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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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김미경 강사의 신작. 10여 년 전 30대에 들어서며 그녀가 쓴 두 권의 책 "언니의 독설"을 접했다. 독설이라는 제목이 솔직히 부담스러웠었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십여 권의 "서른"이 들어가는 책을 읽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혼도 많이 나고, 독설이라는 말답게 욕(?)도 먹긴 했지만 마치 욕쟁이 할머니 같은(여전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욕쟁이 할머니 욕 먹으러 간다는 게... ㅎ)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 이후 그녀의 책은 꼭 챙겨 읽게 되었다. 강의도 강의지만, 여전히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우고 해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나는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 주는 압박을 나 역시 가지고 있다.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았고 서른에도 느꼈지만, 마흔에는 정말 많은 것이 준비되고 갖추어져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20대 초반 대학 재학 시절 만들었던 인생설계도에 분명 서른에는 결혼을 해서 아이가 몇 있는 공직생활을 하는 워킹맘이고, 40대에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삶의 여유와 함께 자기 계발도 게으르지 않은 성공한 여성이 돼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처음 그녀의 책을 마주한 30대 때 아직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보고, 공시도 접고 정말 작디작은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해내야 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흔 수업을 읽는 지금은 어떨까? 삶의 여유는커녕, 매일 하루를 버티는 하루살이 같은 워킹맘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마흔이 반갑지 않았다. 아직 갖추고 있는 게 없는데 무슨 마흔이란 말인가?

다행이라면, 그녀의 책에는 그런 내 상황을 어떻게 알았는지 너무 적절한 표현과 안내가 담겨있었다. 우선 마흔에 대한 생각부터 다시 재정립하라고 이야기한다. 기대수명이 80에 못 미쳤을 때와 40대와, 100세 시대를 앞둔 현재의 40대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의 설명을 끌어와 다시 인생을 24시간 시계에 비유했을 때, 40대는 아직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40대는 하루의 계획을 세워서 앞으로의 시간을 조금씩 성취해가는 시간이라고 설명하며, 무언가를 거두는 때가 아니라 퍼스트 라이프(20~40대)를 보내며 준비해서 만들어낸 꿈들을 위해 뛰는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벌써 좌절은 금물이다. 이제 삶의 궤도를 정하고 그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할 시기에, 무엇을 거두고, 무엇을 준비한다는 것인가?

그동안의 우리 삶의 주기로 보자면, 50대에 퇴직을 준비하고, 60대의 내려놓는 삶을 산다고 한다. 근데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를 살면서 과연 50대에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게 과연 맞을까? 남은 50년은 무엇을 하고 보내야 하는 걸까? 저자는 40대를 이미 거치고, 50대를 마무리하면서 40대 때의 노력의 성과를 이제서야 맛볼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40대에 무언가를 거두려는 욕심은 내려놓고, 앞으로 이루어갈 삶을 기대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기를 조언한다.

한편으로는 꿈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40대를 위해 냉철한 조언을 한다. 40대에 기반을 마련하여 50대에 거두어야 앞으로의 노년의 시기를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다고 말이다. 우선은 늦다 생각하지 말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준비하라고 말한다. 다양하고 많은 구슬을 가지고 있다면, 목걸이를 꿸 때 좀 더 내가 원하는 목걸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다양한 경험과 꿈을 가져보자.

아직 늦지 않은 40대. 오전 9시 37분이라는 40대. 나는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물론 여전히 매일의 삶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꿈을 생각해 봐야겠다. 근사한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롭게 시작하고자 늘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캘리그래피를 배워보고 싶다. 언젠가 필요한 구슬이 될 거라 생각하고 말이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40대 친구들아! 우리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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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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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겠다고 너를 힘들게 하지 마.

너를 지켜 줄 가장 첫 번째 사람은 너야.

네가 힘든 건 힘들다고 하고 화가 나는 건 화가 난다고 말해. 그래도 돼.

모든 걸 널 위주로 생각해. 이기적으로 되라는 말이 아냐.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넌 뭘 하고 싶은지 항상 너한테 묻고 널 위주로 행동해.

넌 당당한 한 사람이야. 한 존재라고."

이 책을 접하기 얼마 전에 정해연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너여야만 해"를 읽었다. 그래서일까?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 궁금했다. 이번에는 어떤 생각 할 여지를 담고 있을까 싶어서였다. 장편소설이라지만 두껍지 않다. SF보다는 우리나라 특유의 동양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는 성장소설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연예인 학폭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후보자가 낙마했고, 학폭을 당한 여주인공이 복수하는 드라마가 한참 이슈가 되고 있어서일까? 주인공이자 여고생인 이은아의 상황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

낯을 많이 가리는 은아는 매일 아침이 고문이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켜 나오자마자 유튜버인 언니 은진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사실 은아는 친구가 없다. 누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너무 힘들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혼자 지내게 되었다. 반면, 언니인 은진은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를 시작으로 70만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다. 언제부턴가 언니가 집 수입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대에 다니는 은진은 성적도 좋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부모님도 은아보다는 은진에게 관심을 쏟고, 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은아는 마음껏 투정도, 짜증도, 화도 내지 못한다.

