 젠더의 문제까지 아우르게 된다. 같은 일을 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적은 급여와 대우를 받는 여성들. 여성(남성)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사회 분위기와 함께 소수자로 살기 위해 그들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의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

소설 속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덮으면서도 여전히 어렵다. 나 역시 편견이라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보다.

책을 덮으며 외사랑이라는 제목에 대해 다시금 곱씹게 된다. 짝사랑이 아닌 외사랑. (물론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을 당시의 책 제목은 짝사랑이었다.) 물론 단어의 선택은 저자나 편집자의 고유 영역이겠지만, 짝사랑이 아닌 외사랑으로 번역을 한 것은 그만의 의미가 있겠다 싶다. 젠더의 차이에서 오는 다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대는 과연 언제쯤이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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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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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분위기의 표지와 함께 어우러진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가 궁금했다. 카미노 아일랜드. 사건이 벌어지는 주된 장소가 바로 플로리다의 카미노 아일랜드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고, 누군가에게는 꿈의 장소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끔찍한 기억의 장소일지도 모르겠다.

프리스턴 대학교 파이어스톤 도서관 지하 서고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가 있다. 피츠제럴드의 외동딸이 아버지의 원고를 프리스턴 대학교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소장 가치가 있는 원고를 훔치기 위해 5인방이 뭉쳤다. 염탐을 위해 마크 드리스콜은 타 대학의 시간강사인 네빌 맨친 인 척 서가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낸다. 물론 모든 것을 위조한 체 말이다. 자신들이 훔쳐야 할 곳 여기저기를 확인하고 드디어 D 데이다. 해커인 아메드는 자택에서 일을 도모하고, 데니. 트레이. 마크. 제리는 도서관에 잠입한다. 도서관이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고 버티며 준비해 간 연막탄을 터뜨린다. 자욱한 연기에 휩싸인 때, 경찰서에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했다는 거짓 신고를 한다. 화재와 총기사건이 동시에 일어난 지 아는 외부에서는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리고 넷은 5권의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 기쁨에 도취된 제리는 나뭇조각에 손이 찔렸다는 사실을 개의치 않고 자리를 떠난다.

그들에 의해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나 본 이 사라진 사실을 깨닫게 된 대학 측과 FBI는 지하 서고를 조사하다 핏방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DNA검사 결과 이미 전과가 있는 제럴드 A. 스틴가든(제리)의 것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의 애인의 집 주변을 탐색하던 FBI는 결국 집으로 돌아온 제리를 검거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마크까지 구속한다. 갑작스레 제리와 마크가 연락이 되지 않자, 남은 3인조 중 데니는 자필 원고를 가지고 떠난다. 아메드는 유럽으로 떠나고, 배신한 적 있던 트레이는 데니에 의해 살해된다.

한편, 아버지로부터 유산 30만 달러를 상속받게 된 브루스 케이블은 카미노 아일랜드의 서점을 인수한다. 아버지 사망 후 집에 들른 브루스는 아버지의 서고에서 오래된 초판본 서적들을 발견한다. 그게 상당한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을 깨달은 브루스는 그중 18권을 챙겨둔다. 그렇게 눈을 뜬 희귀서적들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브루스는 카미노 아일랜드의 독립서점 베이 북스를 크게 성공시킨다. 저자 사인회를 비롯하여 일주일에 3일은 서점 안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물론 서점을 떠나는 일은 없다. 늘 귀퉁이 자신의 자리에서 커피와 책을 들고 모든 손님과 서점 상황을 손바닥 보듯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매력적인 외모만큼이나 여성 편력이 있는 그인지라, 저자와의 만남을 마치고는 저자와 개인적인 관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런 브루스에게 하나의 소문이 더 생겼다. 도둑맞은 피츠제럴드의 희귀본이 브루스에게 건네졌다는 소문이다. 과연 그 책들은 정말 브루스의 손에 들어간 것일까?

시간강사에서 해고되고, 6만 달러가량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작가 머서 만. 그녀에게 위험한 거래제안이 온다. 취업 제안이라고 생각하고 만난 자리에서, 일레인 셸비는 그녀에게 스파이 일을 제안한다. 도난당한 피츠제럴드의 희귀본을 찾기 위한 스파이다. 그녀의 가족관계를 비롯하여 상당한 정보를 꿰뚫고 있는 일레인. 사실 머서는 11년 전 외할머니 테사가 사망하기 전까지 매년 방학 동안 카미노 아일랜드에서 지냈다.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녀는 작가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브루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에 일레인은 그녀에게 상당한 금액을 제시하는 제안을 한 것이다. 불법적인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지만, 그놈의 돈이 문제다. 당장 수중에 남은 돈이 없다는 사실에 결국 머서는 일레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할머니의 오두막으로 옮긴 그녀는 브루스에게 접근하기 위한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하는데...

