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한국사 : 사건편 -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역사를 다루는 매체들이 많아진 것 같다. 우리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아진 것에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무척 반갑다. 과거의 배웠던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는 지극히 시험을 위한 교과서 용도였다. 그러다 보니 역사하면 암기해야 할 것이 많고,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벌거벗은 한국사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이 다양한 역사의 사건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스럽다.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도 그렇지만, 아쉽게도 벌거벗은 한국사의 본방을 본 적이 없다.(애 둘 워킹맘의 비애다.) 다행이라면 나와 같이 본방을 놓치거나, 방송을 봤지만 좀 더 꼼꼼하게 한국사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찾아보니 벌거벗은 한국사 인물 편이 먼저 출간되었고, 이번에 만나게 된 사건 편은 소위 2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사 교사 출신인 최태성이 한국사의 사건들을 강의하지만, 책 속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하여 좀 더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에서 한 사건을 파헤친다. 총 8개의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전자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졌고, 후자는 특정 인물들과 연관된 한국사의 사건들이 등장한다. 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고려~광복까지의 이야기 중 테마를 선택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큰 전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임진왜란을 비롯하여 고려 시대 여몽전쟁, 무신정변과 병자호란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고려 시대 여몽전쟁과 무신정변에 대한 사건들을 읽으며 상당히 놀랍고 새로웠다. 우선 무신정변 같은 경우, 학창 시절 그저 문신에 비해 차별을 받았던 무신들이 일으킨 쿠데타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무신들이 정변을 일으킨 이유가 너무 와닿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부식의 아들인 김돈중의 갑질이 있었다는 사실에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처신을 잘해야 한다는 변하지 않는 교훈을 맛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몽전쟁의 경우도 6차까지 무려 11번이나 몽골이 고려를 침입했다는 사실에 놀라웠는데, 그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신정변의 최 씨 정권이 껴 있다는 사실을 통해 권력을 잡으면 사람은 변하게 마련이라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교훈 또한 깨닫게 되어 씁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11번의 몽골의 침입을 막아낸 것은, 기득권층이 아닌 민초들의 희생이었다는 사실에 와닿게 된다. 자신의 정권을 지키기 위해 지방에 있는 나무까지 뽑아서 정원을 만든 위정자들과 어떻게든 내 나라, 내 후손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항거한 민초들의 모습이 비교되었다. 결국 전쟁은 실패로 끝났고, 민초들의 이름이 전해지지는 않지만 이 책을 통해 역사를 기억하는 우리들에 의해 그들의 열정과 마음이 전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그 밖에도 환관(내시)가 역할보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일했을 때 어떤 결과가 주어지는지를 박한종과 김처선을 통해 만날 수 있었고, 매국노 하면 떠오르는 이완용의 이야기, 한글 어학회와 주시경, 이극로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 사건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역사를 접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점은, 과거에도 현재와 같은 사건이 무수히 일어났지만 그 안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를 공부하고, 그로부터 참된 교훈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게 뭐? 비정상을 무시하는 게 어른의 일이잖아.

언제나 그랬으면서 왜 지금 이 순간에만 착한 척하는데?

유우는 '평범한 어른'이잖아? 무시하면 돼. '평범한 어른'답게."

표지만큼이나 의미심장한 내용이 가득 담겨있다. 사랑스러워 보였던 핑크색이 가득한 표지가 책을 읽고 나니 똑같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 지구별 인간이라는 제목 역시도...

유난히 예민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언니 사사모토 기세 때문에 역차별을 당하는 동생 사사모토 나스키. 그녀는 지구별 인간이 아닌 포하피핀포보피아별 출신의 외계인이다. 그녀는 마법 소녀였기에 그녀 곁에는 포하피핀포보비아별 출신 마법경찰인 퓨트가 있다. 지구별에 살고 있지만, 지구인들의 행동과 생각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나스키는 매년 백중절이 되면 아버지의 고향인 아키시나에 내려간다.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사촌인 사사모토 유우와의 대화는 늘 즐겁다. 유우에게 친척 이상의 감정을 가지는 나스키는 그에게 애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그들은 일 년에 한번 만나는 연인이 된다.

