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더링 하이츠 클래식 라이브러리 4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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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더링 하이츠라는 제목은 무척 낯설었다. 책의 초반에 워더링의 뜻이 등장하고, 워더링 하이츠가 책에 등장하는 저택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 책의 다른 번역본 제목을 듣고 놀라웠다. (사실 전에 읽었던 책이라면 등장인물의 이름을 보고 알았겠지만,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기에 내게는 제목도, 내용도 날 것이었다.) 어찌 보면 낯선 책 제목 덕분에 오히려 편견 없이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제목만큼이나 저자와 자매들의 이야기에 또 놀라웠다.

우선 이 책의 다른 제목은 "폭풍의 언덕"이다. 마지막 해설에 다다라서 제목을 듣고 헉! 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는 제인 에어의 저자인 샬롯 브론테의 동생이다.(그녀는 연년생 6자매다.) 안타까운 것은, 에밀리 브론테가 자신의 저작 워더링 하이츠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출판 당시 혹평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 해 폐결핵(자매들이 폐결핵으로 다수 사망했다.) 30살에 사망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시작은 록우드라는 인물이 스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 도착한다. 마을을 둘러보고 주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록우드는 저택 워더링 하이츠에서 주인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게 된다. 개들로부터 어려움을 당했지만, 다음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그는 전날 방문했던 히스클리프의 저택을 재방문하게 되고, 히스클리프의 아내라고 생각했던 여인이 며느리였고(아들은 이미 사망했다.), 그 옆에 있던 남자 헤어턴 언쇼 역시 히스클리프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을 한다. 날씨가 급변하여 발이 묶인 록우드는 어쩔 수 없이 워더링 하이츠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하지만 안내된 방에서 이상한 글이 적힌 책과 책상 그리고 유령 캐서린을 만난 후 공포에 빠져 히스클리프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불같이 화를 내는 그를 보고 그 안에 내막이 궁금해진다. 다음 날, 집으로 돌아온 록우드는 가정부인 넬리 딘을 통해 그가 머물렀던 워더링 하이츠와 히스클리프 그리고 캐서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원래 저택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은 캐서린의 아버지였는데, 여행을 다녀오면서 길에 버려진 히스클리프를 데리고 온다.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한 히스클리프가 미웠던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반면, 캐서린과는 좋은 감정은 나눈다. 어느 날, 둘이 같이 길을 나섰다 방문하게 된 집에서 만나게 된 린턴가의 에드거는 캐서린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상처 치료를 이유로 5주간 린턴가에 머물게 된 캐서린이 집으로 돌아오고 과거와 다르게 요조숙녀가 된 캐서린을 마주하는 히스클리프는 그녀가 낯설다. 캐서린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집을 떠났던 힌들리는 부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전히 히스클리프에게 적대적인 힌들리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더 난폭하고 술에 취해 방탕한 생활을 한다. 우연히 에드거와 캐서린의 대화를 듣고 둘의 관계를 오해한 히스클리프는 집을 떠나고, 몇 년 후 신사의 모습으로 워더링 하이츠에 나타난다. 사실 옛날부터 자신에게 적대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일삼던 힌들리와 자신의 사랑을 저버린 캐서린에게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히스클리프는 언쇼 가문을 무너뜨리고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차지하기 위해 에드거의 여동생인 이사벨라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타인의 묘사를 통해 전해진 린턴가문과 언쇼 가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둘 사이에 껴서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 히스클리프. 과연 그의 복수는 정당한 것일까?에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힌들리가 히스클리프에게 퍼부은 모든 폭력들은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나눈 감정을 정말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히스클리프 그는 복수를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까? 폭풍처럼 몰아치는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통해, 잘못된 감정의 결과들이 어떻게 수습되는지와 함께 그럼에도 사랑이 문제 해결에 열쇠가 되었다는 불변의 진리에 가닿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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