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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2/10/26/19/seed2001_9718976513.jpg)
세 번째 만나는 시카고 플랜(책 순서로는 두 번째지만)은 역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다. 역시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내용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맥베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전 작과 비교해 보자면, 템페스트는 작품 속에 주요한 장치였던 폭풍우를 일컫는 말이었고, 햄릿은 맥베스처럼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시카고 플랜의 고전의 경우 첫 페이지의 등장인물의 관계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내용을 파악하기 한결 용이하다. (사실 외국 작품의 경우 등장인물의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서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보니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이름과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를 같이 기록하는데, 시카고 플랜의 고전 작품들은 관계도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한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2/10/26/19/seed2001_3630226678.jpg)
관계도를 보면 맥베스를 중심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상당히 많다. 관계도를 보니 맥베스가 도대체 어떤 인물인 지 더욱 궁금해졌다. 왜 이렇게 적이 많은 것일까?
보통 주인공의 경우, 주인공의 입장에서 극이 이루어지기에 선한 사람(긍정적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러다 보니 낭패였다. 맥베스(와 그의 부인)은 탐욕과 권력욕이 많은 부정적인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멕베스는 전장에서 공을 세우는 유능한 장군이다. 그런 그에게 왕이자 사촌인 덩컨은 배신한 코더 영주의 자리를 맥베스에게 준다. 하지만 맥베스는 영주의 자리가 아닌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르는 왕 덩컨은 맥베스의 성을 방문하게 된다. 맥베스에게 덩컨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맥베스의 부인은 왕을 암살하고 왕의 자리를 빼앗으라고 남편을 부추긴다. 맥베스는 덩컨을 살해하고, 죄를 수행원들에게 덮어씌운다. 음모라는 사실을 깨달은 덩컨의 아들인 맬컴과 도널베인은 맥베스의 성에서 도망친다.
사실 맥베스와 뱅쿼 장군은 세 마녀의 예언을 들은 적이 있다. 마녀들은 맥베스가 왕이 되고, 뱅쿼의 아들 중에서 왕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맥베스는 덩컨의 죽음 뒤에 정말 왕이 된다. 하지만 맥베스에게는 뒤를 이을 아들이 없다. 그렇기에 맥베스는 뱅쿼가 두렵다. 자신이 그렇게 권력을 빼앗은 것처럼, 벙쿼에 의해 자신 또한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다. 결국 맥베스는 뱅쿼 또한 살해하는데...
맥베스는 사실 심약한 사람이다. 마녀들의 예언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그녀들의 예언 중 하나가 적중하긴 했지만(코더의 영주가 된다는 것), 덩컨을 죽일 정도로 무자비한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그의 아내가 그를 부추기지 않았다면 그는 실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도 하다. 일개의 영주이자 장군인 그가 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말이다. 예언이 없었다면 맥베스는 그저 충직한 장군이자 신하로 일생을 마무리했을 법 하지만, 그렇다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없었을 테지만...
과거나 현재나 인간은 두려움이 많은 존재다. 그래서 미래의 이야기에 솔깃하기도 하고, 그 이야기가 귀에 박혀 마치 그에 끼워 맞추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기도 한다. 맥베스 역시 그런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은 인과응보의 결과가 주어지는 맥베스를 통해 결국의 악은 악으로 되돌아온다는 인간사 본연의 교훈을 던져주는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