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까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도 마찬가지야.
사람이면 누구나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까 너희만 불안한 게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조금씩 가지는 불안이지.
불안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철학을 논하는 철학 쫌 아는 10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을 만났다.(사실 나는 처음 접하는 책이었는데, 시리즈로 나오는 책이었다.) 책 중간중간(책 속에 등장하는 상담교사와 영민, 다빈, 재영이 전에 다루었던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 나다움 쫌 아는 10대)에 전 작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참고로 전작은 데카르트와 레비나스의 철학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영민은 상담을 요청한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이 영민이 품고 있는 불안의 원인이었다. 교사는 영민과의 대화를 통해 프로이트와 니체의 철학을 녹여낸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는 근래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니체는 상당히 옛날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둘이 10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동시대의 활동했던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안의 근원을 시작으로 교사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전 상담에서 다룬(전 작에 등장한) 데카르트의 철학은 "나"와 "생각하는 존재"에 초점을 두었던 것에 반해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초점을 둔다. 무의식 -전의식-의식과 같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통해 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의식 때문에 불거진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 등장하는 니체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니체는 불안의 원인을 인간의 태도와 생각에서 찾았다. 삶의 기준이 "나 자신" 이 아닐 때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니체도 프로이트도 인간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인간 본연 실수나 잘못에 있다고 보지 않았다. 물론 두 철학자의 접근에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이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하잖아.
이런 게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거겠지.
니체는 그런 사람을 노예라고 말해.
삶의 주인이 되라고 하는 말은 그렇게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소질을 있는 그대로 길러내라는 의미야.
대화체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주고받고 또 정리를 하는 식으로 책이 구성되기 때문에, 읽기 어렵지 않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에 깊이 면에서는 상당히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읽어보는 게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