사실 나스키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자, 학원 선생인 이가사키 선생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 큰 딸과 달리 유독 나스키는 무시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엄마에게 번번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스키. 엄마는 나스키를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 엄마의 말에 나스키 역시 자신이 그런 존재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보기에는 깔끔하고 잘생겨서 학원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이가사키는 자신의 욕구를 제자인 나스키에게 푼다. 마치 특별수업이라는 명목으로 나스키를 성추행 하기도 하고, 집으로 불러서 성폭행을 하기도 한다. 물론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알면 질투하니 누구에게도 특별수업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입조심을 시킨다. 나스키는 이가사키가 자신에게 하는 일이 나쁜 짓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나스키의 몸은 달랐다. 그 일 이후로 미각을 느끼지 못한다. 이가사키와 통화를 한 뒤로 한 쪽 귀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스키의 몸은 그렇게 하나 둘 살해되고 있었다.

자신의 온몸이 살해되기 전에, 나스키는 유우와 하나가 되고 싶었다. 더럽혀지지 않은 몸 그대로 말이다. 그리고 나스키는 유우에게 섹스를 하자고 제안한다. 문제는 그들의 행위를 친척들이 발견했다는 데 있다. 그날 이후로 나스키와 유우의 삶은 달라졌다.

집에 도착한 나스키를 이가사키가 또 특별보충을 핑계로 집으로 불러들인다. 그때 퓨트가 마녀를 해치우자고 이야기한다. 이가사키가 알려준 대로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그의 방으로 향하는 나스키. 갑자기 방이 핑크색으로 바뀌고, 유체이탈을 한 모습이 보인다.

"빨리, 빨리. 네가 마녀한테 당해버리면 이 세상은 멸망해.

네 마법이 유일한 희망이야.

힘을 내! 힘을 내! 힘을 내서 살아남는 거야!"

그저 퓨트의 말대로 힘을 내서 마녀를 무찔렀다. 그런데, 다음 날 이가사키가 끔찍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는 나스키. 과연 이가사키는 누구에게 살해된 것일까?

시간이 지나 30대가 된 나스키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는 남자 도모오미와 계약 결혼을 한다. 인간 공장의 법칙은 돈을 벌어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고, 때가 되면 인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둘은 지구별 사람이 아니기에, 인간 공장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러던 차에, 도모오미는 나스키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근데, 아키시나에는 유우가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나스키. 도모오미와 나스키, 유우는 그렇게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데...

