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와 천재 프로파일러의 대결이라... 띠지에 적힌 한 줄이 기대감을 높였다. 근데 그 위에 한 줄은 기대를 넘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설마, 나 기억 못 하는 거야?"
이 한 줄은 생각보다 빨리 만날 수 있다. 과연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일까?
경찰청 프로파일러 박수진 경감. 그녀 앞에는 큰 사상자를 낸 방화사건을 저지른 살인마가 잡혀와있다. 웅진 아웃렛 테러 사건 범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수진은 역시 프로파일러답게 상황을 잘 조정해나간다. 종이와 펜만 주면 다 밝히겠다는 그의 말에 높은 분은 종이와 펜을 제공하라고 한다. 그림을 보며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범인을 보는 수진. 아니나 다를까 범인은 펜을 자신의 목에 박고 자살을 한다. 그러면서 그는 수진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 "나중에 보자"
범인 사망 후 얼마 안 돼 2호선 지하철 테러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으로 수진은 남편과 아들을 잃는다. 이상한 상황이었다. 노인에게 일방적으로 욕을 먹던 남자가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꺼낸 것. 시한폭탄이었다. 본능적으로 폭탄을 알아본 수진의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사망했다. 뉴스를 통해 남편의 마지막을 본 그녀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그녀에게 남겨진 "사랑해"라는 문자. 그 문자만 보내지 않았다면, 핸드폰만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남편과 아들을 살 수 있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수진은 경찰 옷을 벗는다. 죽고 싶었지만, 남겨진 딸 해연을 위해 마트 알바를 하며 악착같이 살아간다. 그날은 해연과 오랜만에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비가 오고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는데, 딸이 그녀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뒤 차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이다. 트릭을 써봤는데, 정말 미행 중이었다. 검은 정장 차람의 남자 둘이 수진의 차로 접근한다. 그들의 정체는 국정원 직원이었고,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일 처리에 수진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2단계 승진 처리해서 복직시켜주겠다는 말을 건넨다.
그렇게 그들을 따라 이상한 곳으로 가게 되는 수진. 방공호라 불리는 앤트홀에 들어가게 된다. 최첨단 보안이 걸려있는 그곳에 수진이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소장 전승태와 미군 사이먼, 연구원 김진혁, 박호철, 김태리 그리고 마스터라 불리는 인물. 수진은 이상함을 느낀다. 직접 눈으로 갇혀있는 마스터를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상처투성이의 마른 여성이 쇠사슬에 묶여있다. 방 어디를 봐도 상해를 입을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수진은 베테랑 프로파일러다. 그녀가 하는 거짓말의 정체를 알아낸다. 수진의 이야기를 들은 마스터는 웃으며 구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까?
이 작품의 가장 신선했던 점은 연쇄살인마가 눈을 통해 다른 몸으로 옮겨간다는 점이었다. 연쇄살인마는 남의 몸을 빌려 입고 사건을 저지른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초만 바라봐도 이동할 수 있다. 무지막지한 능력이다. 문제는, 이 방공호 연구소 안에 마스터의 첩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마스터를 뺀 5명 중에 있다는 사실인데, 과연 그 첩자는 누구일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눈을 통해 이동하는 범인의 능력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반전 때문에 마지막 한 줄을 마주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날 수 없게 된 것에는 CCTV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각지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생긴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흥미로운 주제지만, 마지막 개연성이 조금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