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더링 하이츠 클래식 라이브러리 4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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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더링 하이츠라는 제목은 무척 낯설었다. 책의 초반에 워더링의 뜻이 등장하고, 워더링 하이츠가 책에 등장하는 저택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 책의 다른 번역본 제목을 듣고 놀라웠다. (사실 전에 읽었던 책이라면 등장인물의 이름을 보고 알았겠지만,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기에 내게는 제목도, 내용도 날 것이었다.) 어찌 보면 낯선 책 제목 덕분에 오히려 편견 없이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제목만큼이나 저자와 자매들의 이야기에 또 놀라웠다.

우선 이 책의 다른 제목은 "폭풍의 언덕"이다. 마지막 해설에 다다라서 제목을 듣고 헉!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는 제인 에어의 저자인 샬롯 브론테의 동생이다.(그녀는 연년생 6자매다.) 안타까운 것은, 에밀리 브론테가 자신의 저작 워더링 하이츠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출판 당시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 해 폐결핵(자매들이 폐결핵으로 다수 사망했다.) 30살에 사망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시작은 록우드라는 인물이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도착한다. 마을을 둘러보고 주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록우드는 저택 워더링 하이츠에서 주인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게 된다. 개들로부터 어려움을 당했지만, 다음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그는 전날 방문했던 히스클리프의 저택을 재방문하게 되고, 히스클리프의 아내라고 생각했던 여인이 며느리였고(아들은 이미 사망했다.), 그 옆에 있던 남자 헤어턴 언쇼 역시 히스클리프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을 한다. 날씨가 급변하여 발이 묶인 록우드는 어쩔 수 없이 워더링 하이츠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하지만 안내된 방에서 이상한 글이 적힌 책과 책상 그리고 유령 캐서린을 만난 후 공포에 빠져 히스클리프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불같이 화를 내는 그를 보고 그 안에 내막이 궁금해진다. 다음 날, 집으로 돌아온 록우드는 가정부인 넬리 딘을 통해 그가 머물렀던 워더링 하이츠와 히스클리프 그리고 캐서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원래 저택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은 캐서린의 아버지였는데, 여행을 다녀오면서 길에 버려진 히스클리프를 데리고 온다.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한 히스클리프가 미웠던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반면, 캐서린과는 좋은 감정은 나눈다. 어느 날, 둘이 같이 길을 나섰다 방문하게 된 집에서 만나게 된 린턴가의 에드거는 캐서린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상처 치료를 이유로 5주간 린턴가에 머물게 된 캐서린이 집으로 돌아오고 과거와 다르게 요조숙녀가 된 캐서린을 마주하는 히스클리프는 그녀가 낯설다. 캐서린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집을 떠났던 힌들리는 부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전히 히스클리프에게 적대적인 힌들리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더 난폭하고 술에 취해 방탕한 생활을 한다. 우연히 에드거와 캐서린의 대화를 듣고 둘의 관계를 오해한 히스클리프는 집을 떠나고, 몇 년 후 신사의 모습으로 워더링 하이츠에 나타난다. 사실 옛날부터 자신에게 적대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일삼던 힌들리와 자신의 사랑을 저버린 캐서린에게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히스클리프는 언쇼 가문을 무너뜨리고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차지하기 위해 에드거의 여동생인 이사벨라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타인의 묘사를 통해 전해진 린턴가문과 언쇼 가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둘 사이에 껴서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 히스클리프. 과연 그의 복수는 정당한 것일까?에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힌들리가 히스클리프에게 퍼부은 모든 폭력들은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나눈 감정을 정말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히스클리프 그는 복수를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까? 폭풍처럼 몰아치는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통해, 잘못된 감정의 결과들이 어떻게 수습되는지와 함께 그럼에도 사랑이 문제 해결에 열쇠가 되었다는 불변의 진리에 가닿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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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삶 클래식 라이브러리 2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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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면 집안일이 질서를 되찾으리라 기대하며 살아왔다.

시간이 갔다. 혼란은 오히려 더 커졌다. 심지어 이제는 영혼과 피까지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절대 나을 수 없을 것 같았고, 나으리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평온한 삶은 제목 덕분에 더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이 익숙하다 싶었는데, 몇 년 전 연인이라는 소설을 통해 한번 만난 적이 있었다.