희귀본을 두고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지만, 중간중간에 로맨스도 섞여있다. 촘촘한 상황 묘사 덕분에 쫄깃한 추리의 맛은 덤이다. 초판본이나 희귀본이 이렇게나 큰 가치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범죄는 사양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의 웃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접했던 작품이 없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작가 존 그리샴의 매력을 맛보게 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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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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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100퍼센트 만족하는 꿈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아요.

그저 꿈의 그림자를 만지며 본질을 향해가는 그 여정에서

희망과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이 바로 꿈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록 밴드인 노브레인의 이성우와 정신과 전문의인 한덕현. 처음 이 책의 두 저자의 이름을 봤을 때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각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지만, 연예인과 정신과 의사라...

불면증과 불안증으로 정신과 의사를 찾은 노브레인 이성우. 그들이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노브레인이라는 밴드는 들어봤지만, 이성우는 잘 몰랐기도 했지만 어설프게 가지고 있는 노브레인이라는 그룹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봤던 것 같다. 왠지 깊은 고민이 아닌 하루하루의 가벼운 고민들을 풀어낸 것은 아닐까, 록 밴드에서는 정상에 속하는 스타가 하는 고민들에 과연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에 대한 편견도 만만치 않았다.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만난 정신과 의사들은 정확한 치료법보다는 두루뭉술한 이야기들을 펼쳐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초반에는 적응이 안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성우의 질문은 실제적인데, 그에 대한 한덕현의 대답은 이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시작은 학문적인 부분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왠지 모를 거리감이 있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론을 토대로 조금씩 현실적인 부분으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것이 그만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하나 둘 넘어가면서 들긴 했다.

코로나로 대면 공연의 기회가 급속도로 사라졌던 시기에 이성우는 한덕현을 만났다. 강제로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들이 되풀이될수록 답답함이 쌓여갔던 것 같다. 책은 총 3장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삶의 경험담과 고민들은 1장에서, 조금 더 이상적인 꿈에 대한 이야기는 2장에서, 가수로서의 고민들은 3장에서 주로 다룬다. 이해하기는 1장이 쉬웠지만(이성우의 과거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깊이 있는 이야기는 2장과 3장에서 많이 다룬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노브레인의 음악이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가진 편견으로 사람을 대했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가 하는 고민은 일상적이기도 하지만, 한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고민도 상당했다. 조금 더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나는 과연 내 삶에서 매일을 저자처럼 치열하게 살고 있을까? 나는 고민하기 보다 늘 안주를 택했던 것 같다.) 왠지 거침없고 폭력적일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섬세하기도 하고 자상하기도 한(요리도 잘한다고 한다.) 모습이 색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또한 정신과의 범주에 스포츠 정신의학이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어찌 보면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를 개척하고 공부해왔던 것을 보면 둘은 닮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로커의 고민이라지만, 코로나를 지나는 우리의 현실의 고민도 담겨있고, 늘 이상을 좇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에 위축되고 고민되는 우리의 모습도 담겨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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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신기한 IT는 처음입니다 - 아날로그 인간도 재미있어하는 디지털 시대의 일상 속 IT
정철환 지음 / 경이로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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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낯설기만 한 내용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 듣긴 많이 들었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전문용어를 파고들기가 겁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 파고들어 있는 디지털을 잘 사용하고 있고 무슨 원리로 작동하는 것인 지 궁금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차례만 읽어도 혹할만한 이야기들이 6장에 거쳐 등장한다.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인터넷 뱅킹과 비트코인, 당근마켓, 넷플릭스, 인공지능스피커와 자율주행, 드론,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구글 검색과 각종 인터넷 무료 서비스들... 키워드만 적어도 아마 일상이 되어버린 이야기들일 것이다. 나 역시 오늘도 당근마켓에 올라온 상품의 판매자와 채팅을 했고, 당근마켓 판매자의 집까지 얼마나 걸리나 티맵으로 검색을 했다. 수시로 초록색 창에 궁금한 내용을 검색했고, 아이는 유튜브에서 요즘 한참 빠져있는 만화를 찾아서 보기도 했다. 이제는 굳이 내가 보낸 하루를 따져보지 않아도 일상 깊숙이 들어온 IT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책의 부제처럼 사실 IT 전공자 거나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모든 것이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지 아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전문용어가 상당수 등장하긴 하지만, 한결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을 풀어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저 얄팍한 지식이 아닌, IT 기술이 등장한 역사부터 서술한다. 물론 시작은 늘 낯설다. 중반부 정도 돼야 우리가 아는 이름이 하나 둘 등장한다. 가령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사이트다. 그렇다면 웹사이트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에서부 터 시작된다.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잘 아는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 아마존 등이 그 뒤를 이어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가 시작이라 할 수 있는데, 나 역시 중고나라를 이용해 봤지만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사기와 같은 범죄들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신뢰를 많이 잃게 된 것 같다. 물론 필요한 물건인데, 지역이 멀어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고 말이다.(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게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당근마켓은 상당히 편리하다. 근데, 당근마켓은 내 지역을 어떻게 아는 것일까? 일명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GPS 신호를 통해 내가 있는 곳을 알 수 있다. 위치 기반을 이용하는 서비스에는 내비게이션이나 맛집, 저렴한 주유소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당근마켓은 무료로 이용하는데, 과연 어떻게 수익을 내는 것일까? 아마 당근마켓 뿐 아니라 우리가 무료로 사용하는 많은 사이트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일 텐데 과연 이들은 어디서 수익을 얻을까? 이 이야기는 5장의 내비게이션, 6장의 무료 사이트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기왕이면 관심분야부터 읽는 것도 좋지만, 차례대로 읽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아날로그 인간을 위한 일상 속 IT 기술 이야기가 담긴 책을 통해 조금 더 깊이 있는 디지털 지식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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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 -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가장 불쾌한 감정의 힘에 대하여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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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적절히 다루면,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그 효과를 이해하면 결정을 연마하고, 성과를 높이며,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저자의 이름이 특이했다. 알고 보니 미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저자의 이름만큼이나 특이했던 제목. 후회의 재발견이라니... 이 책을 읽었던 그날 역시 나는 후회가 가득한 상황 속에 처해있었다. 오전 반차를 내고 개인적인 일을 보고 오후 출근길이었다. 책 속에 초반에 예를 든 상황과 동일한 상황이 펼쳐졌다. 평소에 타고 가던 버스가 좀 늦게 도착하는 것 같아서, 반대쪽 다른 버스를 탔다. 고작 1~2분 일찍 도착한다는 이유로... 환승을 해야 하는 정류장에 내렸는데, 내가 타야 할 버스가 이미 지나가는 게 보였다. 다음 버스는 20분 후 도착!(이미 20분가량 지각할 것 같은 상황이어서 당혹스러웠다. 다시 반대로 타고 가기에도 막막하고, 다른 버스로 환승하기에도 막막했다.) 왜 고작 1분 벌려고 평소에 타던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탔던 것일까? 가뜩이나 늦었는데, 후회의 후회가 쌓였다. 책을 읽으며 특히 공감된 것이 바로 그런 내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은 예가 등장했기 때문이다.(다행히 이래저래 다른 버스로 갈아탄 게 전화위복이 되어서 원래 도착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하긴 했다.)