은아의 반에 교생선생님이 찾아온다. 근데, 은아와 이름이 같다. 이은아. 너무 예쁘고 근사한 그녀는 자꾸 은아에게 관심을 갖는다. 식당 구석에서 혼자 밥을 먹는 은아를 찾아오는 선생님. 근데, 은아가 감자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은아가 좋아하는 신상 음료수도, 교생과 마주치기 싫어서 옥상에 혼자 앉아서 빵과 우유를 먹는 걸 알고 은아가 좋아하는 초밥 도시락을 들고 찾아온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귀가하는 은아를 집까지 태워다 주기도 한다.

교생 은아를 만난 후, 학생 은아는 수진 무리의 괴롭힘을 당한다. 학생 은아에게는 친절하지만, 수진에게는 냉랭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수진 무리에게 폭행을 당하고 부모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얼른 집으로 들어가려는 은아를 막하서는 교생 은아. 그녀의 손에는 교복이 들려있었다. 아무리 선생이라 하지만, 은아의 집 주소도, 은아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까지 어떻게 알고 있을 수 있을까? 도대체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결국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교생 은아. 교생 은아를 만난 뒤, 학생 은아는 조금씩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교생 은아는 조만간 은아에게 친구가 생길 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교생실습이 끝난 다음 날, 채신화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그리고 둘은 절친이 된다. 하지만 둘의 우정은 얼마 가지 못하는데...

첫 장면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책의 말미의 그 궁금증이 풀린다. 그리고 당연히 은아라고 생각했던 교생의 정체는 생각지 못한 반전이었다. 그녀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소원을 정말 요긴한 순간에 사용했던 은진. 그리고 그 소원 덕분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상에 나를 믿어 줄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따뜻한 책. 소설처럼 이어진 이 이야기가 세상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단 한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아에게 온, 은아를 믿어 준 그 단 한 사람처럼 말이다.

"괜찮아. 너의 한 사람은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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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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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간수가 떠난 뒤에 나는 철제 반합에 내 얼굴을 비춰보았다.

철제 반합에 비친 얼굴을 향해 아무리 웃어보아도 그 얼굴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얼굴을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웃었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심각하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날이 저물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시간, 이름 없는 시간,

저녁의 소리가 감옥 층계 여기저기서 침묵의 행렬을 뚫고 올라오는 시간이었다.

20대에 만난 이방인과 30대에 만난 이방인, 그리고 40이 되어 만난 이방인은 결이 달랐다. 20대의 이방인은, 우울하면서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고, 30대의 이방인은 뫼르소의 사형 판결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40대의 이방인은 그동안 느꼈던 느낌과 많이 달랐다. 나도 세상을 더 살아서 그런 걸까?

직장 생활을 하는 뫼르소는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양로원에서 지내고 있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였다. 우왕좌왕의 감정은 아니었다. 일어날 일이 있어났다, 마치 내가 할 일을 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대표에게 이틀의 휴가를 쓰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검은 정장을 입고 길을 나선다. 양로원 원장과 잠깐의 대화를 나눈다. 생각보다 덤덤하게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엄마가 안치된 영안실로 안내를 받는다. 어머니를 보겠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대답하고, 그날 밤을 그곳에서 보낸다. 엄마는 알지만, 뫼르소는 모르는 노인들과 말이다. 담배를 권하는 문지기 말을 지나치기 그래서 담배를 피운다. 구슬피 우는 노인들의 울음을 들으며 밤이 저문다. 엄마의 장례식 날 아침. 밀크커피를 권하는 문지기의 권유를 받아들여 커피 한 잔을 들이켠다. 더운 여름 해가 따갑다. 장례식에는 원장과 당직 간호사 그리고 엄마의 연인이었던 토마 페레 영감이 참석한다. 페레 영감은 온통 눈물투성이다. 반면, 뫼르소는 덤덤하다. 그렇게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우연히 마나게 된 전 직장동료 마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밤을 보낸다.