제목과 내용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평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어조는 잔잔하다. 어조만 보자면 평온하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앞에서 이질적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사망사건이 3건이나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중 두 건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프랑신 베르나트의 가족이다. 시작부터 큰 소리가 등장한다. 프랑신(프랑수)의 5살 아래 남동생인 니콜라 베르나트와 외삼촌인 제롬이 싸움을 한다. 이유인즉, 하녀 출신인 니콜라의 아내 클레망스와 제롬이 부적절한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미 클레망스는 니콜라와의 사이에서 노엘을 출산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클레망스와의 결혼은 제롬에 의해서였다. 제롬이 그 둘이 결혼해야 한다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클레망스와 제롬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게 된 프랑신은 니콜라에게 그 사실을 전하게 되고, 그 일로 니콜라는 제롬과 싸우지만 니콜라의 일방적인 폭행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제롬은 며칠을 앓다가 사망하기 때문이다. 사실 제롬은 그동안 프랑신 가족에게 긍정적인 인물을 아니었다. 과거 파랑신의 아버지는 R...... 도시의 시장이었다. 하지만 제롬의 투자에 대한 부추김에 공금에 손을 댄 것이 탈로나 게 되고 온 가족은 그곳을 떠나 뷔그로 오게 된다. 하루아침에 가족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가난한 그들의 삶은 고통스러웠으나 하루하루 연명하듯 주어진 일을 해내며 20년을 살았다.

제롬의 장례식 날 새벽, 짐을 싸 떠나는 클레망스를 마주하는 프랑신은 노엘을 두고 가라 이야기하고, 클레망스는 홀로 떠난다. 그날 이후로 프랑신은 노엘을 돌본다. 이 일이 있기 몇개월 전, 니콜라는 찾아 온 티엔. 니콜라로 부터 프랑신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로 그는 그 집에 함께 머물게 된다. 한편, 제롬이 죽고 클레망스가 떠나자마자, 니콜라를 찾아온 뤼스 바라그.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 그녀는 니콜라와 다시 연인 관계가 되지만, 사실 그녀가 마음에 품고 있는 남자는 니콜라가 아닌 티엔이었다. 그렇다고 티엔이 적극적으로 프랑신에게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뤼스가 티엔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챈 것은 프랑신이었다. 그리고 함께 간 여행에서 티엔이 프랑신을 데리고 나간 날, 모두가 알게 되었다. 뤼스가 정말 관심있는 사람이 누군지를...

한편, 떠났던 클레망스는 노엘이 그리워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니콜라는 그런 클레망스를 거부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후, 갑자기 사라진 니콜라는 기찻길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동생 니콜라의 사망은 프랑신에게 제롬의 사망과는 다른 기분을 안겨준다. 뷔스를 떠나 여행을 간 프랑신은 또 다른 죽음과 얽히게 되는데...

니콜라의 죽음은 죽으리라는 예상보다 더 쉽고 더 처참했다.

죽음은 이제 더는 일어날 수 없다. 나에게는 차이가 중요했다.

나 역시 두께 하나를 잃었고, 옷처럼 나를 감싸고 있던 우연도 사라졌다.

나는 다 벗었다.

가까운 사람의 사망 앞에서 어느 누가 평온한 감정을 내뱉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책 속 어조는 담담함을 넘어 지루해 보이고, 우울하기도 하면서, 그렇다고 큰일이 일어났지만 감정적 동요가 격렬하지도 않다. 그 모든 걸 담아내는 감정이 뭘까 싶었는데, "권태"라는 한 단어가 가장 잘 맞는 단어가 아니었나 싶다.

시간이 가면 집안일이 질서를 되찾으리라 기대하며 살아왔다.

시간이 갔다. 혼란은 오히려 더 커졌다. 심지어 이제는 영혼과 피까지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절대 나을 수 없을 것 같았고, 나으리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니콜라의 죽음은 죽으리라는 예상보다 더 쉽고 더 처참했다.

죽음은 이제 더는 일어날 수 없다. 나에게는 차이가 중요했다.

나 역시 두께 하나를 잃었고, 옷처럼 나를 감싸고 있던 우연도 사라졌다.