나스키의 시선에서 본 지구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남들 앞에서는 평범한 척, 정상적인 척하지만 속으로는 음흉하고 더러운 생각이 가득하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억누르려 하고, 타인의 선택조차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조언을 가장한 명령을 내뱉기도 한다. 나스키와 유우, 도모오미의 결말은 예상치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향한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별인 포하피핀포보피아에서는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 기분파 네일미용사 필기 (네일아트 필기) - 특별부록 최신 복원문제를 반영한 최신경향 핵심 160제 + 시험에 자주 나오는 쪽집게 핵심이론노트, 제15판 2024 기분파 시리즈
권지우 & 에듀웨이 R&D 연구소 엮음 / 에듀웨이(주) / 202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네일을 하러 갔을 때가 생각난다. 20년 지기 친구들과 함께 네일숍에서 저마다 원하는 색상을 고르고 네일을 받았는데, 1시간여의 시술이지만 받는 내내 그리고 받고 나니 참 기분이 상쾌하고 좋았다. 뭔가 대접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말이다. 아마 그런 느낌 때문에 네일숍을 찾는 고객들이 많은 것 같다. 네일 미용사를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네일 미용사를 준비 중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2023년을 준비하는 기분파 네일 미용사 필기 수험서는 필기만이 아닌, 필기 합격 후 실기를 준비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첫 장을 넘기면 맛보기를 통해 실기 시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책을 접하기 전에는 네일아트에 이렇게 많은 도구들이 필요한 지 몰랐다. 물론 탑코트나 베이스코트, 우드스틱처럼 셀프 네일을 할 때도 필요한 도구들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제품들이 더 많았다. 네일미용사를 준비하면서 필기뿐 아니라 실기도 병행하기 때문에 이미 익숙한 도구들일 테지만, 확인 차원에서 각 도구의 이름과 용도가 설명되어 있기에 참고하면 좋을 듯싶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격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가 출제되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총 5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공부할 분량이 많은데 요점정리가 잘 되어있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5과목의 주된 주제를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 기분파 네일 미용사 필기 수험서는 정리뿐 아니라 정확히 내용을 이해했는지를 다음 장에 문제를 통해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해설과 함께 사진이나 도표, 그림이 함께 첨부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뿐만 아니라 중요하고 자주 출제되는 문제에는 별 개수로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의 경우 체크해두고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되어서 편리하다.

 

6장과 7장에서는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통해 실전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모의고사가 6회, 3년간 기출문제가 7회 수록되어 있기에 총 13회에 걸쳐 문제와 출제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모의고사는 해설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요약해 주기 때문에 내용을 한 번 더 파악하기 용이하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이라면 주저 없이 8장을 꼽고 싶다. 시험 당일 모든 분량을 다 훑기 힘들 때 특히 요긴할 것 같은 8장은 최신 경향 핵심을 120제로 뽑아서 구성되어 있다. 앞장에서 꼼꼼한 해설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고, 120제를 통해 한 번 더 정리한다면 합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2023 기분파 네일미용사 필기 수험서를 통해 합격의 기쁨을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성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진짜?
로럴 스나이더 지음, 댄 샌탯 그림, 홍연미 옮김 / 오늘책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부터 줄곧 읽어왔던 동화책의 결말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다. 시작이 어떻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마지막은 늘 동일한 결말로 끝나는 동화가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보니 '글쎄... 진짜?'하는 생각이 든다. 내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인 이 책은 제목부터 눈에 쏙 들어온다. 여러 동화가 책 속에 담겨있다. 시작은 빨간 망토다. 빨간 망토는 어떤 선택의 이야기가 등장할까?

편찮으신 할머니께 엄마가 만든 케이크를 전해주기 위해 심부름을 가는 로지. 날이 추운 날 두 개의 코트가 있다. 털이 듬뿍 담긴 털 코트와 로지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 코트. 과연 무엇을 입고 나가면 좋을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이는 털 코트를 선택했다. 이제 시작이다!! 분명 빨간 망토 이야기였고, 늑대도 등장한다. 근데 이야기가 꼬인다. 털옷을 입은 로지를 보고 친구 늑대라고 생각한 늑대(할머니를 잡아먹은 그 늑대가 맞다.)는 로지에게 같이 놀자고 꾄다. 로지가 된 아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 두 가지의 갈림길에서 아이의 선택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선택에 따라 표시된 페이지로 이동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책처럼 차례대로 읽으면 안 된다. 두서없이 끝을 맛보기도 하고, 앞 이야기가 절대 이어지지 않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게 선택은 갑작스러운 결말을 맞기도 하기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선택의 페이지에서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해보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놀라웠던 것은 눈에 뻔히 보이는 실패(혹은 무서운-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 같은...)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뻔히 늑대처럼 보이는데, 아이는 그래도 한번 가볼까?라는 말을 건네며 그 길을 간다. 어른이라면 당연히 하지 않을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아이의 선택이 나쁜 결과를 야기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 선택보다 더 좋은 결말을 맞이하기도 하니 말이다. 