근데, 후회를 하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다?! 조현병을 비롯하여 뇌의 특정 부분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후회를 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고 한다. (아마 두 가지 중 비교하는 자체가 힘들어지는 듯하다.) 후회가 안된다면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유명한 노래나 몸에 새기는 두 글자 문신(No Regrets)을 새기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후회는 정말 불필요하고 불쾌한 것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후회를 다르게 보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후회가 마냥 부정적이고 불쾌한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물론 후회라는 감정은 긍정적인 기분을 불러오지 않는다. 자책과 실망처럼 자신에게 고통스럽고 아픈 감정을 주로 생기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회는 좋지 않은 것일까? 책 속에는 참 다양한 상황과 예가 등장하는데, 후회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다음의 상황에서 똑같이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생각하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 결과 다음번에는 후회를 하지 않는 상황을 이루어낸다. 같은 상황에서 후회를 경험한 사람의 성취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당신이 인생에서 하는 모든 빌어먹을 일은

당신에게 보상을 줄 수 있다.'

곧 알게 되겠지만 후회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도 만든다.

2부에서 저자는 인간의 후회를 네 가지 범주로 나뉘어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기반성 후회(그 일을 했더라면), 대담성 후회(위험을 감수했더라면), 도덕성 후회(옳은 일을 했더라면), 관계성 후회(손을 내밀었더라면)다. 후회하는 종류가 아닌 성격에 따른 분류라고 할 수 있는데, 기반성 후회는 그중에서 자신이 결정한 현실의 삶의 기반과 안정이 미래의 원하는 만큼 부응해 주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고 한다. 두 번째 대담성 후회는 흘려보낸 기회에 대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성 후회는 비도덕적인 선택으로 인한 후회가 쌓여서 발생하게 되고, 관계성 후회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상실감을 크게 느낄 때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긍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는 후회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저자는 실행한 후회와 실행하지 않은 후회에 따라 활용법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실행한 후회의 경우 바로잡기가 용이할 수 있지만, 실행하지 않은 후회의 경우 쉽지 않다. 가령 친구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했을 경우를 예로 들면, 실행 취소 실행법을 사용할 수 있다. 친구에게 내 행동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실행 취소를 할 수 있다. 또한 내 선택에 대해 "적어도" 실행법을 통해 더 끔찍한 상황에 처하지 않은 것에 위로를 받고 안도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적어도" 실행법은 꼭 필요한 상황에 사용해야지, 남발하면 안 된다. 너무 자주 사용하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늘 후회를 하면서 살아간다.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너무 깊어지면 내 감점을 좀먹기도 한다. 하지만 후회의 적절한 활용은 내 삶을 한결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덕분에 후회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된 것 같다. 후회는 인생을 더 풍미 있게 만들어준다. 물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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