나는 다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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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데스크 다산어린이문학
켈리 양 지음, 이민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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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자유를 찾아 떠난 이민 가정의 파란만장한 생활기 속에 눈물과 웃음이 공존한다. 중국인인 미아의 가정은 200달러만 가지고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민을 온다. 친척과 가족을 중국에 두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간 아메리칸드림은 생각보다 녹녹치 않았다. 어딜 가나 그들을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 때문에(거의 악랄한 주인들), 미아의 가정은 햄버거 하나를 셋이서 나누어 먹고, 차에서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텔 관리인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미아와 부모님은 그곳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칼리비스타 모텔로 향한다.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미아의 가족은 다행이다 싶지만, 모텔의 장기 거주자인 행크는 야오가 비열하고 악랄한 주인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아니나 다를까, 룸 하나당 5달러를 주기로 한 약속은 계약서 상에 "사정에 따라 계약을 바꿀 수 있다"라는 말로 야오의 입맛에 따라 바뀐다. 모텔 안에 각종 기기(세탁기, 케이블 방송 등)들이 고장 나거나, 열쇠가 없어질 때마다 모든 걸 미아의 가족이 덮어쓰게 된다. 그럼에도 미아의 가족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다. 자신들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면서도, 같은 중국인들의 어려움을 볼 수 없었던 미아의 부모는 주인 야오 몰래 무료로 그들이 머물 장소는 물론 식사까지 대접해 주며 마음을 쓴다.

그러던 중, 모텔에 머물렀던 고객의 차가 사라진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곳에 머물다가 체크아웃 없이 사라진 고객들을 조사하기 보다, 장기간 머물고 있는 행크를 범인이라 생각하고 조사를 한다. 행크는 흑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일로 행크는 일하던 주유소에서 쫓겨나고 더 이상 모텔비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행크를 쫓아낼 수 없었던 미아의 부모의 급료에서 행크의 모텔비를 제하는 야오. 그런 아버지를 닮은 제이슨은 미아와 같은 반이지만, 미아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다가 퇴짜를 맞자 그날부터 미아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나마 같은 반인 멕시코 출신의 루페와 마음을 나누는 미아는 우연히 새로운 모텔의 주인을 찾는 공고를 보게 되고 참가비 300달러를 모으는 한편, 장기 투숙객 Q 부인으로부터 사전을 빌려서 글짓기 연습까지 하게 된다. 어느 날, 엄마가 호텔에 침입한 불량배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의료보험이 없는 터라 치료를 받지 못할 지경이 되자 미아는 그동안 모아둔 돈을 털어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향하는데...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생활을 하는 미아의 시선을 통해 본 미국은 부모가 말한 "자유"의 나라로 보이지 않았다.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범인으로 몰거나, 위험인물로 간주한다. 물론 이는 백인들만의 선입견은 아니다. 자신도 유색인종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향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니 말이다. 다행이라면 그런 그들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고 미아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주변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때론 영어보다 수학을 강요하고, 미아는 아무리 노력해도 원어민만큼 영어를 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미아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애써 위로가 된다. 과연 미아의 가족은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수 있을까? 그녀가 이루어 낸 큰 꿈을 보며 한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의 노력과 생각과 도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마주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인 켈리 양의 실제 경험이 녹아있어서(켈리 양은 실제 미아처럼 미국으로 이민 간 중국인으로 몇 년 동안 부모님을 도와 모텔 일을 했다고 한다.) 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이 연필로 기록하렴.

누가 알겠어? 언젠가 재밌는 추억이 될지."


"도전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이 연필로 기록하렴.

누가 알겠어? 언젠가 재밌는 추억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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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생존 코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비즈니스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혁신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29
유병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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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분명히