지레 겁먹고, 최선의 선택을 위해 머리를 싸매는 나보다 그래 보이지만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선택은 머리싸움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빨간 망토, 백설공주, 오즈의 마법사, 잠자는 숲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처럼 다양한 동화를 책 한 권에서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선택에 따라 다 다른 결말을 만날 수 있다 보니, 연거푸 책을 읽고 또 읽는 아이의 모습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책 속 이야기처럼 인생은 늘 선택을 요구한다. 선택은 늘 고민되고 때론 어렵지만 그럼에도 인생의 선택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라는 교훈을 책으로나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바람이 하나 있다면 지금처럼 용감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멋진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번째 만나는 시카고 플랜(책 순서로는 두 번째지만)은 역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다. 역시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내용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맥베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전 작과 비교해 보자면, 템페스트는 작품 속에 주요한 장치였던 폭풍우를 일컫는 말이었고, 햄릿은 맥베스처럼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시카고 플랜의 고전의 경우 첫 페이지의 등장인물의 관계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내용을 파악하기 한결 용이하다. (사실 외국 작품의 경우 등장인물의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서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보니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이름과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를 같이 기록하는데, 시카고 플랜의 고전 작품들은 관계도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한다.)

 

관계도를 보면 맥베스를 중심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상당히 많다. 관계도를 보니 맥베스가 도대체 어떤 인물인 지 더욱 궁금해졌다. 왜 이렇게 적이 많은 것일까?

보통 주인공의 경우, 주인공의 입장에서 극이 이루어지기에 선한 사람(긍정적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러다 보니 낭패였다. 맥베스(와 그의 부인)은 탐욕과 권력욕이 많은 부정적인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멕베스는 전장에서 공을 세우는 유능한 장군이다. 그런 그에게 왕이자 사촌인 덩컨은 배신한 코더 영주의 자리를 맥베스에게 준다. 하지만 맥베스는 영주의 자리가 아닌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르는 왕 덩컨은 맥베스의 성을 방문하게 된다. 맥베스에게 덩컨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맥베스의 부인은 왕을 암살하고 왕의 자리를 빼앗으라고 남편을 부추긴다. 맥베스는 덩컨을 살해하고, 죄를 수행원들에게 덮어씌운다. 음모라는 사실을 깨달은 덩컨의 아들인 맬컴과 도널베인은 맥베스의 성에서 도망친다.

사실 맥베스와 뱅쿼 장군은 세 마녀의 예언을 들은 적이 있다. 마녀들은 맥베스가 왕이 되고, 뱅쿼의 아들 중에서 왕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맥베스는 덩컨의 죽음 뒤에 정말 왕이 된다. 하지만 맥베스에게는 뒤를 이을 아들이 없다. 그렇기에 맥베스는 뱅쿼가 두렵다. 자신이 그렇게 권력을 빼앗은 것처럼, 벙쿼에 의해 자신 또한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다. 결국 맥베스는 뱅쿼 또한 살해하는데...

맥베스는 사실 심약한 사람이다. 마녀들의 예언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그녀들의 예언 중 하나가 적중하긴 했지만(코더의 영주가 된다는 것), 덩컨을 죽일 정도로 무자비한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그의 아내가 그를 부추기지 않았다면 그는 실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도 하다. 일개의 영주이자 장군인 그가 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말이다. 예언이 없었다면 맥베스는 그저 충직한 장군이자 신하로 일생을 마무리했을 법 하지만, 그렇다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없었을 테지만...

과거나 현재나 인간은 두려움이 많은 존재다. 그래서 미래의 이야기에 솔깃하기도 하고, 그 이야기가 귀에 박혀 마치 그에 끼워 맞추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기도 한다. 맥베스 역시 그런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은 인과응보의 결과가 주어지는 맥베스를 통해 결국의 악은 악으로 되돌아온다는 인간사 본연의 교훈을 던져주는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