같은 건물에 사는 살라미노 영감은 피부병이 든 노견을 데리고 다닌다. 물론 개에게 늘 욕을 해댄다. 얼굴만 아는 사이기에 굳이 말을 섞지 않는다. 또 한 사람은 동네에 소문이 좋게 나지 않았다. 여자를 등쳐먹고 산다는 소문이다. 우연히 그 남자 레몽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게 된 뫼르소는 레몽의 그간의 사정을 듣게 되고, 레몽을 대신해 편지를 대필해 준다. 그렇게 안면을 튼 레몽의 집에서 큰 소리가 난다. 레몽이 여자친구를 때리고 그 일로 경찰이 출동한다. 그리고 그녀의 아랍인 오빠 무리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경찰에 가서 레몽과 여자친구 일에 대해 진술을 해준 일로 레몽과 친해진 뫼르소는 레몽의 친구인 살라마노로 부터 바닷가 별장으로 초대를 받게 된다. 여자친구인 마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길을 나선 뫼르소와 레몽은 그들을 지켜보는 아랍인을 발견하지만 지나친다. 더운 여름 한참 좋은 시간을 보내던 중, 아랍인들이 그들에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칼을 들고 있는 아랍인에게 레몽이 상해를 입게 된다. 레몽이 맡긴 권총을 가지고 있던 뫼르소는 태양을 피해 한적한 그늘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레몽에게 상해를 가한 아랍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칼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공격을 해오면 권총으로 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칼에 반사된 빛이 뫼르소의 눈을 찌르고 뫼르소는 총을 발사하게 되는데...

"저는 이 사람이 범죄자의 가슴으로 어머니를 매장했기 때문에 유죄를 주장하는 바입니다."

뫼르소는 분명 사람을 죽였다. 그 일로 그는 구속된다. 하지만 그에게는 오해이던, 더운 날씨로 인한 짜증이던, 아랍인을 죽였다는 사실만이 죄가 될 뿐이다. 과연 어머니를 모시지 않고 요양원에서 지내게 한 것이,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목 놓아 울지 않은 게, 어머니 장례식 다음 날 여자를 만나 코믹 영화를 보고 밤을 같이 보낸 게 죄가 될 수 있을까? 뫼르소의 사형 판결에는 살인죄 외에 다른 조항이 많이 붙어있다. 만약 이방인이 1942년 프랑스가 아닌, 2023년 한국에서 발표되었어도 과연 뫼르소에게 주어진 판결이 이해가 되었을까? 사회적 분위기와 그에 따른 행동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해제를 통해 만난 1942년의 프랑스의 분위기에서는 뫼르소의 판결이 이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글쎄다. 가족의 사망에 슬퍼하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또 다른 죄의 전가된 이유가 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모두의 형편이 다르니, 감정의 표현도, 말이 많지도 않은 뫼르소라면 그의 행동 역시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뫼르소의 행동이 사이코패스나 공감각이 결여된 사람의 행동과는 다르다는 점도 이야기하고 싶다. 그저 내 눈에는 뫼르소가 감정 표현이 자유롭지 않은 시크한 사람 정도로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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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프로파일러 - FBI 프로파일링 기법의 설계자 앤 버지스의 인간 심연에 대한 보고서
앤 울버트 버지스.스티븐 매슈 콘스턴틴 지음, 김승진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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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에 대한 소설을 읽어서였을까? 책 속에 등장한 실제 이야기가 너무 소설같이 느껴졌다. 이 책의 저자인 앤 울버트 버지스는 1세대 프로파일러다.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오늘날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그녀는 간호사 출신이다. 병원에 근무하며,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중 여성들 말이다. 여성들 중에는 성폭행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환자들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성폭행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묻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피해자의 옷차림이나 외모 때문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이다.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좀 더 긴밀한 연구와 시간이 필요했던 저자는 병원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간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저자는 거기서 발을 더 넓힌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심리와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 말이다. 그즈음 FBI 안에서 늘어나는 성범죄에 대한 언급이 시작되었다. 앤 버지스가 쓴 성범죄자에 관한 논문을 보고 있던 한 여경 덕분에 FBI에서 강의를 진행하게 되고, 그 일로 외부인인 앤 버지스는 FBI의 내부인이 된다. 물론 그녀가 FBI 안으로 들어가기 까지는 생각보다 힘든 시간이 필요하긴 했다.

그녀는 프로파일링 분야를 만들면서 범죄자 프로파일 생성 절차 5가지를 만든다.