스티브 잡스식의 '미친' 듯한 헌신과 집중이 있어야만

실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힘든 길이지만, 그래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극복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서가명강 29번째 주제는 경영의 디지털화다. 사실 제목만 봐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어가 가득한 이 제목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참고로 나는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서가명강 시리즈를 계속해서 읽어오지 않았다면,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잡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자꾸 제목에서 미끄러지게 되는데(그래서 기대 없이 읽었다가 만족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흥미롭고 실제적인 주제였다. 현재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면, 피와 살이 되는 내용일 테고, 설령 그렇지 않아도 현재 사회의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우선 제목에 담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DT)이 무슨 뜻일까?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비대면"이 아닐까 싶다. 대면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면서, 상당수 업무를 비대면으로 해결해야 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작업들이 온라인상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이루어졌다. 전통적인 사회의 구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된 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예를 들자면,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AI), 플랫폼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DT가 일어났냐고 묻는다면 "아니오"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물론 코로나 시기가 DT를 가속화한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책 속에는 여러 기업들의 DT 이야기가 담겨있다. DT를 안 할 수는 없냐는 물음에 과감히 "절대 아니오"라고 답한다. 이미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이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조용히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디지털화를 이루어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가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시장에 물건을 내놓을 때 여러 번의 확인과 사용을 통해 완벽한 제품을 내놓았다면, 현재는 6~70% 정도 완성된 상품을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시장의 반응에 따라 철수할지 업그레이드할지를 결정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특정 사업에서만 일어난 현상은 아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 카페, 운동화 회사, 음식점, 의류 등 다방면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나이키와 스타벅스, 버버리를 비롯하여 언더아머(스포츠 브랜드) 등을 통해 저자는 우리 생활 속 실제 기업들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전환을 설명한다. 반대로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되지 않은 기업들이 어떻게 도태되었는지 역시 함께 접할 수 있었다.

현재 DT를 선도하는 기업들, DT에 성공을 이룬 기업들의 생존전략 중 하나는 빠른 의사 처리였다. 실무자부터 CEO까지 올라가는 의사결정 단계의 속도가 제품 개선과 발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기업과 네이버의 비교는 흥미를 자아냈다. 디지털화의 복병으로 조직문화와 관리를 들 수 있는데, 힘들게 전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저자는 그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혁신적인 조직은 이렇게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제도 아래서

나오는 것이다.

기존의 조직이 커지면 혁신성을 상실하는데,

이때는 조직을 분사해서 혁신해야 한다.

그와 함께 마지막 장을 통해 미래의 주된 고객이 될 MZ세대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플랫폼이나 디지털화에 대한 기술적인 능력이겠지만, 무엇보다 전체 조직이 하나의 마음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빠르게 대처할 준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제 DT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마지막 생존 코드라는 제목은 바로 그런 현실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분명히

스티브 잡스식의 ‘미친‘ 듯한 헌신과 집중이 있어야만

실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힘든 길이지만, 그래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극복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혁신적인 조직은 이렇게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제도 아래서

나오는 것이다.

기존의 조직이 커지면 혁신성을 상실하는데,

이때는 조직을 분사해서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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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쫌 아는 10대 - 프로이트 vs 니체 : 내 안의 불안은 어디에서 왔을까? 철학 쫌 아는 십대 2
이재환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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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까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도 마찬가지야.

사람이면 누구나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너희만 불안한 게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조금씩 가지는 불안이지.

불안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철학을 논하는 철학 쫌 아는 10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을 만났다.(사실 나는 처음 접하는 책이었는데, 시리즈로 나오는 책이었다.) 책 중간중간(책 속에 등장하는 상담교사와 영민, 다빈, 재영이 전에 다루었던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 나다움 쫌 아는 10대)에 전 작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참고로 전작은 데카르트와 레비나스의 철학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영민은 상담을 요청한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이 영민이 품고 있는 불안의 원인이었다. 교사는 영민과의 대화를 통해 프로이트와 니체의 철학을 녹여낸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는 근래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니체는 상당히 옛날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둘이 10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동시대의 활동했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안의 근원을 시작으로 교사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전 상담에서 다룬(전 작에 등장한) 데카르트의 철학은 "나"와 "생각하는 존재"에 초점을 두었던 것에 반해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초점을 둔다. 무의식 -전의식-의식과 같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통해 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의식 때문에 불거진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 등장하는 니체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니체는 불안의 원인을 인간의 태도와 생각에서 찾았다. 삶의 기준이 "나 자신" 이 아닐 때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니체도 프로이트도 인간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인간 본연 실수나 잘못에 있다고 보지 않았다. 물론 두 철학자의 접근에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이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하잖아.

이런 게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거겠지.

니체는 그런 사람을 노예라고 말해.

삶의 주인이 되라고 하는 말은 그렇게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소질을 있는 그대로 길러내라는 의미야.

대화체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주고받고 또 정리를 하는 식으로 책이 구성되기 때문에, 읽기 어렵지 않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에 깊이 면에서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읽어보는 게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이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하잖아.

이런 게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거겠지.

니체는 그런 사람을 노예라고 말해.

삶의 주인이 되라고 하는 말은 그렇게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소질을 있는 그대로 길러내라는 의미야.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까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도 마찬가지야.

사람이면 누구나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인간이면 누구나 조금씩 가지는 불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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