  1. 프로파일링 인풋 수집

  2. 의사결정 과정 모델 도출

  3. 범행 분석

  4. 범죄자 프로파일 작성

  5. 수사와 체포

문제는 이 프로파일링을 실전에 대입해서 실제로 얼마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봐야 했다. 결국 그녀의 프로파일링팀인 행동과학부는 3개월 이상 풀리지 않는 미제 사건을 제공받기로 하고, 그중 한 사건에 집중해서 그들이 만든 프로파일링 절차를 대입해 본다. 그 사건을 고른 이유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들의 눈으로 볼 때 범인은 점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였기 때문이다. 조만간 발생할 피해자를 막기 위해 행동과학부는 사건의 모든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논픽션을 기반으로 해서 쓰인 책이기 때문에, 저자가 직접 프로파일링을 통해 해결한 사건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신기한 것은 사건을 토대로 그들이 작성한 프로파일링이 실제 범인과 상당히 유사했다는 점이다. 첫 사건을 해결한 후, 필요성과 성과를 도출해 내고 FBI 안에서도 프로파일링의 필요성을 증명하게 된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프로파일링을 하려고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될 여지가 있고, 그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도출될 위험 또한 있지만 그럼에도 프로파일링은 범인을 밝혀내고 차후 일어날 제2, 제3의 범죄를 막아내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나 또한 프로파일링에 대한 흥미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의 말에 나름의 반성을 하게 되었다. 프로파일링은 흥미를 돋우기 위한 것이 아닌, 범죄자로부터 피해자를 지키고 더 이상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가 처음 프로파일링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가해자의 잘못을 피해자에게 전가시키는 일은 더 이상을 일어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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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마인드
이성민 지음 / 스윙테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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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와 천재 프로파일러의 대결이라... 띠지에 적힌 한 줄이 기대감을 높였다. 근데 그 위에 한 줄은 기대를 넘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설마, 나 기억 못 하는 거야?"

이 한 줄은 생각보다 빨리 만날 수 있다. 과연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일까?

경찰청 프로파일러 박수진 경감. 그녀 앞에는 큰 사상자를 낸 방화사건을 저지른 살인마가 잡혀와있다. 웅진 아웃렛 테러 사건 범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수진은 역시 프로파일러답게 상황을 잘 조정해나간다. 종이와 펜만 주면 다 밝히겠다는 그의 말에 높은 분은 종이와 펜을 제공하라고 한다. 그림을 보며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범인을 보는 수진. 아니나 다를까 범인은 펜을 자신의 목에 박고 자살을 한다. 그러면서 그는 수진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 "나중에 보자"

범인 사망 후 얼마 안 돼 2호선 지하철 테러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으로 수진은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이상한 상황이었다. 노인에게 일방적으로 욕을 먹던 남자가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꺼낸 것. 시한폭탄이었다. 본능적으로 폭탄을 알아본 수진의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사망했다. 뉴스를 통해 남편의 마지막을 본 그녀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그녀에게 남겨진 "사랑해"라는 문자. 그 문자만 보내지 않았다면, 핸드폰만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남편과 아들을 살 수 있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수진은 경찰 옷을 벗는다. 죽고 싶었지만, 남겨진 딸 해연을 위해 마트 알바를 하며 악착같이 살아간다. 그날은 해연과 오랜만에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비가 오고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는데, 딸이 그녀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뒤 차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이다. 트릭을 써봤는데, 정말 미행 중이었다. 검은 정장 차람의 남자 둘이 수진의 차로 접근한다. 그들의 정체는 국정원 직원이었고,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 처리에 수진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2단계 승진 처리해서 복직시켜주겠다는 말을 건넨다.

그렇게 그들을 따라 이상한 곳으로 가게 되는 수진. 방공호라 불리는 앤트홀에 들어가게 된다. 최첨단 보안이 걸려있는 그곳에 수진이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소장 전승태와 미군 사이먼, 연구원 김진혁, 박호철, 김태리 그리고 마스터라 불리는 인물. 수진은 이상함을 느낀다. 직접 눈으로 갇혀있는 마스터를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상처투성이의 마른 여성이 쇠사슬에 묶여있다. 방 어디를 봐도 상해를 입을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수진은 베테랑 프로파일러다. 그녀가 하는 거짓말의 정체를 알아낸다. 수진의 이야기를 들은 마스터는 웃으며 구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이 작품의 가장 신선했던 점은 연쇄살인마가 눈을 통해 다른 몸으로 옮겨간다는 점이었다. 연쇄살인마는 남의 몸을 빌려 입고 사건을 저지른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초만 바라봐도 이동할 수 있다. 무지막지한 능력이다. 문제는, 이 방공호 연구소 안에 마스터의 첩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마스터를 뺀 5명 중에 있다는 사실인데, 과연 그 첩자는 누구일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눈을 통해 이동하는 범인의 능력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반전 때문에 마지막 한 줄을 마주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날 수 없게 된 것에는 CCTV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각지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생긴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흥미로운 주제지만, 마지막 개연성이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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